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던 고향은 꽃피는 자궁
이유명호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4년 4월
평점 :
절판


 

그동안 나는 여성의 몸의 위대함을 모르고, 심지어는 함부로 업신여기기까지 한 사람에 속한다. 죽으면 썩어 없어질 몸 사려서 뭣하나 하며, 생각없이 굴었던 사례들을 이루 헤아리자면 지면이 모자란다. 그간 자학적인 주인장 때문에 내 몸이 얼매나 괴로웠을꼬.


남자에게는 상동기관이 없는 자궁이라는 당당한 장부가 있어 여자의 몸은 육장육부 라고 저자는 주장한다.


자궁은 나의 힘이요 자존심


손가락을 오므려 주먹을 쥐어보자. 무게 60그램, 길이 7센티의 자궁은 주먹만한 깔대기 모양으로 임신을 하며 무려 1000배 가까이 늘어난다. 놀랍도록 튼튼하고 인내심이 강하다. 이 자궁의 근육은 민무늬근으로 내 맘대로 명령을 한다고 움직여주는 것이 아니라 자율의지에 따라 움직이는 불수의근이다. 이런 자궁은 평생에 걸쳐 혈액의 파도가 몰아치는 파란만장하고 변화무쌍한 일생을 보낸다. 평생에 걸쳐 자궁내벽이 수백 번 두꺼워졌다가 떨어져 나가는 순환 주기가 벅차게 반복된다.


독서에는 크게 두 가지 종류가 있을 것이다. 독서 그 자체가 목적인 책읽기와 독서를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하는 책 읽기.


이 책은 전적으로 후자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끝까지 통독하는 것이 중요한 게 아니라 곁에 두고 부분부분 발췌해 읽어보는 데 의의가 있는 책이다. (같은 부분을 두번 세번 읽어도 어찌 읽을 때마다 새로운 게... 아예 통으로 외워야 할까?)


여자로서의 생물학적 자긍심이 하늘을 찌르고, 그리하여 자신(여성)의 몸에 대해 도가 통해 더 이상의 정보들이 시시해 죽겠는 여성분이 아니라면, 일독을 권하고 싶다. 오늘 이 책 앞에서는 왠지 책장수처럼 내지는 이유명호라는 저자의 친척인 것처럼 오버하고 싶다.


이 책은 가볍게는 몸에 좋은 액세서리를 고르는 법에서부터 배우자를 선택하는 기준, 자궁의 근력을 키워 주는 체조에 이르기까지  여성들에게 금과옥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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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5-10-12 07: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쿠쿠..죽으면 썪어 없어질 몸..이 문장에 화다닥 잠이 깹니다. 아니, 술이 깹니다. 당신은 시니컬한 유물론자..크흣.^^* 아, 자궁이 천배 가까이나 늘어난다구요? 무신 고무풍선도 아니구 말에요! 놀라워요. 근데 한 달에 한 번 마법이 필요한 이유는 뭘까요..글구 액세서리는 뭐가 좋은데요? (궁금) 이런 리뷰는 남성들도 같이 봤으면 좋겠네..

인터라겐 2005-10-12 09: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래서 전 무지 몸 사리고 살고 있다구요....^^

icaru 2005-10-12 09: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으면 썩어 없어질 몸이란 말은 돌아가신 친할머니가 입에 달고 사셨던 말이지요... 어린나에게도 귀에 딱정이 얹어졌던듯^^ 액세서리 부분은 잘 기억이(책이 집에 있어서.. ^^?) 근데 고혈압엔 '은'이 좋다고~ 했던 게 기억나네요...(그 반댄가?)

icaru 2005-10-12 09: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라겐 님...잘 하고 계신겁니다 ^^

이누아 2005-10-12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죽으면 썩어 없어질 몸이라서 더 아껴야 되는 거 아닌가요?ㅡ어린왕자식 표현입니다. 사라져 버릴 위험에 처한 일시적인 존재이기에 더욱 절실해지는 꽃에 대한 사랑이 생각나서요. 주제와 벗어났나요?ㅡㅡ;

icaru 2005-10-12 11: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이누아 님...전 이 책을 통해서 어린왕자식 사고를 배운 거네요~* 몸이 적색경보를 보낸 것이 먼저이긴 하지만..

파란여우 2005-10-12 1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만장하고에서 파란여우라고 볼 뻔했어요^^(병여!!)

icaru 2005-10-12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파란만장여우 님 병은요 ~ 클클..

2005-10-12 22: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투명인간 2005-10-23 0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 사람이 읽고 있는 책을 보면 그 사람이 요즘 어느 곳에 관심을 두고 있는 지를 알 수 있구나 하는 생각을 새삼 더 하게 되었네... 정말 정말 오랜만이구나. 건강! 우린 눈에 보이는 거에만, 통증이 오는 거에만 관심을 두고 살지. 그래서, 실제 존재하나 그 존재를, 그 존재의 가치를 모르고 살게 되는 것들이 참 많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