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라모토 소우의 마지막 작품인 <바람의 정원>. <삼가 아룁니다, 아버님>을 보고 연달아 본 작품이라 <삼가 아룁니다, 아버님>에 나온 조연들의 출연을 반가워하며 볼 수 있었다. 쿠라모토 소우의 다른 작품처럼 잔잔한 진행과 따뜻한 내용, 그리고 예쁜 영상이 돋보였던 작품. 쿠라모토 소우 은퇴작, 후지테레비 개국 50주년 기념 드라마, 오카타 켄 유작, <북쪽의 나라에서>, <자상한 시간>에 이은 후라노 3부작의 마지막 작품 등 나름 얽힌 이야기가 많은 드라마라 한 번쯤 볼 가치가 있는 것 같다. 



  대학 병원의 마취의로 일하고 있는 시라토리 테미. 마취학계에서는 제법 실력을 인정받고 있지만, 사생활에서는 낙제. 자신의 여자 관계때문에 아내가 자살하고, 아내의 자살로 아버지로부터 의절 당한 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한 채 살아가고 있다. 언젠가는 고향인 후라노에 돌아가고 싶지만, 아버지가 자신을 용서해주지 않으리라 생각하기에 망설이고 있는 상황 속에서 자신이 말기 췌장암에 걸린 사실을 알게 되고, 마지막으로 아이들을 보기 위해 몰래 후라노로 떠난다. 



  쿠라모토 소우의 다른 드라마처럼 이 드라마 역시 꽤 잔잔하다. 때문에 처음에 3화까지보고 그 지루함에 한 번 접었다가 종영된 뒤에 다시 차분히 봤는데, 뒤로 갈수록 주인공인 시라토리가 암과 싸우며 가족들과 마지막으로 따뜻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보며 잔잔한 떨림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자신의 옹졸함때문에 아들과 그동안 화해를 못했다고 생각한 할아버지가 밤에 아들이 살고 있는 캠핑카에 가서 약에 의존한 채 잠든 아들을 보는 장면과 6년만에 아들과 화해하는 장면에서는 코 끝이 찡해졌다. 



  암에 걸려 죽음을 앞둔 남자가 아버지와 화해하는 이야기가 중심이지만, 곁가지로 그려지는 이야기들도 꽤 괜찮았다. 예를 들어, 지적장애가 있는 타케시가 바람의 가든에서 아버지를 우연히 만나고 그를 대천사 가브리엘으로 착각하고 벌어지는 이야기(타케시에게 아버지는 죽은 것으로 되어 있었다.)나 함께 생전에 엄마(아내)가 좋아했던 곡을 연주하는 장면에서는 타케시에게 충격을 안겨줄 수 없기에 아버지라고 당당히 밝힐 수는 없었지만, 그동안 아버지로 해주지 못했던 추억을 가브리엘이라는 대상을 가장해 만들어줄 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 시라토리의 마지막 연인이었던 무명 가수의 노래도 드라마의 분위기와 잘 어울려서 애절한 느낌을 더해줬던 것 같다.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곳곳에서 웃음으로 풀어줘서 끝까지 관심을 갖고 볼 수 있었다. 마지막까지 가족들에게 농담을 하며 떠난 시라토리의 모습을 보며 죽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볼 수 있었다. 내용도 내용이지만 주인공 시라토리를 연기한 나카이 키이치의 연기가 정말 너무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 더불어 지적 장애 아동을 연기했던 카미키 류노스케를 보면서 왠지 다른 작품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마음에 들었다. 쿠니나카 료코가 나와서 기대했는데, 생각보다 그녀의 분량이 적어서 아쉬웠지만 다른 작품에서 다시 만날 수 있길 기대해본다. 




  어찌됐건, 다소간의 지루함만 참고 본다면 예쁜 영상과 삶과 죽음 그리고 가족에 대한 따뜻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드라마. 2화에서 멍멍이 호타루가 죽었을 때 할아버지가 가쿠에게 해준 대사가 이 드라마의 메시지를 함축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살아있는 것은 반드시 죽습니다. 할아버지도 곧 죽을테고 가쿠도 루이도 언젠가는 죽어요. 죽는다는 것은 살아있는 것이 반드시 지나는 길이에요. 가쿠는 개가 죽어서 지금 울고 있어요. 하지만 꽃이 생명을 잃어 시들어 죽을 때는 일일이 울지 않지요? 우나요? 동물과 식물은 차이는 있지만 둘 다 같은 생명이예요. 하지만 꽃은 죽을 때 피를 흘리지 않지요. 그러니까 인간은 크게 동정하지 않아요. 하지만 같은 생명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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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제작인 <위험한 독서>는 독서치료사라는 주인공의 직업 때문인지 꽤 많은 책들이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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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독서
김경욱 지음 / 문학동네 / 2008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장국영이 죽었다고?>로 처음 만난 작가 김경욱의 다섯번째 소설집. 표제작 <위험한 독서>에 끌려서 읽게 된 작품인데 <장국영이 죽었다고?>를 읽었을 때 느낀 2프로 부족함을 이번 단편집을 통해 조금은 채울 수 있었다. 평론가는 그를 두고 진화하는 소설 기계라고 표현했는데, 16년째 꾸준히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작품을 내놓는 김경욱에게 제법 잘 어울리는 표현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제작인 <위험한 독서>에 나오는 독서치료사의 이야기에서부터 <맥도날드 사수 대작전>의 맥도날드 직원, <천년여왕>의 작가 지망생, <고독을 빌려드립니다>의 홈쇼핑 고객 상담원, <달팽이를 삼킨 사나이>의 대리모, <황혼한 사춘기>의 수험생까지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는 독특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주변에서 들어봤음직한 이야기라 낯설지 않으면서도 친근하게 다가왔다. 사실 애초에 <위험한 독서>의 독서치료사가 권해줄 책들이 궁금해서 읽게 된 책이었는데, <위험한 독서>에서 언급된 책들 외에도 다른 작품에서도 아직 읽어보지 못한 작품들을 많이 언급해줘서 보관함에 차곡차곡 읽을 책들을 쌓아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중간중간 낯선 책을 언급하면서 이야기를 풀어갔음에도 이 책은 젠체하지 않는 것 같아 거부감이 들지 않았다. 

  기대했던 <위험한 독서>도 재미있었지만, 이 단편집에서 가장 인상에 남은 단편은 <맥도날드 사수 대작전>였다. 자신의 생활도, 가족도, 남자친구와의 관계도 모두 맥도날드화되어버린 것을 풍자적으로 그린 <맥도날드 사수 대작전>은 맥도날드에서 일하는 주인공이 어느 날 '우리의 X구'로 시작되는 괴 전단을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사건을 그리고 있다. 잉크가 번져 제대로 보이는 글자가 몇 되지 않는 상황 속에서 알바생들이 머리를 싸매고 저마다 칸을 채워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상황도 꽤 코믹했다. 예를 들어, 'X경XXX 즉각 중단하라.'의 경우에는 '포경수술을 즉각 중단하라, 강경진압을 즉각 중단하라'로 변형되었고, '아XX의 X강을 XX지 XX.'의 경우에는 '아우들의 요강을 버리지 마라, 아시아의 최강을 넘보지 마라'로 바뀌는 장면은 한 편으로는 코믹했지만, 한 편으로는 소통의 단절을 느끼게 해줬다. (원래 내용은 알고보니 '환경파괴를 즉각 중단하라'와 '아동들의 건강을 해치지 마라'였다.) 

  그 외에 빚청산과 햇볕 잘 드는 전세방을 위해 물건을 팔듯 자신이 자궁을 판매하기로 한 아내와의 이야기를 다룬 <달팽이를 삼킨 사나이>와 무엇이든 빌릴 수 있는 사이트를 친구로부터 소개받는 주인공이 '휴식 같은 고독'을 대여하는 이야기인 <고독을 빌려드립니다>에서는 고독과 너그러움, 그리고 자궁마저도 돈으로 구입하는 현대인의 물질 만능주의적 면모를 보며 씁쓸함을 느꼈다. 

  수록된 작품들이 모두 현대를 배경으로 저마다의 생활 속에서 타인과 소통의 단절을 겪는 이들이라 많은 부분에서 공감하며 읽어갈 수 있었다. 진화하는 소설기계답게 전작보다 훨씬 매끄럽고 안정된 모습을 느낄 수 있었던 소설집. 나를 읽어봐라고 독자를 유혹하는 작가의 말처럼 그의 유혹에 못이기는 척 넘어가 그를 읽어보는 것도 좋은 만남이 되지 않을까 싶다. 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책을 좋아하는 독자가 읽는다면 더 흥미롭게 읽어갈 수 있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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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 - 나에게 주는 가장 큰 선물
강미영 지음, 천혜정 사진 / 비아북 / 200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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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는 대로 살아가다 보면 어느새 나도 모를 곳에 도착해 있다. 돌아가기에도 너무 먼 곳까지 오고 나서야 내가 어딘가에 도착해 있음을 알아차리게 된다. 그러니 중간에 발을 멈추고 '너 맞게 가고 있니'하고 물어줘야 한다. 일상이 진짜 일상으로만 느껴질 때, 내 삶이 고장 난 브레이크를 장착한 것처럼 멈춤 없이 흘러가기만 할 때, 그저 해가 뜨고 진다는 이유만으로 나의 하루가 끝나갈 때, 우리에게는 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내 마음이 왜 이렇게 분주한지, 내가 올바른 방향을 향하고 있는지, 방향키를 돌려야 할 지점은 어디인지, 체크해야 한다. -15쪽

시간이란 게 죽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끔은 월요일, 1일, 1월... 뚝뚝 끊어주면서 계획도 다시 세우고 점검도 해줘야 한다. 어느 날 새삼스럽게 시작하지 않는다면 이 일은 다음 매듭에서도 또 그다음 매듭에서도 할 수 없게 된다. 그러니 언제고 마음이 닿는 날에는 카페에 앉아서 다이어리를 펼쳐놓고 무엇이든 적어보자. 무엇이든. 한 달이 끝나가는 지점이라면 한 달 동안 내가 새로 배운 노래가 무엇인지, 몇 번이나 속상해서 울었는지, 가장 즐거웠던 만남은 누구와의 만남이었는지, 몇 권의 책을 읽었는지, 하늘과 나무를 몇 번이나 바라보았는지, 내가 새롭게 길들인 버릇은 무엇인지, 가장 많이 했던 말은 무엇인지, 성공적으로 해낸 요리는 무엇인지, 한 달을 형용사로 표현하면 어떤 단어를 쓸 수 있을지 적어보는 것도 좋다. -16쪽

하루에도 표정이 있다. 누군가에게 칭찬을 받아 하늘을 날아갈듯이 기쁜 날이 있는가 하면, 사소한 일로 뚜껑 열리는 날이 있다. 오늘 하루 동안 일어났던 많은 일들이 모여 오늘의 표정을 결정한다. 혹은 어떤 사건 하나로 오늘의 표정이 결정되기도 한다. 어렸을 때 <탐구생활>에 날씨를 그리듯이 오늘의 기분을 표정으로 표현해 그려놓으면서 혼자 웃었던 적도 있다.
요즘 내 하루에는 표정이 없다. 증명사진을 찍듯 무표정한 날들로 채워져 있다. 도저히 무슨 표정으로 나타내야 할지 모르겠다. 특별한 일도 없이, 새로운 일도 없이, 그렇다고 슬프거나 힘든 일도 없이... 기억할 만한 일 없이 그렇게 시간이 흐르고 있다. 내 일상에는 아무것도 없다. 슬픈 하루보다 더 힘 빠지는 것은 이렇게 아무것도 없는 날이다. 이런 날들의 반복은 나를 무기력의 세계로 이끈다. 모든 일을 해도 그만, 안 해도 그만의 상태에 머물게 한다. 아무런 의미 없이 회전하는 쳇바퀴, 나의 하루가 그것과 닮아 있다. 어떻게 해서든 이 상황을 탈출해야 한다. -24쪽

마음만 먹으면 우리의 일상이 얼마나 단순해질 수 있는지, 삶에서 지켜야 한다고 나를 옭아매던 규칙들이 얼마나 사소한 것인지 알 수 있다. -31쪽

선택은 자유이다. 때를 놓친 일을 하지 않고 평생 둘 것인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시작할 것인가. 확실한 것은 한번 시기를 놓쳤다면 다시는 그 일을 하기에 적절한 때를 만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러니 나는 늦을수록 서두르는 쪽을 택했다. 무슨 일을 하는데 얼굴의 주름살이나 뱃살 따위가 결정권을 갖게 둘 수는 없지 않는가. 나이에게 지지 말자! -39쪽

내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아무런 시도도 하지 않는다면 나는 상처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성장하지 못할 것이다. 내 가능성과 능력의 범위를 점점 줄여간 채. 내가 무기력해지기 시작한 것은 내 능력의 한계를 정하면서부터였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있었기에 나는 점점 나약해졌다. 불가능해 보이는 일들을 한번씩은 해봐야겠다. 내가 정확히 못한다는 것을 실제로 확인할 때까지. 해볼 만한 일인 것 같다. -59쪽

혼자만의 시간이라는 것은 어떤 특별한 시간을 의미하는 게 아니라 특별한 마음 자세를 의미한다. 가방을 둘러매고 훌쩍 떠나지 않아도, 나만을 위한 시간이나 공간이 정해지지 않아도 언제든 혼자 놀 수 있다. 그러니까 혼자놀기는, '시간 있고 여유 있는 사람들이나 하는 거지, 뭐'라는 사람들의 생각과는 달리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일이다. 회사일이 바쁜 젊은 아가씨도, 한 살배기 아들을 둔 가정적인 아저씨도 얼마든지 혼자만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 -64쪽

혼자놀기란 100미터 달리기처럼 출발선이 따로 있는 게 아니다. 지금 서 있는 그 자리에서부터 시작하면 된다. 아침에 거울 보는 시간, 선풍기 타이머를 돌리는 시간,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따르는 시간, 화장실에 가는 시간, 이미 오늘 하루 속에도 혼자인 시간은 있고, 그 시간은 살아 있는 동안 계속 이어진다. 그 시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아무것도 아닌 이 시간들을 내 편으로 만듦으로써 혼자놀기는 시작된다. -6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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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가 당신을 채용하지 않는 44가지 이유 - 이력서에서 면접까지, 취업.이직의 모든 것 ㅣ 서돌 직장인 멘토 시리즈
신시야 샤피로 지음, 전제아 옮김 / 서돌 / 2008년 9월
절판


회사가 일방적인 기준에 근거해 심사하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구직자들은 알아야 한다. 그런 기준은 능력이나 재능과는 관계없다. 일부 회사는 공정하고 합법적으로 채용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이기도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회사는 그렇게 사려 깊게 행동하지 않는다. -29쪽

이력서를 쓸 때마다 당신은 자신의 경력을 놓고 도박을 하는 셈이다. 마치 승률이 4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룰렛 게임에 주사위를 던져놓고 이기기를 기다리듯 회사로부터 전화가 오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것과 비슷하다.
그런데 이력서를 작성하고 제출하는 일에는 대다수 사람들이 알지 못하고 또 어떤 회사도 알려주지 않는 '어떤 것'이 필요하다. 나름대로 필요한 자격을 갖추고 이력서를 냈는데도 연락을 받지 못한다면, 거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인사 담당자의 관심을 끄는 방법을 몰랐거나 아니면 이력서를 제출하자마자 '탈락'으로 분류될 수밖에 없는 실수를 저질렀거나. 이러면 인사 담당자의 눈에 이력서를 띄게 하는 것이 매우 힘든 일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이는 오해다. 인사 담당자는 어떤 종류의 이력서를 관심있게 보고 있던 것을 무시해야 하는지 정확히 알고 있다. -46쪽

이력서는 인사권자에게 당신이 괜찮은 지원자임을 광고하고, 당신에게 기회를 줄 만한 특별한 게 있다고 설득하는 기회다. 그런데 기존에 당신이 작성한 이력서를 한 번 보라. 그 광고는 당신에 대해 뭐라고 이야기하는가? 당신이 회사에 꼭 필요한 사람이라고 말하는가, 아니면 다른 이력서 더미에 묻혀 있는 사람들과 별반 다를 바 없으니 다른 지원자를 더 찾아보라고 말하는가? 이력서란 지원자가 그동안 힘들게 쌓아온 다양한 경력 중에 입사하고자 하는 회사에 꼭 보여주고 싶은 게 무엇인지 대변하는 것이어야 한다. -49쪽

그렇다면 어떻게 유혹적인 이력서를 만들까? 광고하는 사람들처럼 하면 된다. 광고하는 사람들은 중요한 정보를 모두 모은 뒤, 그 가운데 가장 호기심을 돋우는 정보로 범위를 좁힌다. 그리고 가장 빠르고 효과적으로 소비자의 관심을 사로잡을 수 있게끔 광고를 만든다. 부수적인 정보는 모두 걷어낸다. 시선을 잡으려면 커다란 흰 여백을 두어야 하고 결정적인 정보가 한눈에 보이도록 해야 한다. -53쪽

이력서는 보는 사람의 흥미를 불러일으켜야 한다. 이력서의 목적은 인사 담당자가 당신을 만나 더 많은 정보를 얻고 싶도록 만드는데 있다. 모든 세부 사항을 완벽하게 써놓으면 인사 담당자는 이력서를 읽는 것만으로도 당신에 대해서 알아야 할 것은 이미 다 알았다고 가정하기 쉽다. 당신은 그런 상황을 결코 원하지 않을 것이다. 이력서를 슬쩍 한 번 읽어보고 세운 가정이라면 당신을 공정하게 평가했다고 볼 수 없다. 제 아무리 이력서를 잘 써도 면접을 대신하지는 못한다. 따라서 당신의 이력서는 당신에 대해 모든 것을 알려주는 게 아니라 당신을 면접까지 가게 해주는 데 목적이 있다.
세부 내용은 과감하게 생략하고 가장 흥미 있는 주제 위주로 이력서를 쓴다면, 당신이라는 사람이 워낙 역동적이어서 서면만으로 표현할 수 없다는 느낌을 줄 것이다. 그런 방법으로 다음 단계가 진행되도록 만들어라. 이력서에 온갖 시시콜콜한 내용을 늘어놓지 않고도 인사 담당자의 관심을 사로잡아 전화가 걸려오게 하는 것이 비결이다. -56~7쪽

이번에는 메시지를 약하게 만드는 요소들을 소개한다. 너무 절박하게 들리는 표현이나, 지나친 겸손의 표현은 어느 경우든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예를 들어 "제 이력서를 검토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든가 "저는 귀사에서 요구하는 조건을 다 갖추지는 못했습니다만, 기회가 주어진다면 제가 귀사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점을 상세히 말씀드리고 싶습니다"와 같은 표현은 쓰지 말라. 이런 자기소개서는 인사 담당자가 훑어볼 만한 가치를 느끼지 모한다. 자기소개서와 이력서는 모두 자신감이 묻어나야 한다. 최소한 그런 척이라도 해야 한다. 자신의 능력을 믿지 않으면 남들도 당신의 능력을 신뢰하지 않는다.
반대로 "그 자리에는 제가 적임자입니다"라는 노골적인 발언도 삼가야 한다. 인사 담당자는 이런 발언에는 몸을 사린다. 면접을 보기도 전에 구인 공고만 보고 그렇게 단언할 수 있는 사람은 어딘가 허풍스럽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당신의 경험과 능력에 대해 자신 있게 쓰고, 직접 대면하여 이야기할 기회가 있기를 바란다고 쓰면 된다. 당신의 자신감, 열정, 경력 등을 기초로 인사 담당자가 직접 당신을 판단하게 하라. -78쪽

인사 담당자가 아무리 친절하게 굴어도 당신의 이익이 회사의 이익에 반하는 순간, 그는 당신의 반대편에 선다. 그런데도 당신은 그 사실을 절대로 알지 못한다.
요즘과 같이 경쟁이 치열한 시대에서는 대기업이나 중소기업이나 어떤 종류의 리스크도 떠안으려 하지 않는다. 그럴 만한 여력이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회사 일에 110퍼센트 집중할 수 있는 사람을 원한다. 그래야 회사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 그렇다고 회사가 직원의 안녕과 복지에 아무런 관심이 없다는 말은 아니다. 단지 회사의 안녕과 이익을 우선할 따름이다.
이 상황을 피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인사 담당자는 회사의 이익을 최우선하는 사람이라는 사실을 명심하라. 지원 과정에서든 채용된 이후든, 개인적인 사정을 그에게 말할 필요는 없다.
친구처럼 친근하게 대한다고 해서, 항상 도와줄 것처럼 군다고 해서 안전하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인사 담당자들은 그렇게 하도록 훈련받은 전문가다. 결코 당신의 친구가 아니며, 또 당신 편이 될 수도 없다. -104쪽

면접관이 쳐놓은 덫에 걸려들지 말라. 면접에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어떤 질문이 나오든지 가능한 긍정적인 대답을 함으로써 긍정적인 이미지를 굳히는 일이다. 면접관이 당신의 과거에 대해 어떤 질문을 하더라도, 당신은 부정적인 부분을 살짝 피하고 오히려 그런 경험이 어떤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말해야 한다. -120~1쪽

면접관이 정한 시한에 속지 말라. 그들은 앞으로 5년 후에 당신이 어떻게 될지 궁금한 게 아니다. 언젠가는 이 회사를 경영하고 싶다는 당신의 포부를 밝히는 자리가 아니라는 뜻이다. 따라서 당신의 개인적인 희망, 계획, 야망, 승진에 대한 열망 등은 마음속에만 간직하고 있어야 한다. 당신의 야심이 면접관의 야심을 밟고 올라서는 것도 절대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게다가 승진은 당신이 결정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그건 회사가 결정할 일이다.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회사가 제대로 알기 전에 승진에 대한 야망을 늘어놓으면 '저 사람은 이런 정도의 직책은 금방 싫증을 낼지도 모르겠군. 벌써부터 저렇게 큰 책임을 맡고 승진할 생각을 하고 있으니까'라고 생각하기 쉽다. -127쪽

면접관이 무엇을 질문할지 미리 알 필요는 없다. 당신은 단지 긍정적인 메시지를 줄 수 있는 핵심 몇 가지를 개발하여 철저하게 활용하면 된다.
정치인들은 이런 전략, 즉 '메시지를 일관되게 사용하는 전략'을 잘 사용하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중요한 이슈가 발생했을 때 정치인들은 이에 대한 메시지를 개발한다. 일단 메시지를 정하면 인터뷰어가 무엇을 물어보든 상관없이 정치인들은 미리 준비한 메시지를 반복한다. 정치인들이 이렇게 하는 이유는 문제의 소지가 있는 화제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또 끈질긴 인터뷰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또한 자신의 가장 큰 장점을 항상 강조하기 위해서다. 당신이 면접에서 진땀을 흘리는 것과 똑같은 이유로 정치인들도 이 전략을 사용한다.
제일 좋은 방법은 서너 편 정도의 짧은 이야기를 준비하는 것이다. 이야기 하나당 2~3분을 넘기면 안 된다. 이런 이야기는 주로 과거 직장 생활에서 가장 큰 성취를 이룬 순간, 당신이 최근에 학교를 졸업했다면 학창 시절에 가장 자랑스러웠던 순간 같은 성공담이면 된다. -131~2쪽

면접을 볼 때마다 최선을 다하라. 면접을 마치기 전에는 그 직장에 어떤 기회가 있을지 알 수 없다. 미처 확신이 없었던 그 회사가 꿈의 직장이었다고 후회해도 소용없다. 그러니까 모든 면접마다 당신이 최고의 선택을 한 것처럼 임하라.
이것이 꿈의 직장으로 들어가는 최고의 면접 연습이다. 만약 당신이 모든 면접을 가장 원하는 직장이라는 생각으로 하다 보면, 정말로 당신이 원하던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175쪽

당신이 원하던 직장에 들어가기 위해 본 면접은 긴 채용 과정에서 1라운드에 불과하다. 거절당했다고 해서 그걸로 끝이 아니란 이야기다. 면접은 회사와 계속 연락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셈이다. 이렇게 생각하고 잘 처신하면 그토록 원하던 자리가 당신에게 돌아온다. 다만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방법과 부적절한 방법이 있는데, 많은 사람들이 부적절한 방법을 택한다는 게 문제다.
면접에서 떨어졌을 때, 대부분의 사람은 인사 담당자에게 전화를 걸어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집요하게 묻는다. "제가 어떻게 했어야 탈락하지 않았을까요?", "다음번에 더 나은 결과를 얻기 위해서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등등. 하지만 이건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온다. 다시 그 회사에 지원해도 탈락할 가능성만 높아진다.
면접에서 떨어졌을 때에는 평정심을 찾는 게 중요하다. 필요 이상으로 탈락의 이유를 집요하게 묻고, 회사를 원망하지 말라. 그저 회사의 번영을 빌고, 면접 기회를 준 것에 대해 감사하다고 전하라. 탈락 사유에 관한 이야기는 아예 언급하지도 말라. -255쪽

사람들은 구직 활동을 시작할 때, 겉으로는 모든 것이 잘될 거라 말한다. 하지만 속으로는 "내가 최고의 지원자인지 모르겠어", "경험이 더 많았으면 좋을 텐데", "실수나 하지 말아야 할 텐데", "왜 계속해서 일자리를 잃는지 모르겠어"와 같은 말을 되뇌는 경우가 많다. 이런 심리를 인사 담당자가 모를 리 없다. 이런 내면의 목소리가 당신의 이력서, 목소리 톤, 얼굴 표정, 몸짓, 심지어 질문하는 방식을 통해서도 드러나기 때문이다. 사실 압박감이 심할 때 이런 침묵의 메시지는 가장 밝은 빛을 내뿜이며 드러난다.
내면의 게임에서도 실전과 같은 태도를 취해야 면접에 성공할 수 있다. 당신이 겉으로 보이는 것만큼 승자인지를 보여줄 단서들이 온갖 자잘한 것들을 통해 드러난다. 어투, 악수하는 방식, 눈빛, 손을 맞잡은 형태 등.
부정적인 혼잣말을 유의하고,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버릇을 의식적으로 버리는 것부터 시작하라. 가장 중요한 건 아는 것이다. 앉아서 당신이 구직 과정에 대해 하는 모든 생각을 써보라. 정직해져도 괜찮다. 당신 말고는 볼 사람도 없으니. 매일 머릿속에 떠오르는 부정적인 생각과 긍정적인 생각 모두를 써라. -274~5쪽

이렇게 하다 보면, 두 가지 중요한 점을 깨닫게 될 것이다. 첫째, 부정적인 메시지들은 반복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다. 고장 난 레코드판처럼 계속 반복되는 당신 머릿속의 습관인 셈이다. 사실, 많은 부정적 메시지가 같은 이야기를 다른 방식으로 반복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둘째, 그 부정적인 메시지가 얼마나 비이성적인 두려움에 기초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아마 자신이 그런 두려움ㅇ르 느꼈다는 사실이 코믹하게 느껴질 것이다. 이처럼 마음속에 잠재된 두려움, 걱정, 불신을 써내려가다 보면, 한때는 강력해 보이던 부정적 메시지가 그 힘이 약해지는 것을 느끼게 될 것이다. -27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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