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룰 수 없는 꿈을 꾸고,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고, 싸워 이길 수 없는 적과 싸움을 하고, 견딜 수 없는 고통을 견디며, 잡을 수 없는 저 하늘의 별을 잡자.”  세르반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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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사하겠습니다
이나가키 에미코 지음, 김미형 옮김 / 엘리 / 2017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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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다니기 참 힘들다. 이런 마음을 떨쳐버리기 위한 대책 또한 스스로 마련해야 한다. 그래서 곁에 두고 가끔 뒤적이는 책들을 또 열어본다. 러셀의 행복의 정복...

 

거기에 있던 구절

 

고민은 해서 효과가 있을 때만 고민하고 해도 효과가 없을 것같으면 고민하지 말라던 이야기. 그리고 밤에는 아무 생각도 하지 않는다. 던...

 

내가 이렇게 힘든 건 생각이 많아져 그렇다고 작은 결론을 내고, 고민하지 말자고 생각하지 말자고 생각을 하며, 카톡 상태 문구로 적어놨더니...

 

연락 뜸했던 사람들에게서 안부를 묻는 카톡이 온다. 이런 성격의 냄새의 문구를 잘 쓰지 않는 네가? 무슨 일? 이라는 요지의 ㅋ

 

 

 

 

 

170

 

다른 사람보다 자기가 더 뛰어나다고 믿고 싶은 마음. 조금이라도 풍요한 생활을 하고 싶다는 마음. 지금의 생활수준을 낮추고 싶지 않다는 마음. 그건 사람이면 누구나 본질적으로 갖고 있는 나약함이며 욕망입니다.” 

 

 

193

 

회사는 나를 만들어가는 곳이지, 내가 의존해가는 곳이 아닙니다. 다만 언젠가 회사를 졸업할 수 있는 자기를 만들 것’. 그것만큼은 정말 중요한 게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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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7-05-24 16: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목보고 깜짝 놀라서 들어왔습니다.
그간 대선 때문에 쫄리고, 들뜨고, 신나서 하루에 뉴스만 3시간씩 보느라고..... 알라딘도 진짜 오랫만에 들어왔어요.
회사에서... 힘든시가봐요. 절망적인 2년을 보내고 나니, 저는 올해는 살만해지긴했는데요.
이카루님도 잘 지나가시길요.

icaru 2017-05-25 08: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절망적인 날들이 지나면 약속처럼 살만한 날들이 올까요? ^^;;;
사표란,,, 항상 가슴에 품고! ㅎㅎㅎㅎㅎ

2017-05-26 1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소년이 온다 - 2024 노벨문학상 수상작가
한강 지음 / 창비 / 201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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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존엄한 존재인가? 어떻게 이렇게 잔인하며 무감각할 수 있는가? 에 대한 것과 애국심에 대한 것이 이 소설의 화두이다.

작중 소년이 이해할 수 없는 한가지 일은, 입관을 마친 뒤 약식으로 치르는 짧은 추도식에서 유족들이 애국가를 부른다는 것이었다. 관 위에 태극기를 반듯이 펴고 친친 끈으로 묶어놓는 것도 이상했다. 군인들이 죽인 사람들에게 왜 애국가를 불러주는 걸까? 왜 태극기로 관을 감싸는 걸까. 마치 나라가 그들을 죽인 게 아니라는 듯이.

'나라'라는 것을 이해할 수 없어 혼란스러웠고 애국가가 불려지는 동안 절과 절에서 부딪치며 생기는 미묘한  불협화음에 숨죽여 귀를 기울인다. 필사적으로 이해하기 위해... 나라,를 이해하기 위해. 

 

잊지 않겠다. 용서하지 않겠다. 화해하지 않겠다는 필사적임이, 행간에 숨어 있는 그것이 느껴진다. 나도 끝까지 읽었다!

 

프리모 레비의 책과 여자는 전쟁의 얼굴을 하지 않았다, 라는 책이 계속 떠올랐다. 다시 찾아 봐야겠다.  

 

77

학살자 전두환을 타도하라.

뜨거운 면도날로 가슴에 새겨놓은 것 같은 그 문장을 생각하며 그녀는 회벽에 붙은 대통령 사진을 올려다본다. 얼굴은 어떻게 내면을 숨기는가, 그녀는 생각한다. 어떻게 무감각을, 잔인성을, 살인을 숨기는가. 창 아래 등받이 없는 의자에 걸터앉아 그녀는 손톱들의 거스러미를 뜯어낸다.

 

122

그들은 장전한 소총을 들고 의자와 의자 사이를 다니며, 자세가 바르지 않은 사람의 머리를 개머리판으로 쳤습니다. 재판소 밖에서 가을 풀벌레가 울고 있었습니다. 그날 아침 새로 받은, 세제 냄새가 풍기는 깨끗한 푸른색 수의를 입고서 나는 즉석 총살이란 말을 곰곰이 생각했습니다. 정말 닥쳐올 총살을 기다리듯 숨을 죽였습니다. 죽음은  새 수의같이 서늘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그때 생각했습니다. 지나간 여름이 삶이었다면, 피고름과 땀으로 얼룩진 몸뚱이가 삶이었다면, 아무리 신음해도 흐르지 않던 일초들이, 치욕적인 허기 속에서 쉰콩나물을 씹던 순간들이 삶이었다면, 죽음은 그 모든 걸 한번에 지우는 깨끗한 붓질 같은 것이라고.

재판장님이 입장하십니다.

서기의 말이 떨어지자 앞문이 열리며 법무장교 셋이 차례로 들어왔습니다.  깊이 고개를 숙이고 있던 내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린 건 그때였습니다. 앞에서 두번째 줄 정도였습니다. 반쯤 고개를 들고 나는 앞쪽을 살폈습니다. 누군가가 소리 죽여 흐느끼듯 애국가 첫소절을 부리기 시작하고 있었습니다. 그가 어린 영재라는 걸 깨달았을 때,  누가 먼저랄 것 없이 이미 합창이 시작돼 있었습니다.

 

161

무엇이 문제인가, 라고 당신이 자신에게 물은 적 있다. 모든 게 지나갔지 않은가. 당신에게 고통을 줄 가능성이 백분의 일, 천분의 일이라도 있는 사람들은 당신 스스로 깨끗이 밀어냈지 않나.

 

오래전 동호와 은숙이 조그만 소리로 나누던 대화를 당신은 기억한다. 왜 태극기로 시신을 감싸느냐고, 애국가는 왜 부르는 거냐고 동호는 물었다. 은숙이 어떻게 대답했는지는 기억나지 않는다.

지금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까. 태극기로, 고작 그걸로 감싸보려던 거야. 우린 도륙된 고깃덩어리들이 아니어야 하니까, 필사적으로 묵념을 하고 애국가를 부른 거야.

그 여름으로부터 이십여년이 흘렀다. 씨를 말려야 할 빨갱이 연놈들. 그들이 욕설을 뱉으며 당신의 몸에 물을 끼얹던 순간을 등지고 여기까지 왔다. 그 여름 이전으로 돌아갈 길을 끊어졌다. 학살 이전, 고문 이전의 세계로 돌아갈 방법은 없다.

 

199

어른들끼리 사진집을 돌려본 뒤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내가 몰래 그 책을 펼친 것은, 어른들이 언제나처럼 부엌에 모여 앉아 아홉시 뉴스를 보고 있던 밤이었다. 마지막 장까지 책장을 넘겨, 총검으로 깊게 내리그어 으깨어진 여자애의 얼굴을 마주한 순간을 기억한다. 거기 있는지도 미처 모르고 있었던 내 안의 연한 부분이 소리 없이 깨어졌다.

 

206

특별하게 잔인한 군인들이 있었다. 처음 자료를 접하며 가장 이해할 수 없었던 것은, 연행할 목적도 아니면서 반복적으로 저질러진 살상들이었다. 죄의식도 망설임도 없는 한낮의 폭력. 그렇게 잔인성을 발휘하도록 격려하고 명령했을 지휘관들.

 

212

특별히 잔인한 군인들이 있었던 것처럼, 특별히 소극적인 군인들이 있었다. 피 흘리는 사람을 업어다 병원 앞에 내려놓고 황급히 달아난 공수부대원이 있었다. 집단발포 명령이 떨어졌을 때, 사람을 맞히지 않기 위해 총신을 올려 쏜 병사들이 있었다. 도청 앞의 시신들 앞에서 대열을 정비해 구가를 합창할 때, 끝까지 입을 다물고 있어 외신 카메라에 포착된 병사가 있었다.

 

소년이 온다, 금속 책갈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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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는나무 2017-05-25 08: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읽고 싶었던~~읽어야지~~그러곤 책을 한 권도 읽지 않고 있는 올봄이네요.
이책이 독서의 길로 인도해줄 것같기도 하구요^^
잘 지내시죠?^^

icaru 2017-05-25 11:42   좋아요 0 | URL
우앙~~~~~~~~~~~~~! 책나무님!!!
하루하루 피로의 강도가 더해짐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어요!! 백세 시대라던데... 이렇게 마음이 쇠약해서리 우찌하나 싶고용 ㅎ
오늘 문득 생각해 보니까~
예전에는 이렇게 마음맞고 통하는 온라인 벗들과 소통하는 깨알재미가 그래도 일상 피곤을 위로해 주었지 하는 생각 들더라고용!!

한강의 이 책은 한강이 언젠가는 써야만 할 통과의례 같은 작품이었던 거 같아요~ 작가가 되는 데에는 그날의 일이 저 아래에 깔려 있지 않았을까???

저는 사내 독서모임 지정도서라서 읽었는데....

icaru 2017-05-25 1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실 이 책은 출간된 그때부터 읽어야 하는데 하는데... 했던 책이었어용!! 읽고 나니, 읽어야만 했던 책이었구나! 하는... ㅎㅎ 읽는 과정에서의 감정선이 ...음... 쉽지는 않아용 ㅠ
 
시즈코 상
사노 요코 지음, 윤성원 옮김 / 펄북스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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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는 기록을 하려면 옆에 책이 있거나 하겠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날 때 틈틈히 기록을 해야겠다. 더 이상 늦어지면 읽었다는 동사만 남을 뿐 그 기억은 사라지며, 시간이 지나면 '읽었다'가 '읽었었나?'로 둔갑할 것이다. (진실을 말하지만, 이 책을 읽었는지 안 읽었는지 가물가물할 리는 절대 없다. 치매에 걸리게 된다면 그럴수도 있겠지만)

 

내게 가장 두려운 말은 자신의 노후의 모습을 보고 싶으면 현재 부모님이 사시는 모습을 보라는 말이다. 노년의 삶도 보고 배우는 학습에 의해 일어난다는 의미의 말일테지만, 내게는 그것만큼 제발 그것이 아니었으면 하는 게 또 없다.

 

적어도 존경과 사랑으로 이루어진 모녀 관계는 아닌 것이 분명하다. 참 발설하기 민망한 말이기는 하다. ㅠ

 

내가 늦게야 버닝하게 된 작가, 사노 요코가 자신의 어머니에 관해 쓴 에세이이다. 당시의 사회적인 상황 맥락에서 읽어야 하겠지만 일반적으로 말하는 엄마의 모습(시즈코 상)도 아니고 인과성에 따른 것이겠지만 천륜으로 대하는 자식(사노 요코)의 모습도 아니다.  

낳은 자식 중에서 셋을 잃은 어머니이다. 특히 남달리 사랑했던(?) 열한살 짜리 장남의 죽음 이후 한의 화살이 바로 아래 장녀이자 여동생이던 시즈코에게 향했던 점이 그럴수도 있나 그럴수도 있을거야, 아니 그래도! 하게 되었다. 학대를 하지 않았다. 깨끗한 옷을 만들어 입히고, 맛있는 음식을 해준다. 그러나 차갑게 대한다. 칭찬해 주지 않는다. 집안일을 많이 시킨다. 시대가 그래서 그랬다로 읽히지 않는 부분들이 툭툭 걸린다. 그런 엄마를 대하는 딸 절대 울지 않는다. 반항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뭔가 살기 등등한 게 느껴진다. 어린애한테 ㅎㅎㅎㅎ;;;  엄마와 딸 사이에는 많은 일이 있었고, 없어야 할 일도 많아 보였다.

사정이 이러하여서 한편의 책이 되었고, 뭔지 모를 강렬한 여운을 주었다.

 

" 나는 어른들이 좋아하지 않는 아이였던 것 같다. 분명 밉살
스러운 아이의 분위기를 풍겼을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밉살스
러운 아이였다.
나는 동생 다카시를 커다란 등나무 시렁에서 떨어뜨린 적도
있다. 그리고 저녁 무렵 어둑어둑해진 모래밭에 다카시의 공을
묻어두고 온 적도 있다. 다카시가 그전에 내 공을 도랑에 내던
졌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다카시가 한 일을 엄마에게 일러바치
진 않았다. 이르면 “네가 먼저 무슨 짓을 저질렀겠지.”라면서
눈을 흘겼기 때문이다. 엄마에게 그런 눈초리를 받을 바에는
흙투성이가 되어가며 뒹굴고 엉겨 붙어 싸우는 편이 나았다."

 

반푼이 같은 리뷰가 되었지만 여기에서 서둘러 정리해야겠다. (방금 할일이 생겨서리...)

내 엄마에 대해 많이 생각했다. 나야말로 엄마와 뼈속부터 다른 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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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가 하루가 보람도 없고 재미도 없다. 고 생각하면 그 말이 틀린 데 하나 없다는 생각이 드는 날이 있다. 그 날은 그런 날이었다. 일은 많은데 무기력하게 앉아 있었나보다. 회사에서 집에 얼른 오고 싶었다. 알라딘 주문한 책(알라딘 굿즈라고 해야 더 정확할지도 모른다) 이 도착 예정이라는 알림을 받았기 때문이다. 어지간히도 내보이고 싶었나 보다 난삽하기 그지없는데 사진들로 찍어 본다.

 

책은 네 권을 샀다.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하라리의 신간을 예약했고, 다음 세권이다.

 

 

 

 

 

 

 

 

 

 

 

 

 

 

주변 친구들을 보면, 업무스트레스가 극에 달하면 인터넷 쇼핑으로 해소들을 한다. 쇼핑할 시간은 없고, 뭔가를 사서 풀고 싶은 그 마음. 너무나 잘 아는 그 경지가 어떻게 표현이 안 된다. 나는 지독하게도 물건에 심미안이 없는 사람이다. 옷을 사는 데에도 큰관심이 없다. 본래 보는 눈도 없고 관심도 없고 그랬던 것은 아닌데, 살다보니 이런 무미건조하고 소박한 인간이 되어버렸다. 어머나... 하지만 책욕심은 뒤룩뒤룩하다. 욕심도 내면서 잘 읽기까지 하다면야 얼마나 아름다운 경지를 이룰까만, 전혀 그렇지는 못하다는 거.

 

물건에 심미안도 욕심도 없지만, 알라딘굿즈를 사랑한다. 틴케이스 고양이와 나와 나타샤와 당나귀. 돈키호테 방석과 생각보다 약간 별로였던 빨간 우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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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7-05-16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공감 100% 입니다. 저도 다른 물건들은 크게 욕심이 없지만 책 욕심은 엄청납니다. 알라딘굿즈는 그냥 사랑이죠! ^^

icaru 2017-05-17 20:01   좋아요 1 | URL
알라딘굿즈는 그냥 사랑이죠! 라~ 우아 근사한 캐치프레이즈 같으네요! 알라딘굿즈 때문에 알라딘서재를 맴도는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이유가 그것뿐이기야 하겠냐만 영향 관계는 확실히 있어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