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캐럴 펭귄클래식 43
찰스 디킨스 지음, 이은정 옮김 / 펭귄클래식코리아(웅진)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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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크리스마스다! 해마다 찾아오는 크리스마스에 마음이 조금도 설레지 않는 사람이라면, 가슴속 깊이 숨어 있던 어떤 즐거운 기억도 떠오르지 않는 사람이라면 그는 염세주의자가 분명하다. 크리스마스가 예전 같지 않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 사람들은 크리스마스가 되면 작년 이맘때 품었던 소중한 희망이나 행복한 기대가 어느새 희미해지거나 사라지고, 상황은 더욱 나빠진 데다 수입도 궁핍해졌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고 말한다. 또 한때 별 쓸모도 없는 친구들에게 연회도 베풀었건만 자신이 막상 역경과 불운에 처하니 바라보는 시선이 냉담하기만 하다고 푸념한다. 하지만 절대 이런 불쾌한 기억에 얽매이지 마라. 세상을 아무리 오래 산 사람이라도 일 년 중 어느 하루는 그런 생각이 들기 마련이다. -29쪽

크리스마스를 생각하면 떠오르는 기억은 수없이 많으며, 우리는 독자들이 마음속으로 그런 기억들을 많이 떠올릴 수 있기를 바랐다. 크리스마스와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많은 유쾌한 기억들은 언제나 우리에게 똑같은 기쁨을 줄 것이다. 우리는 평범한 능력으로 크리스마스를 즐겁게 보내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사람들이 서로서로 "즐거운 크리스마스와 복된 새해를 맞기를!"이라고 빌어주는 한마디 진심 어린 인사보다 더 좋은 것은 없을 것이다. -36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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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3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3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2-23 15:01   URL
비밀 댓글입니다.
 
크리스마스 1초전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5
로맹 사르두 지음, 전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우리에게 크리스마스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예수님이 태어나신 날,이라고 하지만 종교적인 의미보다는 휴일의 의미가 강해진 것 같다. 딱히 종교가 없는 내게 석가탄신일이나 크리스마스나 별반 차이가 없긴 하지만, 여기저기 울려오는 캐롤을 들으며 문득 '크리스마스'가 소재인 책이 읽고파 책장을 뒤적이다 발견한 책. 바로 이 책 <크리스마스 1초전>이다. 

  우중충한 분위기의 코크커틀에서 굴뚝청소부를 뽑는 테스트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또래 소년들보다 키는 작지만 초롱초롱하고 생기가 넘치는 아이가 하나 있었으니, 바로 주인공 해럴드다. 고아원에서 지내다 학대를 견디다 못해 도망쳐나와 현재는 마음씨 좋은 팔루 할아버지와 강가에서 살아가고 있는 중이었지만, 팔루 할아버지가 죽고, 고아원에 다시 끌려갈 위기에 처한다. 게다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팔루 할아버지에 대한 살인죄까지 뒤집어 쓰며 재판을 받게 된다. 끔찍한 형벌을 받을 뻔했지만, 가까스로 스코틀랜드의 교화 농장행이 결정된다. 그곳도 고아원과 별반 다를 것이 없지만, 그곳에서 해럴드는 꼬마 요정인 뤼탱을 만나고, 그들을 도와 크리스마스 부흥(?)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된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산타할아버지는 누구인가'와 '산타할아버지는 어떻게 짧은 시간에 선물을 줄 수 있는 걸까'에 대해 동화처럼 풀어간다. 하지만 이 부분을 동화 같은 현실 속에서 풀어가는 것이 아니라 냉혹한 현실 속에서 전개시켜나가 유치하지 않게 느껴졌다. 해럴드에게 어른들의 세상은 결코 녹록치 않았다. 항상 의심하고, 믿을 사람이라곤 하나도 찾을 수 없는 세상. 그런 세상 속에서 크리스마스를 아이들에게 돌려주기 위한, 아이들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기 위한 해럴드와 뤼탱들의 노력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책을 내려놓고 나니 어쩐지 귓가에 종소리가 들려오는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찰스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과는 비슷한 듯 다르게 느껴지는 또 하나의 크리스마스 이야기를 만난 것 같아 즐거웠다. 로맹 사르두의 또 다른 크리스마스 이야기인 <크리스마스를 구해줘>도 내친 김에 읽어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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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1초전 문학동네 청소년문학 원더북스 5
로맹 사르두 지음, 전미연 옮김 / 문학동네 / 2008년 12월
절판


크리스마스는 아이들을 위한 날이에요. 착한 아이에게는 상을 주고, 나쁜 아이에게는 행동을 고쳐야 한다고 일깨워줘야 해요. 또 한 가지, 이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데, 어른들에게도 어린 시절이 있었음을 일깨워줘야 해요! 어른들이 너그럽고 따뜻한 마음을 간직하며 살게 하려면 방법은 그것밖에 없어요. -58쪽

새로운 인물을 만드는 데서 그치지 말고 크리스마스 정신을 만들어요. 축제의 정신, 어른과 어린이간의 화합의 정신 말이에요. 요즘 세상엔 그런 정신을 찾아볼 수가 없어요. 이제 크리스마스 따위는 아무 의미도 없어져버렸죠. 이날에 의미를 부여하는 게 당신의 역할이에요. 그러기 위해선 어린이들로부터 출발해야 해요. 어린이들이 모든 열쇠를 쥐고 있어요. -62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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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폐수사 2 : 수사의 재구성 - 果斷 미도리의 책장 15
곤노 빈 지음, 이기웅 옮김 / 시작 / 2010년 9월
평점 :
품절



  <은폐수사> 첫 권을 읽고 내친 김에 바로 시리즈의 두번째인 <수사의 재구성>을 읽기 시작했다. 곤노 빈의 책이 달랑 두 권밖에 소개되지 않아 언제 그를 다시 만나게 될 지 기약할 수 없는 상황이었지만, 그럼에도 선뜻 2권을 골라든 것은 그만큼 이 시리즈가 매력적으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대개는 출세지향적이고, 앞뒤가 꽉 막힌 캐릭터로 등장하는 경찰 캐리어 간부에 매력을 느낀 것은 <춤추는 대수사선>의 무로이 이후로 거의 처음이랄까. 어쨌거나 독특한 캐릭터임에는 이견이 없을 류자키의 두번째 이야기.

  전편 <은폐수사>에서 관할서 서장으로 좌천된 류자키. 책상 앞에만 앉아 있던 그가 이제 필드로 나오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잠시. 서장의 주된 임무는 산더미 같이 쌓인 서류에 도장을 찍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쁘다. 그러던 중 관할 지역에 은행강도 사건이 벌어진다. 은행강도 사건은 무사히 해결하는 건가 싶은 것도 잠시, 도주하던 범인 중 한 명이 관내의 한 식당에서 인질극이 벌인다. 총기를 가진 범인이기에 경찰청에서 수사대를 급파하고, 수사본부가 설치된다. 범인과 대치 중 기동타격대까지 출동해 주도권을 놓고 미묘한 신경전이 벌어진다. 하지만 무엇보다 '효율성'을 우선으로 생각한 현장 책임자 류자키의 판단하에 결국 기동타격대가 진입해 범인을 사살하면서 사건은 종결된다. 인질은 무사히 구출했지만 범인을 사살했다는 사실이 언론에 드러나면서 뭇매를 맞고, 또 한번 류자키는 위기에 처한다.

  신념, 소신, 원칙, 효율. 이런 단어들은 류자키라는 캐릭터를 대표한다. 전편이 류자키라는 캐릭터를 구축하는 과정이었다면 이번 권에서는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여준다. 여전히 사건보다는 사람의 중심이 놓여 있지만, 전편에 비해 사건에도 꽤 신경을 쓴 느낌이 들었다. 우리 같은 일반 대중은 늘 언론에 휘둘리게 마련이다. 민주주의, 언론의 자유를 외치며 우리에게 사건사고를 전달해주는 언론. 과연 그 언론에는 얼마만큼의 진실이 담겨 있는 것일까? 누군가를 희생양으로 삼지 않고서는 못 견디는 매스컴. 앞선 작품에서는 소년법이나 강력범죄에 대한 처벌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시했다면, 이번에는 경찰의 잘못을 물어 뜯기 바쁜 언론에 대한 비판이 담겨 있다.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쏟아내고, 알고 싶지 않은 누군가의 사생활을 국민의 알 권리라는 미명하에 쏟아내는 매스컴. 이런 매스컴이 정말 우리 사회를 '올바른' 방향으로 이끌고 가는 것일까? 결국은 광고주의 입김에 움직일 수밖에 없는 매스컴에 대해 곤노 빈은 인질극의 형태로 보여준다. 

  단순히 경찰 내부의 알력 다툼에 대해서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이번에는 위장염으로 쓰러진 류자키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져 흥미를 더했다. 평소 가정은 100퍼센트 아내에게 맡겨왔던 그가 아내의 부재를 경험하면서 가정에서의 자신의 무력감과 아내의 소중함을 느끼는 모습이 어쩐지 원리원칙을 중요시 여기는 그의 인간미를 느끼게 해줬다. 해설에 의하면 3편에는 사랑에 빠진 류자키(!!)에 대해 그리고 있다고 하는데, 아내와의 로맨스도 크게 없었던 그에게 대체 어떤 식의 로맨스가 그려질런지 궁금해진다. 이 흐름이 끊어지지 않게, 3권도 3.5권도 어서 출간되었으면 하는 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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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여호 2010-12-19 1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시사성이 짙게 깔려있네요....행복한 저녁시간 보내십시오

이매지 2010-12-19 19:20   좋아요 0 | URL
이러니 저러니 해도 일본과 우리의 문화가 많이 닮은 것 같아요.
여강여호님도 좋은 저녁시간 보내세요^^
 
은폐수사 미도리의 책장 8
곤노 빈 지음, 이기웅 옮김 / 시작 / 2009년 6월
평점 :
품절



  오랫만에 '경찰소설'이 땡겨서 여느 때처럼 요코야마 히데오의 작품을 읽을까 하고 기웃하다가 최근에 시리즈의 2권이 출간된 <은폐수사>가 눈에 들어왔다. 이미 좋은 평도 들어왔던 터라 요코야마 히데오, 사사키 조와는 다른 느낌의 경찰소설을 만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안고 읽어가기 시작했다. 

  도쿄대 출신으로 캐리어의 코스를 거쳐 현재는 경찰청 총무과장로 근무하고 있는 류자키. 유명 사립대학에 합격한 아들을 도쿄대에 보내기 위해 재수시킬 정도로 자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인물이다. 하지만 단순히 자기우월감이 강한 사람일 뿐 아니라 파벌 같은 인간관계에 신경 쓰기보다는 원리원칙대로만 행동해 주변 사람들에게 '별종' 취급을 받는다. 그런 그가 단순히 조직폭력배들 간의 다툼처럼 보였던 연쇄 살인사건과 아들의 마약 문제를 겪으며 '은폐'에 대해 고뇌하는 이야기가 그려진다. 

  초반에는 엘리트주의에 쩔어 있는 주인공에 다소 반감이 들었지만 뒤로 갈수록 나도 모르게 점점 이 캐릭터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경찰소설과 추리소설은 모두 '범죄'를 소재로 하고 있지만 추리소설에서는 사람보다는 '사건'에 중심이 놓이는 느낌이라면 경찰소설은 사건 자체보다는 그 사건에 대응하는 '사람'의 자세 또는 경찰 내부의 알력 다툼이 주가 되는 듯하다. 하지만 곤노 빈의 <은폐수사>는 사건과 사람, 이 모두를 아우르는 힘이 느껴졌다. 때마침 김길태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되었다는 소식이 전해진 날 이 책을 다 읽었기 때문일까. 이 책이 단순히 소설 속의 이야기가 아니라 현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처럼 느껴졌다. 정통 사회파 추리소설처럼 사회적인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지는 않지만, 단순히 재미있게 읽고 그걸로 끝인 이야기가 아니라 한번쯤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제시해주는 면이 좋았다.

  자기 자신의 사리사욕을 채우기보다는 녹을 받는 공무원으로써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자신의 몸을 바치는 류자키. 남편감으로는 꽝이지만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사회에서 류자키 같은 공무원들이 많아질 때 어쩌면 우리 사회가 조금은 더 제대로 돌아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살짝 들었다. 현장에서 뛰기보다는 책상에 앉아 상황을 판단했던 그가 현장으로 간 이후의 이야기는 어떻게 전개될까. "흠, 꽤 재밌겠는걸"이라는 마지막 문구처럼 앞으로 이어질 시리즈가 무척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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