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을 키운 어머니들
보니 앤젤로 지음, 이미선 옮김 / 나무와숲 / 2001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세상의 모든 어머니는 그 자식 사랑에 있어서 우열을 가리기 힘들만큼 모두 훌륭하지만, 그래도 자식을 대통령으로 키워 낸 어머니라 하면 특히 세인의 주목을 받게 마련일 것이다. 그 부모들에겐 자식을 키우는 무슨 특별한 노하우라도 있는 게 아닐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다.

하지만 과연 노하우라는 게 있었을까 싶게 이 책을 통해서 그것을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이들 어머니의 공통점이라면 어릴 적부터 아버지와의 유대 관계가 특별히 좋았던 딸 자식이었다는 점, 기우는 결혼(남편 집안의 지위가 자기보다 못하다는 거였지만, 사실 도토리키재기식으로 양가 모두 귀족 수준의 집안들이다.)을 들 수 있겠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조금 인상적이다 싶은 어머니 상은 몇 있다. 부정적인 인상이 아주 강했던 어머니는 맨처음에 등장하는 루즈벨트 대통령의 어머니 ‘사라’이다. 사라는 아들에 대한 소유욕과 지배욕이 강한 어머니였다. 심지어는 며느리까지 그의 휘하에 두어 통제하려 하였고, 귀족적이며 화려한 생활을 상당히 즐기던 부류였다. 루즈벨트가 그의 비서들과 염문이 끊이지 않았던 것도 어머니의 이런 여러 성향들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이 루즈벨트의 어머니가 이 책의 맨 처음에 나왔으니, 초장부터 얼마나 실망스럽고 김샜나 모른다. 하지만 나머지 다른 대통령의 어머니들은 조금씩 달랐고, 사라를 제외한 나머지들은 대체로 있는 집 자식임(?)에도 검소한 청교도적 근면한 생활가이거나, 남에게 베푸는 일에 열심이었고, 온갖 역경에도 굴하지 않았던 강한 어머니들이라고 서술된다.

저자가 서술한 문체의 미시적인 특징에 대해 더 이야기를 하자면. 존경과 찬사 일색이던 저자의 문체가 클린턴 어머니의 장에 와서는 색깔을 약간 달리한다. 옐로우 신문에 가쉽기사를 써재키듯 버지니아의 남성 편력을 이야기한다. 버지니아는 자신의 어머니를 매우 싫어했으며, 룰렛을과 경마를 좋아하고, 멋진 남자가 옆에 있으면 시시덕거리기를 좋아하고, 화장을 진하게 하며, 경마장과 나이트클럽에서 죽치고 살았으며 자신이 돋보이고 싶어하는 재미있는 여자라는 신호를 보냈다고 했다.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이 그의 어머니의 영향이 아니었다고 누가 말할 수 있으랴 싶게...... 글을 썼다. 그리고 저자는 개인적으로 레이건의 어머니 넬을 가장 좋아한 것 같다. 진부한 찬사와 칭찬 일색이다.

사실 이 책은 훌륭한 어머니의 바람직한 자녀 교육 철학관을 배우는 소기의 목적보다는, 역대 대통령들의 가족들 개인사 크고 작은 일화를 엿보는 재미가 더 클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Y의 비극 ㅣ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
엘러리 퀸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전도연과 최민식이 주연한 영화 해피엔드를 보면, 극중 최민식은 본래 멜로 소설광으로 나온다. 그러다가 아내 전도연의 외도 낌새를 알아차린 날 이후로 무섭게 추리 소설을 탐독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요는 사람은 무언가를 계기로 하여금 취향을 생면부지의 장르로 바꾸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머리가 커지고 나서는 어쩐 일인지) 그간 가까이 하지 못했던 추리 소설을, 최근의 개인적 사정을 계기로 이제 막 한 권씩 읽기 시작했다.

지금도 부모님 댁에 가면 중학교 다닐 때, 지금의 해문출판사 문고판 시리즈 책들이 몇 권 남아 있다. <환상의 여인>과, <교환살인>, <움직이는 표적>, <7개의 다이얼> 등이 그것인데, 아마 지금 다시 읽어도 처음 접하는 듯 줄거리가 많이 생소할 터이다. 해문출판사 문고 특유의 편집 방식인지, 예전 책들은 다 그랬던지, 글자의 행간이 아주 촘촘하다는 것은 지금 출판되어 나오는 책들도 여전해서- 책의 사이즈는 작지만 글자는 아주 알차게 빼곡하다, 가독성은 조금 떨어지겠지만 말이다...- 줄거리는 다 잊었지만, 옛날 책들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두 사촌 형제가 엘러리 퀸이라는 필명으로 작품을 썼다는데, 엘러리 퀸의 작품은 이것이 처음이다. 그래서 이제 시작이다 하는 기분으로 보았다. 재밌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던 새벽 세 시엔 아주 오싹오싹한 기분에 젖고야 말았다.

이 책의 중반을 읽을 즈음에 5, 6년 전에 이 작품이 sbs에서 남량 특집 드라마 비스무리한 것으로다가 각색되어 방영한 적이 있음이 기억났다. 물론 원작과 약간 다른 부분이 있었다. 결말 부분에서였는데...드라마에선 범인이 둘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탐정 드루리 레인 에게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줄 목격자는 ‘무언’의 목격자인데다가, 장님이기까지 하다. 오감을 총동원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 중 2개가 빠졌으니....탐정 드루리 레인과 함께 독자 또한 어찌 범인을 추적해 나갈 것인가가 흥미짠짠하다 하겠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이 탐정 드루리 노신사 또한 청각 장애, 귀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2)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악마와 식사할 땐 긴 스푼을 써라 - 제1회 디지털 문학대상
김현서 지음 / 실천문학사 / 2001년 2월
평점 :
품절


제1회 디지털 문학대상 수상작(제2회 수상작은 아무리 검색해도 안 뜬다. 이 문학상이 1회에 그치고 만 것일까? 문학상의 이름이 그새 바뀐 걸까?)이면, 나온 지 2~3년은 더 된 책일터다. 요즘 집에 있는 책들 중, 휘젓는 손에 잡히는대로 읽고 있는데, 이 책이 딱 걸렸다. 나와는 취향이 번연히 다른, -이 책을 몇년 전에 읽은- 남편은 이 책이 그저그렇다 했고, 그런 연유로 재미를 보장할 수 없어 도박하는 심정으로 읽었지만, 그렇게 심심섭섭한 평을 할 정도는 아니고 아주 썩 괜찮았다.

일단 베트남 여행기와 살인 사건의 맞물리는 구조라 작가가 작품에 공을 들인 흔적이 역력하다(추리 작가가 이런 공쯤 기울이는 것은 너무 당연한가는 몰라도?). 그리고 살인 행각이 벌어지는 와중에서 주인공들이 벌이는 역대 추리 소설의 계보를 훑고, 세계적인 작가들의 경향을 살피는 듯한 토론들은 이 분야(추리 소설)에 문외한 본 독자가 주어 들을 게 퍽 많은 장치였다. 베트남까지 가서 배낭객들이 모였다하면 추리 소설에 대해 토론하고, 이런 토론을 통해 범인으로 의심되는 사람의 의중을 떠본다는 설정이 좀 억지스러운데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엘러리 퀸이 사촌지간인 맨프레드 리와 프레데릭 데니의 공동 필명이었다는 것을 이 책이 아니었으면 내가 또 어디서 주워 들었을까 싶어 하는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부자 만드는 경제기사
이상건 외 지음 / 더난출판사 / 2003년 5월
평점 :
품절


어떤 사람이 점쟁이에게 앞으로 자신의 팔자가 어떨 것인지, 점을 보았다. 점쟁이 왈, “지금 하고 있는 일을 10년만 꾸준히 하면 그 쪽 방면에 전문가가 되어 있을 것이야.”
한 우물만 열심히 파면 그 분야에서 대성할 거라는 이야기인데...... 점괘치곤 너무나 지당하고도 당연한 말씀이라. 복비가 많이 아쉬웠단다.

이 책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돈을 벌고 싶은가? 그렇다면 경제 기사를 매일 보는 습관을 가져라.”, “1년만이라도 꾸준히 그렇게 열심히 신문과 뉴스에 귀를 열어봐라.”라고.

특히 저자가 강조하는 것은 각 신문마다 경제 지식과 관련된 지면을 꼼꼼히 읽는 것이었다. 전문 기자의 경제 교실이나 각 분야 전문가의 ‘시장 읽는 법’등의 기사말이다. 적접적인 재테크 기사나 금융 상품 소개 기사도 당장의 의사 결정을 위해 읽어야 하지만, 매일 그런 정보만 활용한다면 장기적으로 돈 벌 기회를 포착하는 내재적인 힘을 기를 수 없기 때문이다.

이 책을 다 읽고 났다. 그렇다고 해서, 지금부터는 “경제 기사를 보는 눈이 생겼겠지.” 하고 앉아 있으면 도로아미 타불이다. 요는 이와 같은 류의 책을 백날 읽는 것보다는 최소한 1년 동안 반드시 하루 중 일정 시간을 정해 놓고 신문 기사 읽기를 실천해야 ‘부자 만드는 경제 기사’의 의의를 살릴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담 경제 신문이나 열심히 들여다 볼 것이지 구테여 이 책은 왜 읽었을까? 이 책은 딱딱하게만 느껴지는 경제 기사를 열린(?) 마음으로 대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 준다고 단언할 수 있겠다.

일테면, 이 책에서 나오는 ‘고령화 기사는 미래의 돈이다 - 전후 1차 베이비붐 세대의 선발 주자인 1955년생이 오십 줄에 들어서는 2005년무렵부터는 우리 나라에서도 실버 산업이 번창할 것이라는 요지의 글-와 같은 쳅터는 미국 노년층의 2번째 집 갖기 열풍의 예와 일본의 장기간의 불황으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중장년층들의 자기 계발과 노후생활 대비를 위한 자격증 취득 열풍에 관한 기사를 함께 다루면서 독자로 하여금 경제의 흐름을 보는 다각적인 시각을 유도하듯 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5)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서준식 옥중서한 1971-1988
서준식 지음 / 야간비행 / 2002년 8월
평점 :
절판


요며칠 일찌감치 아침을 챙겨먹고 남들이 출근하듯 나도 인근 구립도서관에 나가 이 책을 읽었다. 공무원 시험, 학교 시험, 각종 고시 준비에 기타 등등의 수험서를 펴놓고 공부하랴 여념없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책상 위에 딱 이 두꺼운 책만 펼쳐놓고, 두 손을 꼭 모으고(도서관 안이 조금 싸늘해서) 진종일 웅크리고 앉아서 읽었다. 딱히 정한 것도 아닌데 오전부터 시작해서 오후 다섯시까지 꼬박 있으면 하루에 60페이지 가량을 보게 된다. 이 책은 결코 속도를 내서 읽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차마 그럴수가 없는 책이었던 것이다.

형제들과 사촌들 그리고 이모, 고모의 전향 설득에도 비전향을 고집하는 서준식 그를, 그래서 결국엔 스물네살에 들어간 감옥을 사십이 넘어 17년이라는 세월 동안을 보내온 서준식을 보면, 마틴 루터 킹이 했다는 다음과 같은 말이 생각난다.

“나는 한 개인이 양심이 그에게 부당하다고 명한 법을 위반하고, 그리고 그 부당성에 대해 공동체 전체의 양심을 불러일으키고자 기꺼이 그 형벌을 받아들여 감옥에 머무는 일이야 말로 법에 대한 최고의 경의를 표하는 것이지 싶다”고 말했다던...

그가 감옥 생활의 고독함을 감수하며 온 힘을 다해 사명을 이루려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그것을 내가 온전히 이해하리란 좀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서준식(참고로 그는 비기독교인이고, 단순이 종교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함이 아닌)'약자를 위한 예수'를 발견하는 부분(동생 영실에게 보내는 편지 중에서)을 읽었을 때, 그가 17년간의 감옥 생활 가운데 편지 모음에서,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싶었는가를 조금은 조금은 알 수 있었다.

“내가 예수의 길을 걸어가야겠다고 생각하는 것은, 예수가 단순히 '약자의 편'이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우리들이 그 어떠한 강자가 된다 하여도 영원히 약자의 길을 떠나지 않을 수 있는 방법을 예수가 가르쳐 주고 있기 때문이라고 해야 하겠다. 예수는 모든 이념이 경직화되고 '자율적'인 것이 되어 버릴 때 그것이 인간을 얼마나 무자비하게 억압하는지를 나에게 가르쳐 준다. 우리들이 이념의 노예가 될 것이 아니라 항상 '인간에 대한 개개의 구체적인 사랑'에 굳건히 발 디딜 것을 가르쳐 주는 것이다. 이것이 나 개인이 겪어야 했던 (그리고 어느 의미에서는 지금도 겪고 있는) 그 처참한 정신적 위기에 있어서 얼마나 절실하고도 귀한 가르침인가를 나 자신 이외의 아무도 알 수 없다. 이것은 '영원한 약자의 편'일 수 있는 한 가지 길이다.”

그리고 서준식은 옥중에서 ‘노예’의 결박을 풀기 위해 부단한 노력을 하고 있었다. 그것은 이른바 ‘보안감호처분 무효확인소송’이었다. ‘보안감호처분 무효확인소송’이란, 다시 말하면 ‘노예’가 아닌 ‘인간’임을 인정해달라는 요구였다. 서준식의 요구는 절실했다. 그러나 연거푸 세 번을 거절당했다.

사람이라고 무조건 사람인가! 사람답게 살아야 사람이다. 사람답게 살려면 착해야 한다. 그런데 각박한 이 세상에서의 착함이란 ‘약함’의 다름 아니다. 그러한 약함을 고수하며 살기란 그렇다 너무 어렵다.......‘어리석은 자가 끝까지 어리석음을 고수하면 현명한 자가 된다.(윌리엄 블레이크)’라고 내내 읊조리던 그는 부조리한 권력에도 빌붙지 않고,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것에의 진정한 자유가 무엇인가를 생각하며 그것을 끝까지 지키려했던 우직한 사람이다.

내가, 나같은, 인간으로써 짊어져야 할 고뇌랄까 절망 같은 것을 자주 팽개쳐버리고 싶어하는 이가, 이 옥중에서의 서간들의 아롱아롱 새겨진 따뜻한 글줄들을 정말이지 제대로 감상으로 풀어 낼 수나 있을까, 사실 지금 쓰고 있는 이 글이 무척이나 부끄러울 따름이다.


댓글(2) 먼댓글(0) 좋아요(6)
좋아요
l 공유하기 l 북마크하기찜하기 lthankstoThanksTo
 
 
내가없는 이 안 2004-08-05 20: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읽으셨군요. 전 끝내 고가의 책이라는 이유로 아직 보지 못했는데 너무 보고 싶은 책이었는데 님이 불을 지르셨습니다. ^^ 이 책은 김규항의 B급 좌파를 읽고 나서 그가 출판인이 되어 낸 책이라 더 읽고 싶었지요. 님은 부끄러울 따름이라고 하셨는데 전 부끄러워지는 그의 책으로 계속 부끄러워라도 질 수 있는 마음을 잃지 않고 싶은 마음이 들어서요... ㅠ.ㅠ

icaru 2004-08-06 15: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그러셨구나...예...이 책의 출판사 야간비행 주간인가 편집장인가 였던거 같아요...김규항이..말이지요...

님 언젠가 이 책 꼭 읽으시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