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앤드루 포터 지음, 김이선 옮김 / 문학동네 / 201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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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읽는 단편이라 시작부터 반가운 마음이었다. 저자 앤드루 포터는 데뷔부터 단편집으로 시작한 작가 아닌가. 1972년 미국 태생. 2008년 36세 되던 해 데뷔작으로 발표한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으로 그는 단편소설 부문 플래너리 오코너상을 수상했다. 2008년에 출간된 책이 우리 나라에선 2011년에 번역본으로 나온바 있고 올해 문학동네에서 새로운 번역본으로 재출간 되었다.

모두 열편이 단편을 모았는데 책의 제목이 된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은 이중 한편이다.

 

구멍, 친구의 죽음의 현장에 함께 있었던 십이년전 일을 기억하며 죄책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주인공. 친구의 죽음이라는 사건에 양심의 가책을 담아 매번 조금씩 다르게 각색된 악몽을 꾸며 괴로와하지만 막상 죽은 친구의 형으로부터 그당시 상황에 대해 자세히 알고 싶다는 편지를 받고서 쓴 답장을 부치지 못한다. 인간의 행위에 대한 최종적인 심판을 내리는 것은 법도, 신도 아니고 내 마음속 양심의 잣대이다. 극히 주관적이면서 솔직한.

코요테, 서로 사랑은 하지만 상대로부터 기대하는 바를 충족하지 못해 사이가 원만하지 못하는 부부. 그런 부모를 둔 주인공이 다 커서 관찰자 입장일 수 밖에 없었던 어렸을때를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아버지가 집을 나가 있었기 때문에 어머니와 대부분의 시간을 보낸 주인공은 그때는 부모 사이의 일을, 특히 집을 나가 살고 있었던 아버지의 마음을 이해하기 어려웠으나 나중에야 아버지와 어머니 사이에 있었던 일과 본심을 이해하게 된다. 어린 주인공이 해질 녂 지붕 위에 올라가 엄마를 기다리며 혼자 시간을 보낼때 들려오곤 하던 것이 코요테 소리이다.

아술, 아이를 가질 수 없는 폴과 캐런 부부는 중학생 아술을 교환학생으로 한집에 데리고 있다. 폴과 캐런 각자의 문제에 더하여, 동성연애를 비롯 일탈의 위험 수위를 넘나드는 아술을 어떻게 대하고 지도해야할지도 확신이 없어 갈등을 겪는다. 개인적인 문제와 아슬의 문제까지, 어쩌면 과도기를 사는 건 십대의 아술이나 사십대의 폴, 캐런이나 다를 바가 없다. 얼마의 시간이 흐른 뒤에야 그 시절을 되돌아보고 마침내 지나간 행동을 제대로 보게 되었다는 결말은 앞의 두 작품과 공통적인 방식의 결말이다.

빛과 물질에 관한 이론, 빛과 물질에 관한 방정식을 시험문제로 낸 물리학 교수 로버트와 그 시험을 치러야했던 학생중 하나인 헤더와의 개인적인 만남은 바로 그 시험에서 비롯되었다. 결국은 연애담인데, 섬세하고 격조있음이 이루 말할 수 없다. 처음엔 로버트라는 교수의 성격과 심리에 집중하며 읽다가 읽어나갈수록 점차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일인칭 화자인 헤더의 무심하고 담담하여 가려져있던 매력을 발견하게 되고, 과연 로버트가 빠져들지 않을 수 없었겠다 생각이 들기까지 했다. 역시 여자가 결혼 상대로 선택하는 것은 사랑이 전부가 아니라, 결혼후 예상되는 안정화 정도가 또 한 요소로 보태져서 결정된다는 것을 여기서도 본다. 물론 모든 여자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말이다. 그래서 더 행복한가는 또 다른 얘기이다.

강가의 개, 제목이 중의적으로 쓰였다. 주인공이 어릴 때 목격한 형과 그 친구들의 비도덕적 행동을 회상하는 이야기이다. 성폭력, 범죄의 씨앗이 되는 잘못된 음주문화 등, 개로 상징되는 이 모든 행위는 미래의 문제로도 지속되어 누군가의 양심을 건드리며 회상될 것인가.

외출, 외출의 뜻 속에 주류에서 벗어난 삶까지 확장시켜 생각해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머킨, 동성애, 양성애를 용어화해서 불러야하는 당위성에 대해 나는 아직도 의문을 가지고 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는데 그 대상이 동성일수도 있고 이성일수도 있는 것이지, 낮은 확률로 일어난다고 해서 아웃사이더로 소외시키고 심지어 죄악시해야하는가. '머킨 (merkin)', '비어드 (beard)'가 동성애자가 공공장소에 데리고 가는 이성 상대를 뜻하는 단어임을 이 작품을 읽기전엔 알지 못했고 들어본적도 없다. 화자인 '나'는 진정 몰랐을까? 린이 처음부터 좋아한 상대는 자기였음을.

폭풍, 밖에서 폭풍이 치는 것과 집안 내에서 일어나고 있는 폭풍을 병렬식으로 대비하여 서술하고 있다.

피부, 이 책에서 가장 짧고 간단한 작품이었음에도 연속해서 두번 읽어야 했던 이유는 제목이 왜 '피부'인지 처음 읽을때 놓쳤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바라던 행복을 느끼는 순간에도 우리는 어떤 불행이 가능할수도 있었는지를 굳이 떠올린다. 하지만 떠올린다고 한들, 누워있는 배우자의 매혹적인 피부처럼 눈 앞에 보이고 당장 느낄 수 있는 것들 만한 영향력을 가지진 못한다.

코네티컷, 병원에서 퇴원한 아버지가 요양차 코네티컷 연안의 별장에 머무르고 있을 시기에 '나'는 열세살이었고 그때 어머니에게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어른이 되어 그때를 회상하고 비로소 그 일의 전말을 제대로 이해한다. 아버지가 요양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와 일상으로 복귀한후 모든 상황은 제자리로 돌아와 평화로운 상태로 보였지만 어른이 되어 아직도 기억하는 것은 겉으로 보여진 것과 매우 다른 이미지이다.

그 저녁, 벤틀리 부인이 떠난 그 저녁이 자꾸만 떠오른다. 어머니가 이윽고 자신을 추스르던 모습, 부엌으로 들어가 설거지를 하던 모습, 방에서 내려온 누나에게 미소를 짓던 모습, 그리고 그후, 개수대가에 서서, 마치 누군가가 자기에게 와주리라고 아직도 믿는 듯이, 마치 저멀리 있는 그림자가 뜰의 가장자리에서 걸어나와 자기를 되찾아갈 것이라고 아직도 믿는 듯이, 그렇게 간절하게 서 있던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277쪽)

이 작품의 마지막이자, 작가의 섬세한 글쓰기 방식이 잘 드러나는 곳 중의 하나라서 인용해보았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앞날을 계획하는 시간 대비 옛날을 회상하는 시간의 비율이 증가한다. 과거의 어떤 일들이 기억에 남고 어떻게 회상될지 당시엔 모른다. 이렇게 이야기가 되는 것은 시간이 흘러 그 상황에서 이만치 떨어져나온 후, 한번 저 기억 바닥으로 가라앉았다 떠오른 후이다. 그걸 이렇게 섬세한 통찰을 거쳐 소설로 탄생시킬 수 있다는 것은 그동안 살아온 세월에 대한 선물이다. 어디에 비길바 없는.

아직도 외국작가의 단편소설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앨리스 먼로. 그녀의 단편보다는 읽기가 수월하다. 독자에게 친절할 정도의 구체적인 서사가 있다는 뜻이겠고, 덜 함축적이고 더 흥미있게 썼다는 뜻도 될 것이다.

아직 많은 작품을 낸 작가가 아니라서 국내에 알려진 그의 다른 소설 <어떤 날들>을 바로 주문해서 읽어보기로 했다. 망설임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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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ussbaum 2019-12-09 19: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 파리 리뷰 인터뷰 모음집인 <작가란 무엇인가>를 읽다 남기신 글을 읽게 되었습니다. 작가들이 작품을 만드는 과정은 저마다 제각각이었지만 모두 꾸준히, 그리고 열심히라는 동일한 단어를 품고 있더군요. 소설이 어느 때부터 참 멀게 느껴졌는데 조금씩 다시 소설이 좋아지는 것은 그런 일상의 과정, 삶의 과정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오늘 아차 싶은 실수 하나를 벌이고 저의 보편과 개성 사이에서 조금 고민을 했네요. 관련해서 일기도 한 장 썼는데 그 내용이 올리신 글의 마지막 문단과 어쩐지 닮아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앤드루 포터도 읽은 책 본문에 나왔지 싶은데, 언제 서점에 들러 조금 읽다 와야겠습니다.

hnine 2019-12-10 05:26   좋아요 0 | URL
열심히와 꾸준히, 보편과 개성 사이. 모두 생각해볼 말들이네요. 저는 열심히보다는 꾸준히가 좋고 (열심히는 어딘지 자발적이지 않고 의무적으로 하는 것 같은 뉘앙스가 있어서요 ^^), 보편과 개성은 둘다 좋아요. 지난 주 현대 미술에 관한 강의를 들었는데, 개성이 전부인 것 같은 현대 미술에 있어서조차도 어떤 것은 예술 작품으로 인정받고 어떤 것은 그저 개인의 취향에서 그치고 마는 기준이 되는 것은, 개성이 다른 사람들의 공감을 불러일으킬만한 보편성도 가지고 있느냐 하는 것이라더군요.
앤드루 포터는 적정 수준을 잘 잡아서 작품을 쓴 것 같은데, 지금 배송중인 그의 <어떤 날들>을 읽어보면 더 잘 알수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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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사진 3은 어제 찍은 것이 아니라 가을에 찍어놓은 것이네요.)

 

 

 

 

 

한동안 즐거이 다녔던 곳.

어제 강의를 마지막으로 다음에 또 관심있는 강의가 눈에 들어올때까지 정기적인 발걸음은 쉬게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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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12-04 09: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12-04 09: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9년 10월 설악산 비천대 올라가는 길이었습니다.

Kissing stone 이라는 이름은 제가 붙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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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9-12-02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진짜 키스하는 것 같아요. 저런 게 있었다닛! 놀랍네요.
<쉬리>란 영화에서 알려진 키싱구라미란 물고기 생각나네요.ㅋ

hnine 2019-12-02 17:37   좋아요 0 | URL
ㅋㅋ
아마 저 바위를 보고 저만 그렇게 느낀게 아닐꺼예요.
예전에 홍신자 무용가가 이끌던 무용단 이름이 ˝Laughing stone (웃는 돌)˝이라고 지었다던데 거긴 뭔가 심오한 뜻이 있겠죠?
예전에 저희 집에서 열대어를 한동안 키웠기 때문에 키싱구라미가 키스하는 모습은 여러번 보았어요.
 



예전엔 주로 새벽에 혼자 깨어있는 시간을 이용해 영화를 보았었는데, 시간 여유가 많은 요즘은 딱히 새벽이 아니라도 수시로 영화를 본다. 그래서 많이 보기는 하는데 그런 것에 비해 몰입도 높은 영화가 적은 것은 영화의 문제인지 나의 마음 상태가 그런 것인지 모르겠다. 그래도 영화보기는 아직은 즐거움이다. 독인지, 덕인지, 그런것 따지기 시작하면 오히려 독에 가까워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일단 본다.

 

다음 네 편의 영화는 본지 한달이 안된 영화들. 기억에서 사라지기 전에 리스팅해본다.




1. Detachment



  • 미국, 2011
  • 감독: 토니 케이
  • 주연: 애드리언 브로디
  • 수상: 감독, 2011 상파울로 국제 영화제 베스트 무비 인터내셔널 픽션 (Award of the public)



어릴 때 엄마의 자살 장면을 목격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헨리. 한군데 정규직보다 기간제 임시 교사직을 택한 그는 문제아들이 모여있는 한 고등학교에 배정받아 간다. 첫 시간부터 학생들로부터 욕설과 비방이 쏟아지는 교실에서 그는 더 이상 낙담할 것도 희망할 것도 없이 자기가 해야할 최소한의 임무를 수행하며 하루하루를 보내던 어느 날, 길거리에서 발견한 소녀 에리카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어른처럼 화장을 하고 이미 만신창이가 된 몸으로 돈을 벌기 위해 거리에서 모르는 남자들에게 접근하고 있었다. 또 한 소녀 메리디스는 그가 가르치는 교실의 뚱뚱하고 수줍음 많은 소녀로서 첫시간부터 선생님인 헨리에게 반해 그에 대한 마음을 남몰래 키워간다. 

에리카와 메레디스의 공통점은 둘 다 애정과 관심이 필요한 상태라는 것. 이들의 상태가 어떤지 누구보다 잘 알아채었지만, 그래서 외면하지도 못하지만 그 이상의 개입은 자제하고 거리를 두려는 헨리의 심리 상태를 나타낸 것이 제목 detachment 일까. 아니면 영화 결말에서 헨리로부터 분리되는 두 소녀의 상태를 나타낸다고 보는게 더 적절한 말일까. 요양소에서 보호 치료를 받으며 점차 나아가는 에리카의 모습은 독립에 가까와지는 분리로 보이는 반면 메레디스가 헨리로부터 스스로 떨어져나가는 장면은 과히 충격이다.

영화 <피아니스트>로 잘 알려진 배우 애드리언 브로디가 제작까지 맡은 영화이다. 감독 토니 케이는 1952년 영국 태생.














2. 패들턴 (Paddleton)



 

 

 

  • 미국, 2019
  • 감독: 알레스 레만
  • 주연: 마크 듀플래스, 레이 로마노


Detachment 보고 무거운 마음에서 못벗어나 연속해서 고른게 이 영화라니.
아래 위층 사는 이웃 앤디와 마이클은 둘다 혼자 사는 중년의 남자라는 공통점때문에 가까이 지내는 사이이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이클이 말기암 진단을 받고 앞으로 살 날이 6개월 정도라는 것을 알게 된다. 절망한 그는 그냥 죽을 날을 기다리기 보다는 아직 생각하고 움직일 기력이 있을때 스스로 그 날을 선택하여 자기 손으로 세상을 마감하겠다고 결심하고 친구 앤디에게 자기의 마지막을 지켜봐달라고 부탁한다. 마이클을 만류하다 포기한 앤디는 이제 그의 죽음을 지켜봐주는 역할을 해주기 위해 그가 불법으로 약을 구입하고 죽음의 여행을 떠나는데 동행해준다. 그렇게 결연하게 죽음의 의지를 보이던 마이클은 막상 그 순간을 맞이하게 되자 자기가 선택한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예상과 다른 반응을 보이며 앤디를 당황케 한다.
 
제목의 패들턴 (paddleton)은 마이클과 앤디가 평소에 함께 라켓과 공을 가지고 하던 스쿼시 비슷한운동 이름이다. 단조로운 일상에 유일한 여흥이었던 그들만의 게임을 마이클이 떠나고 그가 없지만 여전히 돌아가고 있는 일상에서 앤디는 혼자서 벽에 공을 던지고 라켓을 휘두른다.
존엄사에 대한 생각은 물론이고, 존엄사가 아니더라도 가족없이 혼자 살아가는 중년의 삶에 대해서도 다시 생각해보게 하는 영화이다.



  







3. The Family Stone (우리 사랑해도 되나요?)


 

 

  • 미국, 2005
  • 감독: 토마스 베주커
  • 주연: 다이앤 키튼, 레이첼 맥아담스, 클레어 데인즈, 사라 제시카 파커

위의 두 영화를 보고나서 이젠 정말 마음 훈훈해지는 영화를 봐야할 때라고 고른 영화이다. 크리스마스 시즌에 어울리는 가족 영화라니 이거다 싶었다. 그런 나의 의도와 맞아떨어지는 영화이기는 했다. 그런데 너무 내용이 너무 뻔한 것이다. 이렇게 뻔한 가슴 훈훈한 결말이 그래도 우리는 아직 필요한가보다. 나 처럼.
낯익은 배우들이 많이 등장하고 그들의 지금까지 캐릭터에 맞는 배역을 맡아 잘 소화해내고 있다.
제목의 Stone은 여기 나오는 가족의 성 씨 (family name)이기도 하고, 내용 중 등장한 다이앤 키튼의 저 반지를 가리키기도 하지 않나 생각이 든다. 다이앤 키튼이 자기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저 반지를 장래 며느리에게 물려주겠다고 약속했었는데 막상 아들이 결혼하겠다고 데려온 여자가 맘에 안들어 반지 물려주기를 거부하는 내용이 나온다.














4. To the bone



 

 

  • 미국, 2017
  • 감독: 마티 녹슨
  • 주연: 릴리 콜린스, 키아누 리브스


릴리 콜린스가 신경성 식욕부진에 걸린 소녀 엘런으로, 키아누 리브스가 이 방면에 유명한 정신과 의사 윌리엄 베컴으로 나온다. 엘런은 왜 거식증에 걸리게 되었고 그녀는 과연 치료되는가?
영화에서 엘런을 비롯해 그녀가 치료를 목적으로 들어간 집단 환자들이 음식을 피하고 체중을 늘리지 않기 위해 하는 편법적인 행동들은 들어서 알고 있는 것도 있었지만 저렇게까지? 하며 놀라운 것도 있었다. 배급 당시 영화를 보고 따라할 위험이 있다는 경고가 붙기도 한 영화라고 한다. 
주연을 맡은 릴리 콜린스는 가수 필 콜린스의 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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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onnight 2019-12-02 13: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흥미로운 영화들 많이 보셨네요^^ 저도 보고픈 맘이 드는데 이 영화들은 넷플릭스에서만 볼 수 있는 건가요?(신문물이 두려운 1인 @_@;)

hnine 2019-12-02 17:14   좋아요 0 | URL
저는 넷플릭스로 보았는데 신문물아닙니다 제가 볼 정도면. ㅋㅋ
투더본 같은 영화는 아예 넷플릭스에서만 상영했다고 하네요.
저 중에 제일 권할 만한 영화를 뽑으라면 Detachment 를 고르겠어요.
저기 올리지 않은 영화중에도 괜찮았던 영화가 꽤 있는데 괜찮은 정도이지 아주 좋다고 할 정도는 아니어서 안 올렸어요.

Nussbaum 2019-12-02 22: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나고 보면 저도 참 영화를 많이 본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그런데 많이 보기만 하고 정리를 못해서 아쉽습니다. 그런 아쉬운 마음에 요즘 영화에 대해 제 생각을 어딘가에 적어보고 있는데 때로는 영화 보는 것보다 더 재밌게 느껴지기도 하네요.

저는 학교 하면 2008년 프랑스 영화(감독 로랑 캉테) ˝클래스˝ 가 생각납니다. 위에 올리신 영화를 본 적 없지만 또 언젠가 올리신 영화를 만날 날이 오지 않을까 싶습니다 ^^

hnine 2019-12-03 07:34   좋아요 0 | URL
예전에 비해 요즘은 영화보기가 쉬워졌으니까요. TV에서는 보고 싶은 걸 찾기가 어려운데 영화는 검색하면 보고 싶은게 훨씬 많아서 저도 요즘 영화보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아요.
책은 읽고 나면 간단하게라도 꼭 리뷰를 쓰고 있는 반면에 영화는 그냥 보고 말때가 많은데 이것 역시 짧게라도 기록을 남겨놔야겠구나 싶어요. 기록의 차원에서도 그렇고 말씀하신대로 쓰는 동안 생각이 한번 더 정리되고 나를 돌아보는 효과도 있고요.
˝클래스˝는 처음 듣는 영화인데 한번 보고 싶네요.

파란놀 2019-12-25 2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뜻있는 영화를 많이 챙겨서 보시나 봐요.
저는... 저희 식구가 영화가 너무 재미없다고 여겨
영화를 같이 안 보고, 혼자서도 안 본 지가 한 해 즈음 되어요...

적어도 100번을 볼 수 없는 영화라면
굳이 1번조차 안 보아도 된다고...
요새 새삼스레 느껴요.

같은 영화를 왜 다시 보느냐 묻는 분들이 있지만,
아름다운 영화는 다시 볼 적마다
새롭게 느끼고 배우는 대목이 늘 있어서
100번 아닌 1000번 넘게 보기도 해요..

hnine 2019-12-26 09:29   좋아요 0 | URL
일단 시간 여유가 많이 생겼어요. 그리고 영화 보기가 예전보다 더 편해졌고요.
책, 영화, 동영상, 잘 골라서 보면 좋은 것들이 많아요.
다시 보는 영화 말씀하시니, 저는 새로운 영화 보기 바빠 예전에 본 좋은 영화 다시보기는 좀처럼 하지 않고 있었네요. 본 영화라 할지라도 새로이 다가오는 영화는 새로운 영화가 될텐데 말입니다.
 
난처한 미술 이야기 4 - 중세 문명과 미술 : 지상에 천국을 훔쳐오다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 미술 이야기 4
양정무 지음 / 사회평론 / 201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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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이야기

4 중세문명과 미술

지상에 천국을 훔쳐오다

 

미술이야기 5 (르네상스)를 먼저 읽었고 다음으로 미술이야기 3 (그리스 로마 문화), 그리고 미술이야기 4 중세문명과 미술편을 읽었다.

역사를 모르고 미술을 이야기하기란 화학을 모르고 생명현상 설명하기, 수학을 모르고 물리 공식 이해하기에 비유할 수 있지 않을까. 새삼스런 이야기가 되겠으나 이번 4권은 특히 더 그런 것이, 제목은 미술이야기라면서 책의 중반 정도에 이르기까지 그림보다 지도와 연표가 더 많이 등장하는 듯 싶었고 미술사가 아니라 역사 공부를 하고 있는 착각이 들기도 했다.

 

중세에 해당하는 11세기에서 13세기, 서기 1000년 부터 1300년 까지의 미술 이야기이다. 지금으로부터 천 년도 더 된 먼 먼 그 옛날. 그때의 사람들은 없지만 그때의 건축이 남아있고 조각이 남아있고 기록이 남아있다. 과거로의 여행을 떠나는 기분으로 책을 읽어나간다.

앞권에서 그리스 로마 문명이 자체적으로 발생되어서 오늘날 모든 문명의 시발점이 된 것은 아니라고 저자가 강조했던 바 있다. 그리스 문명 이전에 아시아 아프리카 지역의 문명이 있었고 분명 이들의 영향을 받아 그리스 문명이 발생하고 발전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강조했다. 이 책에서도 저자는 유럽이 처음부터 지금처럼 문화 선진 지역은 아니었고 중세 시기에 십자군 원정길을 따라 들어온 비잔티움과 동방의 화려한 미술이 유럽 미술이 새롭게 도약하는데 큰 자극이 되었음을 서론부터 밝히고 들어간다. 양식으로 말하자면 중세는 로마네스크와 고딕의 시대인데, 순례 열풍을 타고 순례자들이 오고간 길을 따라 발달한 마을과 도시에 새롭게 교회가 세워졌고 이렇게 고대 로마 이후 잠잠했던 미술이 다시 모습을 드러낸 것이 로마네스크 양식이라면, 동방의 화려한 시각세계의 영향을 받아 새롭게 변신한 미술 양식을 고딕이라고 부른다.

 

1. 로마네스크 양식

 

 

이 시기에 순례 열풍이 불기 시작한 이유는 무엇일까.

순례는 일종의 속죄 여행으로서, 중세 기독교인들은 천국에 가려면 죽기 전에 일생 동안 저지른 죄를 용서받아야 한다고 믿었고 성지 순례를 확실한 참회의 방법으로 삼았다. 현대까지 이어지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형성된 것도 이 시대이다. 예수가 죽음을 당한 예루살렘까지의 길은 너무 멀고 험하니까 예수의 제자나 성물이 발견된 곳까지를 순례의 목적지로 하였고 예수의 제자 야고보가 묻힌 산티아고는 그런 순례길 중 하나인 것이다. 이렇게 길이 생기고, 길을 따라 도시가 형성되어갔다. 그리고 새로운 도시가 형성되어가면 그곳에 대규모 성당을 세웠다. 이렇게 새로운 건축 붐이 일면서 고대 로마의 양식을 따라했는데 이런 양식을 로마식, 로마풍이라는 의미로 로마네스크 양식이라고 부른다.

로마네스크 양식 = 고대 로마풍 양식 + 기독교 사상

당시 지어진 성당에는 순례객을 배려하는 원형 회랑과 소형 예배당 등이 마련되었고, 아치를 많이 활용한다는 특징을 지니는데 두꺼운 벽, 아치형 기둥, 십자가형 건축 구조는 로마네스크 양식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성당의 내부에는 많은 조각들로 채워져 있는데 중세 미술에서 조각은 성경에 등장하는 예수의 일화와 기독교 교리를 내용으로 하여 신앙심의 표현, 기독교 교리에 근거한 교훈적인 메시지의 전달을 목적으로 한다고 볼 수 있다.

 

2. 노르만 미술

 

유럽의 역사에 있어서 이 시기는 바이킹의 세력이 급부상한 시기이기도 하다. 바이킹은 원래 유럽의 최북단인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덴마크 지역에 퍼져 살던 민족인 노르만족을 말하는데, 프랑스 노르망디에 정착한 이래로 유럽 대륙을 차츰 정복해나가서 10세기가 되면 영국을 정복하기에 이른다. 이들은 정복지의 로마네스크 양식을 흡수하고 받아들여 독특한 노르만 미술발전시키기에 이른다. 즉 업그레이드된 로마네스크 양식이라고 볼 수 있다.

탁월한 군사력과 열정적 신앙심, 개방성이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던 노르만 민족은 유럽 대륙내에서 여러 문화를 엮어 또 하나의 새로운 세계를 창조하였고 이로써 중세 유럽 문화의 선구자 역할을 한 셈이다. 예를 들어 피사 대성당 (1063-13세기, 피사)은 전형적인 로마네스크 건축 양식과 이탈리아 반도 고유의 미술 전통이 혼합된 건축물이며, 산 마르코 대성당 (1063-1094, 베네치아)은 로마네스크 양식과 비잔틴 양식의 조화를 이루고 있는 독특한 건축물이다.

 

11-13세기 기독교와 이슬람교 사이에 벌어진 십자군 전쟁은 비잔티움 제국으로 대표되는 동방의 선진 문물이 서유럽으로 유입되는 계기가 된다. 십자군의 집결지였던 지역이 물자와 인구의 집중으로 인해 도시로 발전하여 고딕 양식이 탄생하고 발전할 수 있는 토양이 마련된 것이다. 피사와 베네치아는 그 대표적인 도시이며 피사 대성당은 훗날 르네상스 양식으로 발전하며, 베네치아의 산 마르코 대성당은 비잔틴 양식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3. 고딕 미술

 

고딕 양식의 생일이라고 말하는 1144년 6월 11일은 파리 인근에 위치한 도시 생드니의 수도원에서 새 성당의 완공을 축하하는 의식이 거행된 날이다. 높은 천장, 첨두 아치, 화려한 스테인드 글라스, 성스러운 음향효과를 특징으로 하고 있는 생드니 수도원의 건축 양식은 후에 노트르담 대성당, 생트 샤펠 등의 건축으로 이어지고 고딕 양식의 효시가 되었다.

사실 고딕은 단일 요인에 의해서라기 보다 사회적, 경제적, 문화적으로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탄생한 양식이다.

사회적 요인     도시 발달, 시민 의식 형성

경제적 요인     부의 축적, 집약된 노동력

문화적 요인     신앙심, 지역에 대한 자부심

 

첨두 아치 (끝이 뾰족한 아치. cf.  끝이 둥근 아치는 로마네스크 양식), 늑골 궁륭 (갈비뼈 구조의 둥근 천장), 플라잉 버트레스 (공중 부벽)는 오늘날 고딕의 3요소로 불린다.

재미있는 것은 이 고딕 양식이 중세에만 있었던 것이 아니라 천년이 지난 지금 현대 건축에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몇몇 현대 건축물들은 고딕 양식의 모티브와 건축 방식등을 차용하고 있는데 우리 나라에만 해도 일부 대학의 본관 건물, 명동 성당 등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하늘에 가까이, 더 가까이 뾰족하게 위엄을 세우고 싶었던 고딕 양식 건축물은 그래서인지 소실되거나 무너져 내린 곳도 많다.

앞으로 이런 곳들을 방문하게 되면 과연 지금 책에서 읽은 이 내용들이 십분의 일이라도 떠오를까 생각하니 한숨이 나오기도 한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은, 볼 수 있을 만큼 알아가지고 가라는 뜻 아닌가.

이 책 제목 위에 "난생 처음 한번 공부하는"이라는 말은 틀렸다. 한번 공부해서 될 내용들이 아니다. 한번 읽어도 이해가 잘 되도록 쓰여진 책이라는데는 이의가 없다.

5권까지 나온 책들중 지금까지 세권을 도서관에서 대출해서 읽었는데 앞으로 읽을 책은 물론, 읽은 세권도 구입해서 소장해야하나 생각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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