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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재처럼 살아요 - 효재 에세이
이효재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4월
평점 :
바쁘게 돌아가는 세상 속에서 작은 쉼표를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을 볼 때면 '아...나도 저렇게 살고 싶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이 책 <효재처럼 살아요>의 저자 이효재도 이미 TV나 두 권의 책으로 자신만의 라이프 스타일을 대중에게 선보여 '살림의 여왕' '한국의 마사 스튜어트' 등으로 불리며 인기를 끌고 있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효재라는 인물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별 바탕 지식이 없이 책을 읽었는데, 책을 읽고 나니 기존에 나왔던 <효재처럼>, <효재처럼, 보자기 선물>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효재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
보통의 책이라면 서문에 유명인들의 추천사가 달리기 마련인데, 독특하게도 <효재처럼 살아요>에는 독자들이 쓴 편지의 일부가 담겨 있다. "은은한 달빛처럼 선생님이 지으시는 친절함과 아름다운 일들이 주위를 더욱 환하게 하리라 생각합니다" "집안일과 가사활동이 얼마나 가치가 있고, 창의적인 행위라는 것을 속속들이 깨닫게 해주었답니다." 등의 내용이 담긴 편지를 읽으며 '대체 효재가 어떤 사람이기에'라는 궁금증이 들어 다음 페이지에 절로 손이 갔다.
어린 시절에 대한 이야기에서부터 선물, 살림, 아름다움, 부부, 나이 듦. 총 6장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가는 모습이 왠지 따뜻하게 느껴졌다. 사실 처음엔 이 책을 읽으면서 '다 먹고 살만하니까 그러는거야'라는 비뚤어진 생각을 갖기도 했지만, 일을 너무 많이 해서 손목이 아프다는 구절이나 서울과 시골을 오가는 피곤한 생활 속에서 웃음을 잃지 않는 모습 등을 보며 '이 사람은 진짜 자신의 삶을 즐기고 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효재처럼 살지 않더라도 자신의 삶을 즐기고, 그 속에서 행복을 찾는다면 그것이 바로 효재처럼 사는 것이나 마찬가지가 아닐까라고 생각했다.
아이를 낳을 수 없어서 인형에게 이름을 붙여주며 애정을 쏟는 모습을 보면서 안쓰럽기도 했지만, 오히려 '아이 키울 에너지를 보자기 싸는데 쓰고, 남는 시간에 풀을 뽑으며 살다보니 살림의 여왕, 보자기 아티스트, 한복 디자이너, 자연주의 살림꾼, 한국의 타샤 튜더 등등 온갖 칭찬은 다 듣고 산다고 아이 없는 것도 자신의 복'이라고 말하는 모습을 보며 여러 감정이 교차됐다. 나도 남과 다른 삶을 살게 됐을 때 과연 그것도 나의 복이라고 생각하며 순응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들었고, 환한 미소가 어울리는 이효재라는 사람이 겉보기와는 달리 속은 단단하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사진이 많이 담겨있고, 그 속에 저자의 이야기가 조곤조곤 담겨 있어서 오후 햇살을 받으며 따뜻한 차 한 잔과 함께 읽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평소 책을 잘 읽지 않았던 엄마에게도 부담 없이 권할 수 있을 것 같은 책. 그냥 그런 에세이가 아니라 바쁜 하루에 마음의 쉼표를 찍을 수 있는 휴식 같은 에세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