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좋아라하는 몇 안되는 배우인 에드워드 노튼이 나오는지라 개봉하기도 전부터 관심을 끌었던 영화. 에드워드 노튼이 마술사로 등장한다는 얘기에 얼마 전에 개봉했던 마술사들이 등장하는 다른 영화(프레스티지)도 얼핏 생각났지만 정작 보고나니 영화 속의 마술은 마술이라기엔 단순한 손마술이 아닌 환상마술이라 더 놀라운 느낌이 들었다.

어린 시절 공녀인 소피와 잠시 풋사랑을 경험한 아이젠하임. 사라진 줄로만 알았던 그가 홀연히 나타나 사람들의 눈과 마음을 홀리는 마술로 인기를 끌기 시작한다. 이에 황태자 레오폴드는 그의 공연을 보기 위해 약혼녀인 소피와 함께 가고 그 자리에서 소피를 보조자로 내세운다. 무대 위로 올라간 소피는 마술사를 보고 어린 시절 자신의 마음을 빼앗아간 그 남자임을 알게 되고 둘의 위험한 사랑은 시작된다. 이 와중에 영혼을 불러내는 마술로 자신의 추종자들까지 생겨난 아이젠하임의 인기는 하늘을 찌른다. 이렇게 자신의 손에서 벗어나려는 둘의 사랑을 황태자 레오폴드는 저지하려고하고 이에 아이젠하임은 마지막으로 일생 일대의 마술쇼를 위한 준비를 하나씩 시작해간다. 그리고 마침내 벌어진 마지막 공연.

마술이란 기본적으로 속임수다. 속임수임을 알고 있지만 마술을 보며 속는 사람들은 놀라고, 행복해한다. 하지만 이 영화 속에서의 마술은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함께 감히 범접할 수 없는 분위기까지 풍긴다. 아이젠하임은 단순한 마술사가 아닌 마술과 함께 영매술사의 분위기까지 풍기는 묘한 위치에 있기 때문이다. 신비하고 몽환적이면서도 무거운 분위기, 그리고 그 속에서 한 줄기 빛을 뿜어내려는 두 사람의 사랑. 마지막 반전을 본 관객들은 누구나 사건의 진실을 쫓은 경감처럼 웃을 수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속았지만 속은 느낌이 들지 않는, 그래서 더 짜릿한 마술쇼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