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 1
이시다 이라 지음, 김성기 옮김 / 황금가지 / 2006년 12월
평점 :
절판


 다소 긴 제목의 이 책을 만났을 때 표지가 독특하다고 생각했었다. (겉표지를 벗겨낸 속표지는 완전 반대로 칙칙해서 영 마음에 안 들었지만) 게다가 이와 비슷한 표지의 책들이 시리즈로 나온다라. 한 번 읽어보고 괜찮으면 쭉 읽어봐야겠는데라는 생각을 하며 읽어보려고 했지만 뭔놈의 제목이 이리도 긴지 항상 뒤켠으로 밀려서 이제서야 읽어보게됐다. (거의 받은지 한 달만에 읽은셈인가.)

  책의 제목처럼 이 책은 이케부쿠로 주변을 배경으로 삼고 있다. 온갖 술집과 풍속업체들이 모여있는 이케부쿠로 거리. 그 곳에서 주인공인 마코토는 어머니와 둘이서 과일가게를 하며 지내고 있다. (주 타겟은 술취해서 비싼 값에 과일을 사가는 사람들과 비싼 값에 납품을 해도 선뜻 싸인해주는 술집이라나) 남는 시간에는 주로 이케부쿠로 웨스트 게이트 파크에서 노닥거리는 것을 낙으로 삼는 마코토에게 어느새 패거리가 생기게 되고, 패거리 중 한 여자아이가 교살되면서 마코토는 친구들과 나름대로 수사에 끼어들기 시작한다. 교살사건을 해결하자 마코토는 이케부쿠로의 해결사처럼 되어 잇달아 경찰에 넘기기도 그렇고, 돈을 주고 고용하기도 뭐한 사건들을 하나씩 떠맡게 되는데...

  이 책에 실린 4편의 이야기는 알고보니 무시무시한 음모가 있더라 뭐 이런 류의 이야기는 아니다. 어떻게 보면 평범한 사람들도 겪을 수 있을 법한 이야기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케부쿠로라는 지역의 특색이 묻어있긴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대도시 안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인물들이 등장하기 때문이다. 최근 일본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도 꽤 많은 수가 겪고 있는 은둔형 외톨이 문제를 비롯하여 원조교재나 마사지업소 등의 이야기는 소설 속에서만 등장하는 이야기는 아닌 것이다. 화려함 뒤에 감춰진 어두움은 누구나 하나씩은 갖고 있는 것이 아닐까하는 생각을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해보게 됐다.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마코토의 성격도 빼놓을 수 없겠는데, 제대로 된 졸업생이 3분의 1도 안되는 인근 공고를 무사히(?) 졸업한 그에게 적은 없는 듯 보인다. 선샤인 거리의 내전이 일어났을 때도 그는 양쪽 진영을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특권'까지 얻게 된다. 이런 생활에서 사는 보통의 아이라면 어느 한 쪽 편에 서서 몸을 보호할텐데 그는 중립을 지키며 이케부쿠로가 평화롭기만을 바라고, 또 바랄 뿐이다. 어떻게 보면 대범한 듯도 싶고, 어떻게 보면 소박해 보이기도 하지만 정작 들여다보면 그의 관심사에 이런 것들이 포함되지 않아서 그러는 듯도 싶었다. 어쨌거나. 기존의 탐정물의 주인공과는 다른 성격때문에 더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책이 아닌가 싶다. (얄밉도록 똘똘한 머리를 가진 주인공은 없으니 그런 주인공을 보며 배알이 꼬인 독자라면 읽어봄직한 책일 듯 싶다.) 표지를 보면 예상할 수 있듯이 다소 만화같은 이야기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유치해서 못 읽겠다는 정도는 아니니 마코토와 그의 친구들의 매력에 빠지고 싶다면 한 번쯤 읽어봄이 어떨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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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만두 2007-01-17 1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코토만으로도 좋아요^^

이매지 2007-01-17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어지는 뼈의 소리나 소년계수기도 이와 비슷한 느낌이려나요?
일본 드라마로 있다고 하길래 한 번 봐볼까하구요^^

페일레스 2007-01-18 02: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재미있어. 일본에서 방영할 때도 광범위한 인기는 아니었지만 컬트적인 팬들이 생겨났지롱.

이매지 2007-01-18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원래 매니악한 드라마가 더 재미있는거삼 ㅋㅋㅋ
사토시군이 나오길래 관심이 가더라고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