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황교수의 이야기로 한참 뒤숭숭했던 기운이 채 가라앉기도 전에 역사상의 과학자들의 사기행적(?)을 알리는 책이 등장했다. 시류를 잘 탄거라면 잘 탄 것이고, 우연이라면 좋은 기회를 잡은 것일지도 모르겠지만. 뭐.
과학의 사기꾼에서는 제목처럼 여러명의 사기꾼이 등장한다. 헤켈은 자신의 법칙을 증명하기 위해 조작과 위조를 서슴지 않았다고 한다. 인간 배아의 초기단계 모습이 올챙이처럼 보이도록 꼬리뼈를 줄이거나 늘리는 방식으로 여러 장의 사진을 조작했으며 심지어 개의 배아 사진을 인간의 것으로 둔갑시키기도 했단다. 헤켈의 법칙은 갖가지 논란에도 불구하고 학계에 받아졌다가 130년이 지나 '생물학에서 가장 위대한 위조'로 판명되었다고 한다. (어디서 많이 보던 이야기같네 -_-) 이 외에도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아인슈타인조차도 원하는 측정값과 차이가 큰 것들은 버리고 가장 가까운 값만을 택해 이론을 전개했다고 한다.
지식의 사기꾼에서는 의학, 인문학 부분의 사기꾼들에 대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심리학을 전공하는 사람이 아니라도 한 번쯤은 들어봤을 프로이트는 제자의 이론을 자신의 것으로 둔갑시키기도 했고, 미국의 아동자폐증의 권위자로 군림했던 브루노 베텔하임은 심리학 박사는 커녕 대학에서 미술사 몇 과목을 수강한 것이 학력의 전부였음이 죽은 뒤 들통났다고 한다. (그의 실험도 가짜였고, 심지어 아동학대까지 했단다.)
학문은 농락당하기 쉬운 면을 가지고 있다. 일단 학문에서 왠만한 업적을 이루고 그것을 통해서 부와 명예를 얻을 수 있는 위치에 오르면 사람은 좀 더 욕심이 나고, 좀 더 노력하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이 꼭 객관적인 실험이나 자료를 통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닌 듯 하다. 아마 그 때문에 이 책들에 나오는 사람들도 사기를 친게 아닐까? 이들이 학문을 통해 어떤 사기를 쳐왔는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