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도 사법고시에 합격하면 사법연수원에 들어가 일정기간 교육을 받듯이 일본의 시스템도 그렇다. (우리가 일본의 영향을 받은 거겠지만) 이 드라마는 그렇게 사법고시를 무사히 패스하고 사법 연수원에 들어가 법조인으로 첫 걸음을 시작한 7명의 이야기이다.
시험 앞에는 나이와 연령, 성별이 모두 평등하니만큼 이 드라마에 나오는 이들의 모습도 제각각이다. 학교를 다니면서 합격한 경우도 있고, 아이를 키우며 살던 전업주부, 재무성에서 고위관료로 일했으나 비리에 얽혀 그만둔 관료, 18년 간 아르바이트를 하며 공부를 한 경우, 실직 후 시험을 준비하게 된 경우 등 제각각 사법고시를 준비하게 된 계기는 달랐지만 어쨌거나 사법연수원에서 만나게 된다. 하지만 제 2의 삶을 시작하게 된 그들은 바보 소리를 들으며 면박을 당하기 일쑤. 이에 아예 바보 소리를 듣는 사람들끼리 뭉쳐 함께 공부하고, 의논하며 서로를 발전시켜간다.
여주인공이라 할 수 있는 카에다 유코는 OL 출신이니만큼 서류에 나오지 않은 얼굴 없는 평범한 사람들의 입장을 배려해주려고 한다. 겉보기엔 어리버리하지만 실은 심지가 굳은 타입이다. 이 역을 맡은 미무라는 오디션을 통해 이 드라마에서 데뷔했다고 하는데 신인이라고 보기엔 꽤 안정된 연기를 보여줬다. 그 외에 오다기리 죠(말이 필요없을 듯), 츠츠미 신이치(런치의 여왕에서 첫째로 나온), 기타무라 소이치로(춤추는 대수사선에 출연했던), 마츠유키 야스코(모래그릇에서 봤던) 등의 인지도있는 배우들도 출연해 맛을 살린 듯.
여러 명의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 초점이 골고루 비춰지기 때문에 주인공 한 명에 기대는 게 아니라 그들 사이의 관계와 동기애를 느낄 수 있었던 드라마였다. 각각의 캐릭터가 살아있어 지루하지 않게 볼 수 있었고. 법이라는 것이 기본적으로는 인간을 위한 것이지만 사실은 꽤 많은 부분은 인간을 배제하고 있다. 이 드라마에서 등장인물들은 그런 법에 대해 인간적인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물론, 실제 법조인들 가운데 이런 사람들이 얼마나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그들은 어디까지나 '비기너'이니까.
법률 드라마는 즐겨보는 편이 아닌데 이 드라마는 법률을 다루고 있지만 크게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가벼운 마음으로 볼 수 있을 듯 싶다. 전체적으로 밝은 분위기라 어두운 드라마를 싫어하는 분들이 보셔도 좋을 듯. (등장인물들의 갈등마저도 밝은 분위기가 풍긴다) 감동과 재미가 있는 드라마 <비기너>. 보고 나니 갑자기 사법고시나 준비해볼까하는 생각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