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이다. 책을 주문하는 것도 그 책들을 기다리며 현재의 피로를 잠시 떨쳐버리는 일도.

일터에서 이사가 있었다. 어디 먼 데로 이동하는 것도 아니고, 한 공간에서 50미터 남짓 떨어진 곳으로의 이동이었는데 말이다. 기역부터 히읗까지 모두 우리들 손으로 해결해야 해서리. 자리배치하고 책상 책장 배열하고, 보관중인 책을 이동시키는 일이었는데, 100여명 정도 되는 인원의 동시 이동인지라, 일주일 전부터 시간나는 대로 버릴 책들을 박싱하여 9상자를 카트에 실어내 가고, 이사 하루 전에는 옮길 책들을 박스에 넣은다음 카트로 복도에 내놓고, 다른 사람들에게 소란스러울까봐 퇴근 시간 지난 시점부터 조금씩조금씩 작업을 하였다. 이사 당일은 인간 기중기내지는 카트 노릇 제대로 했지뭐,,, 먼지 소굴에서.

 

새삼 나 자신에 대해서 느끼는 것은 급한 성질머리 덕분으로 몸을 사릴 줄 모른다는 점이다. 이사가 끝나고 몇일이 지난 지금도 팔뚝과 무릎과 발등에 언제 생겼는지 모를 멍자국, 입술은 부르터서 현재는 새끼손톱 절반만한 딱지가 피딱지가 얹어진 상태이다. 사실 이런 것들은 작은 흔적일 뿐이고, 현재 통증 따위를 동반하는 무엇도 아니므로, 내가 진짜 맛보았던 경지는 신체가 고단하면 잠 또한 푹~ 들 수 없다는 사실이었다. 기름진 중국요리를 먹으며, 고량주 몇 잔을 털어넘겨야만 위약효과가 생길듯한 피로함의 일종이었다.

그리고 주문되어 온 책을 들춰볼 생각으로 고단함을 밀어냈다.

 

그리하여 바야흐로 무사히 끝나서 상쾌후련~.

 

어지간한 교육 육아 서적을 읽다보면, 툭툭 튀어나오는 단골 인용 저자 중에 한 분이 하워드 가드너이고, 그의 저서 다중지능이다.

구입할 생각은 없었고, 어떤 책인지 그러니까 원론적으로 딱딱 구술의 나열이어서 거부감 갖게 하는 아우라를 풍긴다면 굳이 읽겠다고 시름을 떠안고 살아야 할 이유가 없으니 간이나 보자 하고, 도서관에서 대출했다가 앞부분 읽고, 그래~ 소장용이로군, 판단하여 주문하기로 한다.

 

 

 아주 오랜만에 엔돌핀 팍팍 풀가동되는 책이었다. 아직 완독한 것은 아니다만, 어떤 수식어를 갖다 붙여줄까? 내머릿속에서 시냅스 혹은 뉴런이라거나 도파민 등등의 향연??을 연출합니다 쯤..?

 

 

 

요책들은 아주 장기적인 시야를 갖고 구매 결심한 책이다. 달리 말하면, 당장에 읽지 않을 것이나, 내가 아니더라도 가족 중 누군가는 재밌게 읽을 수 있을 것 같은 책이다. 특히 <위험한 과학책>은 작가 따로 있고, 그림 그린 만화가 따로 있나 했더니, 저자가 그림도 그린 것이다. 역시 재주가 많은 사람은 보기에도 흐뭇하다. 작가 약력을 보니 한때 미국항공우주국NASA에서 로봇공학자로 일했다. 현재는 코믹웹툰 ‘xkcd’의 작가로 활동하고 있다고.

 

 

 알라딘 서재 화제의 책들 중에서 한 권 골랐다. 소설책인데, 아무데나 펼쳐도 한 눈에 마음에 드는 구절이 등장하는 책이다.

일테면 지금 내가 펼쳐 놓은 부분은 " 젊다 못해 어렸을 때 스토너는 사랑이란 운 좋은 사람이나 찾아낼 수 있는 절대적인 상태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어른이 된 뒤에는 사랑이란 거짓 종교가 말하는 천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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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5-06-04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스토너]를 알라딘 서재를 통해서 읽었는데, 정말 엄지손가락을 치켜 올리며 `완전 근사하다`를 연발하게 하던 책입니다.

[위험한 과학책]의 저자는 일반 사람 기죽이는 캐릭터네요. 나사에 카툰까지~

손톱은 많이 나으셨나요? icaru님 물불 안 가리고 일하시는 스타일이시군요.
손톱은 낫는데 시간이 좀 걸릴텐데... 아프시겠어요. @@

icaru 2015-06-06 16:27   좋아요 0 | URL
아~~ 스토너 빨리 읽고 싶어라요~ 저는 성향이 위험한 과학책 류가 아니라 스토너 같은 책에 감응하는 사람인듯 합니다. 위험한 과학책 저자 캐릭터 끝장이죠? 유머가 있어서 진정 멋지다는 생각도 들고요... 웅 입술에 피딱지는 확실히 회복이 지지부진하네요... 입술이라는 기관이 잠시도 쉬지를 않아서..@@

북극곰 2015-06-05 09: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간만에 이사했나봐요~? 우린 요즘 너무 이동이 잦아서 저 복직하면 또 다른 층, 다른 자리로 가야해요. 그러니 짐은 아주간소하고 이동도 척척척! 그래도 참고자료 공용짐은 끙~~ 이죠. 몸 잘 추스려용 ^^

icaru 2015-06-06 16:31   좋아요 0 | URL
저도 산휴 들어갔다 오니 자리가 이동되어 있던 기억이 ㅎㅎ;; 맥락에 닿지도 않게 짐 생각이 나네요~역시 노하우가 쌓이셔서 간소하게 언제라도 이사를 떠날 수 있는 상태로 사는 것.. 진정 노하우십니당^^
참고자료 저서 등속의 공용짐 아후ㅡㅡ.;;; 그래도 이번기회에 많이 내다버렸어요 ㅠ.ㅜ;;

붉은돼지 2015-06-05 15: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사히 끝나셨다니 다행입니다.

저도 사무실 이사 몇 번 해봤는데요
이사하고 나면 꼭 뭐가 하나 작동이 안되시거나
문서가 어디로 가셨거나 그랬던 기억이 납니다. ㅎㅎㅎㅎㅎㅎ

icaru 2015-06-06 16:34   좋아요 0 | URL
하하하.. 딱 2년만의 부서 자리 이사였는데요 2년전에 꾸려놨던 박스 봉 뜯지도 않고 다시 고대로~~ 옮겨놓고 ㅎㅎ


책읽는나무 2015-06-10 15: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사를 하셨었군요??
안그려도 며칠전에 제꿈에 님이 나오셨어요??!!
얼굴은 몰라 딱 꼬집어 찾진 못했는데 내가 이름을 부르면서 맞으시냐고?
꿈을 깨고 이상하다~~ 알라디너가 꿈에도 나오네??
신기했어요.^^
그래도 이상해서 안부를 물어본다는 것이 시간이 지났네요.
글을 이제사 읽어보니 이사하신다고 꿈에 나왔나봐요.
건강관리 잘하셔요~~^^

스토너~~
좀 끌리네욤!!
전 장그르니에의 `섬`을 읽다가 제목은 눈에 익은데 내용이 기억안나 다시 펼쳐들었더니 처음 읽는 책이라 여기고 읽다가 알라딘에서 검색하다 혼자서 뜨악~ 했어요.
10년 전 이책을 읽었더라구요??
요즘은 이렇게 치매 수준의 기억력으로 대충 살아가는 느낌이라 참 살맛 안나는 세상이네요.ㅜ

icaru 2015-06-13 18:36   좋아요 0 | URL
하하... 그러고보면 말이죠~ 제 꿈에도 책나무님이 나온 적이 있었던 것 같아요! 맞아요 분명히 있었죠 ㅎㅎ ;; 실제로 뵌 적이 없음에도,, 제 의식에 존재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십니다 하하하..
카스와 멀어지니,,, 물리적 거리를 갖고 있는 친구들도 지인들도 소식 감감하게 살고 있네요 ㅎㅎ;; 그래서 중학신입생 아이를 키우는 엄마의 일상을 어떤 것일까? 상상해 봅니다 하핫,,
아,, 장그르니에 섬은 하물며 어제 읽은 페이지도 다시 보면 새삼스럽구, 읽었나 안 읽었다 한참 더듬어야 하는 그런 종류의 책이 아니던가요~ ㅋㅋㅋ
저두 그랬다요~ 자책은 금물이더랑게요~ ㅎㅎ

문학책을 못 읽구 살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