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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http://image.aladin.co.kr/Community/paper/2017/0902/pimg_7415211251731359.jpg)
그때
제가 대학교에
다닐 때였어요. 후배가 있었지요. 이성이었어요. 착하고, 대화가 즐거운 길벗이었지요. 마침 가는 길도 비슷해서 하굣길에 자주 함께 다녔어요.
같이 듣는 수업이 여럿이어서 끝나면 함께 하교하고는 했지요. 걸으면서, 또 전철에서 함께 대화를 나눴어요. 그런데, 그 후배에게는 연인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어느 정도 선은 지켰지요. 어느 날 전철역 앞에서 그 후배가 눈물을 글썽이고 있더라고요. 애인과 함께 있었는데요. 아마
다툰 것 같았어요. 그 후배의 애인은 저도 아는 후배였어요. 연인끼리 같은 학번인데, 나이가 달랐지요. 선배인 저보다 나이가
많았어요. 같이 듣는 수업도 거의 없었고요. 그래도 안면은 있었지요. 그 후배가 부탁을 하더라고요. 함께 하교하면서 달래 주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달래 주었지요. 그런 후, 아쉽게도 그 연인 관계는 회복이 안 됐던 것 같았어요. 점점 멀어지던 그 연인 관계에서 화살은 저에게
날아왔지요. 제가 그 후배와 가까이 지냈기 때문에 연인 관계가 멀어졌다고 생각한 듯해요. 그래서 그 애인이었던 후배가 소문을 낸 듯하고요. 저는
처음엔 당황했지만, 제가 친하게 지낸 건 사실이기에 참았지요. 그런데 주위의 비난이 계속되기에 뒤에서 그러지 말고 저에게 와서 말하라고 했지요.
그 뒤로 잠잠했어요. 저도 길벗이었던 그 후배와 거리를 두게 됐고요. 그래도 그 후배는 새로운 연인이 생겨서 이 일은 마무리가 됐지요. 그때
깨달았어요. 사람 관계, 특히 연인 관계에 다른 사람이 잘못 이어지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요.
그 후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어, 루이즈. 모두가 비밀을 가질 자격이 있어야 하고. 사람에 대해서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어. 그러려고 하면 미쳐 버릴걸."'
-25쪽.
소설 '비하인드 허 아이즈'를 만났어요. 예전 후배와의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사람 관계의 긴장감이
느껴졌지요. 소설의 이야기는 이래요. 이혼 후 혼자 여섯 살 아들 애덤을 키우는 루이즈. 병원에서 일하지요. 시간제 비서로요. 그 루이즈가
술집에서 끌리는 남자를 만나요. 남자도 루이즈에게 끌리는 것 같았고요. 그는 데이비드. 그런데, 그 남자는 루이즈의 새 직장 상사예요. 정신과
의사이지요. 게다가 유부남인 거예요. 데이비드의 아내는 아델인데요. 루이즈와 우연히 만났어요. 아름답고, 우아하고, 기품 있는 아델. 루이즈와
친구가 되지요. 부부의 한 사람에게는 사랑을, 한 사람에게는 우정을 느끼게 된 루이즈. 그런데. 이 부부. 뭔가 이상해요. 비밀이 둘러싼 부부.
과연 무슨 비밀일까요?
현재
'"비밀은 셋
중 둘이 죽었을 때에만 지킬 수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놓아주어야 한다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지. -522쪽.
비밀과 함께 자각몽, 유체 이탈
등의 이야기도 함께 녹아 있는 이 소설.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지지요. 게다가 반전! 사실, 반전이 있는 소설은 반전이 있다는 걸 모른 채 읽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반전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 반전에만 집중하게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자칫, 다른 것들을 놓칠 수 있어요. 다행히
제가 잡은 이 소설의 내면은요. 우선, 좋은 짜임새예요. 그때, 그 후, 현재로 나누어진 그 짜임새. 그 짜임새가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하고
있고요. 또, 섬세하게 그려진 감정의 선이에요. 루이즈의 눈길, 아델의 눈길로 그려진 감정이 읽는 이에게 잘 이어져요. 이런 두 밧줄로 이
소설이 사람 관계의 깊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반전까지 달려갈 수 있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