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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피엔스 (무선본) - 유인원에서 사이보그까지, 인간 역사의 대담하고 위대한 질문 ㅣ 인류 3부작 시리즈
유발 하라리 지음, 조현욱 옮김, 이태수 감수 / 김영사 / 2015년 11월
평점 :
절판
올해 초반에도 여지없이 나는 어마무시한 책을 만났다. 지금 읽고 있는 중이라....
60쪽
인지혁명 이후, 사피엔스는 이중의 실재 속에서 살게 되었다. 한쪽에는 강, 나무, 사자라는 객관적 실재가 있다. 다른 한쪽에는 신, 국가, 법인이라는 가상의 실재가 존재한다. 시간이 흐르면서 가상의 실재는 점점 더 강력해졌고,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강과 나무와 사자의 생존이 미국이나 구글같은 가상의 실재들의 자비에 좌우될 지경이다.
그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친 책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라고 한다. 20세기의 가장 예언적인 책이고 근대 서양철학의 가장 심오한 행복 담론이라 생각한다고. 개인적으로 힘과 행복의 관계가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이라고 생각하는데, 이 책이 그의 역사에 대한 이해를 바꿔줬다고.
헉슬리가 그 책을 쓴 것은 1931년 공산주의와 파시즘이 러시아와 이탈리아에 단단히 자리잡고 독일에서 나치의 기세가 커지고 군국주의 일본이 중국 정복 전쟁을 시작하고 온 세계가 대공황에 사로잡힌 때였다. 하지만 헉슬리는 마치 구정물 속에 발을 담그고 있지만, 밤하늘의 별을 바라보고 있듯이 .. 전쟁과 기아와 전염병이 없는, 그리고 방해받지 않는 평화와 풍요, 건강이 있는 미래 사회를 그렸다. 그것은 환락에 완전한 자유를 주는 소비주의의 세계이고 최고의 가치는 행복이다. 진보한 생명공학기술과 사회공학을 사용해 모두가 항상 만족하고 반항할 이유가 없도록 한다. 실제로 헉슬리는 폭력과 공포보다 사랑과 쾌락으로 사람들을 더 안정적으로 지배할 수 있다는 천재성을 보여준다.
조지 오웰의 1984를 읽어보면 그가 끔찍한 악몽 같은 세계를 묘사한다는 것이 분명해지고 유일하게 남는 질문은 '어떻게 하면 저렇게 끔찍한 상태에 도달하지 않을 수 있을까?'다. 뭔가 엄청나게 잘못되었었다는 것은 분명한데 도대체 무엇인지 알 수가 없는 <멋진 신세계의>의 당황스러운 경험이다. 세상은 평화롭고 번영하며 모두가 항상 대단히 만족한다. 무엇이 잘못일 수 있겠는가?
정말로 놀라운 일은 헉슬리가 1931년 <멋진 신세계>를 썼을 때 독자들은 그가 위험천만한 디스토피아를 묘사하고 있음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독자는 그것을 유토피아로 착각하기 쉽다. 왜 이것이 잘못되었는지 아는가?
<멋진 신세계>에 나오는 서유럽의 통제관 무스타파 총통과 평생 뉴멕시코 원주민 보호구역에서 살았음에도 런던에서 셰익스피어나 신에 대해 알고 있는 유일한 남자인 야만인 존의 대화를 읽어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