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 - 경이로운 세계 속으로 숨어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
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 웅진지식하우스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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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관과 박물관에 대한 나의 관심과 끌림이 언제 시작되었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무슨 계기가 있었냐 하면 그것도 딱히 없다. 시작은 모를지라도 아마 본격적으로 가까워지게 된 계기는 나의 20대 후반 남의 나라 가서 혼자 지내는 몇년을 미술관과 박물관을 구경다니며 버틸 수 있었던 그 기간이 아닐까 싶다. 스스로 선택한 혼자의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았고, 그럴수록 그 기간을, 나의 선택을, 잘 넘어가고 싶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사랑하는 형을 먼저 저 세상으로 떠나보내고 갑자기 생겨버린 빈 자리에 익숙해지는데 자기만의 조용한 시간이 필요했고 그 시간을 미술관에서 일하며 갖기로 한다.

미술관에는 여러 직종이 모여있지만 저자가 지원한 직종은 경비원. 전시 미술품 옆에 서서 관람객으로부터 전시물을 보호하고 주의 시키는 임무를 하는 사람이다. 

경비원 동료들 사이에서 '아무 할 일도 없는데 하루 종일 걸려서 해야 하는 일'이 경비일이라고 농담을 할 정도로, 지루할 수도 있는 일이다. 관람객 대상으로 전시 해설을 하는 일도 아니고 기획자도 아니고 그저 경비 업무이니까. 하지만 책을 읽어나가면서 대번 느꼈다. 저자는 경비원이면서 동시에 미술관 관람객으로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는 것을. 한 작품 앞에서 가장 오랜 시간을 두고 충분히 볼 수 있는 사람이었을 것이다. 이미 알려져 있는 다른 사람의 방식이 아니라 자기 눈으로, 자기 마음으로 감상해보려고 했다. 이것은 곧 자기의 세계를 잃지 않으려는 의지이기도 하다.


시간이 흐르면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나만의 방식을 갖추게 됐다. 우선 작품에서 교과서를 쓰는 사람들이 솔깃해할 만한 대단한 특이점을 곧바로 찾아내고 싶은 유혹을 떨쳐낸다. 뚜렷한 특징들을 찾는데 정신을 팔면 작품의 나머지 대부분을 무시하기 십상이다. 

어느 예술과의 만남에서든 첫 단계에는 아무것도 하지 않아야 한다. 그저 지켜봐야 한다. 자신의 눈에게 작품의 모든 것을 흡수할 기회를 주는 것이다. 예술이 우리에게 힘을 발휘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 (114쪽)


일주일, 혹은 수 주일 단위로 담당 구역이 바뀐다. 그럴 때마다 저자는 책의 한 챕터에서 새로운 챕터로 넘어가듯이 새로운 분야에 대해 감상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 공부도 하고 자료 조사도 해가며 이해를 위한 노력의 시간으로 여긴다. 이슬람 전시관에서의 3개월 근무가 주어졌을때에는 이슬람 디자인에 대한 공부를 통해, 왜 이들의 디자인에서는 원과 분할, 반복에 의한 패턴이 생겨났는지, 그것의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낸다. 그것이 이슬람이라는 종교와 어떻게 연관이 되는지. 


전시된 초상화의 대상이 된 인물인 16세기 수피파의 더비시 (고행을 통해 수행하는 인물. 수도사와 비슷) 란 인물이 더 알고 싶어 그에 대한 문헌을 찾아보고 그가 남긴 다음과 같은 문장을 발견한다.


<그렇다면 나는 왜 내게 영혼을 준 것에 대해 하늘에 감사한 마음을 가져야 하는가? 바로 그 영혼을 고통스럽게 하는 슬픔의 원천을 하늘이 내 안에 만들었는데도.>


신을 모시는 입장에서 신을 향한 더비시의 이 비난에 얼마나 날이 서 있는지 믿기지 않아 저자는 문장을 두세 번 반복해서 읽었다고 했다.


초상화의 얼굴에서 이제야 발견한 침울함이 내가 고민하던 몇가지 질문들을 인간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준다. 이렇게나 뚜렷하게 느껴지는 이 남자의 번뇌는 무엇이었을까? (218쪽)


그림을 보는 동안 우리가 보는 것은 그림이 하고 있는 말이다. 누구에게는 들리고 누구에게는 들리지 않을 수 있는 말이고, 들린다 할지라도 같은 말로 들리지 않을 수 있다. 나와 그림 사이에 다른 방식으로 교감이 형성된다. 그동안 인식 못하던 나의 번뇌와 의문점이 그림을 통해 발견되기도 한다. 그것이 그림을 보는 동안 일어나는 일이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경비원으로 있는 동료들 중 일부러 미술관 경비원이 된 괴짜는 저자 뿐이었다고 했다. 계획대로 되지 않는 인생. 하지만 지금 살고 있는 모습이 바로 삶 그 자체라는 걸 모두들 알고 있었을까.


사이먼은 교사가 되고 싶었다고 한다. 블레이크는 지질학을 전공했다. 루시는 시 전공으로 문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우리 네 사람의 삶이 정확히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에 대한 확신은 없다. 지금 바로 이 모습, 이것이 삶이라는 사실은 점점 분명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231쪽)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경비원으로 일하고 있는 동안 저자에게는 아이가 태어나고 아내와 번갈아 육아를 시작하면서 지금까지와 또 다른 새로운 삶에 맞닥뜨린다. 7만 평이 넘는 미술관에서보다 20평 짜리 자기 아파트에서 할 일이 훨씬 많고 적응하기 힘들었다는 대목에서는 웃음이 나왔다. 그 20평 짜리 아파트에서 하는 일은 몇 시간을 일하든 무보수라는 것은 또 어떻고?


메트에서 일하기 시작한후 첫 몇 달을 돌이켜보면 내가 한때 날이면 날마나 말없이 뭔가를 지켜보기만 하는 상태를 그토록 오래 유지할 수 있었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아마 그것은 커다란 슬픔이 가진 힘을 잘 보여주는 사례일 것이다. 날마다 수많은 밀고 당기기를 해야 하는 요즘 같아서는 그렇게 뭔가에 집중해서 사는 삶을 상상하기가 힘들다. 이제는 더 이상 처음 미술관에서 일을 시작했을 때처럼 단순한 목표만 바라보지 않는다. 대신 살아나가야 할 삶이 있다. (269쪽)


눈 앞에 닥친 새로운 상황이 자연스럽게 저자의 삶의 목표를 바꾸어 놓는다. 그는 그렇게 상황에 적응할 줄 알았다. 다행스런 일이다.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저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그림으로 꼽은 것은 15세기 이탈리아 수사 프라 안젤리코의 <십자가에 못 박힌 예수>라는 작품이라고 했는데, 놀라운 것은 그가 이 그림에서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의 모습에 집중한 것이 아니라 그것을 보고 있는 구경꾼 무리들에 주목을 했다는 것이다.


옷을 잘 갖춰 입은 사람, 말을 타고 있는 사람 등등 꽤 많은 구경꾼들의 얼굴에는 놀라우리만치 다양한 반응과 감정들이 떠올라 있다. 침통해하는 사람들, 호기심을 느끼는 사람들, 지루해하는 사람들, 심지어 다른 곳에 신경이 팔려 있는 사람들도 있다. (319쪽)


그리고 W.H.오든의 <미술관> 이라는 시에 나오는 한 구절을 떠올린다.

"끔찍한 순교"가 벌어지는 와중에도 "어떤 사람들은 음식을 먹고, 창문을 열고, 별 생각 없이 그 옆을 걸어간다."

라는.

그림 하단을 본다. 거기에는 수동적인 구경꾼들과 달리 슬픔에 겨워 쓰러진 어머니를 돌보는 연민 가득한 사람들이 있었다.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자기가 따르고 싶은 모범이라고 했다. 


내 앞에 펼쳐진 삶에서 나를 필요로 하고 내가 필요한 경우들이 있을 것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고 다른 이들도 나를 위해 그렇게 해줄 것이라는 게 나의 희망이다. (320쪽)


이것이 그림에서 뽑아내는 통찰이고, 그림을 보는 이유이다. 


그냥 조용하게 책장을 넘겨가던 시작이, 이렇게 뿌듯한 마음으로 끝에 도달하게 할 줄은 몰랐다.

원제는 All the bueaty in the world

번역본의 우리 제목이 훨씬 인상적이다. 어떻게 이렇게 제목을 달 생각을 했는지.


얼마전 모 박물관의 자원봉사에 지원했다가 떨어진 일이 있다. 전시해설 자원봉사였다. 아무리 자원봉사라고 해도 전시해설이라면 함부로 지원할 일이 아니었는데 차라리 떨어지길 잘했다고 생각하고 있는데, 저자 처럼 경비 자원봉사라면 해 볼 수 있을까, 잠시 다시 꿈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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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르고 고른 말 - 카피라이터·만화가·시인 홍인혜의 언어생활
홍인혜 지음 / 미디어창비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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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저자가 루나파크라는 홈페이지를 웹에 연재할때, 그때가 벌써 몇년 전인지 기억도 못하겠지만, 그때부터 이미 자주 들락거리며 그녀의 만화로 쓴 일종의 일기를 즐겨 보곤 했다. 




그 당시 광고회사 카피라이터는 취업을 준비하는 대학생들에게 꽤 인기있는 희망 직종이었고 지금도 있는지 모르겠지만 TBWA나 LG Ad 같은 광고회사는 그 대표적인 회사였다. 그 중 한 회사에서 카피라이터로 일하고 있던 그녀는 그림 전공자가 아니면서도 만화를 어찌나 단순 깔끔하고 요점 정리 잘 한 요약서처럼 그리던지, 카피라이터는 만화를 그려도 어딘가 다르구나 생각했었다. 이후 그녀가 그린 만화를 엮어 책으로도 내었고 ('루나 파크 옷걸이 통신'), 회사에 휴직계를 내고 혼자 영국으로 떠나 단기 체류한 이야기를 쓴 책 ('지금 아니면 안 될 것 같아서')도 재미있게 읽었었다. 

최근에 그녀가 유퀴즈라는 방송 프로그램에도 나오고 시인으로 등단도 했다는 것을 알게 되며 반가웠다. 그리고 예전 생각이 나서 최근에 출간한 이 책을 읽어보게 되었다.

'카피라이터, 만화가, 시인 홍인혜의 언어 생활'이라고 소개되어 있는 이 책은 그녀의 일상과 생각을 담은 가벼운 에세이라고 볼수 있다. 


불투명한 우리는 말을 통해 겨우 투명해진다. (7쪽)

그러기 위해서

말을 고르고 고른다. 거르고 거른다. 벼리고 벼린다. (7쪽)


"얘들이 새내기면 우린 이제 헌내기야?"

"아니지. 우리는 정든내기지." (31쪽)


"쟤는 참 생각 없이 밝아." (38쪽) 

고 있던 눈물이 누군가 픽 던진 이 말을 듣자마자 쏟아져 나왔다는 저자의 말이 단박에 공감이 되었다. 생각이 없는게 아니라 생각을 몇번 돌려 가까스로 눈물 대신 웃고 있는 중인데.


카피라이터도 다른 사람의 카피에 감동받기도 한다. 지하철에서 본 다음과 같은 카메라 광고 문구가 멋져서 걸음을 멈춘 적이 있다고 했다.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 " (237쪽)

'나는 기록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이건 내가 가끔 일기장에 끄적거리는 문장인데 일맥상통한다고 본다.


행복이란 걱정과 불안이 해결된 완전무결한 상태일 것만 같았다. 그래서 나의 행복은 언제나 강박 속에 유예되었다. 모든 것이 완결된 상태가 한 번도 찾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매일 오늘을 버티며 나를 살게 할 작은 만족들을 수집했다. 잠도 자지 않고 쉴 시간도 아끼며 걷고 또 걸어 물결치는 오아시스에 당도하면 마음껏 행복해하겠다는 계획은 허상이었다. 

낙원은 멀고 심지어 없을 수도 있다. 아득한 환상에 기대기보다 사막 중간에 있는 작은 샘이나 선인장 그늘에서 작은 행복을 드문드문 발견하는 것이 내가 살 길이었다. 그것을 인정한 순간 나의 강박도 헐거워졌다. (310쪽)


나이들어 가는 과정을, 헐거워가는 과정이라고 비유하여 그녀는 또 생각을, 말을, 고르고, 거르고, 벼리고 있었다.

만약 그녀가, 루나가, 나와 한 공간에 함께 지낼 기회가 있었다면 아마 좋은 친구가 되지 않았을까, 그녀의 만화나 글을 볼때마다 한번씩 해보는 상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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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위의 남작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7
이탈로 칼비노 지음, 이현경 옮김 / 민음사 / 2004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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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 잔뜩)


아무렇지도 않게 듣던 노래 '그것만이 내 세상'이 어느 날 문득 심상치 않게 들렸다. 내 세상.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맞춰가며 사느라 억눌렸던 나의 삶이 아니라, 내가 원하는 방식대로 살아가기로 하는 순간 이제부턴 이전에 존재하지 않던 새로운 세상이 시작된다. 외로움과 불편함을 댓가로, 남들의 시선과 구설수를 불사하고, 내 세상을 살 용기가 있는 사람. 흔치 않다.


이탈로 칼비노. 태어나기는 1923년 쿠바에서 태어났지만 세살때 이탈리아로 이주하였으니 쿠바에서의 기억은 거의 없을지도 모른다. 이후로 줄곧 이탈리아에서 교육받고 이탈리아에서 문학을 시작하였으며 1985년 이탈리아에서 생을 마감하고 지금까지, 현대 이탈리아 소설을 말할때 빠지지 않는 소설가로서 사랑받는 작가로 자리매김하였다.


이 소설에는 남작의 작위를 가지고 있는 권위적인 아버지, 장군의 딸인 덕에 여장군이라는 별칭이 따라다니는 엄마, 열두살 형과 누나, 그리고 여덟살 아이로 이루어진 가족이 나온다. 이중 가장 어린 여덟살 남자 아이가 화자인 '나'가 되어 이야기가 시작된다. 

여느때와 다름없이 온가족이 둘러앉아 식사를 하는 자리. 아버지로부터 싫어하는 달팽이 요리를 먹을 것을 계속 강요당한 코지모형은 식당을 박차고 나가 집 밖의 나무 위로 올라가버린다. 그리고사 앞으로 나무에서 절대 내려가지 않겠다고 했고, 그렇게 형의 나무위에서의 생활이 시작된다. 열두살 소년이 하는 말을 동생인 나를 비롯하여 가족 누구도 심각하게 듣지 않는다. 처음에는. 하지만 며칠이 지나도 형은 나무 위에 머물며 집에 들어오지 않는다. 집에 들어오기는 커녕 평소 이 

가족과 사이가 좋지 않아 왕래를 하지 않던 옆집 딸 비올라가 형이 머물던 나무에 그네를 타다가 만나 둘이 서로 호감을 가지며 친구가 된다. 

나는 나무위에 있는 형이 필요한 물건을 갖다주는 방법으로 형을 도와주고 형은 나무들의 특성을 이용하여 나무 사이를 옮겨다니며 점차 나무 위의 생활에 적응해간다. 식구들은 코지모가 얼마 못버티고 내려올줄 알았던 처음의 생각이 틀렸음을  알게 된다.


나무 위에서 보낸 처음 그 며칠 동안 코지모 형은 특별한 목적이나 계획은 없었지만 자신의 왕국을 제대로 알고 소유하고자 하는 강렬한 바람만은 가지고 있었다. 형은 마지막 경계선까지 자신의 왕국을 탐험하고 싶어했고 그 왕국이 형에게 어떤 가능성을 제공해 줄 수 있을지 연구하고 싶었으며 나무 한 그루 한 그루, 나뭇가지 하나하나를 통해 그 왕국을 발견하고 싶어 했다. (80쪽)


나무 위로 올라가서 친구가 된 옆집 소녀 비올라는 때가 되어 집을 떠나 기숙사로 가고 나무 위에서 그걸 보며 코지모형은 속상해 울음을 떠뜨린다. 

코지모형은 점차 나무들의 종류에 따라 어떤 때 어떻게 이용하는게 좋은지 구별할수 있게 되고, 땅에서와 다른 소리를 들을 줄 아는 직감을 갖춰 간다. 필요한 지식을 갖추기 위해서는 가끔 집에 왕래하는 신부님을 나무 위로 불러들여 수업을 받기도 한다. 

나무 위에는 코지모형만 사는게 아니었다. 물론 코지모형처럼 땅위로는 절대 내려오지 않고 나무 위에서만 사는 것은 아니지만 과일 좀도둑, 산적이 있었는데 산적 잔 데이 브루기와는 친분이 생기기도 하고, 책읽기를 좋아하는 잔데이부루기의 영향으로 형도 독서하는 시간이 점차 늘어가면서 다방면의 지식을 쌓아가고 새로운 생각을 하기도 하며 책의 저자, 학자들과 편지를 나누기도 하는 등, 자신의 생각과 세계를 발전시켜 나간다. 


결국 항상 가까이에 있는 잔 데이 브루기때문에 코지모 형에게 독서는 소일거리가 아니라 중요한 근심거리, 하루의 목표가 되어버렸다. 책을 다루고 그것들을 평가하고 구입하고 그 책에서 점점 더 많은 지식과 새로운 지식을 알아내면서. 잔 데이 브루기를 위해 책을 읽고, 또 자신의 필요 때문에 독서를 하다 보니 코지모 형에게는 독서와 인간 지식에 대한 열정이 생겨나게 되었다. 형은 하루 종일 읽고 싶은 책만 읽었고 밤에도 램프의 불빛 아래서 계속 책을 읽었다. (160쪽)


한편 마을에 화재가 발생했을때는 나무위에서 구경만 하는 대신, 마을 사람들과 협조하고 단체를 지휘, 명령, 통솔하는 법을 배운다. 아버지는 나이가 들어가고, 큰아들이 나무 위에서 쉽게 내려오지 않을 것을 감지하고 본인이 나무 위의 아들을 방문하여, 자신의 남작 지위를 상징하는 남작의 검을 물려준다. 

한집에서 가족처럼 함께 살던 삼촌이 해적에게 죽음을 당하고 그동안 삼촌이 해적과 내통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고 충격을 받아 횡설수설하는 일이 잦아진 형은 이후로 이야기하는 취미를 갖게 되어, 사실과 허구를 왔다 갔따 하며 사람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빠져든다. 사람들로부터 나무 위에서 사는 사람이 형 뿐 아니라 또 있다는 말을 들은 형은 그들을 찾아 가기도 하는데 거기서 스페인에서 추방당해 온 우르슬라라는 여자를 만나 연인이 된다. 추방령이 해제되어 그녀도 고국으로 돌아가 또한번의 이별을 맞게 되고, 그동안 아버지도 어머니도 세상을 떠난다.

정치적으로 불안정한 시기에 어느 정치적 단체도 자기에게 맞지 않는 것을 경험하고 자기의 이상대로 새로운 규율을 만들고 새로운 단체를 만들기 위한 책을 직접 쓰기도 하지만 아무도 주목을 하지 않는다. 오스트리아, 러시아, 그리고 프랑스 사이에 전쟁이 일어나고 프랑스 공화군이 나폴레옹 황제군으로 바뀌는 등, 사는 곳이 나폴레옹의 통치하에 들어가는 시기에 나는 나무 위에서 홀로 지내는 형을 부러워한다. 형은 어느 편에 들거나 공격하지 않으며 폭정에서 민중을 도와주는 일만 하며 지낼 뿐이다. 


나는 이 19세기, 출발도 좋지 않았고 계속 나빠지기만 하는 이 세기가 우리에게 무엇을 가져다줄 것인지 알 수 없다. 왕정복고의 그림자가 전 유럽에 드리워졌다. 모든 개혁자들-자코뱅 당이든 나폴레옹 지지자이든-은 패배했다. 절대주의와 예수회가 영역을 장악했다. 젊은이들의 이상과 빛과 18세기의 희망은 모두 재가 되었다. (369쪽)


내게 세상이 변했음을 알려준 것은 오스트리아-러시아 군의 도착도 피에몬테로의 합병도 새로운 세금이나 내가 아는 다른 그 어떤 일도 아니었다. 바로 창문을 열고 저 나무 위에 균형 있게 앉아있는 형을 다시는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370쪽)


"형님, 형님도 벌써 예순다섯이 넘었어요. 어떻게 계속 나무 위에 있을 수 있어요? 형님이 말하고 싶어했던 것은 이제 다 말했어요. 우린 다 이해했다고요. 형님은 정말 강한 정신력을 가진 분이에요. 이제 내려와도 돼요. 바다에서 인생을 다 보낸 사람도 배에서 내릴 때가 있는 법이에요." (371쪽)


동생은 형이 곧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을 알고 나무에서 내려올 것을 권유하는 대목이다. 과연 형은 어떻게 반응할까. 그는 어떻게 최후를 맞이할까. 아마 여기까지 읽은 어떤 독자도 예상못할 방식으로 그는 생을 마감하는 것으로 소설을 끝난다. 


이탈로 칼비노는 (1) 어떤 의도로 이 소설을 썼을까. (2) 코지모를 통해 그는 어떤 인간형을 나타내고자 했을까. 

1. 칼비노는 1923년 태어나 1985년까지 살았었고 이 소설의 배경이 되는 것은 18세기 말에서 19세기 초이다. 동시대를 배경으로 하지는 않았지만 과거의 정치, 사회적으로 불안하고 혼란스럽고 변화가 많던 시기를 소환하여 그가 살던 시대를 다시 되짚어 보고자 했다.

2. 여러 주의, 이즘이 나타났다 사라지고 그만큼 개인의 판단이 어렵고 대중 속에서 개인의 위치와 기준을 잡기가 어려운 시기에 어떤 의식을 가지고 살아야 하고, 대중과 어떤 관계를 맺고 살아야할지, 코지모란 인간형을 통해 그려보고자 했다. 


코지모는 결코 보통의 삶을 평범하게 살아간 사람이 아니다. 남에게 해를 끼치며 살지 않았지만 이상한 사람, 독특한 사람, 미친 사람이라는 수군거림을 벗어날수 없었다. 지금의 우리 역시 남의 시선과 나의 생각 사이에서 끊임없이 왔다갔다 하며 산다. 하지만 코지모 같은 결정을 내리진 못한다. 그러면서 하염없이 나만의 세상을 꿈꾼다. 다른 사람의 기준과 지시에서 자유로운 삶을, 이상대로 살 수는 없을까 하고. 자유는 댓가를 치루지 않고 그냥 오지 않는다. 그래서 우리는 결코 나무 위로 올라가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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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진 것들
앤드루 포터 지음, 민은영 옮김 / 문학동네 / 202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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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있는 것 치고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변하지 않는 상태란 이미 생명력이 사라진 상태.

인간 역시 살아있는 존재이니 외형적인 변화와 더불어 마음 상태, 감정, 기억 등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인 것도 변해간다. 외형적인 것은 눈에 금방 띄니까 모르고 지나칠 수 없고, 그래서 현대 의학 기술의 힘을 빌어 그 속도를 늦춰보려 하기도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영역의 변화는 모른채 살다가 어느 날 어느 순간 문득 그동안의 변화를 깨닫게 되는 수가 많다. 

사라진 것들. The Disappeared. 언제 어떻게 사라졌는지 모른다. 사라지고 나서야 그런 것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는 것은 사는 동안 축복일까 저주일까.

저자 앤드루 포터는 작가라는 능력으로 누구에게나 있을 수 있는 소소한 일들을 모아 '사라진 것들'이라는 제목으로 소설화 하였다.

1972년 미국 펜실베니아주 출생. 영문학과 예술학을 전공하였다. 2008년에 낸 첫 소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이 우리 나라에서도 큰 인기를 끈데 이어 2023년에 나온 두번째 단편집 <사라진 것들>도 역시 대중적 인기를 모으는데 성공. 나 역시 오래전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괜찮게 읽었던 기억으로 <사라진 것들>도 읽어보게 되었다.


열다섯 편의 단편은 어떻게 보면 다 비슷하다. 동일인들이라 해도 큰 무리가 없을 주인공 부부가 나오고, 텍사스가 배경이 되며 직업이 비슷하고 성격이 비슷하다. 아주 젊지도, 그렇다고 늙지도 않은 40대. 꿈과 성공을 향해 치닫는 노력으로 매진했던 2, 30대에서 살짝 비껴나 자기의 위치를 되돌아보는 중년의 시기이다. 잃어버린 꿈과 자유를 자각하게 되고 앞으로의 날들에 대한 희망보다는 불안이 더 커짐을 느끼는 시기. 제목의 사라진 것들이란 다름 아닌 젊은 시절 가졌던 원래의 꿈과 자유 같은 것을 말하는 것 같다.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사라진 자리에 대신 들어와 있는 것도 있을 것이다. 그것을 알아차리는데는 또다른 시간과 연륜이 필요하리라.

첫번째 단편 <오스틴>은 텍사스의 도시명. 오스틴에서의 오랜만의 친구들 모임을 통해 단절되었던 과거가 갑자기 현재로 소환되는 상황이 벌어진다. 과거의 나는 어디로 갔을까. 그리고 현재 나의 생활은 만족스러운가.

자고 있는 아이들의 방을 둘러 보며 이 정도면 안정된 생활이고 이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마지막 문단처럼 과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깜짝 놀라는, 그 다른 삶이 살짝 윙크를 보내는 때가 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친구? 너 어디로 간거야? 라고.

네쪽 짜리 짧은 단편 <담배>에서는 한동안 끊었던 담배를 다시 피워 보았을때, 그때 피는 담배의 맛은 이미 예전에 맛보는 담배의 맛이 아니라는 간단한 에피소드로써 상실감을 얘기하였다.

배경속에 등장하는 사물중 하나를 들어 단편의 제목으로 삼은 <넝쿨식물>에서 넝쿨식물은 집주인이자 화가인 라이어널의 스튜디오가 있는 안마당을 덮고 있던 식물이자, 더 중요하게는 그 스튜디오에서 일어났을 (일어났으리라 짐작되는) 일들을 가리키고 있다.

기원하는 것이 있을때 자신이 진짜로 기원하는 대상이 아닌 물성에 대치하는 심리가 사람에게는 있다. 구체적이지 않고 현실적이 아닌 기원일때 사람들이 차선으로 취하는 방식임을 보여주는 작품 <라임>.

<첼로>는 첼로를 연주하고 가르치는 아내의 손가락에 이상이 생겨 직업은 물론 자아마저 흔들려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남편이 이야기이다. 남편의 감정이 직접 드러나지 않게 묘사한다는 점이 특이하다.

<라인백><히메나>는 세사람으로 구성된 관계에 대한 이야기이다.  셋 중 한사람이 빠지고 나서야 그동안 셋 사이의 관계가 제대로 파악되거나 (히메나), 한 사람의 부재하에 남은 두 사람의 관계도 불안전해진다 (라인백). 

<숨을 쉬어>에서는 어린 아들을 둔 부부가 등장하기도 한다. 아이 키우는 부모는 늘 그것만은 아니길 바라는 최악의 상황을 상상하곤 한다. 아이의 상태를 과거 자신의 어떤 실수와 관련지어 분석하는 것은 부모가 된 이상 끊이지 않는 작업이다. 

<실루엣>은 여기 실린 작품들중 꽤 긴 단편이지만 본문 중에 '실루엣'이라는 단어는 딱 한번 나온다. 왜 제목이 '실루엣'일까 의문이 들었다가, 이 작품의 제목이 실루엣이 아니라 '오해'라든지 '질투'라든지 하는, 내용과 더 관련있어 보이는 단어로 제목을 삼았다면 이 작품의 의미는 훅 떨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뚜렷한 확신이 없는 상태에서 불확실하게라도 확신을 만들어두고 싶은 인간 심리를 가리키는 말로 해석된다. 경계나 윤곽선이 되지 못하고 실루엣으로 존재하는 인간 심리랄까. 

<알라모의 영웅들>이란 작품에서 '알라모의 영웅들'이란 신혼부부의 사이를 메꾸어주던, 일종의 지루함 방지, 시간 때우기 수단이 되어준 게임 이름이다. 이것이 있어야 했던 사이는 이 게임의 부재와 함께 끝이 난다. 이렇게 관계를 상징하는 제목들의 예는 <벌>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서 '벌'은 누가봐도 시험적 별거를 막 시작한 나와 아내 사이의 갈등을 의미함을 알수 있다. 

<포솔레>같은 작품을 읽고 나면 소설가에겐 어떤 특별한 이야기를 지어내는 능력이라기 보다는, 평범한 일상을 이야깃거리화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읽어가면서 내게도 비슷한 경험이 떠올라 읽어나감과 동시에 나만의 이야기를 따라 만들어 보고 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였다. 


사라진 것들은 정말 사라졌을까? 

사라졌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아직도 우리의 마음 한켠에서 언젠가 소환되기를 기다리며 여전히 존재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사라졌다고 하고 싶지 않은 바램에서 그렇게 돌려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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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5-28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을 읽고 저도 팬이 된 작가예요. 특히 그 표제작은 참 좋았어요. 책 읽어 주는 팟캐스트로 여러 번 반복해 들었을 정도로 좋았답니다. 다른 단편들도 괜찮았어요.
이 책은 아직 구매하지 않았어요. 이제 신중해져야겠단 생각이라서. 집에 못 읽은 책이 많아서요.
˝소설가에겐 어떤 특별한 이야기를 지어내는 능력이라기 보다는, 평범한 일상을 이야깃거리화하는 능력이 있는 사람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에 저도 동감입니다..^^

hnine 2024-05-29 02:21   좋아요 1 | URL
저는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고 이번에 <사라진 것들>은 구입해서 읽었어요.
옆에 쌓여있는 책 읽으시고 천천히 읽으세요. 단편모음집인데 마치 한 사람의 일기인양 비슷한 목소리, 비슷한 여운을 주는 단편들이라서 더 묘하게 빠져 읽게 되더라고요.
재미있는 소설이 되려면 소재가 참신해야하고, 이 세상에 없던 얘기이면 더 좋고, 뛰어난 상상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누구나 평범하다고 지나치는 것을 자기만의 눈으로 보통 사람들이 지나친 것들 보아내는 능력이 돋보이는 사람일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그 능력은 선천적으로 타고나기 보다 후천적으로 갖춰가는 능력이 아닐까 생각이 들었습니다.
 
책으로 비즈니스 - 나의 삶과 일을 성장시키는 도구로서의 책
앨리슨 존스 지음, 김민희 옮김 / 유유 / 2023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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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도 우리말 제목을 정할때 비즈니스라는 말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려고 애써보았다고 한다. 혹시나 거부감을 일으킬까봐서이다. 원제에도 Business 라는 말이 들어간다. 우리 말 제목보다 더 강렬하게 비즈니스라는 말을 강조하는 것 같은 이 책의 원제는 This book means business. 부제가 이런 염려를 좀 덜어주려나? '나의 삶과 일을 성장시키는 도구로서의 책'을 부제로 하고 있다.

그림을 많이 보다보면 어느 날엔가 나도 한번 그려보고 싶은 생각이 들고고, 음악을 많이 듣다보면 나도 노래나 연주를 해보고 싶듯이, 책 읽기를 오랫동안 해오다 보면 나도 한번 책을 써볼까 하는 생각을 잠깐이라도 하게 되는 수가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출판계에서 오래 일해온 경험, 그리고 팟캐스트를 진행하면서 여러 작가들을 인터뷰한 과정에서 얻은 팁을 바탕으로, 자신의 책을 쓰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해 도움이 될 지침과 아이디어를 모아 이 책을 엮었다.

1부와 2부로 나누어, 1부에서는 책이 나오기 전 단계, 즉 책을 읽고 구상하는 단계에서 필요한 사항들을 담았고, 2부에서 본격책쓰기에 대해 얘기한다. 

다음은 1부 내용 중 스스로 성장하는 법 중에 나오는 내용이다.

*다채롭고 풍성하게 읽기-관심분야만 읽지 않는다

*빠르게 읽기-출판사 소개글, 저자소개, 목차

*책과 대화하기-메모하며 읽기. 노트를 반으로 갈라 왼쪽엔 책의 내용, 오른쪽엔 나의 의견, 아이디어

*글쓰기로 성찰하기- 글쓰기가 우리를 변하게 한다. 말하기에도 변화가 온다. 

       "훌륭한 생각이 좋은 글을 쓰게 하는게 아니라 글쓰기가 더 나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세스 고딘-

*프리라이팅-빠르게, 그대로, 정확하게, 쉽게. 책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

*모닝페이지

*내 삶의 의미와 흥미 파헤치기

*너 자신을 알라- 나는 어떤 유형의 작가인가, 외향성과 내향성의 구분은 어디에서 에너지를 얻느냐에 따라 갈라진다.


비전만으로 전략을 짤 순 없다. 계획이라는 차에 타야만 목표에 닿을 수 있다. 비전은 좋은 시작점이다. 하지만 비전을 이루는 방법도 알아야한다. 어떤 강점과 기회가 나를 비전을 향해 나아가도록 이끌어 줄까? 약점을 극복하고 위기를 관리할 방법은 무엇일까? 경쟁자와 나를 차별화할 방법은 무엇일까? 어떤 사람들에게 어떻게 다가갈 것인가? 제품이나 서비스를 어떤 방식으로 편집해 포트폴리오를 만들까?

쓰레기를 입력하면 쓰레기가 출력된다. (garbage in, garbage out)

좋은 독서를 해야 좋은 글을 쓸 수 있다. (good reading in, good writing out)

창의성이란 연결성 없어 보이는 것을 연결하고 기존 지식에 세계가 작동하는 방식에 관한 새로운 통찰을 융합하는 능력이다,



2부는 본격 책쓰기에 관한 내용이다.


*명확하게 정리하는 법

 - 그림, IP, 기획서, 제목, 간결하게 요약하기, 분량 정하기, 책의 구조짜기, 브레인스토밍, 골격구축, 작업용 목차짜기

*이제는 쓸 시간

 -연구자료 정리하기

       -스크랩북 (오려내어 수집) 만들기

       -온라인에서 정리하기- 에버노트, 구글문서도구, 트렐로, 핀터레스트 (웹사이트, 이미지 수집), 블로그, 스크리브너

 -글쓰기 습관 만들기

      -나만의 공간 찾기

      -기존습관에 끼워넣기-마치 양치질처럼

      -연속달리기-매일 반복되는 활동에는 의지가 필요없다

 -작가의 벽넘기- 빈화면을 마주했을때 느끼는 무력감과 공허감에서 벗어나는 방법

 -함께 쓰기

 -말로 풀어내기-음성녹음앱 사용

 -소리내어 읽기

 -스스로에게 보상하기

 -집필용 플레이리스트 (음악) 만들기

 -슬라이드 문서 활용하기


정말 깨알팁이다. 

그 외에도 글쓰기를 돕는 비밀도구로서 타이머, 적절한 은유 시도하기, 이메일 잘 쓰기등을 추천하였다.

책이 나온 후 홍보차 다니는 강연은 나만이 할 수 있는 시그니처 강연으로 삼고, 메모를 해가지고 가서 강연 중 커닝할 생각은 꿈에도 하지 말라고 한다. 시그니처 강연이라면 프리젠테이션이 아니라 퍼포먼스라고 생각하라고. 이건 책 홍보를 위한 강연이든 아니든, 본인이 강연자가 되었을때 꿀팁인 것 같다.

자기 책을 내기로 마음 먹었다면 본격 책 쓰기에 앞서 이 책 1부 내용인 나에 대해 잘 파악하기 위한 단계에서 충분한 발판을 다져야 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것은 책 쓰기 위한 단계이기도 하고, 책을 쓰면서 얻는 것이기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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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24-04-14 18:3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훌륭한 생각이 좋은 글을 쓰게 하는게 아니라 글쓰기가 더 나은 생각을 하게 만든다.˝ -세스 고딘-
이 말이 맞는 이유는 글을 쓰다 보면 글이 새 글을 불러 와요. 생각이 가지처럼 뻗어나가죠.

hnine 2024-04-16 18:52   좋아요 0 | URL
페크님은 투고도 해오셨으니 더 잘 아시겠어요.
책을 읽고나서 감동에 그치지 않고 나름대로 이렇게 리뷰를 남기는 것도 다 그런 이유때문 같아요. 생각을 정리하여 쓰는 과정에서 그 생각이 더 여물고 발전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요.

얄라알라 2024-04-16 09:4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오!! hnine의 정리력^^ 덕분에 넘 좋은데요 액기스를 꼭꼭 모아서 먹여주시니 꼭꼭 씹어 양분 삼자!!^^

˝garbage in, garbage out˝ 이 충고는 엄청 자극적입니다 ㅎ^^:; 뜨끔

hnine 2024-04-16 18:55   좋아요 0 | URL
리뷰를 쓸때 이렇게 정리해두면 나중에 기억하기에도 좋고 눈에 잘 들어오는데 아무래도 제 소감보다는 정리 목적의 기록으로 남는 것 같아 리뷰 쓸때마다 갈등이 생기곤 합니다. 그래도 이런 책은 이렇게 정리해두는 편이 아무래도 좋을 것 같아서요. 도움이 되셨다면 좋겠습니다. 하이드님 서재에서 보고 저도 읽었는데 그야말로 깨알팁이 많더라고요. 두께도 별로 두껍지 않아 금방 읽고요.
garbage in, garbage out 이란 말은 요즘 chatGPT의 헛점을 얘기할때도 많이 쓰는 말이더군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