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드라마 중에 만화를 원작으로 삼고 있는 게 유독 많은 것 같은데(그만큼 만화책의 소재도 다양하고, 만화책의 독자층도 두텁다는 뜻이려나?!) 이 드라마 역시 만화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다. 원작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내가 좋아하는 케이크와 아베 히로시가 등장한다는 이유로 보게 된 드라마인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서 꽤 정을 붙여가며 봤다. 



  천재 복서인 칸다 에지. 이대로의 기세라만 최단기간에 세계챔피언을 하는 것도 시간 문제. 하지만 망막에 이상이 생겨 더이상 권투를 하지 못하게 된다. 새로운 직업을 찾던 중 우연히 안티크에 가게 되고, 그 곳의 케이크를 먹고는 홀딱 반해 당장 주방으로 쳐들어가 자신을 제자로 삼아달라고 한다. 그렇게 엉겹결에 시작된 견습 파티쉐 생활과 각 등장인물의 이야기가 때로는 비밀스럽게, 때로는 아기자기하게 그려진다. 



  이 드라마의 주인공은 칸다 에지지만, 안티크에서 함께 생활하는 3명의 남자의 이야기에도 비교적 골고루 초점이 맞춰진다. 어린 시절 유괴를 당한 적이 있는 부잣집 아들인 안티크의 오너. 그리고 어린 시절부터 그의 보디가드 역할을 해오던 카케.(그림자라는 별명답게 항상 오너의 뒤에 있다) 천재 파티쉐에다가 용모도 빼어나지만 가는 가게 족족 해고당하는 오노. 이들에 안티크에 오는 단골손님들의 이야기까지. (에지의 논픽션을 쓰기 위해 몰래 간 스포츠 기자, 다이어트때문에 케이크를 맨날 보기만 하고 가는 여자, 인근 전통과자점의 아들, 그리고 수수께끼의 손님 등) 이 드라마는 각 회마다 때로는 달콤하고, 때로는 쌉싸름한 이야기를 선보인다. 



  원작은 야오이였다고 하지만 드라마로 만들면서 많은 부분 각색했는지 이 드라마에는 동성애 코드는 등장하지 않는다. (물론 모두의 비밀을 알기 전에는 오해의 여지가 있었지만) 행여 원작을 보고 드라마를 본 뒤 이 부분때문에 실망하실 분이 계실지도 모르겠지만, 드라마 자체만 봤을 때는 꽤 재미있어서 이 나름대로도 괜찮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드라마가 그냥 진행되는 게 아니라 상황 상황마다 마치 상황을 중계하듯(상활을 보며 기사를 쓰듯?) 잠시 상황이 정지되고 화면에 타이핑되이 되면서 나오는지라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다. 마지막 회에서는 같은 상황을 두고 각자가 이야기를 하기 때문에 '과연 누구 말이 사실일까?'라는 궁금증을 안고 볼 수 있었다. 



  서로 다른 색깔을 가진 네 남자의 이야기. 그리고 달콤한 케이크. 그 이야기를 보고 있노라면 케이크 한 조각 먹지 않고는 그냥 넘어갈 수 없을 듯. 케이크를 좋아하는 나로써는 장염으로 케이크 한 조각 먹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몸 좀 괜찮아지면 꼭 먹어야지!) 케이크를 좋아하는 분이라면, 밝고 따뜻한 드라마를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꼭 식후에 이 드라마를 보시길 권하고 싶다.


덧) 이 작품의 원작을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의 감독인 민규독 감독이 곧 영화화 될 예정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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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스탕 2007-09-04 09: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야오이에 크게 거부반응이 없으시면 원작 보세요.
(원작에서도 야오이 부분에 대해선 많이 다루진 않았어요)
전 일드는 안봤지만 원작은 정말 침을 질질 흘리게 만든다니까요 ^^

그리고 이 책이 제가 작가인 요시나가 후미에게 홀라당 빠지게 한 책이지요 ☆.☆

이매지 2007-09-05 23:06   좋아요 0 | URL
그런 부분(야오이)을 좋아하는 분들은
드라마가 좀 아쉽다고도 하시더라구요 ㅎ
저도 침 질질 흘려가면서 봤어요 ㅠ_ㅠ
이제 케이크 먹을 수 있어서 언제 투썸에 가볼 생각 ㅎㅎ

알맹이 2007-09-05 00: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작 야오이라고 하기 어려운데요;; 사실 본격 야오이를 본 적은 없지만요; 저, 이 원작 만화 최고로 좋아해요. 애장판까지 샀는데. 그래서 드라마 보고 싶네요.

이매지 2007-09-05 23:06   좋아요 0 | URL
아무래도 동성애가 소재라는 점에서 그렇게 분류되는 것 같기도;;
저도 드라마보고 끌려서 원작보려구요 ㅎㅎ
드라마도 꼭 한 번 보세요~

비로그인 2007-09-06 1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앙~ 맘에 드는 남자랑 음식이 듬뿍나오는 군요~~

이매지 2007-09-06 18:53   좋아요 0 | URL
아직도 케이크 못 먹었어요 ㅠ_ㅠ
아흑.

비로그인 2007-09-07 20:00   좋아요 0 | URL
저런저런...토닥토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