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 1인용 식탁>을 읽고 리뷰를 남겨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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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 - 스물여섯의 사람, 사물 그리고 풍경에 대한 인터뷰
최윤필 지음 / 글항아리 / 2010년 2월
평점 :
밖과 안의 경계는 어떤 기준에서 정하는 것일까? 돈과 명예 같은 세속적인 것을 추구하고 살아가는 것, 그것은 어쩌면 보통 사람들 입장에서는 '평범한' 삶일지 모른다. 때문에 조금이라도 그런 '평범함'에서 벗어난 인물, 사물을 바라볼 때 우리는 어쩐지 한 편으로는 안쓰럽게, 다른 한 편으로는 이상하게 생각한다. 정말 그들의 삶은 동정받아야 할, 동정해야 할 종류의 것일까? 이 책은 평범함에서 한 발 물러선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인다.
인터뷰는 대화로 직접 들을 때는 재미있지만, 문자화되는 순간 행간에 너무나 많은 것들이 숨겨져 어쩐지 아쉬움이 느껴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 책을 읽으며 나는 인터뷰의 매력을 새삼 발견했다. 그것은 내가 등장하는 이들을 직접 만난 적이 없고, 다른 매체로는 접한 적이 없어서 자연스럽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없어서 일수도 있겠지만, 자신의 삶을 담담하게 풀어간 이들의 마음이 인터뷰에서 느껴졌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남들과는 다른 삶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일반적인 사람들이 기대하는 것은 대리만족이 아닐까 싶다. 조금 배는 고파도 자기 방식대로 살아갈 수 있는 삶, 사람들은 그런 삶을 꿈꿀 수는 있어도 선뜻 행동에는 옮기지 못한다. 그렇기에 자신이 꿈꿔온 삶을 살아가는 이들의 이야기에서 '아, 나도 한 번……'이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하지만, 이 책 속에 등장하는 이들은 꿈을 계속 꿀 수 있게 해주기보다는 꿈이란 하나의 허상이었음을 느끼게 해줬다. 꽤 괜찮은 배우로 인정을 받았던 연극배우가 생계를 꾸리기 위해 택배 기사로 살아가는 이야기나 언젠가는 전임이 될 날을 기다리며 시간 강사를 '뛰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는 현실과 꿈의 부조화를 느끼게 한다.
하지만, 정말 꿈은 꿀만한 가치가 없는 것일까? 대형 극장에서 자신의 영화가 상영되지는 않아도 마을 사람들과 함께 어울리며 영화를 찍는 영화 감독의 이야기도, 노인들의 마지막 문화 공간인 허리우드 클래식을 운영하는 김은주 사장의 이야기도, 어쩌면 삶은 '희망'이 있기에 살 만한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했다.
물질 만능주의. 그것은 이제 딱히 문자화하지 않아도 사람들에게 각인된 무엇인 듯하다. 성공을 향해 끝없이 달리기만 하는 사람들.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느라 우리는 나 이외의 사람들의 삶에는 별 관심을 갖지 않았던 것이 아닐까? 이 책은 그렇게 바쁘게 살아가느라 놓쳤던 풍경에, 사람에, 가까이 갈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어쩌면 '바깥으로 들어간' 것이 아니라 독자의 영역을 조금 넓혀준 것은 아닐까 싶었다. 1등은 아니어도, 딱히 눈에 띄지는 않아도, 이들과 함께 살아가는 세상. 배부르지는 않아도 조금은 행복과 희망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