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청주국제공예비엔날레. 공예의 가치를 알리기 위한다는 목적으로 1999년에 시작하여 2년에 한번씩 열리는 이 전시가 올해로 벌써 10회째이다.

서울 살았더라면 거리때문에 못와봤을지도 모르는데 지금 사는 곳에서 청주까지는 차로 40분 거리.

지난 회때 처음 와서 보고 공예, 미술 이런 것 잘 모름에도 불구하고 꽤 즐겁고 재미있는 경험이었기에 다음 전시에도 꼭 오리라 했었다. 올해 전시 시작하는 날부터 가고 싶었는데 차일 피일 하다가 전시 끝나기 하루 전날인 어제 겨우 다녀올 수 있어 다행이었다.

 

 

 

 

 

 

미술관이나 박물관, 고궁 등 우리 나라에 좋은 전시장이 많이 있지만 아마 이런 전시장은 별로 없을 것이다. 낡고 허름해보이는, 그러니 작지 않은 규모의 이 전시장은 옛 청주연초제조창. 1946년에 설립하여 그 당시 국내에서 가장 큰 규모의 담배공장이었다는데 2004년에 폐장한 이후 7년 동안 방치되었다가 2011년 부터 청주공예비엔날레 개최장소로 이용도고 있다. 쓰지 않는 건물을 이렇게 훌륭한 전시장으로 활용하고 있어 흐뭇하고 기분도 색다르다.

 

 

 

 

옛날 이 건물의 용도를 보여주는 흔적이 이렇게 남아 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Q: 공예 (craft) 란 무엇인가?

Re: 결국 공예다!

공예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결국 다 공예다 라는 대답. 즉, 빛, 컴퓨터, 3D 기술, 영상, 소리, 사진, 움직임, 음악 등의 여러 매체를 이용  또는 이들 매체 자체를 작품 속에 포함시킴으로써 공예의 범위를 확장시키고 앞으로도 더 확장 가능성 있는 세계임을 보여주자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순수 공예 작품보다는 다양한 매체가 이용된 작품들이 대부분이어서, 설명을 읽거나 듣지 않고 주욱 둘러보고 이해하기엔 다소 어려울 수 있는 전시였다.

 

 

 

 

 

단단한 철에 모터와 추를 달아서 사람의 손길에 따라 넘어졌다가 다시 일어난다 오뚜기처럼. 일명 반응형 작품.

 

 

 

 

 

 

 

 <산>이라는 제목의 이 작품은 방의 네 벽면으로 보여지는 산의 모습이 작품인데 산의 사진을 찍고, 프로젝션맵핑이라는 기법 ( 아래 사진) 으로 산의 모습에 입체감과 공간감을 더했으며 빛에 따라 수시로 변하는 산의 모습을 보는 효과를 낸다.

 

 

 

 

 

 

 

 

 

 

 

 

 

회화, 조각, 설치, 뉴미디어를 통합적으로 활용한 데이비드 오글이라는 영국 작가의 작품이다.

 

 

 

 

 

 

일상적인 사물에서 생성되는 소리에 주목한다는 작가의 <News, Paper, Sound> 라는 제목의 작품이다.

사진으로는 나타낼 수 없지만 신문지 일부분이 위로 들썩이며 소리를 내는데 신문지를 찢는 소리를 녹음한 것이라고 한다.

중요한 시간성을 상실해버린 과거의 뉴스, 소리의 재료가 된 종이, 해체과정의 결과물인 소리 등을 한자리에 모이게 한것이 작가 (배인숙) 의 아이디어이고 작업.

한때 유용한 정보였던 신문이 시간이 지나면 그저 신문지로 남을 뿐. 전시를 보던 아이들은 갑자기 앞에 있는 신문지가 들썩거리며 소리는 내는 것을 보고 놀라서 울기도 한다고.

 

 

 

 

 

 

 

 

 

 

원래 염색이 되지 않는다는 아크릴판을, 수천번 물감에 담았다 꺼냈다를 반복함으로써 기어이 색깔을 입히고 말았다는 작가 (윤새롬).

 

 

 

 

 

 

 분청사기, 청화백자 등을 직접 만드는 대신 하얀 도자기를 벽에 붙이고 영상을 쏴서 분청사기나 청화백자로 보이게 하는 방식을 보여준 작품이다.

 

 

 

 

 

 

 

 

 

 

 

 

 

어느 작품에서나 빠지지 않고 들어가는 이라는 매체

 

 

 

 

전시의 마지막 방에는 그동안 청주공예비엔날레와 관계를 맺은 작가중 열명을 선정하여 그들이 작업하는 모습을 재구성하여전시실 네 벽면을 채우고, 적절한 음악으로 공간을 채웠다. 바닥에는 누워서 볼 수 있는 빈백 스타일 의자가 여기 저기 놓여있어 자유로운  자세로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위의 두 사진은 어느 두 감상자의 즉석 작품 (^^)

 

 

 

 

여러 매체가 그 경계를 허물고 서로 합쳐져 기존에 없던 세계를 만들어낸다. 공예와 미술, 실용과 예술, 현실과 이상의 경계가 더욱 더 모호해지고 의미가 없어지는 듯하다.

아직은 공예 하면 일일이 손으로 작업하는 과정을 떠올리는 사람이다보니, 이 전시의 작품들에선 아무래도 사람의 손길이 덜 느껴진다는 생각도 들었고 작가가 작품에 쏟는 시간과 땀과 고뇌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했다. 이번 전시에서도 천재적인 미디어 아티스트 라고 소개한 작가들은 있었으나 장인이라고 부르는 사람은 없었다. 대신, 예술가인가 철학가인가 할 정도로 손의 수고는 덜어지는 대신 작가의 철학, 사상, 관점이 매우 중요한 요소로 들어가있다는 것. 공예에 대해 잘 모르지만 나름대로 보고 느낀 점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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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포스 신화 - 부조리에 관한 시론
알베르 카뮈 지음, 오영민 옮김 / 연암서가 / 2014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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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하나, 바로 자살이다. 삶이 고생해 살아볼 만한 가치가 있는지 없는지 판단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철학의 근본 문제에 답하는 것이다.

 

이것이 이 책의 시작이라면 "모든 생의 끝이 죽음으로 정해져 있다면 애써 살아야 할 가치는 무엇인가" 라는 나의 우울함의 바닥에 깔려있는 문제도 저 시작 문장 속에 들어간다고 할 수 있을까? 카뮈는 그 문제를 판단하고 답하는데 시간을 썼고, 나는 묻는 것에서 더 나아갈 생각조차, 의지조차 가지지 않는 쉬운길을 택하여 그냥 기분과 감정에 맡기고 살아왔다.

이 책을 읽으며 유일하게 얻은 위안이란, 20대때, 그저 이 책을 읽었다고 말하고 싶어서 꾸역꾸역, 이해도 안되면서 읽었던 때에 비해, 수십년 지난 지금 그래도 그 정도는 아니더라는 것이랄까. 심지어 마음에 꾸욱 들어와 박히는 대목도 있고, 쾅 하고 부딪혀 오는 대목도 있었으니, 난 그냥 나이만 먹진 않았나보다 하는 위안이 되어주었다. 그러니 최소한 어떤 책들은 한번 읽기에서 끝나면 안될 것 같다. 예전에 읽었던 책을 세월이 흐른 후 다시 읽을 때 책 속에서 놓친 내용은 물론이고 자기자신에 대한 재발견을 할 수 있다는 것은 새로운 책만 읽을 때는 결코 느낄 수 없는 점이니까.

이 책을 읽으면서는 음악도 틀어놓지 않았고, 쪼가리 시간에 틈틈히 읽지도 않았다. 연필로 밑줄 긋는 곳이 많다 보니 자까지 대동하여 진지하게.

어차피 이르게 되는 곳이 죽음이라면 애써 살아야 할 가치는 무엇이냐는 나의 우울함의 시작이라고 쓴 이 문제는 나만 하는 생각은 아닐 것이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이라고 다른 사람들이 한 말들 역시 어디 한두군데서 들어보았는가. 하지만 어떤 답도 어떤 결론도 답 같지 않고 결론 같지 않았었다.

계속 굴러내리는 바윗돌, 계속 올려다놓아야 하는 벌. 이 벌을 계속 수행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 아무 의미 없다는 것이 카뮈의 대답이 아니었다. 올려놓은 바윗돌이 다시 굴러내리고, 그것을 산꼭대기로 다시 밀어올리기 시작하기 전 그 막간에 인간은 무슨 생각을 하느냐가 그의 행위에 여러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고 했다. 아무 생각없이 바위를 산으로 밀어올리기를 반복하는 대신, 그 잠깐의 순간에 이 끔찍한 형벌의 의미에 대해 생각하고 형벌을 내린 신에 대해 생각하고 그것에 대해 자기가 어떻게 대처하는 것일까 통찰은 하는 한 그는 약하지 않으며 그의 삶은 의미없지 않다.

시시포스가 특별히 나의 관심을 사로잡은 까닭은 바로 이 되돌아 내려가는 순간, 이 잠깐의 휴지(休止)때문이다. 끝을 알 수 없는 고통의 근원을 향해 다시 걸어 내려가는 한 인간의 모습을 바라본다. 가쁜 숨을 고르는 이 시간, 그의 불행과 마찬가지로 어김없이 다시 찾아오는 이 시간은 의식의 시간이다. 산꼭대기를 떠나 신들의 소굴을 향해 조금씩 조금씩 더 깊이 접어 들어가는 매순간, 시시포스는 자신의 운명보다 더 우월하다. 그는 자신의 바위보다도 더 강하다.

 

이 신화가 비극적인 것은 주인공이 의식하고 있다는 점 때문이리라. 만일 그가 한 걸음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성공하리라는 희망이 그를 떠 받치고 있다면, 실상 그에게 고통이랄 것이 어디 있겠는가? 운명이란 오직 의식하게 되는 그 흔치 않은 순간들에 있어서만 비극적이다. 시시포스 그에게 고뇌를 가져다주었을 통찰이, 같은 순간, 그의 승리를 완성시키고 있는 것이다. 멸시를 통해 극복되지 않는 운명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204, 205)

 

외부에서 보면 굴러떨어진 바위를 산꼭대기로 다시 밀어올리기를 반복하는 행위의 연속으로 보이지만 시시포스에게 그 일은 때로는 고통 속에서, 때로는 통찰과 깨달음 속에서 이뤼진다. 바위를 밀어올리는 행위는 그가 타고난 운명이라는 것을 의식하는 순간 그의 비극은 시작되고, 이전의 일상적인 인간에서 부조리의 인간 (부조리를 의식하는 인간)으로서의 삶이 시작되는 것이다. 이제 이 부조리한 인간은 불만과 고통들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신성화시키며 인간의 운명에 대해 왈가왈부한 어떤 신을 내몰고, 운명 그 자체를 인간 스스로 해결해야할, 인간사의 한 문제로 받아들인다 (카뮈는 "되돌려놓는다"라는 말을 썼다 206쪽).

 

살아야할 가치를, 이 고통스런 형벌이 언제까지 계속 될것인가를 생각하며 구하는 대신, 이 고통은 운명이라고 인식하고 이 운명에 대해 통찰하고 끊임없이 의미를 찾아가는 것, 그러는 한 인간은 바위보다 강하고 운명에 굴복이 아니라 맞대면 하는 것이라고 한 카뮈는 천재 아닌가?

 

죽음이 끝이라면 계속 고생하며 살아야 할 가치가 있는가 하는 나의 물음에 대한 답에 대한 실마리를 어쩌면 이 책에서 찾았다는 생각이 드니, 가슴 한 귀퉁 막혔던 것이 뚫리기 시작하는 느낌이었다.

기쁨도 잠시 잠깐, 또다시 밀고 들어오는 의문. 그렇다면 자신의 운명을 의식하지 못하고 희망의 삶을 사는 인간과, 운명을 의식하고 비극적인 삶을 사는 인간중, 어느 쪽이 더 나은가? 어느 쪽이 더 낫다한들 선택할 수는 있는가?

 

이 책은 이렇게 두번 읽는 것으로도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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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4 14: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04 21:44   URL
비밀 댓글입니다.
 

 

 

 

 

 

 

 

 

 

 

 

 

 

 

 

 

 

 

 

 

 

 

 

 

 

 

 

 

지하철 역 출구를 나오면 바로 눈에 들어오는 풍경.

사람의 작품이 아닌 자연의 작품 하늘색 좀 봐.

저렇게 구름이 몇점 들어가니 완벽한 가을 하늘.

전시를 보러 들어가기 전 이미 사람 마음을 푹 내려놓게 한다 자잘한 걱정과 근심으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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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크pek0501 2017-10-20 13: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물 위에 있는 파아란 하늘이 정말 감탄하게 만드는군요.

hnine 2017-10-20 16:02   좋아요 0 | URL
pek님, 하늘은 언제나 있는데 저렇게 하늘을 올려다 보는 날은 어쩌다 한번이지요. 사진에는 안보였지만 저 박물관 넓은 마당에 유치원이나 학교에서 견학온 아이들이 무리지어 있는 모습은 또 얼마나 예쁜지 몰라요. 시야에 들어오는 모든 것이 그렇게 잘 어울릴 수가 없어서 말씀하신대로 정말 감탄할 뿐입니다.
 

 

 

내가 사는 도시에도 대형서점 K문고가 들어온지 꽤 되었는데 여태 한번도 안가보고 있다가 이번 추석 연휴 마지막날 버스 타고 혼자 가보았다.

 

너무 좋아~

인터넷으로 보는 책 구경과 너무나 다른 느낌. 만져보고. 들춰보고.  

충동 구매 욕구 3배쯤 상승.

어차피 한번에 한권, 많아야 두권 정도 읽으면서 우리는 왜 한꺼번에 5-6권씩 마구 사는 것일까.

그냥 저 자리에 두고는 발이 안 떨어질 것 같은, 지금 안 사면 마치 영영 저 책을 놓칠 것만 같은 느낌.

 

그래서!

읽고 싶은 책을 발견할때마다, 다 사는 대신 다 카메라에 담아왔다. 아무튼 빈 손으로 돌아오는 느낌과는 달랐으니 충동 구매 방지용으로 권할 만한 방법 같다.

 

 

 

 

이 도감들은 사고 싶다기 보다 생각나는 것이 있어서 찍어놓았다.

오래전 어느 집에 점심 초대를 받아갔는데 점심을 먹고서 어린 아이 포함 그 집 가족들과 함께 산책을 가기로 했다. 집을 나서는데 그 집 엄마가 두세권의 도감을 챙겨가는 것을 보았다. 어린아이가 물어보면 함께 찾아보려고.

산책 갈땐 먹을 것과 카메라만 챙기는게 아니라 도감을 몇권 챙겨가는게 좋겠구나 그때 알았다.

 

 

 

 

 

 

제목은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이지만 여기서 레일로드는 기찻길이 아니랍니다.

화제의 책이라서 읽어보고 싶었다.

 

 

 

 

 

알라딘에서도 눈에 익은 이 책도.

 

 

 

 

 

고기 좋아하는 아들에게 고기 안먹는 내가 해주는 고기 요리가 몇가지 되지 않는다.

이 책은 한권이 다 고기 요리!

소, 돼지, 닭, 양, 오리까지 아주 유용하겠다.

 

 

 

 

아이가 자라서 어느 시기가 되면 엄마의 사랑으로부터 독립해야 한다.

자식에게 헌신적인 우리 나라 엄마들에게 필요한 책 같아서, 별로 헌신적이지 못한 엄마이지만 나도 읽어보고 싶었다.

 

 

 

 

 

더 볼 것도 없이 제목만 보고도 심장이 쿵! 제발 저려서.

 

 

 

 

 

이책이 나 대학 신입생땐 과, 전공을 불문하고 거의 필독서였던 책.

아무 서점에서나 팔지 않던 책.

표지도 저렇지 않았는데, 원저가 백장미라는 것도 처음 알았네.

 

 

 

 

 

이날 내 기분이 딱 저랬다.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요즘 부쩍 이런 종류의 책에 관심이 커졌다. 미래 세계에 대한 책.

 

 

 

 

 

앞으로 나가기 보다 자꾸 뒤돌아 보게 되는 요즘.

 

 

 

 

 

이 책 표지는 어디 있어도 눈에 띈다.

이미 읽은 책이지만 여전히 눈길을 끌기에 사진으로 담아왔다.

 

 

 

 

Cohort  study 결과로 쓴 책인가본데, 7만명의 아이들을 70년간 추적했다니 대단하다.

읽어봐야지.

 

 

 

 

이 저자의 이전 책을 읽으며 그림 실력도 좋지만 세세한 관찰력에 감탄했던 기억이 있다.

이 책도 볼만 했다.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강의 내용을 담은 이런 책은, 내 전공 분야에 대해 비전공자들로부터 (우리 집 아들, 남편 포함) 혹시 질문을 받을 때 어떻게 설명을 해주면 좋을지 힌트를 얻을 수 있어 도움이 된다.

 

 

 

2권은 자리에 안계시고 1권과 3권만 있네.

 

 

 

 

20대에, 무슨 말인지 하나도 모르고 그저 읽은 책 속에 포함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읽어제꼈던 책.

이제 다시 읽으면 어떨까.

 

 

 

 

 

 

도끼 자루 썩는 줄 모르고 서점에서 시간보내고 돌아와 저녁 준비 하다가 밖을 보니 하늘 색깔이 참... 밥하다 말고 보기엔 위험할 정도로 아름다운 하늘빛이었다.

 

 

 

결국 위에 줄세운 책 중에서 세권은 사가지고 오고 말았다 ㅠㅠ

<고기반찬>책은 지금 잘 활용하고 있고,

<시지프스의 신화>는 오늘까지 읽어서 다 읽었고,

<잃어버리지 못하는 아이들>은 내일부터 읽을 책으로 책상에서 대기중.

<언더그라운드 레일로드>는 며칠 전 선물로 받았다. 저날 안사길 잘했지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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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7-10-16 21: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얼마전에 대형서점을 갔었는데, 아는 책이 보이면 반갑고, 새로운 책들은 신기하고... 그러다보면 시간이 금방 지나가더라구요. 요즘은 점점 해가 빨리 지고 저녁이 빨리 와서 더 그런 것 같아요.
내일 아침에도 기온이 많이 내려갈 것 같은데, 일교차 큰 날씨 감기 조심하세요.
hnine님, 좋은 밤되세요.^^

hnine 2017-10-16 23:44   좋아요 1 | URL
서울 살땐 대형서점과 동네 도서관 가기를 옆집 드나들 듯 했었는데, 지금 사는 곳으로 온 후엔 좀처럼 안가게 되더라고요. 대형서점이 들어와있지도 않았었고요. 오랜만에 가서 그런지 정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놀다 왔네요.
기온이 많이 내려갔지요? 저도 어제부터 밤에 잘땐 난방을 약하게 돌리기 시작했어요 ^^

푸른희망 2017-10-16 2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점에 가서 만져보고 펼쳐보는 책은 인터넷 서점에서 훓어보는 책이랑 많이 다르더라구요.
오히려 사고픈 충동도 절제가 되던데요... 사진으로 함께 다녀온 기분입니다.
대형서점엘 한번 나가야겠네요.

hnine 2017-10-16 23:49   좋아요 1 | URL
제가 정말 오랜만에 서점엘 갔거든요. 사실 위에 올린 책보다 훨씬 더 많은 책들이 ‘이건 꼭 읽어야돼‘ 라며 저를 붙잡았는데, 그래도 세권만 고를 수 있어서 다행이었지 뭐예요. 서점에 계신 분께 내용은 안나오게 책표지만 사진 찍어도 되겠느냐고 여쭤봤더니 그래도 된다고 하시더라고요.
알고보니 제가 간 K문고 외에도 Y문고도 들어와있다고 하던데 조만간 거기도 한번 가보려고요.

페크pek0501 2017-10-20 13: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가 묻고 삶이 답하다 - 먼 훗날 나의 삶이 모든 걸 말해 줄 것 같습니다.

hnine 2017-10-20 16:04   좋아요 0 | URL
류시화의 책을 말씀하시는군요. 읽으셨어요? 요기 올려놓은 책은 꼭 읽어보려고요.
 

 

집에 있던 어린이가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게 된 후로 어린이책이라는 걸 거의 안 읽은 것 같다. 그동안 나의 어린이책 사랑은 그러니까 어린이책 사랑이 아닌, 자식 사랑이었던가 싶을 정도로.

그런데 이 책의 경우 굳이 구해서 읽어보게 된 것은 아는 작가의 책이어서도 아니고 출판사에서 직접 어린이들100명에게 읽혀보고 가장 재미있다고 선정된 수상작이라는 것 때문도 아니다. 제목에서부터 드러내놓을 만큼 '복제인간' 이라는 것이 이제 과학용어의 울타리를 뛰쳐 나가 어린이책, 그것도 과학 상식 분야책이 아닌 이야기책의 제목으로 까지 갔구나 하는 약간의 놀람과, 그렇다면 과연 이 복제인간을 주제로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썼기에 어린이 심사위원들이 제일 재미있다고 뽑아주었을까 하는 궁금증 때문이었다.

 

 

 

 

 

 

 

 

 

 

 

 

 

 

 

 

 

책표지 그림의 왼쪽 아이가 말하자면 '원본 (original)', 오론쪽에 초록색 아이가 '복제인간'이다. 이 복제인간을 만든 사람은 다름아닌 원본의 엄마. 천재과학자였던 엄마 윤박사는 미국에서 줄기세포를 연구하면서 인간복제에 관심이 많아진다. 그래서 막 태어난 아들 윤인구의 입속에서 체세포를 채취하고 연구실에서 구한 난자를 이용하여 수정난을 만들고 그것을 엄마 본인의 뱃속에 넣어, 이론적으로는 가능한 복제인간 만들기를 직접 확인해보고자 한다. 그러다가 한방에 실험이 성공하여 태어난 아이가 복제인간  윤봉구이다.

자신이 복제인간이라는 걸 알게된 봉구는 자연스럽게 나는 누구인가 라는 고민을 하기 시작한다. 나는 혹시 심장이 약한 형을 위해 일부러 만들어진 아이는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하게 되고 이야기는 이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어 나가느냐 쪽으로 흘러가며 마무리 된다. 여기에 어린 나이지만 자장면을 좋아하여 장래 중국음식 요리사가 되고 싶어하는 꿈의 실현을 위해 가족으로부터 꿈을 인정받고 그 꿈을 실현시켜줄 요리 보스를 만나기 까지의 이야기가 함께 진행되는 구성으로 되어 있다.

방송국에서 어린이 청소년 프로그램 대본 집필 경험이 있고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 하다는 작가는 아이들이 재미있게 읽도록 이야기를 쓰는 방법을 알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줄기세포로 복제인간을 만들기 까지의 과정도 어린이들 수준에서 설명하려고 노력한 것으로 보여진다.

어른의 관점에서 읽으니 아이들만큼 호기심과 재미를 느끼며 읽지는 못했으나, 앞으로 이런 주제의 책들이 어린이책으로도 많이 나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커지는 요즘에 부응하는 이야기라고 생각된다.

두가지 덧붙이자면, 첫째, 복제인간 만들기가 그렇게 단 한번 실험에 성공할 수 있다는 것은, 아무리 이야기속 상황이라고 할지라도 무리이고 오해의 소지가 있다는 것. 둘째, 제목은 복제인간 윤봉구 라고 되어 있는데 봉구는 이미 복제인간으로 태어났고, 오히려 세계최고 자장면 요리사가 되고 싶어하는 꿈을 봉구가 어떻게 펼쳐나가는가 하는게 더 주 내용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복제인간 하면 우선 아직도 정립되지 않은 윤리적 문제를 먼저 떠올리고 심각해지는 이 어른의 눈으로 어린이책을 읽는다는 것 부터 무리인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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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caru 2017-10-15 12: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글 올리신 시간 보고, 어쩐지 경건해졌어요! ㅎㅎ;; 이제 어린이가 아니죠.. 어린이가 아니게 된지는 몇년이 흘렀겠지만 ㅎㅎ

hnine 2017-10-15 21:17   좋아요 0 | URL
ㅎㅎ 제가 아침잠이 좀 없어요.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납니다 ^^
어린이가 ‘청소년‘이 되는게 금방이더라고요. 키도 제 아빠보다 더 큰지 오래인데, 자꾸 어릴 때 귀염떨던 때가 생각나면서 신기하기만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