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낙 원작 소설이 있는 영화를 좋아하기도 하거니와 평소 좋아하는 에드워드 노튼이 등장한다는 사실만으로 개봉 당시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 하지만 은근한 두께감을 자랑하는 원작을 읽기를 계속 미루고, 같이 갈 사람도 없고해서 결국 포기. 뒤늦게 읽게 된 원작소설에 흠뻑 빠져들면서 더불어 영화에 대한 기대감은 커져만 갔다. 하지만 소설을 영화화한 대개의 작품들처럼 이 영화는 다소간의 아쉬움을 남겼다. 

  사교 모임을 즐기며 도도한 태도를 가진 키티. 그리고 그녀에게 첫 눈에 반해버린 도무지 속내를 알 수 없는 남자 월터. 어울리지 않는 두 사람이지만 집에서 벗어나고 싶은 키티의 욕망과 월터의 애정이 결합하여 둘은 결혼을 하게 된다. 애초에 사랑이 없는 결혼이었기에 지루한 일상은 시작되고, 키티는 곧 불륜을 시작하게 된다. 하지만 이것이 월터에게 들키게 되고, 월터는 간통 고소와 콜레라 지역으로의 떠나는 것을 키티에게 택일하게 한다. 어쩔 수 없이 월터와 함께 콜레라가 퍼져있는 오지로 떠나게 된 키티. 그 곳에서 그녀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의 무가치함을 깨닫게 되고, 사랑에 대한 아픔과 그 간의 번뇌를 떨치고 자신을 가치있게 하는 일에 매달리기 시작한다. 월터와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겨 그를 진심으로 생각하기 시작하는데... 



  소설을 영화하면서 비교적 짧은 시간에 많은 이야기를 담아야하기 때문에 각색을 필수적이다. 그 과정에서 새롭게 영화적 요소를 가미하기도 한다. 이 영화는 기본적인 기둥은 비교적 원작을 잘 따르고 있긴 하지만 세세한 가지들이 조금씩 달라 원작과 비교하며 보는 재미가 있었다. 원작에서는 월터와 키티의 관계는 영화에서처럼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것으로 회복되지는 못하고, 월터의 죽음도 다른 방식으로 받아들여진다. 영화에는 미처 소개되지 않은 뒷 이야기도 있고. 그렇기 때문에 왠만하면 원작을 읽고 영화를 보는 것을 권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좀 더 섬세하게 키티의 내면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는 원작 쪽이 더 매력적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이 영 형편없는 것만은 아니었다. 잔잔하고 고요한 풍경. 하지만 그 속에 존재하는 극한 상황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희생, 사랑 등을 이 영화는 잘 보여주고 있었다. 여기에 영상과 어울리는 음악 또한 영화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해줬다. 특히 엔딩이 올라가며 나오는 곡은 가슴 저 깊은 곳에서 잔잔한 떨림으로 남았다랄까. 

  에드워드 노튼과 서머싯 몸을 믿고 보게 된 영화지만, 의외로 여 주인공인 나오미 왓츠의 매력에도 빠질 수 있었던 영화였다. 금발일 때보다 갈색 머리가 더 잘 어울리는 느낌이 들었다. 책을 읽으며 내가 생각했던 키티의 이미지와도 비슷한 느낌이 들어서 더 거부감없이 볼 수 있었다. 극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헐리우드식 연애물은 아니기에 오히려 거부감이 들 수 있겠지만 은근히 그 잔잔함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영화였다. 원작 소설과 다른 결말이 다소 아쉽긴 하지만 영화 자체만으로도 여타 연애물들보다는 괜찮았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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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07-12-18 00: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쵸, 저도 역시 원작이 더 좋긴 했지만 말이죠-

미미달 2007-12-18 14: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괜찮은 영화였어요.

이매지 2007-12-19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보다 뛰어난 영화는 보기 힘들죠 ㅎ
그래도 이 영화는 원작보다는 좀 떨어져도 다른 영화들보다는 좋았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