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의 비극 해문 세계추리걸작선 2
엘러리 퀸 지음, 최운권 옮김 / 해문출판사 / 200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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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과 최민식이 주연한 영화 해피엔드를 보면, 극중 최민식은 본래 멜로 소설광으로 나온다. 그러다가 아내 전도연의 외도 낌새를 알아차린 날 이후로 무섭게 추리 소설을 탐독하기 시작한다. 그래서? 요는 사람은 무언가를 계기로 하여금 취향을 생면부지의 장르로 바꾸는 습성이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머리가 커지고 나서는 어쩐 일인지) 그간 가까이 하지 못했던 추리 소설을, 최근의 개인적 사정을 계기로 이제 막 한 권씩 읽기 시작했다.

지금도 부모님 댁에 가면 중학교 다닐 때, 지금의 해문출판사 문고판 시리즈 책들이 몇 권 남아 있다. <환상의 여인>과, <교환살인>, <움직이는 표적>, <7개의 다이얼> 등이 그것인데, 아마 지금 다시 읽어도 처음 접하는 듯 줄거리가 많이 생소할 터이다. 해문출판사 문고 특유의 편집 방식인지, 예전 책들은 다 그랬던지, 글자의 행간이 아주 촘촘하다는 것은 지금 출판되어 나오는 책들도 여전해서- 책의 사이즈는 작지만 글자는 아주 알차게 빼곡하다, 가독성은 조금 떨어지겠지만 말이다...- 줄거리는 다 잊었지만, 옛날 책들에 대한 아련한 향수를 자극한다.

두 사촌 형제가 엘러리 퀸이라는 필명으로 작품을 썼다는데, 엘러리 퀸의 작품은 이것이 처음이다. 그래서 이제 시작이다 하는 기분으로 보았다. 재밌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넘기던 새벽 세 시엔 아주 오싹오싹한 기분에 젖고야 말았다.

이 책의 중반을 읽을 즈음에 5, 6년 전에 이 작품이 sbs에서 남량 특집 드라마 비스무리한 것으로다가 각색되어 방영한 적이 있음이 기억났다. 물론 원작과 약간 다른 부분이 있었다. 결말 부분에서였는데...드라마에선 범인이 둘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탐정 드루리 레인 에게 결정적인 단서를 제공해 줄 목격자는 ‘무언’의 목격자인데다가, 장님이기까지 하다. 오감을 총동원해도 시원찮을 판에 이 중 2개가 빠졌으니....탐정 드루리 레인과 함께 독자 또한 어찌 범인을 추적해 나갈 것인가가 흥미짠짠하다 하겠다. 그런데 재밌는 사실은 이 탐정 드루리 노신사 또한 청각 장애, 귀가 전혀 들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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