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하인드 허 아이즈
사라 핀보로 지음, 김지원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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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때


  제가 대학교에 다닐 때였어요. 후배가 있었지요. 이성이었어요. 착하고, 대화가 즐거운 길벗이었지요. 마침 가는 길도 비슷해서 하굣길에 자주 함께 다녔어요. 같이 듣는 수업이 여럿이어서 끝나면 함께 하교하고는 했지요. 걸으면서, 또 전철에서 함께 대화를 나눴어요. 그런데, 그 후배에게는 연인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도 어느 정도 선은 지켰지요. 어느 날 전철역 앞에서 그 후배가 눈물을 글썽이고 있더라고요. 애인과 함께 있었는데요. 아마 다툰 것 같았어요. 그 후배의 애인은 저도 아는 후배였어요. 연인끼리 같은 학번인데, 나이가 달랐지요. 선배인 저보다 나이가 많았어요. 같이 듣는 수업도 거의 없었고요. 그래도 안면은 있었지요. 그 후배가 부탁을 하더라고요. 함께 하교하면서 달래 주라고요. 그래서 열심히 달래 주었지요. 그런 후, 아쉽게도 그 연인 관계는 회복이 안 됐던 것 같았어요. 점점 멀어지던 그 연인 관계에서 화살은 저에게 날아왔지요. 제가 그 후배와 가까이 지냈기 때문에 연인 관계가 멀어졌다고 생각한 듯해요. 그래서 그 애인이었던 후배가 소문을 낸 듯하고요. 저는 처음엔 당황했지만, 제가 친하게 지낸 건 사실이기에 참았지요. 그런데 주위의 비난이 계속되기에 뒤에서 그러지 말고 저에게 와서 말하라고 했지요. 그 뒤로 잠잠했어요. 저도 길벗이었던 그 후배와 거리를 두게 됐고요. 그래도 그 후배는 새로운 연인이 생겨서 이 일은 마무리가 됐지요. 그때 깨달았어요. 사람 관계, 특히 연인 관계에 다른 사람이 잘못 이어지면 좋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을요.


 

 '"누구에게나 비밀은 있어, 루이즈. 모두가 비밀을 가질 자격이 있어야 하고. 사람에 대해서 모든 걸 다 알 수는 없어. 그러려고 하면 미쳐 버릴걸."' -25쪽.


 소설 '비하인드 허 아이즈'를 만났어요. 예전 후배와의 이야기가 생각났어요. 사람 관계의 긴장감이 느껴졌지요. 소설의 이야기는 이래요. 이혼 후 혼자 여섯 살 아들 애덤을 키우는 루이즈. 병원에서 일하지요. 시간제 비서로요. 그 루이즈가 술집에서 끌리는 남자를 만나요. 남자도 루이즈에게 끌리는 것 같았고요. 그는 데이비드. 그런데, 그 남자는 루이즈의 새 직장 상사예요. 정신과 의사이지요. 게다가 유부남인 거예요. 데이비드의 아내는 아델인데요. 루이즈와 우연히 만났어요. 아름답고, 우아하고, 기품 있는 아델. 루이즈와 친구가 되지요. 부부의 한 사람에게는 사랑을, 한 사람에게는 우정을 느끼게 된 루이즈. 그런데. 이 부부. 뭔가 이상해요. 비밀이 둘러싼 부부. 과연 무슨 비밀일까요?

 현재  


'"비밀은 셋 중 둘이 죽었을 때에만 지킬 수 있다."' -벤자민 프랭클린


누군가를 사랑한다면, 그 사람을 놓아주어야 한다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지. -522쪽.


 비밀과 함께 자각몽, 유체 이탈 등의 이야기도 함께 녹아 있는 이 소설. 긴장감이 끝까지 이어지지요. 게다가 반전! 사실, 반전이 있는 소설은 반전이 있다는 걸 모른 채 읽어야 제맛을 느낄 수 있거든요. 반전이 있다고 생각하면, 그 반전에만 집중하게 될 수 있어요. 그래서 자칫, 다른 것들을 놓칠 수 있어요. 다행히 제가 잡은 이 소설의 내면은요. 우선, 좋은 짜임새예요. 그때, 그 후, 현재로 나누어진 그 짜임새. 그 짜임새가 씨줄과 날줄처럼 교차하고 있고요. 또, 섬세하게 그려진 감정의 선이에요. 루이즈의 눈길, 아델의 눈길로 그려진 감정이 읽는 이에게 잘 이어져요. 이런 두 밧줄로 이 소설이 사람 관계의 깊은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반전까지 달려갈 수 있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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五車書 2017-09-03 12:5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최근에 본 영화 <너의 이름은> 남주가 알바이트하는 직장에서 만난 선배를 좋아하면서 말하지 못하다가 데이트 기회가 생기지만 적극적이지 않은 모습을 보고서 그 선배는 남주한테 여친이 생겼다라고 직감을 말하는 장면이 생각납니다. 글을 읽으면서 비슷한 느낌이 들었고, 대부분이 자신과 관련된 일이 원하는대로 되지 않는 원인을 자신이 아닌 타인한테 전가하면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사과나비🍎 2017-09-03 15:16   좋아요 0 | URL
아, 五車書님~ 휴일 잘 보내시고 계신지요?...^^* 댓글 감사합니다~^^* 아, 저도 ‘너의 이름은‘ 봤어요~^^* 저도 그 장면 생각나네요~^^* 예~ 아무래도 제 후배 연인들은 이미 사이가 많이 흔들리고 있었나 봐요... 그때는 마음이 많이 좋지 않았는데요~ 지금은 지난 일이니까요~^^* 아무튼 좋은 말씀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