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감의 심리학 - 말하지 않아도 네 마음을 어떻게 내가 느낄 수 있을까
요하임 바우어 지음, 이미옥 옮김 / 에코리브르 / 200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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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퇴근길, 오후부터 내리기 시작한 눈 때문에 교통이 원활하지가 못할 것이라고 충분히 예상했어야 했다.  어제 오후부터 몸에 한기가 느껴지고 감기 시초 현상이 진행되고 있어서, 지각머리가  마비된 탓도 있었다. 사람 많은 버스에서 자리 차지하고 겨우 앉게 된 것에 안도한 나머지 버스의 진행이 가다서다를 반복하고 있다는 것을 감지하지 못했다. 버스정류장이 아닌 봉천역 4번 출구쯤에서 버스가 멈춰 있었는데, 뒤에 있던 젊은 여자 승객이 기사 운전석까지 와서

"여기서 문 열어 주시면 안 될까요? 걷는 게 더 빠르겠네요." 하는 것이다.

그래서 지정 정류장이 아님에도 기사 분은 문을 열었고, 젊은 여자가 내리니까, 여기저기서 맞아 맞아 걷는 게 낫겠네 하면서 따라 내리는 것이다.

순간 나도 내려서 지하철 탈까 했지만, 지하도로 내려가는 천근만근한 내 다리 으슬으슬한 몸뚱아리. 다른 날도 아니고 오늘 같은 날은 그냥 누가 헬리콥터로 이 무거운 몸 꼭 집어 들어다가 집앞에 딱 내려 주었으면 싶은 것이다. 그리고 또 하나의 이유, 걷는 게 낫겠다고 한 당신의 판단이 그다지 많은 시간을 벌지 않은 것일 수도 있다는 것을 시험해 보고 싶은 마음. 그들의 행렬이 내리곤 난 다음 버스전용차로가 시원하게 까지는 아니어도 원활하게 뚫리지도 모르는 일이라고. (대개가 그러하듯 내 판단이 틀렸다.) 내리는 행렬들을 외면하고 시선을 차창밖으로 돌리다. 그래서 평소에 30분 걸리는 거리를 2시간 남짓 걸려서 동네 정류장에서 내렸다.  

 

이 책에서 읽은 거울 현상이 떠올랐다. 뭔가, 따라하지만 내가 행동하는 일. 에 관한 이야기이다.

 

일상 생활에서 겪는 크고작은 난관은, 외부의 자극을 이해하고 그에 동의하면서도 한편으로 나의 정체성을 지켜야 하는 것 사이에서의 균형을 유지하기 힘들 때 발생한다.

 

직장과 가정에서 일어나는 거울 현상에 관해서 말하자면, 이런 말이 폐부를 찌른다. 감정이입 능력이 부족하면, 무능한 관리자가 되기 십상이다. 비효율성으로 고민하는 팀들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대체로 상사나 직원들의 감정이입 능력이 부족하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불균형이라는 상황은 당사자들이 의식하지 못할지라도 가족관계에서도 나타날 수 있다. 흔히 불균형상태에 있는 가족관계는  경직된 구조를 띤다. 즉 가족 구성원 가운데 특정 사람은 늘 느껴야 하는 처지에 있고, 다른 사람은 감정 이입을 수용하는 역할만 맡는 것이다.

 

왜 이런 딜레마들이 벌어지는지, 그것은 많은 사람들이 성장 과정에서 감정을 의식적으로 인지할 기회를 충분히 갖지 못했을뿐더러, 감정적인 문제에 대해 서로 대화하는 법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지 않을까.  내 상태는 어떤지 내 감정에 대해서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이 책을 통해 마련할 수 있다. 또한 대뇌의 작용은 어떻게 일어나는지 소상히 알려주는 책인데, 내 보기엔 꽉찬 별 다섯이다.

 

 

125쪽~126쪽

 

성장기가 한 사람에게 세 가지를 가능하게 해 줘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는 얘기다. 우선, 이 시기에 아이들은 자아라는 개념과 자존심을 가질 수 있어야 하고, 두 번째로 다른 사람들과 사귀고 관계를 맺을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교육을 받고 직업인이 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 세가지 가운데 어느 한 가지도 저절로 해결되지는 않는다.

 

 

----> 청소년 가운데 대다수가 세가지 가운데 적어도 한 가지는 실패한다.

(대책: 신경에 관한 모든 연구에서 밝혀졌듯이, 인간의 신경생리학적 기본 장비는 오로지 인간 관계를 통해 발전할 수 있다. ...어른이 거울 반응을 보여줄 때에야 비로소 아이는 점차 자신이 누구인지 인지할 수 있다. 바로 이 같은 이유로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신의 특징과 개인적 성향이 반사되는 것을 볼 수 있을 때, 아이는 확고하고 변하지 않는 자존심을 발전시킬 수 있다.) 

 

 

149~150쪽

 

많은 사람들은 특정 인간관계에서 오해를 하거나, 혹은 함께 상대를 발견할 수 있는 결정적인 순간을 놓치고 만다. 하지만 거울 반응을 하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직감적으로 적절하게 반응하는 사람들도 그와 같은 문제에 부딪히고는 한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이 정신과의사를 찾아가는데, 이들은 모든 인간 관계에서 상대적으로 빨리 지쳐버리기 때문이다. 이런 사람들은 다른 사람들의 상상에 부합해 공명을 보여 주는 능력이 있으며, 특히 다른 사람이 원하는 것을 직감적으로 알아차리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그처럼 다른 사람들이 원하는 것을 가능하면 충족시켜주지만, 상대는 이에 대해 전혀 반응하지 않거나 너무 늦게 반응함으로써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또다른 유형으로는 다른 사람들보다 빨리 그리고 거의 중독된 것처럼 반응하지만, 그 때문에 인간 관계가 상대적으로 빨리 망가지는 체험을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런 환자들은(환자란다??) 흔히 자신의 정체성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다. 요컨대 이들은 많은 것들에 관여하지만, 정작 자신이 누구인지 혹은 내적인 상태가 어떠한지를 알지 못한다. 이런 사람은 축구경기에 열광하는 사람들과 비슷하다. 즉 어떤 팀을 응원하는지도 모르는 채 마냥 좋아서 응원하는 사람과 비슷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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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가 지는 저녁이다..
커피향도 벤치도 없지마는


--- 2월 6일 오후 5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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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장소] 2015-02-06 18: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내리지말것을....글쓰려 다시 가려지니 좀 살것같아요... 하늘위만 보일텐...처마 끝 아스라이..딱 좋더니 아래를 내리니.
윽..지독한.쳇기...ㅎㅎㅎ
소화불량.

[그장소] 2015-02-06 18:40   좋아요 0 | URL
별들도 잠들어야 하지마는 지상으로
추락하는 것은 사양하고 싶을거예요..

icaru 2015-02-06 18:2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우 그러네..그러네여 저녁 조금만 드세요 ~~^

라로 2015-02-07 01:1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멋져요!!! 비행기가 막 지나갔나봐요~~~. 한국은 역시 고층건물!! 여긴 단층,,,저런 모습은 시내를 가야 볼 수 있는 전 시골뜨기;;;;ㅋㅎㅎㅎㅎ

icaru 2015-02-07 15:11   좋아요 0 | URL
네네..비행기가 다니는 길인 모양이더라고요~~ 시간 지날수록 저 흰띠가 퍼지다가 사라지는 걸 보는 것도 나름 맛인데... 버스 기다리면서 찍은 거예요~~ ♡
 

옛날 노래가 너무 좋으니, 나도 나이를...

 

향이 아주 좋은 커피를 마실 적에 가끔 신형원의 노래 중, '커피향 가득한 거리 벤치에서 해가 지는 저녁 보낸 기억 있나요?' 를 떠올린다. 이 노래가 언제 나왔나. 8090시절 노래일텐데, 그때도 테이크아웃커피가 있었단 말인가?

내가 일전에 어느 자리에선가 이 이야기를 했더니, 한 친구는 그 당시면 자판기 커피일거라고 했고, 어느 이는 마호병에 탄 커피일지도 라며.

 

커피향 가득한 거리 벤치에서 당신은 해가 지는 저녁 보낸 기억 있나요? 그런 기억이 있다면, 이 노래가 얼마나 아름답게 들릴텐가... 그 다음 소절은 더 절절하다. 꽃내음 가득한 들녘 언덕에서 쏟아지는 비를 맞을 기억 있나요? 아...이런 기억이 없어서 체험이 아니라 상상에 의지하면서 노래를 감상해야 하다니,,, 나는 왜 이렇게 경험이 일천한 것일까??

 

'유리벽' 같은 단조의 노래도 참 좋고, 뭐 개똥벌레 같은 노래는 유년시절 같이 이 노래를 불렀던 친구들 얼굴 하나하나 다 떠오를 만큼 아련하고,,, 그렇게 신형원 노래도 좋지만, 요즘에는 이상우의 노래 다시 듣기를 하고 있다.

'이슬에 물든 제비꽃처럼/기다리는 꽃으로 피어나네' 라니,,,

(바람에 옷깃이 날리듯) 

알 수 없는 너를, 하룻밤 꿈같은 너를, 언제고 다시는 찾지 않으리,,,,라니..

(하룻밤의 꿈)

 

멜로디는 또 얼마나 클라이막스를 치달으며 마음을 쥐고 흔드는지...

 

하룻밤의 꿈같은 사랑을 해보았던 것은 아닌듯도 그런듯도 한데, 마그랬던 적이 없다 한들, 마음으로 누군들 만리장성을 쌓았다 부쉈다 하는 일 해보지 않은 사람 있으리??  뭐~

 

이상우 노래 너무 좋다. 아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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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02-06 17:2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2-09 17: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5-02-06 19: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상우 요즘 TV 어느 드라마에서 아저씨로 나오더라고요 ㅠㅠ
신형원 노래 저도 참 좋아했는데...신형원의 <외사랑>이라는 노래 아세요? 그것도 좋아요. <예기치 않은 바람> 이것도 좋고요.
<커피향 가득한 거리> 이 노래는 전주부터 가슴 찡...

icaru 2015-02-06 22:05   좋아요 0 | URL
어우 좋네요.. 외사랑~~
이상우 노래나 신형원 노래나 듣고 싶을 때 실컷 듣고 이러지 못할 것 같어요... 상념으로 빠져빠져~~ 마구깔아지는데여 허우.. 주의보 내려야!!!!
이상우는 몇년전에 봤던 인간극장도 참 인상적이었더랬죠..

라로 2015-02-07 0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경험이 일천해서 그런가 이카루님이 경험이 일천해서라는 말씀을 하시기 전에 벌써 ˝그런 경험 없어요;;˝라고 생각했었어요~~~.ㅠㅠ노래를 못하는 제 노래방 18번은 개똥벌레랍니다~~~.ㅋㅎㅎㅎㅎㅎㅎ 이상우는 그 ˝청바지를 즐겨 입는 여자,,,뭐 그노래의 가수인가요???˝ 추억 돋내요~~~.^^

icaru 2015-02-07 15:08   좋아요 0 | URL
오오@ 개똥벌레가 18번이신거예요~~ 뭔가 의기투합할 때 함께 부르면 안성맞춤인 곡... 청바지를 즐겨 입는 여자 ㅎㅎㅎㅎㅎㅎ
진짜 님 그런 유머인듯 유머아닌 유머같은 말 ..웃지 않을 수..
변진섭 말씀하시는거죠?? ^

라로 2015-02-08 13:08   좋아요 0 | URL
변.진.섭~~^^;; 그럼 이상우는 200미터 그노래 인가요????^^;;;;;,가요 모르는 거 여기서 다 뽀록나네요~~~~ㅎㅎㅎㅎㅎㅎㅎ

icaru 2015-02-08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네네 100미터요~~
우하하 단어를 대체하는 능력이 탁월하신 나비모리님이랑까요!!! ♡
 

이 책 소개글에서 '살짝 관심을 가져보라고, 천문학을 만나는 것은 작은 관심'이면 된다는 말이, 마음의 장벽을 허무네요. 평소에 우주나 천문학에 대해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니에요. 무한하다는 것,어찌 관심 안 쏟을 수가 있을,,,

물론 수학적으로 이야기하면 잘 못알아듣기는 하는데, 어쩐지 이 책은 그냥 망망대해 일 거 같은 우주와 세상에 관해 쉽게 그리고 부드럽게 가르쳐 줄 거 같아서, 신청하고자 합니다!!

 

 

 

http://blog.aladin.co.kr/banni/7357927

 

 

 

 

 

 

 

 

[서평 이벤트]


1. 모집 기간: 1월 30일(금) ~ 2월 5일(목)

당첨자 발표 : 2월 6일(금)

서평단에 선정되신 분은 2월 10일(화)까지 개인정보를 비밀 댓글로 적어주세요!

2월 10일(화)까지 확인이 되지 않으면 선정이 자동 취소됩니다.

서평 기간 : 2월 11일(수) ~ 2월 24일(화)


2. 인원: 5명 (최종 응모자 수에 따라, 추첨 인원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3. 참여 방법

- 응모 방법: 이 책을 읽고 싶은 이유와 스크랩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세요.

- 서평 방법 : 서평 기간 동안 알라딘 계정으로 서평을 작성 후, <우주, 일상을 만나다> 서평단 발표 포스팅에 알라딘 개인 블로그와 그 외 블로그, 외부 채널에 남기신 서평 링크를 댓글로 달아주셔야 완료됩니다.


 


 

우리 곁에서 만나는 우주!

 

독일의 인기 천문학자가 들려주는

 

별과 우주에 관한 매혹적인 이야기들

 

 

 

★ 독일 2014 올해의 과학도서상 수상작 ★

 

 

 

우주 저 먼 곳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우리의 일상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지구의 물은 어디에서, 어떻게 오게 되었나?

 

냄비요리 안에는 어떤 우주원리가 담겨 있을까?

 

지구와 소행성이 충돌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너와 나의 시간이 다르게 흐르는 건 무엇 때문일까?

 

 

 

 

 

▼ 일상에서 즐길 수 있는 천문학 입문서

 

저 멀리 우주에서 벌어지는 사건은 우리의 삶과 도대체 무슨 상관이 있을까? 지구가 생긴 지는 46억년이나 지났고 우리가 살고 있는 우주가 하나도 둘도 아닌 데다, 가장 가까운 행성인 금성까지의 거리만도 4,500만 킬로미터나 될 정도라니, 어마어마한 숫자들에 오히려 무감각해지곤 한다. 그러나 이 책의 저자,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는 우주가 그렇게 먼 세상의 일만은 아니라고 말한다. 네온사인이 번쩍이는 거리에서도 우주를 만날 수 있으며, 소박한 한 끼의 밥상과 이제는 필수품이 된 내비게이션에도 어김없이 우주의 원리는 작동하고 있단다. 그러니 살짝 관심을 가져보라고. 천문학을 만나는 건 작은 관심이면 된다고 설득한다.

 

사실, 오래전부터 사람들은 하늘과 지구에 대해 끊임없는 호기심을 가져왔다. 최근 국내 개봉되었던 영화 <인터스텔라Interstellar>(2014,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흥행만 보아도 우리가 직접 경험하지 못한 우주에 대해 마음 한켠에 호기심을 가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과연 우주의 끝은 어디이며, 우리는 우주를 얼마나 이해할 수 있는 것일까?

 

독일어권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저자는, 유명한 과학 블로거이자 팟캐스트 진행자답게 쉽고 재미있게 우주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른 아침 불어오는 바람에서 시작해 도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사물들을 탐색하며 일상에 숨겨진 우주의 흔적을 찾아낸다. 천문학자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따라 산책하듯이 걷다보면 누구나 우주가 간직한 아름다움과 그 원리에 감탄하게 될 것이다.

 

 

 

▼ 우리가 먹고, 걷고, 머무는 도시에서 우주를 만나다

 

우주는 어디에 있는 걸까? 우리는 어디서 우주를 발견할 수 있을까? 멀리서 찾을 필요는 없다. 집집마다 갖추고 있는 텔레비전의 위성 안테나는 인공위성의 원리와 역할을 알려준다. 특별한 날에 비싸게 주고 산 귀금속에 소행성 충돌의 역사가 남겨져 있다. 아이들이 뛰노는 공원 땅바닥에는 우주에서부터 날아와 먼지가 되어 내려앉은 별의 흔적에 있고, 꽃들을 헤집으며 꿀을 채취하는 벌의 눈동자에는 항성들의 빛이 담겨있다. 이뿐 아니다. 우리가 삼시 세끼 먹고 마시는 음식에는 오래전 태양에서 시작된 에너지가 숨겨져 있고 낯선 길을 안내해주는 내비게이션에는 우주에 떠 있는 위성들과의 교류가, 사계절의 순환에는 기울어진 지구와 달의 만유인력이 존재한다. 그렇다. 느끼면 느낄수록 우리의 일상은 참으로 우주적이다! 이 책은 이처럼 일상 곳곳에 숨어 있는 우주의 원리를 찾아내고 그것을 과학적으로 설명함으로써 독자들이 일상에서, 도시에서 우주를 만날 수 있게 한다.

 

 

 

▼ 왜 우리는 여전히 별을 사랑하는가

 

우주는 수천 년 동안 사람들의 시와 노래 그리고 과학적 탐구의 대상이 되어왔다. 고대 그리스의 아낙사고라스는 당대를 지배하던 종교적 교리를 벗어나 태양은 신의 행사가 아니라고 주장함으로써 고향에서 추방당했고, 니콜라우스 코페르니쿠스는 우주의 중심에 지구를 두지 않았다고 해서 미치광이 취급을 당했다. 갈릴레오 갈릴레이는 최초로 망원경으로 우주를 관찰하는 데는 성공했으나 당시의 사람들은 그를 믿어주지 않았다. 요하네스 케플러는 그의 스승 티코 브라헤의 지적 유산을 바탕으로 우주의 법칙을 밝히기 위한 ‘전쟁’을 치렀고, 아이작 뉴턴은 공식을 사용해 물체간의 만유인력을 계산해냈다. 그리고 마침내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우주의 시공간이 갖는 근본적 구조를 밝혀 상대성이론을 발견했다.

 

높고 푸른 밤하늘이 주는 낭만과 철학적 사색은 과학과 만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다. 별 한줌 보이지 않는 도시에서도 우리는 별을 꿈꾸고, 단순히 감상하는 것을 넘어 그 존재를 진실로 알고자 탐구한다. 지나간 역사에서 우주를 탐구함으로써 학문적 발전을 이루고 세상에 대한 인식의 틀을 바꾸었듯이, 앞으로도 우리 또한 팽창하는 우주를 향해 나아갈 몫이 많이 남아있다. 저자는 이 책을 넘어 각자의 책꽂이에서 관련된 책을 찾고 더 깊게 생각하며, 더 깊은 우주로 나아가기를 독려한다. 이제 독자들이 이 책을 시작으로 거인의 어깨를 밟고 서서 더 앞으로 나아갈 차례다.

 

 

 

책 속으로

 

지구는 우주의 일부이고, 우주에서 움직이는 행성 중 하나다. 행성이란 항성 주위를 맴도는 천체를 말한다. 지구는 태양 주위를 돈다. 태양은 항상 중 하나로, 다른 수천억 개의 다른 항성과 함께 우리 은하를 이루고 있다. 이러한 우리 은하마저도 우주를 가득 채우고 있는 수천억 개의 은하 중 하나일 뿐이니, 우리 존재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한 우주의 아주 작은 구성 성분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전 우주에서 일어나는 모든 사건들을 일상에서 아주 또렷하게 맞닥뜨리고 있다. -8쪽

 

 

 

‘낯선’ 생명체는 말 그대로 낯설다. 그 생명체가 어떤 상태인지 알지 못하면 결국 무엇을 기준으로 탐색을 해야 하는지도 알 수 없다. 원칙상 존재할 수 있지만 그것이 어떤 종류의 생명체인지를 근본적으로 밝혀내지 못하는 한, 그 생명체를 찾을 수도, 설령 찾았다 하더라도 알아볼 수 없다. 하지만 언젠가 지금껏 찾아낸 843개의 행성에 우리가 인식 가능한 종류의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수십 년 이내로 그 생명체를 찾아내고야 말 것이다! 나뭇잎들이 자신이 존재한다는 신호를 전 우주로 내보내고 있는 것처럼, 다른 행성의 식물 또한 존재의 신호를 내보낼 테니 말이다. -95쪽

 

 

 

한 숟가락에 담긴 음식물 안에도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많은 양의 탄소가 들어 있다. 그중 대부분은 평범한 탄소-12고, 그 외 일부가 탄소-13이다. 하지만 아주 조금일지라도, 방사성인 탄소-14가 존재한다. 음식을 섭취하면서 방사능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가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겁먹을 필요는 없다. 인체에 해를 끼치기에는 너무도 적은 양이니. 방사성은 특정 정도 이상일 경우에만 신체에 손상을 입힐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 작은 손상 정도는 저절로 치유되기도 한다. 어찌됐든 아주 미약한 정도일지라도 전 세계 도처에 방사성 원소가 존재하는 것이다. -146쪽

 

 

 

지은이와 옮긴이, 감수자

 

 

 

지은이 플로리안 프라이슈테터 Florian Freistetter

 

오스트리아 빈 대학에서 천문학 연구소에서 소행성에 관한 논문으로 박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예나의 프리드리히-쉴러 대학 천문물리학 연구소, 하이델베르크 루프레흐트-카를스 대학 천문학 연구소에서 근무했다. 2008년에 개설한 우주과학 블로그는 매달 수십만 명이 방문할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지금 지구에 소행성이 돌진해 온다면》 외 여러 권의 천문학 책을 썼으며, 팟캐스트를 운영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우주의 신비와 천문학의 즐거움을 알리는 데 힘쓰고 있다. 《우주, 일상을 만나다》로 ‘2014 올해의 과학도서상’을 수상했다.

 

블로그 : www.scienceblogs.de/astrodicticum-simplex

 

 

 

옮긴이 최성웅

 

프랑스 파리 3대학에서 불문학과 독문학을 공부했다. 프랑스어와 독일어 통번역가로 일하며, 학습협동조합 ‘가장자리’에서 프랑스어를 가르쳤다. <KBS 스페셜>의 프랑스어 영상을 번역한 바 있고, 옮긴 책으로 《단단한 독서》, 《창조적 사진 전략》, 《폴, 행복을 찾아서》, 《돌아온 검은 고양이 네로》 등이 있다. 누구나 무료로 배울 수 있는 프랑스어 학습 카페(cafe.naver.com/pasdequoi)를 운영 중이다.

 

 

 

감수 김찬현

 

경기과학고등학교 졸업 후 오사카대학교 이학부를 거쳐 도쿄대학교 대학원 이학계 연구과에서 물리학을 공부했다. 반물질의 최소 단위인 반수소원자 합성에 관한 논문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유럽원자핵공동연구소(CERN)에서 진행중인 국제공동연구 프로젝트 ASACUSA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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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옮김, 뫼비우스 그림 / 열린책들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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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씩이나 쓴다는 사람들은 어떤 종류의 사람들일까? 김연수는 소설가의 일에서 소설가가 쓰는 초고 원고를 음식 쓰레기에 비유했었다. 그리고 북회귀선의 작가 헨리 밀러는 소설 쓰기의 11개명에서 새 비료를 뿌리기보다는 매일 조금씩 땅을 다져라, 라는 말을 했다.

그런데 베르나르는 이 책의 '이야기를 시작하며'를 보면, 그런 말을 한다. 세상살이가 너무 어려운 것으로 보일 때마다 짤막한 이야기를 짓곤 했다고. 자신이 겪는 문제의 요소들을 무대에 등장시켜 이야기를 짓고 나면 이내 마음이 평안해진단다. 아마도 <개미>나, <뇌>와 같은 장편을 쓰면서, 두꺼운 소설 짓기가 주는 부담감이나 긴장감을 풀려했나 보다.

작가는 이 이야기의 소재를 꿈이나, 친구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면서나, 산책을 하면서 보고 떠오른 것들에서 찾았다고 하는데, 정말 천재이다. 아니면, 창작의 고뇌의 흔적은 차치해 두기로 하고, 쉽고 간결하게 모티브를 프롤로그로 풀어 주는 것이거나.  

우리는 작가도 예술가도 뭣도 아니지만, 때때로 이런 공상을 해보지 않나?
'투명한 피부껍질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아마 음식물이 식도로 넘어가 어떻게 소화되어 배설되는지 한눈에 알 수 있을거고, 몸의 어딘가가 절단나고, 이상한 종양 같은 게 마구마구 자라더라도 투명한 피부껍질의 소유자라면, MRI같은 비싼 의료기기를 굳이 동원하지 않아도 병의 원인을 금방 알 수 있을거고 대책도 빨리 되겠지.
'17세기나 18세기의 조선으로 타임머신 여행을 할 수 있다면' 기록되어진 역사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특이한 체험들을 할 수 있을테고.....
그렇지만 이는 어쩌다 하릴없어 심심할 때 한번쯤 해보는 공상이고, 이에서 더도덜도 생각을 진전시키지는 않는 것이 보통이다.

하지만 부지런하고 똑똑한 작가는 이걸 기발한 소설로 써먹었다. 하나하나의 일련의 '가정'을 두고, 이 '가정'에 '세태의 만상'과 조금은 황당한 '과학적 지식'과 사람들의 '허영과 모순'을 양념처럼 버무려서 극단까지 몰고 갔을 때의 결과를 생각해 본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 하나하나의 이야기가 되었다.

그리고 이야기들은 시사하는 바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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