EBS 교육대기획 시험 - 최상위 1% 엘리트들의 충격적이고 생생한 민낯!
EBS <시험> 제작팀 지음 / 북하우스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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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상위 1% 엘리트들의 충격적이고 생생한 민낯을 보여준 EBS 교육대기획 <시험>.

시험을 낱낱이 파헤쳐 현재 대한민국 교육의 방향, 우리가 하는 공부의 본질을 생각하게 한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좋은 내용이 많아 책으로 찬찬히 다시 한 번 되새겨 봅니다. <시험> 책에서는 교육의 본질을 왜곡하는 시험 시스템을 살펴보며 공부를 잘한다는 것의 의미와 우리가 공부해야 하는 이유 그리고 무엇을 위한 교육을 해야 하는가 문제 제기합니다.

 

대한민국 시험만 목숨 거는 줄 알았는데 일부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더군요.
죽느냐 사느냐 누군가에게 시험은 생과 사의 문제. 인도 불가촉천민의 유일한 삶의 탈출구인 시험에서 천 명의 대리 시험자가 체포되었고, 컨닝페이퍼 전달하는 사람들의 사진은 고개를 절래절래하게 만듭니다. 세계 최대 규모인 중국 대입 시험 역시 개인의 인생과 가문의 역사를 바꿀 기회로 생각하고요.

 

시험의 좋은 예로 불리는 프랑스와 독일의 대입 자격시험은 질문의 정답은 없이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 근거를 대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그들의 시험 문제를 보면 자기 생각이 얼마나 중요한지 스스로 인지할 수밖에 없겠더라고요. 시험이 평가의 목적이 아닌, 성장의 기회로 삼는 시험입니다.

물론 좋아 보이는 제도도 문제점은 있습니다. 이 세상에 완벽한 시험이란 없죠. 시험은 실력을 평가하는 목적을 가졌지만 '선별'을 위해 가장 간편하게 책정된 방법이니까요. 하지만 좀 더 나은 시험 제도란, 교육의 목표와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있다는 걸 보여줍니다.

 

우리의 시험은 어떤가요?
얼마나 많이 공부했는가, 얼마나 많이 유형에 익숙한가를 묻습니다.

 

시험 잘 보는 유전자가 있다는 재미있는 연구 결과가 있습니다.
바로 시험에서의 긴장 처리와 관련한 것인데, 뇌에 적정 수준의 도파민을 유지해주는 역할을 하는 콤트 유전자라고 합니다. 전사형, 걱정쟁이형, 중간형으로 나뉘며 이것은 시험 하나로 평가하는 것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의미가 되는 겁니다.

 

 


 

지혜로운 인간이란 질문을 하는 인간이지, 정해진 답을 맞히는 사람이 아니라는 것?
이 말은 가슴으로는 이해하지만, 솔직히 현실에서는 그렇지 않죠. 우리의 시험은 시험 테크닉을 배워 높은 점수를 얻는 방식입니다. 예전에 읽은 <서울대에서는 누가 A+를 받을까> 책 내용이 여기에도 언급되는데, 그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모인 서울대에서도 A+를 받는 공부기술은 그야말로 경악 수준이었잖아요. 수동적인 방식의 학점 따기 테크닉일 뿐이었습니다.

 

여기서 교육의 본질과 시험의 관계를 다시 한 번 생각해봅니다.
교육이 인간에게 가르쳐야 할 본질적인 마음가짐은 '의심하는 능력', 즉 질문하는 인간이지만 우리의 학습 문화는 왜 공부를 하는지에 대한 학생들 스스로의 답이 없는 상태고, 사회가 그렇게 만들어 왔습니다.

 

대학교 들어가면 학문이 아닌 입사 준비하고, 젊은 세대가 모두 공시생인 현실.

학벌에 대한 차별이 있는 사회에서 선택할 수 있는 게 이 방법뿐이라는 건 우리 사회와 교육에 관한 인식의 대전환이 반드시 필요한 부분입니다.

 

 

 

데세코 프로젝트라는 연구가 있는데, 수능 만점자 2명과 내신 9등급 등 다양한 성적의 아이들을 모아놓고 문제해결능력을 살펴본 실험이었어요. 여기서 자칭 전문가라는 분들이 모두 수능 만점자를 찾아내지 못했고, 오히려 인재라고 평가한 유형은 실생활에 연관된 문제를 해결할 때 복합적 역량을 보여준 아이였습니다. 그 유형은 평소 공부 이외 다양한 경험을 쌓았던 아이였고요.


이 프로젝트는 핵심을 파악하고 올바른 질문을 던지는 능력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줬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패와 도전이라는 과정이 있어야 했고요.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가 나옵니다. 우리 사회는 과연 실패를 불편하게 여기지 않게 하는 사회인가? (아... 또다시 암울해지네요)

 

<시험> 책은 교육 패러다임의 변화 필요성을 강조하는 부분만큼은 정말 속 시원하게 알리고 있습니다.

시험에 대한 맹신의 위험성, 시험이 곧 교육이 아니라는 것 등 시험의 본질을 살펴본 다음, 우리가 평가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인재의 조건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합니다. 우리나라에 이런 변화가 이뤄지겠어?라는 사고방식에 갇히기보다는 교육 개선 필요성을 다 같이 인식하는 게 먼저이기에 <시험>책은 그 목적에 잘 맞게 풀어내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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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계 - 배제된 생명들의 작은 승리 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년의 비밀> 3
김시준.김현우,박재용 외 지음 / Mid(엠아이디)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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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다큐프라임 생명, 40억 년의 비밀을 책으로 자세히 만날 수 있었던 멸종, 짝짓기. 이제 마지막 경계 편을 끝으로 생명 진화에 관한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경계> 책은 환경에 적응한 작은 승리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지구 환경 변화, 생태계의 변화는 원래 있던 곳에서 쫓겨난 이들의 경계를 넘어서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요구합니다. 그 결과는 생명의 생존과 멸종. 경계를 뛰어넘은 승리자들이라고 해도 진화가 반드시 성공적인 것은 아니기도 합니다.

 

 

 


육지로 밀려난 식물과 동물, 다시 바다로 간 동물, 하늘로 간 동물, 땅 속으로 들어간 동물, 그리고 초원으로 나선 인류를 다루며 어떻게 적응했는지 보여줍니다.

 

식물 이야기는 교과서를 다시 보는 듯 조금 어질어질했는데, 그 와중에 재미있는 가십거리가 많아 지루하지는 않았어요. 살아있는 화석이라 불리는 은행나무에 관한 정보도 제대로 알게 되었고, 꽃가루 화석도 있다는 것 그리고 식물의 변화에 따라 공진화해 곤충이 번성하고 종 다양성을 불러오게 된 바탕을 자세히 알게 됩니다.

 

"영원한 승리자는 없다. 이들의 승리는 단호하게 일시적일 뿐이다. 언젠가는 지구 생태계에서 성공적으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이들 역시 멸종하고 그 자리를 다른 누군가가 채워나갈 것이다." - 책 속에서

 

 

 

중심을 차지한 것들에게 밀리고 밀려 뭍으로 올라오게 되면서 몇 천만 년에 걸친 노력으로 육상동물이 된 생물. 하지만 어디서건 꼭 밀리는 애들은 자연에서도 있기 마련. 다시 바다로 되돌아간 생물도 있었습니다. 우파루파처럼 성체로 변하지 않고 물에서 사는 생물도 생기고, 그 외 다양한 바다 포유류와 바다 파충류들이 있습니다.

 

"생명이 위대한 것은 어느 위기의 순간에도 살아남으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는다는 것이다." - 책 속에서

 

 

 


날개가 생긴 동물 이야기는 생각했던 것보다 감동이었어요. 날기 위해 버려야 했던 것들이 어마어마하더라고요. 최대한 몸이 가벼워야 하니까요. 땅 속으로 들어가게 된 동물들 역시 온갖 것들을 다 버리고 들어가야 했어요.

지렁이가 비 온 뒤 많이 보이는 이유도 이번에 알았네요.
빛과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생물이지만 땅 밖으로 나올 수밖에 없을 땐 흘 속이 물로 가득 차 피부호흡을 할 수 없게 될 때라고 합니다. 아... 지렁이는 비 오는 걸 좋아해서 비만 오면 보이나 보다 했던 생각이 틀렸었네요.

 

뱀 역시 버려야 할 건 많았습니다. 그들이 버려야 하는 문제는 선택이 아닌 유일한 대안의 결과였습니다. 바다, 하늘, 육지, 땅 속 지구의 생물들 하나하나가 치열한 진화의 결과라는 걸 알게 되면 하찮게 여기는 마음이 사라집니다.

 

새의 날개, 박쥐의 날개, 인간의 팔, 고양이 앞발, 악어 앞다리, 고래 지느러미... 모두 같은 기원을 가졌지만 얼마나 많은 변형이 일어났는지 수렴진화의 모습을 볼 수 있었어요.

 

그런 노력으로 현재에 다다른 생물들이 이제는 인간이 관련된 원인으로 멸종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경계를 살펴보는 부분이 특히 인상 깊었어요. 이젠 경계가 사라졌다고 합니다. 사람이 만든 인위적 경계만이 남아있을 뿐이라고 말이죠. 그 경계를 넘어서버리면 생물은 예전처럼 진화하지 못하고 멸종의 길로만 가게 됩니다.

 

현재 최종 포식자인 인간. 지구 역사상 대멸종 때 어김없이 최종 포식자의 멸종이 있었다는 걸 알려준 <멸종>편에 이어, 넘을 수 없는 경계 때문에 종 다양성이 사라지고 있음을 <경계>에서 문제 제기하고 있습니다. 부단한 노력으로 환경에 적응한 작은 승리자들로 채워진 지구 생태계. 생물의 역사 중 짧은 찰나일 뿐인 인류 역사. 지금 인간도 그저 스쳐 지나가는 모습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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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핸즈의 베이킹 레시피
김지연 지음 / 상상출판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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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미핸즈의 베이킹 레시피는 바로 우리밀을 사용해 빵과 과자를 만듭니다. 우리밀, 유정란, 유기농 황설탕, 100% 우유 버터, 100% 우유 생크림, 국산 식재료를 사용해 다른 첨가물 없이 건강하고 맛있는 빵과 과자를 만들 수 있대요.


우리밀 드셔보셨어요? 예전에 우리밀 통밀을 친정엄마가 보내주셔서 그걸로 수제비 해 먹었는데, 와우... 일반 밀가루보다 깊은 맛이 나서 그 이후로 일반 밀가루로 만든 수제비는 못 먹을 정도로 우리밀에 반해버렸어요.

 

우리밀은 맛이 없다? 마미핸즈님이 우리밀을 사용하게 된 이유는 아토피와 비염 있는 아이들이 편식마저 하는 바람에 결국 선택한 방법이었다는데,  맛없으면 애들은 정직하게 안 먹죠. 우리밀 빵과 과자로 아이들 입맛을 사로잡은 건 물론이고 건강까지 챙길 수 있었으니, 이왕이면 좋은 식재료를 쓰자고요.

우리밀은 수입밀보다 글루텐이 적고 흡수율이 낮아 부피 작은 빵이 나온다고 해요. 대신 소화가 잘되고 특유의 단맛이 있다는군요.

 

 

 

마미핸즈 님이 풀어놓은 팥앙금 이야기는 정말 놀라웠어요. 시중에 파는 팥앙금으로 요리하려다 어지럽고 구토 증세까지 보였다니. 게다가 2주가 지나도 곰팡이 하나 없이 말짱하더라는 이야기에 헉...!

마미핸즈의 베이킹 레시피 책에는 팥소, 밤 당절임 등을 직접 만들 수 있게 소개하고 있어요. 그 외에도 빵 맛을 더 좋게 하는 발효종 만드는 법, 소보루빵 같은 스트로이젤 만드는 법, 제빵기로 반죽하는 법 등 베이킹의 기본 테크닉과 노하우를 알려줍니다.

 

 

 

모카빵을 좋아하는데 식빵 한 종류에도 다양한 재료로 수많은 식빵이 탄생되더군요.

호떡도 우리밀을 이용해 만들 수 있었고요.

 


 

베이킹 노하우와 팁이 숨어 있으니 꼼꼼하게 봐야 돼요.

 

 

누룽지 향이 나는 생막걸리 발효종빵, 밥을 넣어 만든 칠분도미 빵, 쑥을 넣은 쑥빵은 정말 특이했고요. 소보루빵이나 단팥빵처럼 기본 중의 기본인 빵도 있고. 채소 안 먹는 아이를 위한 햄 채소 모닝롤, 커피 좋아하는 맘들을 위한 다양한 커피빵, 블루베리 같은 슈퍼푸드가 들어간 빵... 먹어보고 싶은 빵이 많네요.


아이도 어른도 좋아할 만한 스낵 역시 우리밀을 비롯한 건강한 재료로 만들면 기분 좋은 간식타임이 될 것 같아요. 홈메이드 베이킹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이제 우리밀 발효빵과 자연과자 레시피는 겟하셔야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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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바닥
조 R. 랜스데일 지음, 박미영 옮김 / 황금가지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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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0년대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당시 백인과 흑인 간의 인종차별 문제와 연쇄살인을 다룬 서스펜스 소설 <밑바닥>.


여든이 넘은 해리가 요양원에서 칠십 년 전의 기억을 떠올리는 것으로 이야기는 시작합니다. 여동생 톰과 숲에 갔다가 발견한 시체. 가시철사에 감겨 참혹하게 살해당한 흑인 여자였습니다. "뭐 깜둥이 계집 하나 줄었다 한들 세상에 손해될 일 없겠지."하며 당시 흑인 살인 사건은 거들떠도 안 보는 시기여서 지역 경관 일을 하던 아버지만 관심을 가지죠. 
 

해리네는 백인이지만, 흑인에 대한 당시 일반적인 편견에서 벗어난 집안이었어요. 개인적인 신념이 있었고 인종 문제에서 흑인을 걱정하는 집이었습니다. 살인 사건을 파헤치는 해리 아버지에게 마을 사람들은 못마땅한 시선을 보냅니다.

 

링컨이 흑인들을 해방시킨 지 한참 되었지만 당시 흑인들의 삶은 남북전쟁 이전과 별다르지 않은 시기. 흑인과 백인이 악수하는 것조차 드문 일이었고, 낮에는 평범한 이웃들이 밤에는 하얀 두건을 쓴 KKK단이 되어 마음에 안 드는 흑인을 무차별 살해하는 것이 일상인 시절이었습니다. 그런 시절에 흑인을 감싸는 백인 역시 표적이 될 수 밖에요.

 

이 사건과 비슷한 살인 사건이 이전부터 있어왔다는 걸 알게 되었지만,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한 채 연쇄살인은 계속되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드디어 백인 피해자가 나오며 사건의 방향이 달라집니다.


피해자의 지갑을 주웠다가 용의자가 되어버린 흑인 남자. 기력이 쇠한 노인에 불과했지만, 흑인이라는 것 때문에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집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를 단죄합니다. 흑인의 목숨을 거둬버리는 것을 사냥하듯 쉽게 생각하는 마을 사람들에 의해 흑인 노인은 결국 목숨을 잃게 되지만, 그럼에도 연쇄살인은 이어집니다.

 

마을 사람들의 추악한 행동을 몸소 겪은 아버지는 폐인처럼 살기도 했지만, 자신의 신념을 다시 한번 믿어봅니다. 그래도 사건 해결의 진척은 없었어요. 그러다 해리의 여동생 톰이 납치되면서 급 긴박하게 진행되네요. 소설의 끝이 얼마 남지 않았는데도 범인의 행방이 오리무중이어서 결말이 무척 궁금했는데, 후반부 몇 페이지가 아주 제대로 사람을 들었다 놨다 하네요.

 

 

 

소설 <밑바닥>은 백인과 흑인 이분법적 사고방식, 백인과 흑인 간의 아이가 겪는 정체성 혼란 등 인종 문제의 뿌리 깊은 갈등을 보여줍니다. 주변에 무조건적으로 동조하는 사람, 믿고 싶어 한 대로 믿어버리는 사람 등 다양한 인간 유형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지금도 여전히 인종 문제가 불쑥 튀어나옵니다. 여전히 마음 깊은 곳에서는 차별을 안고 사는 인간. 우리가 동남아시아인을 바라보는 태도에서도, 남녀 문제에서도. 묻지마 살인과 KKK단의 그 시절 행동이 다른 건 없어 보입니다. 아닌 척 숨겨도 혹은 인지하지도 못한 채 불쑥 솟아오르는 무시, 증오, 분노. 

 

그 증오와 분노의 깊은 뿌리 그 어딘가쯤을 그린 소설 <밑바닥>. 흑인과 백인은 근본부터 다르다는 인식에 흑인에게는 법을 적용할 필요조차 없던 시절. 피부색은 선악과 아무 관계가 없다는 신념 따위 펼치기 힘든 사회를 겪으며 인간의 추악한 모습을 알게 된 해리의 감정선이 돋보였습니다. <밑바닥>은 그런 시절을 감당해낸 해리의 성장기이기도 합니다.


"나는 알던 사람들이, 혹은 안다고 생각했던 사람들에게 문제가 있고 삶이 있음을 알게 되었다."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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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위의 수학자 - 보통 사람들에게 수학을! 복잡한 세상을 푸는 수학적 사고법 보통사람들을 위한 수학 시리즈
릴리언 R. 리버 지음, 휴 그레이 리버 그림, 김소정 옮김 / 궁리 / 201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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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려 75년 전. 1944년에 출간되었던 수학의 고전이라 불리는 책입니다.

릴리언 R. 리버의 <길 위의 수학자>는 아인슈타인이 감탄할 정도로 좋은 평을 받았다니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빽빽한 글과 추상화 같은 공식으로 가득한 일반 수학책과는 달리 자유시처럼 짧은 문장에 금세 몇 장은 슥슥 넘겨집니다. 게다가 남편 휴 그레이 리버의 삽화도 많이 수록되어 있어 일단 첫 느낌은 만만해(?) 보이는 효과가 있군요.

 

<길 위의 수학자>는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수포자를 일반인, 보통 사람이라고 지칭합니다. 보통씨는 가끔 바보가 될 때가 있기도 하지만 언제나 바보가 되는 건 아니고, 그러려면 논리적으로 생각하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먼저 몇 가지 문제를 내 주는데 그 문제를 통해 보통씨에게 성급히 생각하지 말 것, 감을 따르되 반드시 점검할 것 같은 교훈을 안겨줍니다.

 

수학은 생각했던 것보다 추상적이었어요. 수학자들이 추상개념을 현실세계에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수학에서 말하는 진리, 논리란 무엇인지를 알려주려고 다양한 상식, 고정관념을 제기합니다.

 

민주주의, 자유와 방종, 오만과 편견, 성공, 전통, 진보, 이상주의, 상식, 사람의 본성, 전쟁, 자기 심리, 편협함 등의 개념이 마구 나오며 수학책이 아닌 듯한 요상한 수학책!

 

수학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개념들... 사람의 본성을 드러내기도 하고, 사회를 살아가는 방식 등이 수학에 적용되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런 것들을 통해 수학은 그저 수학공식이 필요한 사람들만 알아야 할 도구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우리는 그저 기술적인 부분만 익히고, 수학이 품고 있는 일반 개념을 생각해 볼 시간을 가지지 않아왔죠.

 

 

 

 

<길 위의 수학자> 1부에서는 고전 수학을, 2부에서는 현대 수학을 알려줍니다.

특히 기하학에 관한 부분은 놀라웠어요. 기하학은 기본 명제를 논리로 추론해서 공리를 이끌어내는 학문인데 (쉽게 말하면 기본 생각에 논리를 활용해 다른 생각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보여주는), 우리가 사고할 때의 방식 바로 그것이었습니다. 작위적인 추론은 금하고, 반드시 근거가 있어야 하는 것. 논리야말로 명확하게 생각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무기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이것은 우리가 알던 유클리드 기하학을 넘어 비유클리드 기하학, 유한 기하학으로 나아가는 바탕이었어요. 삼각형의 모든 각의 합은 180도라는 유클리드 기하학이 비유클리드 기하학에서는 아닌 것으로 결론이 나는데 논리적으로 맞는 결과였고, 2 더하기 2는 4가 아니라는 것도 맞는 결과로 나옵니다.

 

한 가지 추론을 바꾼 것만으로도 전적으로 다른 발견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유는 우리가 알던 절대 진리라고 믿는 객관적 사실, 자가당착의 문제점을 짚어주려는 데 있습니다.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는 결국 새로운 자유를 구축하게 되고 이런 사고방식이야말로 복잡한 세상을 푸는 데 필요한 수학적 사고법이라는 것을 알려줍니다.

 

청소년에게 추천하고 싶은 수학책입니다. 물론 우리 같은 어른 보통씨들도 이 책을 읽어보면 공식만 가득한 수학에서 벗어나 사고하는 수학의 면모를 발견할 수 있을 겁니다.


"피상적인 겉모습에 속지 말자. 명확한 머리로 그 너머를 보고 아주 오래된 프로파간다의 뒤에 무엇이 있는지 찾아내야 해." - 책 속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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