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이란 어떤 일인가 - 기획의 발상부터 인간관계까지
와시오 켄야 지음, 김성민 옮김 / 한국출판마케팅연구소 / 2005년 2월
평점 :
품절



  좋아하는 일은 직업으로 삼는 것이 아니라고 말하지만, 정작 구직을 하면서 가장 관심이 갔던 분야는 역시 출판쪽이었다. 뭐 워낙 신입은 안 뽑는 분야라 쉽지는 않지만 꾸준히 도전중. 하지만 막연히 편집자란 그저 교정을 하고 책을 보기 편하게 편집하는 일을 담당한다고 생각해왔었을뿐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는지 모른다는 걸 깨닫고 편집과 관련된 책을 찾다가 발견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표지만 봐서는 그리 끌리지 않았는데, 내용을 읽다보니 의외로 편집자의 자질에 대해서 저자의 경험을 담아 이야기해줘서 많은 도움이 됐다. 

  일본의 유명 출판사인 고단샤에서 편집자로 일한 저자는 35년간 편집자로 일하며 겪었던 갖가지 에피소드와 함께 편집자의 자세와 자질에 대해 풀어간다. 편집은 단순히 저자에게 원고를 받아 다듬는 작업을 한다고 생각했었는데, 이 책 속에 그려진 편집자의 모습은 볼 때마다 변하는 만화경 속 풍경 같았다. 시대에 걸맞는 기획을 뽑아내야하기도 하고, 좋은 저자를 섭외해야하며, 저자에게 당근과 채찍을 적당히 사용해 원고도 제 때 받아야하고, 어떤 제목을 지을지도 결정해야 하고, 책이 출간된 뒤에는 마케팅의 방법까지 고려해야하는 등 편집자는 책과 관련되서 벌어질 수 있는 모든 상황을 겪는 이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본의 출판사와 우리나라의 출판사의 문화적인 차이는 어느 정도 있을지 모르겠고, 요새는 많은 출판사에서 편집과 기획을 따로 진행하는 것 같기도 해서 시대적인 부분에서도 차이가 있는 것 같았지만 좋은 책, 잘 팔릴 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편집자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저자가 말하는 편집자의 자질을 읽으며 왠지 내 성격과 잘 맞을까라는 생각이 들어 살짝 주눅이 들기도 했지만, 뭐 꿈은 누구나 꿀 수 있는거고, 책을 좋아하는 마음이야 변함이 없으니까 그걸로 오케이. 


 덧) 저자가 일본인이라 그런지 예로 든 부분이 왠지 멀게 느껴졌는데, 그 와중에 무라카미 하루키나 쿄코쿠 나츠히코, 미야베 미유키 등 익숙한 이름이 등장해 반가웠다. 특히 하루키가 <해변의 카프카>를 출간한 뒤 엄청난 메일을 받고 카프카군 홈페이지를 열어 독자들과 교류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느껴졌다. 100명의 독자가 있으면 100명의 다른 카프카를 만날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부러웠다. 물론, 인터넷 서점이나 카페 등에서 서평을 나누는 것도 하나의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지만, 한 권의 책만 파고 들어가는 방식이 과연 우리나라에도 먹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블로그 연재소설 같은게 굳이 따지자면 그런 분류에 속할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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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인 2009-01-25 13: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옷 이매지님 오랜만요 >.< 공익 다녀왔어요 ^^; ㅎ 출판사 구직 중이세요? :) 이매지님이라면 좋은 출판인이 되실 것 같아요 ^^

이매지 2009-01-25 22:39   좋아요 0 | URL
기인님 오랫만에 뵙네요 ~ㅎㅎ
그간 별고 없으셨죠?
출판인이 되고 싶은데 어째 영 뽑아주는데가 없네요^^;
워낙 신입을 안 뽑는데다가 불황이라서 더한 것 같아요 -_ㅜ

이리스 2009-01-28 0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출판쪽이 정말이지 신입을 참 안뽑긴 안뽑죠.. ㅡㅡ;

이매지 2009-01-28 15:55   좋아요 0 | URL
심하게 안 뽑죠^^;
게다가 출판 쪽에 아는 사람도 없어서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