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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코즈 ECHOES
아유미 지음 / artePOP(아르테팝) / 2017년 8월
평점 :

한때, 농구에 열광했더랬지요. 미국 NBA에서 마이클 조던이 힘차게 날갯짓을 할 때, 만화 '슬램덩크'가 엄청난 사람들을 모을 때, 드라마 '마지막 승부'가 많은 사랑을 받을 때, 수많은 소녀 부대가 대학 농구부에 애정의 응원을 할 때였어요. 덩달아 농구화까지 인기였지요. 그때, 저는 하는 것보다 보는 것을 즐겼지만요. 보는 것만으로도 농구의 열기가 전해지더라고요.

'에코즈' 중에서.
아사히가와 신료쿠 고등학교 여자 농구부! 각자의 산울림이 달라요. 그 여러 산울림이 잘 어울려서 하나가 되어야 하지요. 그렇게 하나가 되어 가는 길이 그려졌어요. 성정체성에 흔들리는 1학년인 이가라시 세이의 눈으로요. 서투른 세이, 맹수 가네코 미유, 지나치게 꾸밈없는 신죠 아스카, 변덕쟁이 오카베 하즈키, 성실하고 착한 아메미야 나츠호. 그리고 동글동글 귀여운 아카사카 쥬리. 농구라는 산에서 각자 산울림이 울리고 있어요. 그 산울림이 울릴 때 코치 나나미 유키 선생님은 언제나 곁에서 서로 이어지도록 힘이 되어 주고요.




'에코즈' 중에서.
전국 대회 예선. 후라노 상고와의 첫 경기. 서로의 산울림이 화음을 이루지 못해요. 어긋났지만, 거칠게 이겼어요. 약한 상대였지요. 하지만, 다음 상대는 강해요. 가무이미나미 고교지요. 게다가 쥬리 선배는 전 경기에서 부상. 서투른 세이가 출전하지요. 고전해요. 그렇지만, 결국 산울림이 조화를 이루지요. 하나가 됐어요. 하나가 된 소녀들이 극적인 승리를 이끌어내지요.

영화 '러브레터' 중에서.
영화 '러브레터(Love Letter, 1995)의 한 장면이 있어요. 산에서 조난을 당해 사망한 애인. 그 애인을 잊기 위해 산에 산울림을 보내지요. 지난날에 매여 있던 한 여인이 그 묶음을 풀고 새로운 앞날로 나아가는 순간이에요. 새로운 사랑으로요. 감동적이지요. 이 '에코즈'에서도 서로 달라서 빗나갔던 소녀들이 하나가 돼요. 농구라는 산에서 여러 산울림이 하나가 된 거예요. 그 소녀들도 지난날에 갇혀 있었지만, 이제는 힘찬 앞날로 나아간 거예요. 새로운 우정으로요. 감동이에요.
제7회 '이 만화가 대단해' 최우수상 수상작이라고 해요. 여성 농구를 배경으로 한 이 만화! 그럴 만한 자격이 있어요. 개성 있는 소녀들이 농구 안에서 나타내는 열정, 갈등, 감동, 환희 등! 잘 녹아 있어요. 농구부였던 지은이가 사실적으로 잘 그렸어요. 다만, 한 권이다 보니, 갑작스런 흐름이 조금 아쉬웠어요. 그래도 이 책을 읽으며, 농구에 열광했던 그때를 생각했어요. 그리고 다시 농구에 열광하고 싶었지요.
덧붙이는 말.
여성이었고, 지금은 남성인 지은이의 인터뷰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