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어 정리

 

미국 명문 사립대학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이나 케임브리지 대학의 기숙캠퍼스(residential college·RC) 개념에서 출발해 지금의 모습으로 발전해 왔다. 기숙캠퍼스란 용어는 우리나라에 없는 개념으로 단순히 전교생이 기숙사 생활을 한다는 의미를 넘어 모든 동료 학생이 기숙사뿐 아니라 강의실·식당에서도 배움을 주고받는 시스템을 뜻한다. 지식을 제대로 습득하기 위해서는 한 학기당 30~40시간 강의로 끝나서는 안 되고, 생활하면서 자연스럽게 배운 지식을 토론하며 반복해야 한다는 개념이다. 교수가 일방적으로 전달하는 지식보다 주위 환경과 동료 학생으로부터 얻는 지식이 더 중요하다는 논리가 깔려 있기도 하다.


 미국 대학이 이런 독특한 기숙사 시스템을 바탕으로 학부중심교육에서 가장 큰 가치를 두는 부분은 기초학문의 융합교육(Liberal arts education)이다. LAC는 최근 들어 전체 미국 대학의 트렌드가 됐다. 이는 현대사회의 빠른 변화와 관련이 있다. 에릭 슈밋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2010년 “우리는 2003년까지 만들어진 모든 정보와 같은 양의 정보를 이틀마다 새로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아마 지금은 정보가 만들어지는 속도가 더 빨라졌을 것이다. 이렇게 새 정보가 끊임없이 생성되는 사회에서는 어떤 새로운 정보도 1~2년은 지나도 구식이 된다. 최근 2~3년 사이 급성장한 소셜 커머스는 이미 유통과 마케팅의 한 축으로 자리잡고 비즈니스의 새 트렌드를 형성했다. 페이스북·트위터와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정치 판세를 뒤흔들 정도로 성장했다. 이렇게 급변하는 사회에서는 4년간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활용해 살아가는 게 불가능하다. 1학년 때 배운 지식은 졸업하는 순간 이미 구식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거의 대부분의 미국 명문 대학이 추구하는 학부 교육은 단순히 대학에서 전공을 잘 가르치는 게 아니다. 오히려 대학 졸업 후에도 적극적으로 지식을 쌓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강의실과 기숙사·학생식당을 넘어 언제 어디서든 배울 수 있는 하드웨어를 제공하는 것이다. 하드웨어란 넘치는 정보를 골라서 받아들이고 판단할 수 있는 비판 능력, 습득한 정보를 활용해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찾는 논리적인 생각, 자신의 생각을 효과적이고 간결하게 표현할 수 있는 작문 실력과 커뮤니케이션(소통) 기술, 그리고 자신과 반대되는 의견까지 종합해 더 나은 결론을 도출하는 토론 기술 등을 말한다.


 이 같은 기본 하드웨어를 갖춘 후에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얹어 생각의 범위를 넓힌다. 수학·자연과학·인문학·예술·외국어 등 기초학문을 두루 접하며 두뇌를 훈련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국내 대학 교양과목 커리큘럼과는 완전히 다른 접근 방식이다.


 국내 대학에서 교양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A와 B를 섞어 ‘혼합물’을 형성하는 과정이라면, 미국 대학의 학부중심 커리큘럼이 추구하는 건 A와 B가 화학작용을 일으켜 전혀 새로운 특성을 지닌 C라는 ‘화합물’을 만드는 것이다. 다양한 학문의 융합을 통해 전혀 다른 분야에서 창의적 접근을 시도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셈이다.


 17세기에는 사물의 관찰을 미술가가 했다. 갈릴레이는 망원경으로 관찰한 달 표면을 미술 지식을 바탕으로 해석해 ‘달 표면이 고르지 않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한다. 이처럼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학문이 결합해 창의적 결론을 도출하도록 돕는 게 LAC에서의 ‘소프트웨어’다.


 탄탄한 하드웨어에 고성능 소프트웨어가 탑재되면 응용프로그램을 설치해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 마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액티브X(active X)를 설치하는 식으로 사용자 개개인에게 맞는 맞춤 환경을 만들어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과 같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경쟁자보다 빠르고 효과적으로 정보를 취사선택하고 창의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발판을 대학에서 만들고, 사회에서 새로운 분야를 끊임없이 배우는 것이다.


 대학은 더 이상 지식을 전달하는 장소가 아니다. 오히려 동료 학생과 토론하며 평생 학습을 위한 하드웨어를 갖추도록 도와야 한다는 게 미국 명문 대학의 공통된 생각이다. 일부 명문 대학이 재학생뿐 아니라 일반인에게도 녹화 형식으로 강의를 공개하는 것도 이런 생각이 깔려 있다.


 미국 대학 트렌드가 점차 학부교육으로 쏠리다 보니 학부중심대학(LAC) 외에 대학원 위주의 대형 연구대학도 이런 흐름을 따라잡으려고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학부중심교육은 태생적으로 소규모 대학에서 효과가 극대화된다. 비판적 토론과 논리적인 사고, 탄탄한 작문 실력은 소규모 클래스에서만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RC 시스템 역시 교수진과 재학생이 한데 어울릴 수 있는 가족적 분위기의 소규모 캠퍼스에서 성과가 가장 높다. 교수진은 주로 각자의 연구 프로젝트에 집중하고 학부 강의는 한 학기에 1~2개 정도로 제한하는 대형 연구 대학과 달리 LAC 교수진은 다수가 대학 캠퍼스 내에 살며 학부생 지도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MIT나 UC 버클리 대학 등 대형 연구 대학 1학년 강의에 학생 700~800명이 모이는 건 흔한 일이다. 심지어 교수가 보이지 않아 옆 교실에서 실시간 스트리밍으로 모니터를 통해 강의를 듣기도 한다. 하지만 연구보다 교육에 집중하는 LAC에서는 1학년 때부터 20~30명 이내의 소규모 강의가 이뤄진다. 또 대부분 강의를 조교가 아닌 정규 교수진이 담당한다.

 최근에는 대형 연구 대학에서도 높은 수준의 학부중심교육을 제공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예일대학에서는 전체 학부생을 기숙사 단위의 소규모 그룹으로 나눈다. 집중적인 기초교육을 하도록 전통적인 영국의 RC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이다. 대형 대학이지만 교수진을 확충해 교수 1인당 학생 비율을 낮추려는 노력도 많다. 이렇게 낮아진 교수 대 학생 비율은 세미나 형태의 토론식 수업으로 이어진다. 현재는 대부분의 미국 명문 대학이 세미나 강의를 개설해 모든 1학년 학생이 소규모 수업에서 작문, 토론 실력을 쌓은 후 2, 3학년으로 넘어갈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이런 변화와 함께 전통적인 명문 대학은 각 대학의 특성을 살리기 위한 노력도 동시에 하고 있다. 미국 대학은 대학별 특성이 명확하다. 오로지 성적 순으로 입학이 결정되기 때문에 입학생의 수능 커트라인이 곧 대학의 수준이 되는 국내 대학과는 다르다. 흔한 이야기지만 예일대학에 합격하고도 소규모 LAC인 윌리엄스 등에 진학하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만큼 미국 명문 대학의 교육수준이 상향 평준화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대형 연구 대학이 LAC의 교육 커리큘럼을 따라가며 소규모 대학의 장점을 최대한 흡수하려고 한다면 소규모 LAC는 소규모 캠퍼스에서 피할 수 없는 단점들을 지역 내 LAC의 연합으로 극복하는 중이다. 다양한 분야의 장서를 고르게 갖춘 대규모 도서관, 첨단 시설의 헬스센터, 야구장 등 체육시설을 공유하며 대형 대학 시설에 뒤지지 않는 훌륭한 환경을 제공한다는 얘기다. 또 상대적으로 학문적 다양성(전공)이 떨어질 수 있기 때문에 특정 분야에 두드러지는 강점을 가진 대학끼리 연합해 학기 중에도 다른 대학 캠퍼스에서 자유롭게 강의를 수강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런 교차 수강 정책(cross-registration)은 국내 대학의 학점 교류와는 다르다. 방학이나 특정 학기에 한정되는 게 아니라 언제든 해당 대학 재학생처럼 등록해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클레어먼트 컨소시엄


학부중심교육

학부중심교육이라는 개념은 한국에서 잘못된 의미로 쓰이고 있다. 한국에 이런 개념의 교육방식이 없어 이 의미를 온전히 전달하는 용어를 만들지 못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리버럴 아트(Liberal arts)가 교양과목 또는 인문학·문과 등의 단어로 소개되곤 한다. 영어사전의 공식 번역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아트(Arts)라는 단어로 인해 예술 프로그램으로 오해받기도 한다. 하지만 이는 실제 의미와 동떨어진 완전히 잘못된 번역이다.


 학부중심교육은 수학·자연과학·인문학·사회과학·예술 등 기초학문의 학제간 학습, 그리고 이를 위한 토론이나 작문 교육에 집중하는 종합적인 교육 커리큘럼을 의미한다. 수학·과학·철학·미술에 이르는 다방면의 재능을 보인 레오나르도 다빈치나 화가이자 조각가·건축가·시인이었던 미켈란젤로를 떠올리면 된다. 라틴어 ‘artes liberales’는 중세사회의 자유로운 시민으로서 필요한 기본 요소를 의미한다. 현재 학부중심교육의 목적 역시 비슷하다. 리버럴 아트(Liberal arts)는 인문학이나 교양과목이 아닌 모든 기초학문을 아우르는 학제간 커리큘럼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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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는 99% 엄마의 노력으로 완성된다
장병혜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어찌하여 지금에서 읽게 되었는지 그 시점이 아쉬울 만큼 잘 풀어써 준 육아 교육서이다. 2003년 1쇄를 발행하였다.

 

이승만 정부 시절 국무총리의 셋째 딸로 자라, 열아홉에 미국 유학을 가서 아이 셋을 둔 중국계 미국인 교수와 결혼. 학업을 병행하면서 삼남매를 훌륭하게 길러낸 에세이.


부모가 먼저 바로 서야 한다는 것, 아이들에게 집안일을 시켜야 한다는 것,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려 하지 말고, 아이들이 하는 말을 들어 주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점 등을 다시 한번 새긴다.


형제 자매에 대한 조언도 값지다.

형제 혹은 자매는 부모가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을 서로에게 줄 수 있다. 세대 나름의 가치관을 공유하며 돈독함을 유지한다던지....


형제가 있다. 아버지는 두 아이에게 낚시를 가르치고, 셋이 함께 낚시를 다녔다. 두 아이중 낚시에 소질을 보이는 쪽은 동생이다. 시간이 흘러 형제는 각기 자신의 인생을 살아간다. 형은 학자로 성공했고, 동생은 기자가 되었다. 그런데 어느 날 동생이 형에게 말한다.

“나는 항상 형이 부러웠어. 아버지는 형만 인정하거든.”

그 말을 들은 형이 동생에게 이야기한다.

“그렇지 않아 아버지는 너를 더 좋아하셨어. 네가 낚시를 더 잘하잖아.”

흐르는 강물처럼, 영화 내용이다.

낚시 잘하여 인정받는 동생의 모습을 보며, 그 콤플렉스를 이기기 위해 공부에 전념한 형, 그러나 아버지 뜻대로 성공하여 인정받는 형과 자신을 비교하는 동생.


지금도 기억나는 가문의 영광에 나왔던 (내가 재밌다고 생각하는) 임형준이라는 배우가 토크쇼에 나와서 한 말이 있다. 형하고 자기 이렇게 형제를 둔 집이다. 어머니가 언제부터인가 항상 하시던 말씀은 “사주를 보면 내가 전생에 한 녀석에게만 효도를 본다더니.” 였다고.

형이 어머니를 섭섭하게 하실 때는 자신에게 그 말씀을 하시고, 자신이 잘못하는 게 있을 때는 형에게 말씀하셨다는데, 그 말이 웃기면서도 어딘지 뼈가 있었다.

생각해보니, 우리 어머니도 사남매에게 저 비슷한 말씀을 많이 하셨고.


형제는 가장 가까운 동반자임과 동시에 경쟁을 한다. 시너지 효과를 낼 수도 있지만, 부모의 생각 없는 행동은 아이들 감정을 해치고 상처를 주는 역효과를 불러오기도 한다.


하루하루 새긴다. 아이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되자고. 아이들과 의미 있고, 교육적인 뭔가를 도모하자는 게 아니고, 아이들이 노는 옆에서 지켜봐 주고 머물러 주는 사람들으로써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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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의집 2013-02-21 2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난 번에 사진 없었는데, 제가 이 리뷰 읽고 덧글 달려는데 애들이 그 때 뭐 해달라고 해서 못 달고 알라딘 나갔었거든요~ 첫째인가요?

icaru 2013-02-22 09:03   좋아요 0 | URL
무슨 말씀 해 주시려 하셨을까나..
둘째요~ 자세히 보면요~ 몸 실루엣이 둥글둥글하니 아기 느낌이 아직 남았죠?

기억의집 2013-02-22 10:21   좋아요 0 | URL
첨엔 둘째예요?라고 썼다가 다시 첫째로 바꿨어요. 둥글둥글하니 체격이 둘째 같기는 했어요. 흐흐 이쁘네요. 혼자 책 보는 게 무슨 그림책일까요?

icaru 2013-02-22 11:23   좋아요 0 | URL
교원에서 나온 월드픽처북인데,,, 중고로 들여서 두 애가 잘 봤어요 ^^
근데,,, 기억님 서재이미지 엄청 기발해요~ ㅋㅋㅋ 센스있어!

기억의집 2013-02-22 22:28   좋아요 0 | URL
친구 카카오스토리에 올린 이미지~ 빌려왔어요^^
 
Little Critter Storybook 10종 Set (Paperback 10권 + MP3 CD 2장) Little Critter Storybook (Book + CD) 1
Mercer Mayer 지음 / HarperCollins / 2008년 7월
평점 :
품절


유치에서 초등저학년의 아이들이 정서에 공감할 만한 소재로 쉽고 재미있게 읽기를 배울 수 있는 책이다. 리틀 크리터는 25년 이상 매우 오랫동안 사랑받는 캐릭터로도 유명하고 동물원, 박물관, 캠핑장, 교실, 친척집 등에서 벌어지는 친숙한 소재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크리터의 성장이야기에 귀기울이다 보면, 학습적 영역까지 망라하게 된다. 그러나 이 책은 최근에 시리즈로 재구성되어 나온 관계로, First Readers 시리즈 각 권 뒤에 수록되어 있었던  수학, 파닉스, 리딩, 철자, 쓰기, 문법으로 연계되는 액티비티(Activity) 가 빠져 있으나, 스토리는 보다 정교하게 분량면에서도 강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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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부르는 숲 - 미국 애팔래치아 산길 2,100마일에서 만난 우정과 대자연, 최신개정판
빌 브라이슨 지음, 홍은택 옮김 / 동아일보사 / 2008년 3월
평점 :
구판절판


살아남을 수 있다는 보장을 전제하고, 일생에서 딱 한 번이라도 좋으니, 정면으로 죽음과 대면하고 싶다는 생각을 해 본 적이 있는지.


나는 그냥 민둥민둥 심심한 산들을 좋아하지, 절경에다가 험악한 악산을 등반하는 것은 좋아하지도 즐기지도 않는다. 험악한 악산이라, 기억나는 등반은 지당하게도 십수년 전 2박 3일 코스로 지리산 등반이다. 같이 갔던 선배들이 사고 위험이 많은 험한 등반이 될 거라고 엄포를 놔서, 크고 작은 봉우리를 오르락 내리락 하면서 매순간을 긴장하며, 발을 디뎠던 기억이 난다. 엄청난 양의 땀을 쏟고, 갈증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마어마한 물을 마셔대고, 배낭은 무겁고, 힘들게 정상에 올라서서 고목에 걸린 운무를 내려다보며 철푸덕 앉아서 담배 한 가치를 피우는 사람들이 무지 부러웠던 기억도. 잠은 텐트를 치고, 별빛 아래서 잤다. 한여름이었지만, 겨울 파커를 껴입고, 냉기가 올라오는 바닥에 이랑곳하지 않고, 눈감기가 무섭게 잠이 들곤 했다.

노고단에서 시작해 돼지평전, 토끼봉, 새석평전을 거쳐 뱀사골(당시 여명의 눈동자라는 드라마가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고 난 다음 해라, 많이 유명해져서 찾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천왕봉으로 해서 마지막 날 산을 내려오다가 진주 어디메쯤, 일듯 사람이 사는 작은 마을을 처음 봤을 때, 그 반가움은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살아 돌아와 만나는 것과 맞먹을 수 있을 정도였다.

크고 작은 등산 혹은 등반 경험 이후로, 완주! 정상 정복! 이런 데 연연하지 않게 되었다. 악산을 정복하는 희열 같은 거 굳이 내가 체험해야만 맛인가, 이런 식(빌 브라이슨의 책을 읽는 등의, 하긴 이 아저씨도 엄밀하게 말하자면 애팔래치아 종주에 성공했다고 보긴 어렵다.)의 대리 만족으로도 감지덕지다.

다시 책 이야기로 돌아와서, 이 책은 지적이고, 우스꽝스럽고, 간결하며, 구비구비마다 기막힌 반전까지 갖추고 있다. 게다가 이 책에서 양장피 겨자 소스와 같은 역은 브라이슨의 등반 동반자 ‘카츠’다.

이이가 산에서 펼치는 대책없는 어떻게 보면 엉뚱한 돌아이 같은 짓. 하하....! 처음엔 브라이슨의 동반자로서는 맞지 않는 우려하는 마음까지 들었으나, 점점 브라이슨에게 뿐만 아니라, 카츠에게까지 감정 이입하고 있는 나를 보게 된다.

등반의 마지막(중도 하차)이 될 것임을 예고하던 날 브라이슨과 카츠의 대화다.

“하지만 나는 술을 좋아하거든. 어쩔 수가 없어. 내 말은, 브라이슨, 나는 그걸 사랑해. 그 맛을 사랑하고 2병을 마셨을 때 취하는 기분을 사랑하고, 냄새와 선술집의 분위기를 사랑해. 나는 음담패설과 주변 당구대에서 공이 부딪치는 소리. 밤에 술집의 어둠 침침하면서 푸른빛 도는 분위기를 그리워했어. 내 앞에 기다리고 있는 것의 전부는 TV 디너뿐이야. 마치 만화속의 한 장면처럼 끊임없이 늘어선 그게 춤추며 나한테 다가와. TV 디너 먹어 본 적 있어? 정말 쓰레기야. 그리고 정말 삼키기 힘들어. 그걸 보면 때때로 내가 바보 멍청이라는 생각이 들어. 그런데 도대체 어떻게 된 줄 아니? 지금은, TV 디너를 먹을 수 있다면 살인이라도 저지를 기분이야. 정말 살인을 할 수 있다고.”


그렇게 해서, 그들은 트레일을 포기한다. 그렇지만 그들은 시도를 했다!!!!! 어쨌든 많은 경험을 축적했다. 비록 짧은 기간이나마 자랑스럽게도 몸이 날렵하고 튼튼해졌다. 삼림과 자연, 그리고 숲의 온화한 힘에 대해 깊은 존경을 느꼈다. 그게 중요하다.


인생이 그러하듯 트레일 또한, 지겹지만 여전히 이상하게도 그것의 노예가 되어 버리는, 지루하고 힘든 일인 줄 알았지만 불가항력적이 되버리는, 끝없이 펼쳐진 숲에 신물이 났지만 그들의 광대무변함에 매혹되고 마는, 그만두고 싶지만, 끊임없이 되풀이하고 싶기도 한 것. 침대에서 자고 싶기도 하고, 텐트에서 자고 싶기도 한 것, 봉우리 너머에 무엇이 있는지 보고 싶으면서도 다시는 봉우리를 안 봤으면 싶은 것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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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섬 2013-02-18 21: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천왕봉에 세번을 올랐는데, 힘들었던 기억보다 좋았던 기억이 더 많았어요. 지금은 가물가물 잘 기억나지 않지만요. 아이들 크면 남편이랑 애들 데리고 지리산 가자고 했는데, 과연 지금의 체력으로 가능할지 모르겠어요. 평소에 운동을 좀 해야하는데 너무 게을러요.ㅜㅜ

icaru 2013-02-19 09:59   좋아요 0 | URL
그날을 위해 꿈섬 님 체력을 갈구 닦으셔야겠네요~ 저도 가족들과 험준하지는 않은 명산 등반하는 게 로망인데, 일단 아이아빠가 비협조적이라서 ^^;;;
가족이라는 전제를 못 달아요!
천왕봉을 세번 씩이나 라니, 저는 노고단만 두 번 ^^;;; 위에 적은 한번만 제대로 된 등반이었고, 나머지 한 차례는 미혼 시절 여름 휴가 때, 노고단까지 차 타고 올라갔다가, 하산할 때 화엄사인가요? 거기까지 줄곧 내리막길만 갔던 거요. 그게 오르락내리락 해야 무릎에 무리가 안 가는데,,, 내려오기만 하니까 무릎 절단 나더라고요~

기억의집 2013-02-21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산 싫어해요~ 애아빠가 주말마다 산에 가자고 하는데,,, 전 그 말이 너무 싫어요. 도대체 왜 헉헉대면서 산에 오르는지..집에서 잘래~ 이래요.

저 책은 아주 오래전에 읽었는데, ㅋㅋ 저는 덤앤더머인줄 알았어요~

icaru 2013-02-22 09:05   좋아요 0 | URL
덤앤더머 ㅋㅋㅋㅋㅋ
전, 남편이 가자고 했으면,, 주말마다 올랐을 듯요.. 현실의 남편은 절대 산에 가자 할 부류가 아니므니닷..
하긴 저도 사람 버글대는 산은 싫은데, 대개의 서울경기소재 산은 사람이 버글대니...
 

결혼육아

워킹맘의 첫아이 초등학교 보내기

베스트베이비|입력2013.02.14 0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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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순간, 육아와 일을 병행하던 워킹맘에게는 또 하나의 새로운 숙제가 생긴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보다 수업을 일찍 파하고 교과 학습, 방과 후 시간 관리, 교사와 다른 학부모들과의 관계 등 신경쓸 일이 더욱 많아진다. 고민 많은 워킹맘을 위한 실전 준비 플랜.

point 1 수업 준비물은 학교 앞 문방구에서 해결

수업에 필요한 준비물은 모두 학교 앞 문방구에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색종이, 수수깡 같은 기본 미술 재료는 물론 개미나 초파리 같은 것까지 수업에 필요한 준비물은 다 갖추고 있다. 아이가 알림장 내용을 제대로 못 적어왔거나 아이와 통화하지 못했다면 문구점에 전화해 물어보는 것도 요령. 초등학교 앞 문구점 주인들은 다음날 몇 학년, 몇 반의 준비물이 무엇인지 대부분 파악하고 있다. 평소 동네 문구점 주인과 친하게 지내는 것도 좋은데, 준비물을 미처 준비하지 못했을 때 전화해서 아이에게 챙겨주게끔 부탁할 수도 있다. 구하기 쉬운 준비물이더라도 아이의 하교 시간에 맞춰 아이와 통화해서 해당 물품을 사가지고 퇴근하는 게 좋다. 아이가 어느 정도 학교 생활에 적응하면 하굣길에 아이가 직접 문구점에 가서 준비물을 구입하게 하는 것도 방법. 수업 준비물은 엄마가 챙겨주는 것이 아니라 자기 스스로 챙겨야 한다는 걸 배우는 기회도 된다.

point 2 기본적인 학용품은 넉넉하게 사둔다

각 학교마다, 반마다 준비물은 제각각이지만 일기장, 알림장, 공책, 종합장, 색종이 등 수시로 쓰는 학용품은 정해져 있다. 이런 것들은 넉넉하게 사두고 필요할 때 챙겨주면 엄마나 아이나 한결 편리하다. 지우개, 가위, 풀 등 아이가 자주 잃어버리는 품목도 마찬가지. 단, 한꺼번에 많은 학용품을 보여주면 헤프게 쓸 수 있으므로 아이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에 보관하고 필요할 때마다 꺼내줄 것. 수업 준비물 중에는 집에 있는 재활용품을 가져오라는 경우가 종종 있으니 평소 페트병이나 우유팩, 두루마리 화장지 속대, 과자상자 등 재활용품은 버리지 말고 따로 모아두는 것이 좋다.

point 3 학교 홈페이지에 자주 들른다

대부분 학교에서 홈페이지를 개설해 다양한 교내 정보를 소개하고 있다. 특히 학급별 페이지에 들어가 보면 아이들에게 적어 보낸 알림장 내용, 학교 행사 정보, 월·학기별 학습계획표 등을 확인할 수 있어 학교에 자주 찾아갈 수 없는 워킹맘에게 유용하다. 전화 통화를 할 만큼 중요한 일은 아니지만 궁금한 점이 있을 때 글을 올려 학교생활을 문의할 수도 있다. 이때 과도한 축약어, 이모티콘, 비표준어 등은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point 4 돌봄교실을 활용한다

'엄마품 온종일 돌봄교실'은 맞벌이 가정에 도움을 주고자 정부에서 지원하는 제도다. 학교마다 약간 차이는 있지만 부모의 출퇴근 시간을 고려해 이른 아침부터 저녁 늦은 시간까지 아이를 돌봐준다. 대개 아침 돌봄교실(오전 6시 30분~9시), 오후 돌봄교실(방과 후~오후 6시), 저녁 돌봄교실(오후 6~10시)을 운영하며, 주5일 수업제 전면 도입으로 토요 돌봄교실(오전 8시~오후 1시)도 생겼다. 돌봄교실에서는 아이에게 간식이나 식사를 제공하고, 방과 후 숙제와 특별활동 등도 지도하므로 워킹맘들에게는 반가운 소식. 단, 저소득층 자녀에게 우선 기회도 있고 비용도 무료인 반면, 일반 맞벌이 가정은 급식비나 간식비, 특별활동비를 부담해야 한다. 또한 돌봄교실을 운영하지 않는 학교도 있으므로 입학통지서를 받은 학교에 돌봄교실 운영 여부를 미리 확인한다. 어린이집과 마찬가지로 돌봄 전담교사의 경력이나 자질에 따라 '돌봄의 수준'이 차이가 나므로 해당 학교에 아이를 보내고 있는 선배 워킹맘에게 미리 조언을 구하는 게 좋다. 육아도우미를 구하는 중이거나 방과후학교와 돌봄교실의 스케줄이 잘 맞지 않는다면 입학 후 1~2주 정도는 퇴근 전까지 아이가 다녔던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약간을 비용을 지불하고 맡기는 방법도 있다.

point 5 퇴근 후와 주말 시간을 알차게 쓴다

아이와 함께 보내는 시간이 부족한 워킹맘은 아이 숙제를 봐주는 것도 만만치 않은 일이다. 일단 아이의 하교 시간에 전화를 걸어 아이가 숙제를 미리 끝내도록 지도하고 퇴근 후 제대로 했는지 확인하면 효율적이다. 아이 혼자 한 숙제 내용이 부족하더라도 일단 잘했다고 칭찬해주자. 부족하거나 틀린 내용은 아이와 함께 고치면 된다. 아이의 교과 진도 상황이나 밀린 공부는 주말에 살피는 게 좋다. 학교나 학원의 진도 상황을 살피고 학습지 등 밀린 것을 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메우도록 한다. 또 하나, 아무리 바쁘더라도 퇴근 후 10분 정도 짬을 내어 하루에 한 권씩 동화책을 함께 읽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다. 애착 형성에 도움이 되는 것은 물론 독서 습관 형성과 받아쓰기 대비에도 그만이라는 게 현직 교사의 조언. 이때는 엄마와 아이가 등장인물의 역할을 나누어 맡는다던지, 엄마는 왼쪽 페이지, 아이는 오른쪽 페이지를 읽는 등 번갈아가며 소리내어 읽는 연습을 하면 더 효과적이다.

Q 교육에 열성적인 전업주부 엄마들이 워킹맘을 별로 안 좋아한다고 들었어요. 일하면서 전업맘들과 잘 지내는 방법을 알려주세요.

학부모 모임에 몇 번 빠지면 전업주부 엄마들끼리 친분이 두터워져 알게 모르게 소외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전업주부들이 공유하는 학교 소식이나 학원 정보를 놓치기 쉬운 것도 워킹맘들을 불안하게 하는 요소. 엄마들끼리 친하면 아이들도 자연히 친해지게 되므로 우리 아이만 겉돈다고 느낄 수도 있다. 이럴 때는 아이와 같은 반이면서 집도 가까운 전업맘과 친하게 지내는 게 유리하다. 급할 때 이런저런 부탁을 하기도 편하고 부득이한 경우 아이를 잠깐 맡아달라고 부탁할 수도 있다. 하지만 모든 인간관계가 그렇듯 마냥 받기만 할 수는 없는 법. 주말 연극 공연이나 전시회 표를 준비해 함께 관람한다든지, 아이들이 모여 놀 때 회사에서 전화로 피자나 햄버거 등을 배달시켜준다든지, 한 달에 한두 번 정도는 그 집 아이의 준비물까지 함께 준비해 아이 편에 보낸다든지 식으로 '워킹맘으로서' 가능한 일을 하면 된다.

전업맘들이 특히 비호감으로 여기는 부류는 직장일이나 연봉, 직책 등에 관해 늘어놓거나 지나치게 알은척하는 워킹맘이다. 또 과도하게 비굴한 태도를 보이거나 부담스런 친절을 베푸는 워킹맘, 돈을 내면서 유난히 생색을 내는 워킹맘도 기피 대상. 대화할 때 말을 하는 쪽보다는 이야기를 경청하는 쪽이 호감을 불러일으키고 그만큼 친해질 기회를 만들 수 있음을 잊지 말자. '부족하기 때문에 고수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솔직히 도움을 요청하는 태도가 가장 바람직하다. 모임에 섞일 자신이 없다면 카페나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을 통해 자연스럽게 안부를 묻거나 자신이 아는 정보를 올려서 관계를 도모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전업맘들과 대화하다 보면 자기들만 아는 축약어나 은어를 사용해 어쩌다 모임에 참석한 워킹맘이 머쓱해하기도 하는데 그럴 필요는 없다. 알고 보면 특별한 정보도 아니고 인터넷 검색을 통해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것들이 대부분이다.

Q 학교 학부모 회의에 꼭 참석해야 하나요?

워킹맘들이 학부모 공식 회의와 사적임 모임까지 빠짐없이 참여하기란 불가능한 일. 하지만 1학년 학기 초의 학부모총회나 공개수업에는 반드시 참석하는 게 좋다. 특히 학부모총회에서는 1년 동안 학교 전반의 주요 운영이나 활동에 참여하는 운영위원회를 꾸리는데 그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같은 반 학부모들과 첫 인사를 틀 수 있다. 이런 공식 자리에 엄마가 오지 않으면 아이에게 무관심한 부모로 찍히는 것은 물론 아이도 위축되므로 꼭 참여할 것. 학부모총회와 공개수업 일정은 갑자기 정해지는 것이 아니니 미리 스케줄을 조정해 직장에 연차나 반차를 내고 참석하도록 하자. 할머니나 이모 등 다른 사람이 참석해도 안 되는 건 아니지만 정작 아이가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Q 담임교사와 상담할 때 어떤 얘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아이를 학교에 맡긴 엄마로서는 교사 앞에서 조심스럽게 마련이다. 학교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없는 워킹맘이라면 심리적으로 더욱 위축되기 십상. 하지만 그럴 필요 없다. 초등 1학년 담임은 대개 신입보다는 어느 정도 경력이 있는 교사가 맡게 돼 있고, 여자 교사들의 경우 본인 역시 워킹맘이라 같은 워킹맘의 입장을 어느 정도 헤아리는 편이다. 보통 4~5월경 학부모 면담을 실시하는데 이때 '워킹맘이라 부족한 점이 많겠지만 최선을 다하겠다. 아이에게 궁금한 점이 있거나 학급에서 내가 해야 할 일이 있다면 언제든 말해달라'는 뜻을 예의바른 태도로 분명히 전하면 된다. 워킹맘뿐 아니라 많은 엄마들이 교사와 면담할 때 거의 질문을 하지 않는다. 하지만 이때는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잘 생활하는지, 수업 태도는 어떤지, 수업 중 과제는 잘 수행하는지, 교우 관계는 어떤지, 잘하는 것은 무엇인지 등을 질문해도 좋다.

Q 아이가 어린데 휴대전화가 필요할까요?

요즘 초등학교 저학년은 한 반에 7~8명, 고학년은 대부분 휴대전화를 가지고 있다. 특히 엄마가 워킹맘이라면 아이가 입학할 때 사주는 빈도가 좀더 높은 편. 아이가 학교 수업 후 학원에도 가야 하므로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다. 이때는 아이에게 휴대전화를 사주되 스마트폰보다는 통화 기능만 있는 피처폰을 사주는 게 좋다. GPS를 이용한 '알리미 서비스'를 이용하면 1시간 단위로 아이의 위치를 문자로 알려주어 직장에서도 불안하지 않다. 아이가 하교는 잘했는지, 학원에 잘 도착했는지 궁금하더라도 수시로 전화하는 것보다 '몇 시쯤 통화하자' 식으로 약속하고 그 시간에 규칙적으로 통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Q 하교 후 아이가 간식을 사 먹고 싶어 하는데 돈을 줘도 괜찮을까요?

어릴 때부터 경제관념을 심어준다는 점에서 아이 스스로 용돈 관리를 하게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아직 어린아이에게 큰돈을 주는 건 삼가야 한다. 돈을 많이 가지고 다니면 고학년 아이들의 표적이 되기도 쉽고, 친구들 사이에서 '돈 많은 아이'로 인식돼 이것저것 사달라는 부탁을 받기도 한다. 용돈을 줘야 한다면 엄마에게 공중전화를 거는 등 긴급한 상황에 대비하는 정도의 액수가 적당하다. 아이가 하교 후 간식을 사 먹고 싶어 한다면 아이와 상의해서 가까운 슈퍼마켓이나 분식집을 정해놓고 외상이나 선불을 하는 방식도 있다. 단, 아이가 금액에 관계없이 사 먹게 하기보다는 선택할 수 있는 메뉴나 품목을 한정하여 먹게 하는 게 좋다.

Q 1학기 때는 대부분 엄마가 학원에 바래다주고 데려오는데, 엄마 없이 학원에 보내도 될까요?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면 퇴근 시간까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아이를 돌봐주던 때가 얼마나 마음 편했는지 새삼 깨달았다고 말하는 워킹맘들이 많다. 특히 입학을 하는 3월에는 오전 11시 전에 수업을 파하기 때문에 아이를 데려가고 학원에 보내려면 보호자가 필요하다. 처음 학교에 입학하면 아이가 낯설고 힘들어하기 때문에 엄마가 옆에서 챙겨주는 게 좋으니 연차를 아껴두었다가 이때 많이 쓰는 게 방법. 몇 번 아이를 학원에 바래다주고 데려오면서 동선을 익히게 하면 그 뒤로는 아이 혼자서도 잘 다닐 수 있다.

만약 엄마의 퇴근 시간이 일정하다면 육아도우미 없이 학원에 보내는 것으로도 방과 후 시간을 해결할 수 있는데, 잘 가르친다고 소문난 곳보다는 집에서 가까운 곳에 보내는 게 현명하다. 입학 전 주말을 이용해 다닐 학교와 학원에 미리 가보고 동선을 짜는 것도 좋다. 만약 학원 2~3개를 다닌다면 최대한 가깝고 아이 혼자 큰길을 건너지 않는 동선을 짜는 것이 바람직하다. 퇴근 시간이 일정치 않다면 아이의 학교 혹은 학원 픽업부터 퇴근 시간까지 아이를 돌봐줄 육아도우미를 구하는 게 마음 편하다. 초등학교가 밀집된 아파트 단지에는 학교나 학원 수업이 끝난 초등학생들을 집에 데려가 간식도 챙겨주고 숙제도 봐주는 '프로 도우미'를 구할 수 있으니 도움을 받는 것도 좋을 듯.

Q 워킹맘은 아이를 사립초교에 보내는 게 낫다고들 하는데 사실인가요?

사립초등학교 1학년의 경우 정규 수업은 오후 1~2시, 방과후교실까지 보내면 오후 3~4시까지 학교에 머물게 된다. 이런 점 때문에 워킹맘은 아이를 사립초등학교에 보내는 것이 유리하다고 여기지만 돌봄 교실이 끝난 후에는 따로 셔틀버스를 운행하지 않기 때문에 오히려 워킹맘이 더 못 보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아무래도 공립학교 끝나고 아이를 학원으로 돌리는 것보다 학교에서 교사, 친구들과 있는 게 안심이 되는 면이 있다. 또한 준비물 및 학습 교구도 학교에서 준비해주는 경우가 많고 청소, 급식 등의 활동도 학교에서 대신하는 편이어서 워킹맘들의 스트레스가 적은 것도 사실이다.

Q 아이들 예체능 교육은 친한 엄마들끼리 팀을 짜 진행한다던데….

1학년 때는 그룹을 지어 운동을 함께 시키는 경우가 많다. 남자아이들은 축구, 여자아이들은 수영이나 인라인스케이팅을 배우면서 친구들과 친해진다. 학습은 1학년 때는 각각 단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이 묶이기가 어렵고 2학년 올라가기 전 겨울방학 때부터 학습을 위한 그룹 모임도 이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주로 평일에 마음에 맞는 전업맘들을 중심으로 팀을 짜는 예체능 그룹 과외는 워킹맘들에게는 그림의 떡. 그때는 같은 반 학부모 중 비슷한 처치의 워킹맘들을 모아 주말을 공략하는 게 낫다. 사실 전업맘, 워킹맘에 따라 아이들 그룹이 지어지는 게 초등 저학년일수록 심하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엄마의 상황이나 성향보다는 '아이들'이 중심이 된다는 게 선배맘들의 귀띔. 즉, 우리 아이가 학교에서 교우 관계가 좋고 공부도 잘하면 워킹맘이더라도 자연스럽게 전업맘들의 '콜'을 받는 게 사실이다.

◆ 초등 입학 전 미리 익혀두면 좋은 것

1. 가위질 1학년 아이들은 칼보다 가위를 많이 사용한다. 우선 아이가 안전하게 사용할 만한 안전가위를 준비하고, 아이가 왼손잡이라면 왼손잡이용 가위를 장만한다. 1학년은 수업 시간에 가위질을 많이 하므로 선을 따라 예쁘게 가위질하는 연습을 시키면 도움이 된다. 단, 선을 벗어나면 큰일 날 것처럼 강박감을 심어주는 태도는 삼간다. 1학년 때는 미술 관련 숙제가 많은 만큼 미술학원을 꾸준히 다녀두면 표현력에 대한 자신감이 길러져 학교 수업을 잘 따라가고 상을 받을 기회도 많다.

2. 시계 읽기 정각과 30분 단위로 시계 보는 법을 가르친다. 1학년 과정에서는 이 정도만 알아도 문제없다. 10분 단위 이상은 2학년 과정에서 배우므로 완벽하게 가르치려고 너무 힘들이지 않아도 되지만 시계를 원활하게 볼 수 있으면 학교생활 적응에 유리하다.

3. 줄넘기, 훌라후프 초등학교 입학 전 예체능을 익혀두면 학교생활에서 여러 가지 이점이 있다. 보통 1학년 체육은 줄넘기나 훌라후프를 등 기초적인 운동을 배운다. 태권도, 수영 등을 꾸준히 배우는 것도 좋지만 줄넘기나 훌라후프를 익혀두면 아이가 자신 있게 과제를 수행하고 꾸준히 하다 보면 체력도 좋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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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 2013-02-18 16: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카루 님도 큰 애 초등들어가죠?
예비 소집일에 가니깐 저 책을 주더라구요.
정말 모르는 내용들이 많아서 유용했어요.

애들 아침 등교가 8시 20부터라는데 저는 8시에 집에서 나와야 하고,
그 빈 20분이 난감합니다. 2주 있음 개학인데 아직도 대책없이 이러고 있네요. =.=;;

icaru 2013-02-19 10:11   좋아요 0 | URL
저도 예비소집일에 가면, 반을 알려 준다든가 특별한 전달사항이 있을 줄 알았는데, 취학 통지서 내고 끝이었어요.
학교 가던 날 몸살이 심했었는데, 교문을 지나서도 건물이 보일 때까지 한참을 걸어들어갔었거든요. 추적추적하는 날씨 때문이었을까 시원찮은 몸 때문이었을까 갑자기 울컥 했는데, 이것은 뭘까 멈추지 않는 딸꾹질처럼 흑흑 어깨를 들썩거렸네요. 내 의지와 상관없이. 참 묘하대요.

빈 20분 우짜죠~ 주변사람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해요!!! 아우..

꿈꾸는섬 2013-02-18 21: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학준비로 바쁘시군요.^^
막상 보내고나면 아이들 스스로 잘 해나갈거에요.^^

icaru 2013-02-19 10:24   좋아요 0 | URL
전, 작년이었나요? 꿈꾸는섬님 입학 앞두고 쓰셨던 페이퍼가 아직도 기억나요~ ㅎ읽으면서 나도 1년 후면, 이런 느낌 이런 심정이겠다 했는데, 1년 참 짧고도 기네요~
책가방 이야기 하신 것도 끄덕끄덕했어요. 유치원처럼 일괄 지급됐으면 좋겠다는 초등 아이 가방 가격이 천차만별이라니,,, 하긴 요즘 세상에 뭔들 싶지만... 좀 편하고 아이가 마음에 들어할 만한 디자인이면 됐지 고가의 가방은 돈이 있어도(그럴 상황 될 리야 없지만) 안 사주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