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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입니까 반올림 24
김해원 외 지음 / 바람의아이들 / 2010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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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늘 생각하고 있던 주제였다는 것을, 책의 제목을 본 순간 바로 마음에 와서 꽂히는 것을 보고 알았다. 어쩌면 그래서 더  바로 못 읽고 지금에서야 읽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다. 관심의 종류가 그러니까 더 알고 싶은 관심이 아니라 머리 속에 해결되지 않은 채 남아 있어 치워버릴 수 없는, 그런 종류의 관심이었던 것이다.
제목에서 보듯이 이 책은 독자들에게 '가족입니까?' 라고 묻고 있다. 가족입니까? 가족을 가지고 있습니까? 가족이 있어 행복합니까? 가족이 있어 힘이 됩니까? 제목을 볼때마다 이런 저런 문장으로 다가오는 이 물음에 어떤 대답을 할 수 있을까.
최 윤정 대표 자신이 작가이자 번역가이기도 한 출판사 바람의 아이들은 어린이, 청소년 문학 출판사들 중에서 나름 자기 색깔을 가지고 있는 곳 이다. 출판사 기획물로 앤솔로지를 꾸준히 내고 있는데 작년 말, 네 명의 작가를 모이게 한 주제는 '가족'이었다. 김해원, 임태희, 김혜연, 임어진. 이 네 작가가 100매에서 150매 정도의 분량을 맡아 서로 연결되는 이야기로 가족을 그려냈다. 김해원는 <열일곱살의 털>로 많이 알려진 작가, 임태희는 <쥐를 잡자>, <나는 누구의 아바타일까>를 대표작으로 들 수 있는 떠오르는 젊은 작가 중 한 사람이며, 김혜연, 임어진 작가의 작품을 나는 아직 못 읽어봤지만 이름은 익히 들어서 알고 있다.
연기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기 위해 엄마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으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고등학생 예린이, 예린이가 찍게 된 핸드폰 광고를 담당한 광고 회사 팀장 안지나, 안지나 팀장의 조카이자 엄마와 충돌후 집을 뛰쳐 나왔다가 이모의 제안으로 이모가 찍는 광고에 참여하게 된 남자 중학생 재형이, 친한 후배의 부탁으로 우연히 한 광고회사에 들렀다가 평범한 서민적 아버지의 모습으로 적당하다고 광고에 참여하게 된 박 동화씨. 이렇게 네 인물이 1인칭 서술자 시점으로 네개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고생의 입장에서 본 가족, 30대 싱글녀로 살아가는 직장인의 입장에서 생각하는 가족의 의미, 엄마와의 충돌이 일상이 되어가는 중학교 사춘기 남학생이 말하는 가족, 빈둥지 증후군을 제대로 경험하고 있는 40대 가장의 가족에 대한 아쉬움. 책 속에서 만나는 이야기가 아니라 바로 우리의 어제 모습이고 현재의 모습이고 미래의 모습이다.
나의 남편, 나의 어머니, 나의 딸, 나의 아들을 온전히 그들의 입장에서 이해하는 것은 어렵다. 매우 어렵다. 하지만 이렇게 내가 모르는 인물의 이야기로 읽을 때 오히려 공감이 쉽게 되고 그 입장에서 객관적으로 생각해볼수 있게 되는 것 같다.

"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관심도 없으면서 학원 안가면 난리 난다니까" (162쪽)

중학생 재형이가 엄마에 대해 하는 말이다. 우리는 혹시 이런 부모는 아니었는지. 아이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면서 매일 학교와 학원에 빠지지않고 가는 것만 체크하고 있는.
작가는 말한다. 지금도 여전히 '가족'은 답안지에 뭐라고 써야 할지 알수 없는 어려운 문제라고.
나 역시 그렇다. 어스름 해질녘, 혼자 저녁을 해서 먹고, 혼자 동네를 산책하는 길에 본 집의 창으로 흘러나오는 불빛에 그냥 눈물이 핑 돌던 때를 생각하고, 내 집보다 다른 집이 더 좋았던 철없던 어린 시절을 생각해보고, 나중에 그리움과 좋은 기억으로 남을 가족을 만들기 위해 난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본다.
청소년 대상으로 나온 책이라지만, 저자들도 말하듯이 그런 것 무시하고 모두 읽어봐도 좋을 책이다. 밖에서 어떤 회오리, 폭풍 속에 시달린다 해도, 좌절과 실패에 의욕을 잃는다 해도, 그것을 함께 나눌 가족이 있는한 우리는 쓰러지지 않는다는, 교과서같은 그 믿음을 지키며 살고 있는 모두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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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3-04 1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언니, 학교 모임에서 한분이 스타디의 일환으로
아버지에게 편지 쓰기를 하자는거예요. 아직 학생이라 좀 미숙하셔서
좀 강제적으로 쓰도록 했는데, 저는... 한줄도 못 쓰겠더라구요.
아직도 아버지에 대한 정리가 안 되고, 털어버리지도 못 한거죠.

나중에 코알라가 저를 생각할 때 이렇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요. ㅠ

hnine 2011-03-05 04:57   좋아요 0 | URL
아마 쉽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그런 제안을 하셨는지도 모르겠어요.
꼭 보내야한다는 전제 없다면 전 그냥 몇 줄 써볼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나의 아이가 나중에 나를 어떤 엄마로 기억할까 하는 것은 저도 늘 염두에 두고 싶은 질문이지요.
 
창의성의 발견 - 창의성은 언제, 어디서, 무엇에 의해, 어떻게 발현되는가
최인수 지음 / 쌤앤파커스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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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최인수. 학부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몰입'으로 유명한 시카고 대학의 칙센트 미하이 교수 밑에서 석사와 박사 과정을 이수했다. 전 세계 창의적 인물들에 관한 프로젝트에 보조 역할로 참여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되어 이후로도 창의성 연구를 계속하게 되었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현재까지 창의성, 영재성 관련 강의를 하고 있다. 

우리 나라 사람들에게 특히 부족한 분야, 그리고 요즘 부모들이 아이들 교육에 있어서 제일 염두에 두는 분야. 바로 창의성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우리는 어떤 어려운 시험에 합격을 한 사람, 수석으로 합격, 수석으로 졸업한 사람 등을 부러워하며 머리가 좋은 사람이라고 여겨왔지만, 지금은 그것이 꼭 어떤 분야의 성공을 보장하는 보증 수표 같은 것이라고 보는 믿음이 점차 약해져 가고 있다. 그 자리를 대신하는 것은 독특한 발상, 뛰어난 창의력이 오히려 더 어떤 분야의 성공의 키가 된다고 보는 경향이다. 예전에도 학교 성적은 별로이면서 우수한 두각을 나타내는 예가 있긴 있었지만 요즘은 갈수록 그런 예가 훨씬 더 빈번하게 보이고 있고, IQ 한 가지로 나타내던 인간의 지능은 다중 지능 이론에 따라 최소한 여덟 가지의 지표로 나타내는 세상에 살고 있는 것이다. 아마도 요즘은 자기 아이를 머리 좋은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부모 보다 남보다 창의성이 뛰어난 아이로 키우고 싶다는 부모가 더 많을 것으로 본다. 

창의성이란 주제는 하루 이틀 된 이야기가 아니지만 위에서도 말했듯이 이제 새로운 성공 키워드, 교육 키워드가 된 마당에 그것에 대해 더 자세히 알아보고 싶다면 읽어볼만한 책이다. 어떻게 해야 창의성을 키울 수 있는가, 혹시 그런 정보를 얻기 위해서라면 기대했던 정보를 많이 얻어가지 못할 수도 있다. 그보다는 창의성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 책이라고 보면 될 것이다. 저자는 여기에 기존의 다른 책과의 차별화를 의식했는지 '한국인을 위한, 한국적 창의성'이라는 개념을 들고 있는데 크게 두드러진 의미를 담고 있는 것으로 보이진 않는다. 이 책에서 볼 수 있는 새로운 용어를 굳이 찾아보자면 '태극창의성' 정도랄까. 일반적으로 양극단적 성향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대립이 아니라 서로 조화를 이룰 때 창의성이 고양될 수 있다는 개념이다. 내향성과 외향성, 남성성과 여성성, 확산적 사고와 수렴적 사고, 상상력과 현실 감각, 겸손과 자존심, 놀이와 일, 전통과 혁신 등이 여기에 속한다. 그래서 남학생은 제때 우는 연습, 여학생은 평소에 '아니오'라고 말하는 연습을 권장하기도 한다.  

창의성의 제일 바닥, 기본이 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본인이 재미있어하는 주제여야 한다는 것이다.

창의성은 본인이 재미있어하는 주제를 선택하고 이를 열심히 할 때 나오는 결과물. (140쪽)

창의적으로 태어나는 아이는 없지만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는 부모는 있다는 말은 역시 아이 키우는 부모가 보면 눈이 번쩍 뜨일 말. 통합과 분화가 적절히 조화를 이룬 가족 유형에서 창의적인 영재가 나올 수 있다고 한다. 즉 가족이라는 기능에 충실하면서 동시에 가족 구성원 각자의 정체성과 목표를 찾을 수 있도록 존중과 지원이 이루어지고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하나에서 열까지 부모가 다 계획해주고, 제대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감시하며, 아이가 절대 게으름을 피우지 못하도록 조정하는 분위기는 확실히 아닐 것이다. 제일 이상적인 경우는 스스로 아이가 무엇을 배우고 싶어할 때 배울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겠지만 혹시 잘 하고 있던 것이라도 흥미를 잃은 것 같은 경우엔 억지로 계속하도록 하는 것 보다는, 또 그냥 중단하게 하는 것 보다는, '잠시' 중단해보는 것, 아울러 왜 그만 두고 싶은가에 대한 대화를 나누어 보는 것이 좋은 방법이라고 한다. 위에서 말한 통합과 분화가 적절히 일어나고 있는 예에 해당하지 않을까 한다. 방관도 아니고 간섭도 아닌, 그 적절한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다. 아이가 재미있어 하는 것을 하게 하라는 것 외에 아이의 창의성을 위한 것으로 부모가 모델이 되라고 한다. 이것은 꼭 창의성이 아니더라도 두말하면 잔소리, 머리로는 다 알고 있는 사항이다. 또 한가지는 아이들에게 다양한 자극을 제공하기 위해 박물관, 수족관, 미술관, 동물원과 같이 아이들이 바라 볼 수 있는 대상이 많이 진열되어 있는 곳을 많이 데리고 다니라고 한다. 나는 여기에 더불어 재래 시장도 권하고 싶다. 5일마다 열리는 장 (우리 동네에는 아직도 이런 장이 선다), 수산 시장, 농수산물 시장, 화훼 시장 등. 아이들에게 정해진 시간 당 많은 자극을 줄 수 있는 장소로 추천할 만 하다.

자기가 얼마나 창의적인 사람인지 궁금한 사람들에게 저자는 명쾌한 한 마디를 던진다. 여러 가지 검사법이 나와있긴 하지만 이런 검사들의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검사에 임하는 사람들은 자신의 실제 모습보다는 '보이고 싶은 경향성 (social desirability)' 의 반영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기 때문에 차라리 '당신은 스스로 얼마나 창의적이라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스스로 어떻게 대답할 수 있느냐가 더 정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동감이다.  

나로 하여금 이 책에 관심을 갖고 읽오보게 만든 것도 다음 구절 때문이었는데, 창의성은 뉴턴이 사과 나무 아래서 발견했다고 알고 있듯이, 케큘러가 꿈에서 뱀의 꼬리를 보고 벤젠 구조를 발견했다고 알고 있듯이, 그렇게 어느 순간 갑자기 영감으로 번쩍하고 떠오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런 순간이 오기까지 끊임 없는 연구와 몰입의 단계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고, 창의적 과정이란 통찰에 의한 순간적인 지식의 재구성이 아니라, 오랜 시간에 걸쳐 이루어지는 의식적이고 점진적인 과정이라는 것이다. (197쪽) 

IQ와 창의성과의 관련성에 대해서는 지능은 탁월한 성취의 필요 조건이나 충분 조건은 아니라고 말하는데 (206쪽), IQ120 정도 까지는 창의적 성취에 도움이 되지만 그 이상은 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연구결과가 있다고 한다.
창의적인 아이로 키우려는 요즘 부모들에게 던지는 일침.
창의적인 아이는 성공하는 아이가 아니고 행복한 아이여야 한다는 것이다. 아이를 성공시키기 위해 창의성을 키워야 한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목표 설정이 잘못된 것이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재미있게 할 수 있는 행복한 아이로 만들겠다는 마음이 창의적인 아이를 만드는 첩경임을 알아햐 한다고. 아이들의 창의성 교육에 대해 지나친 요구와 강조는 마치 황금알을 낳을 거위의 배를 성급히 가르는 것과 같다고 경고해준다 (320쪽). 

앞에서 말했듯이 창의성을 기르려면 어떻게 하면 되는가 등의 실용적인 의도에서 이 책에 기대를 했다면 읽고서 실망할지도 모르겠다. 사실 이 책이 그렇게 소개되어 있는 감이 있다. 하지만 이 책은 창의성에 대한 기본서에 가깝다는 것, 그래서 근본 개념을 다시 짚어주는 것에 충실한 정도이며, 모르고 있던 새로운 것을 알려주는 것까지 기대하지 말라고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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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도둘리 2011-02-27 10: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의외로 소박한 결론이네요. 창의성 계발을 위한 비법이 있을 줄 알았는데^^; 어쩌면 다들 알고 있는 사실인 것 같아요..아무쪼록 창의성이 앞으로 더욱 중요해질텐데 부모님들이 이 책을 읽고 '창의성 과외' '창의성 개인교습'을 보내는 잘못을 저지르지 말았으면 좋겠네요.^^; 리뷰 잘 읽었습니다.

hnine 2011-02-27 10:52   좋아요 0 | URL
책의 핵심을 간파하셨네요.
창의성은 개인적인 노력도 중요하지만 사회적인 분위기, 주위의 뒷받침도 중요하더군요.
오타 수정을 미처 못한 상태의 리뷰였는데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닉네임이 인상적이십니다 ^^

마녀고양이 2011-02-27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랑 코알라는 여기저기 많이 다니는 편인데,
음.. 행복해하기는 하는데.. 창의성이나 배움보다는 주로 먹거리에 치중하고 있어요. ㅎㅎ
그렇다고 요리사가 될 거 같지두 않고 말이죠. 홍홍.

언니, 우리나라 참 이상하죠? 하나를 고치기 위해
무엇인가를 내놓으면, 그걸 하는 학원을 보내려 하잖아요. 그거 방임인거 같아요.
어딘가 맡겨놓으면 한 거 같은, 그런 위안을 얻으려는........ ^^

hnine 2011-02-27 14:09   좋아요 0 | URL
마녀고양이님, 잘 하고 계신거예요. 창의성이나 배움을 목적으로 가서 노트에 빽빽히 적어오고 사진 찍어오느라 부담 느끼는 방문 보다는 그저 방문 자체를 즐기는 것을 먼저 몸에 익히게 하는 것이 좋다고 나오더라고요.

어딘가 맡겨 놓으면 한 거 같은,
책을 일단 사놓으면 읽은 거 같은,
계획을 일단 세워 놓으면 다 한 거 같은... 우리 이런 착각 속에 살고 있는 것 맞아요 ^^

herenow 2011-02-27 18:34   좋아요 0 | URL
두 분 말씀에 덩달아 고개를 끄덕이면서... ㅠ.ㅠ;
hnine님, 잘 정리하신 서평 감사히 읽고 갑니다.

hnine 2011-02-27 20:42   좋아요 0 | URL
herenow님은 자신이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생각하시나요? 그렇게 스스로 물어보라는군요. 저는 전혀 아니예요. 갈수록 하던대로, 살던대로, 그냥 편하게 가려는 경향이 생기는 것 같아요.

bookJourney 2011-02-27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창의적인 아이, 행복한 아이로 키운다는 거.. 참 어려운 과제에요.

hnine 2011-02-28 05:59   좋아요 0 | URL
하고 싶다는 것을 그냥 하게 두면 아이는 제일 행복하겠지만 어디 부모의 입장에선 그렇게 되던가요. 결국 잔소리 행진을 하게 되고...그래서 요즘은 지적은 하되 다그치는 것만이라도 줄이려고 노력하는데 그게 그것 같기도 하고요 ^^
 
열두살의 특별한 여름 - 국제독서협회 아동 청소년상, 뉴베리 영예상
재클린 켈리 지음, 김율희 옮김 / 다른 / 2011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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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때는 1899년. 장소는 미국의 텍사스 펜트레스. 주인공은 열한 살된 여자 아이 캘퍼리나 테이트, 모두가 캘리비라고 부른다. 가족 구성은 할아버지, 아빠, 엄마, 위로 오빠 셋 아래로 남동생 셋, 그 밖에 요리사와 남녀 하인들의 대가족이다.
주인공 캘퍼리나 외에 관심가는 인물은 할아버지이다. 일찌기 목화 농장 일은 아빠에게 가업으로 물려주고 대부분의 시간을 집 뒤의 헛간에 틀어박혀 보내는 할아버지는 그곳을 일종의 실험실 삼아 각종 표본과 오래된 서적들, 현미경과 실험 기구들ㅇ르 갖춰 놓고 혼자서 무엇인가를 끊임없이 연구한다. 이 곳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이 대가족중 유일하게 캘퍼리나이다. 바느질과 요리, 피아노를 배우기를 원하는 엄마의 바램과 달리 캘리비는 할아버지를 쫓아다니며 표본 채집을 도와드리고, 끊임없이 질문을 하며, 할아버지가 하는 일에 호기심을 느끼며 재미있어 한다. 맨 위 큰오빠 해리는 이 깜찍한 여동생에게 빨간 표지의 노트를 한권 주며, 보고 생각한 것들을 기록해보라고 하는데, 이것은 아주 중요한 기폭제 역할을 한다. 캘리비는 글을 쓸 자기만의 공간이 생기자 흥분하여 그날 자기가 본 신기한 것들을 하나씩 적기 시작한다. 첫날의 기록은 더위에 지쳐 꼼짝 않고 누워있는 개. 건드려도 움직이기 싫어하는 때를 포착한 캘리비는 개의 입천장을 관찰할 수 있게 되었고, 개의 표정이 주로 눈썹의 움직임으로 나타난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 사실을 기록하던 중 개는 왜 눈썹이 필요할까 라는 질문도 스스로 만들어낸다. 이렇게 적어간 노트를 할아버지에게 보여드리자 할아버지는 캘리비를 자신이 하고 있는 실험의 조수이자 동료로 인정하고 자신의 실험에 동참시키기 시작한다. 하나 밖에 없는 딸이 조신한 숙녀로 자라게 하기 위해 이것 저것 가르치려는 엄마의 눈길을 요리 조리 빠져나가는 캘리비의 머리 쓰는 모습이 재미있다. 머리를 기르게 하는 엄마의 눈을 피해 치렁치렁한 머리를 일주일에 3cm씩 자름으로써 결국 한달 후엔 12cm나 되는 머리를 자르고야 마는 일, <종의 기원>을 읽고 싶지만 쓸데 없는 책을 읽으려 한다는 엄마의 걱정을 미리 피하기 위해 식구들 몰래 도서관에 가서 사서에게 조심스레 혹시 다윈씨의 책이 있냐고 묻지만 어머니의 허락하는 편지가 있어야 한다는 사서의 말에 불그락 푸르락 해지는 대목, 할아버지가 시험적으로 만들고 있는 술을 마셔보고는 저녁 식사 시간에 식구들 있는데에서 계속 딸꾹질을 해대는 장면, 할아버지의 현미경으로 처음 수중 미생물을 관찰하고 자기 눈 아래 보이는 꿈틀거리는 미생물의 모습에 화들짝 놀라는 모습 등을 귀엽게 상상하며 읽을 수 있었다.
할아버지와 함께 채집한 식물의 종명 (種名)을 찾아보다가 이것은 지금까지 보고된 적이 없는 신종일거라는 확신을 갖고 할어버지와 캘리비는 함께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협회에 편지를 써서 보내고 결과 통보를 기다린다. 그러면서 캘리비는 자기가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무엇이 되고 싶은지를 차츰 발견해 나가게 된다는 것이 이 책의 줄거리이다.

저자 재클린 켈리는 의사 겸 변호사이면서 뉴베리상 수상 경력을 가지고 있는 작가이기도 하다. 주인공 캘퍼리나를 통해 여자라는 이유로 차별받는 아이들에게 자존감을 북돋아 주려는 의도로 이 책을 썼다고 한다. 텍사스 펜트레스에 있는 백년도 더 된 자신의 집에서 무더운 여름을 보내던 중 염감을 받았고, 이 책 내용중에도 나오는 노랑 메뚜기와 녹색 메뚜기에 대한 관찰이 그 영감을 더욱 자극했다는데 주인공 캘퍼리나는 자신과 약간 닮았다고 털어놓는다.

누구의 기대와 지시에 상관없이,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쫓아서 미래의 꿈을 찾아가는 일을 스스로 해내는 일을 열한 살 소녀가 당당히 해내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 누구가 제1간섭자이고 영향력을 미치는 자신의 부모일지라도.
책의 후반부, 스미스소니언 협회로부터 결과를 통보받고서 할아버지와 캘퍼리나의 반응은 서로 달랐지만 두 경우 모두 과학자는 언제 기쁨과 보람을 느끼는지를 제대로 잘 보여주었다고 생각된다. 읽는 사람도 함께 뿌듯하고 흐뭇함을 느낄 수 있었고, 1900년이 되는 새해 첫날 가족들 앞에서 나는 무엇이 되고 싶다고 용기 있게 얘기하는 캘퍼리나의 모습은 요즘의 청소년들 뿐 아니라 어른이 된 우리들에게서도 보고 싶은 모습이기도 했다.
요즘 시대를 배경으로 하지 않고서도 읽으면서 거부감이 들지 않고 공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었던 것은 시대를 막론하고 변하지 않는 주제였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 속에 나오는 표본 채집이라든가, 분류, 진화 등은 요즘 생물학서는 이제 더이상 많이 하고 있지 않은 일이고, 주류를 이루는 분야는 아니라서 혹시 이 분야에 관심있는 청소년들이 읽고서 오해를 할 수도 있겠지만 그들이 이 책에서 그 너머의 것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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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2-24 07:5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열한살 소녀가 아니더라두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쫓아서 꿈을 찾아가는 사람은 항상 아름답더라구요.
저두 아름다와지기 위해서 열심히 노력할래요. 아자!

날이 너무 따스해요, 봄이 오려나 봐여~

hnine 2011-02-24 10:04   좋아요 0 | URL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쫓아가려면 다른 사람의 이런 저런 의견으로부터 소신을 지키는 일이 중요한 것 같아요. 마녀고양이님은 지금도 자신의 꿈을 쫓아서 열심이 가고 있지 않나요? 제가 보기엔 그렇다고 생각이 드는데요?

순오기 2011-02-27 06: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뉴베리상 수상작이거나 작가라면, 순오기는 무조건 신뢰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더구나 여자라서 차별받는 아이에게 자존감을 주기 위한 책이라니~ 훌륭한 의도에도 박수를!!
오랜만에 댓글로 건재함을 알려요.^^

hnine 2011-02-27 07:14   좋아요 0 | URL
제가 잘 몰라서 그런지 뉴베리상만큼 신뢰성이 가는 상이 또 있을까 싶어요. 우리 나라 어린이, 청소년 문학에도 이에 버금가는 신뢰성을 보장하는 지표가 있었으면 싶고요.
400쪽 정도 되는 분량이기 때문에 제목만 보고 열두살 아이들이 무난하게 읽을 책이라고 기대하면 안될 것 같아요. 저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하이킹 걸즈 블루픽션 (비룡소 청소년 문학선) 26
김혜정 지음 / 비룡소 / 2008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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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셋이 도보여행을 한다. 우리 나라도 아니고 남의 땅, 자그마치 1,200 km를.  
용기, 모험심, 낭만적 여행을 떠올리면 오해. 고등학교 2학년 여학생 둘은 소년원에 가는 대신 수행해야할 숙제로서 가는 것이고, 여기에 보호책임자로서 미주언니라고 불리는 미혼처자가 동행하는 여행인 것이다.
비룡소에서 주관하는 블루픽션상 1회 수상작인 이 책은 출판서 공모전 수상작들이 그렇듯이 광고 효과 덕에 제목이 눈에 많이 익었으나, 언젠가 읽어보려고 펼쳤다가 첫 장부터 지도, 그것도 중국 지도가 커다랗게 나오고 낯선 지명이 나오는 것을 보고 그냥 덮어버렸던 책이었다. 다시 이 책을 찾아서 읽게 된 것은 지난 번에 '스프링 벅'을 추천해주었던 지인으로부터 이 책 얘기를 듣고 나서이다. 중학교 2학년 때 벌써 첫 작품을 펴낸 작가의 글 쓰는 방식이 재미있다면서 읽어보라고 했다.
과연 술술 읽힌다. 책 읽을 때 라디오의 음악도 방해가 되는 내가, 앞에서 아이가 뭐라고 떠들어도, 음악 소리가 들려도 책 읽는데 거의 방해가 안되었다. 동전의 양면이랄까? 재미는 있지만, 주위의 소란에도 불구하고 읽힐 수 있다는 것은 그만큼 집중을 덜 요한다는 것이다. 일단 이 여자 아이들이 소년원에까지 가야했던 사연이 있을 것이고, 그래야 했던 개인적인 가정 환경이라든가 마음의 상처가 있을 것이고, 더위 속에 하루 20km나 되는 거리를 걸으며 나올 수 있는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다. 거기에 우리 나라가 아닌 다른 민족이 사는 곳이니 70일 동안 걸으며 보고 듣고 경험한 얘기만 해도 적지 않을 것이다. 즉 장편을 쓰기에는 더없이 좋은 플롯 아닌가 한다.
고등학교 2학년 이은성. 아버지 얼굴도 모르는 미혼모의 딸이다. 자식에게 신경도 쓰지 않는 엄마보다 할머니의 보살핌 속에서 큰 은성은 커가면서 누가 자기의 신분을 들먹거리며 놀릴 때마다 주먹으로 해결하는 버릇이 있다. 결국 폭력 사건으로 고등학교에 올라오자 마자 정학을 당해 1년 쉬어야 했고 다시 복학하지만 또다시 급우에게 폭력을 휘두름으로 해서 결국 소년원에 갈뻔 하는데, 다행히 중국의 우루무치에서 둔황까지 70일동안의 도보 여행을 무사히 마치고 오는 것으로 소년원에 가는 것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결정에 내려지고 은성을 그렇게 여행을 시작한다.
동행하게 된 주보라는 은성과 같은 학년이지만 1년 휴학했던 은성보다 한살이 어리다. 처음엔 전형적인 모범생 스타일로 보였기 때문에 은성은 왜 보라 같은 아이가 소년원에 가게 되었을까 의아했지만 보라는 입을 열지 않는다. 소년원에 가게 된 이유는 고사하고 자기에 대한 이야기를 좀처럼 하지 않는 보라가 결국 입을 열게 되는 계기를 작가는 많이 고심했을까? 보라가 미주언니의 지갑을 들고 일행으로부터 도망나오는 사건이 책의 중반부에 들어간다. 그런 돌발적인 행위를 하게 되는 특별한 이유와 목적이 약간 부실한 감이 있다. 그런 보라를 무작정 따라가는 은성의 행동 역시 그랬다. 행동이 돌변해버린 보라를 이해하지 못하면서도 단지 저렇게 혼자 가게 두어선 안된다는 마음 하나로 배낭도 다 두고, 여권, 돈 아무것도 없이 보라의 뒤를 따라가는 것은 좀 억지 설정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이런 소소한 헛점에도 불구하고 이야기 진행이 지루하지 않고 페이지 터너로 손색이 없는 것은 작가의 스토리 텔링 능력때문일 것이다. 장편 정도 될때 기대되었던 글의 깊이랄까, 그것이 기대만큼 드러나지 않았던 것도 좀 아쉽다.
이번 생에 소설의 덕을 많이 보았으므로 그 빚을 갚기 위해 다음 생에는 꼭 소설 기계로 태어날 것이라고 말하는 작가는 이 소설만큼이나 재미있는 사람이 아닐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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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토리얼리스트
스콧 슈만 지음, 박상미 옮김 / 윌북 / 2010년 6월
구판절판


이마를 시원하게 드러낸 뱅스타일 헤어와 서있는 포즈, 표정 의상이 거의 한 세트처럼 어울린다. 엄마의 코디일까? 스트라이프 상의와 타이즈, 안경테까지 보라색으로 맞춰 준 것은. 저 환상적인 원피스도 엄마가 직접 디자인하고 만들어주지 않았을까 오버된 추측까지 해본다. 구두가 아니라 꼬지한 운동화 신은 것까지 가산점을 주고 싶어라.

이 책에 몇 안나오는 청바지 차림의 여성 모델. 더구나 '엘르'라는 팬션 잡지에까지 실린 사진이라고 해서 다시 찬찬히 보았다. 정말 횡단 보도를 바쁘게 건너가고 있는 사람을 잠깐 세우고 찍은 듯한 사진이다. 사실은 그렇게 연출된 사진. 연출된 자연스러움도 이 정도면 수준급 아닐런지. 옷깃위에 헝클어진채 내려져 있는 갈색 머리카락과 가방을 세워든 모습, 바랜 청바지와 함께 신은 부츠 색깔이 이렇게 잘 어울릴 줄이야.

'레이디'란 말이 절로 나온다. 요란스럽지 않은 의상과 헤어 스타일 속에서 절제와 품위는 기본이고 위엄까지 뿜어져 나오는.

나이 지긋하신 모델분께 죄송하지만 사진을 보자마자 귀엽다는 느낌부터 들었다. 연한 하늘색 와이셔츠의 둥글게 굴린 깃, 사선 스트라이프 넥타이, 체크 조끼, 들고 있는 상의는 베이지색 코듀로이, 거기다가 '누빔'이다. 이미지는 약간 다르지만 예전에 Turnleft님께서 찍어서 보내주신 노신사분 사진이 떠올랐다. 그 사진 속의 할아버지도 참 멋있으셨는데.

지금은 기억도 가물가물한데 예전에 Vogue지에서 본 어떤 화장품 전속 모델과 참 닮았다. 그 모델은 약간 까뭇까뭇한 피부색이었다는 것만 빼놓고.
이렇게 짧은 컷은 아무에게나 어울리지 않는데 미소와 옷차림, 하얀 피부와 더불어 역시 한 세트 같이 완벽해보인다. 아래 스커트처럼 보이는 것은 긴 상의인가보다. 부끄럼 많고 긴장을 좀처럼 풀지않는 가운데 어렵게 포착한 웃는 모습이라고 저자는 쓰고 있다. 순간 포착 기술이 대단하다.

상의의 행커치프, 머룬색 모자까지 멋있게 차려 입고, 아마 그냥 보도를 걸어가고 있었다면 이렇게 사진으로 실리지 않았을지도 몰라.

'에바'라는 이 모델의 사진은 이 책에 여러 장 실려있는데 다른 것은 몰라도 모델의 이 미소를 따라해보고 싶어서 사진으로 찍어놓았다. 교만하지 않은 자신감이 느껴지는 웃음이랄까. 입을 다물고도 이렇게 활짝 웃을 수 있다는 것.

학생때 종이에 빈 공간이 생기면 가끔 그려보던 여자의 모습을 닮았다. 굵은 웨이브의 긴 머리, 달걀형 마스크, 늘씬한 체형 (나와 닮은 곳이 한 곳도 없는). 저자도 이 모델에게 머리카락이 정말 예쁘다고 말했다고 한다. 그녀의 모습에서 단연 돋보인다고. 암으로 머리카락을 잃어본 경험이 있어서 지금은 길게 기르고 다닌다는 대답이 돌아왔다고.

절대 연출 사진이 아니라고 강력하게 주장하는 이 사진의 모델은 이 책 저자의 딸. 치마와 신발 색깔의 멋진 조화.
이제부터 아이들 사진 찍을 때 "똑바로 서서 앞을 쳐다봐!" 이런말 하지 말기.

이 사진은 이 모델의 어떤 모습이 저자의 눈길을 끌었을까 궁금해서 올려본다. 그 정도로 우리 나라에서도 흔하게 마주칠 것 같은 평범한 얼굴의 여자와 평범한 옷차림이기에.
아마 같은 동양인인 우리가 보기엔 평범한 것 같은 저 마스크가 누군가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을 수도 있나보다.


여기 알라딘에서 하도 눈에 많이 익어서인지 나온지 꽤 된 줄 알고 출판년도를 보니 겨우 작년 6월이다. 번역서인지 의식 못하고 읽을 정도로 매끄러운 번역에 칭찬을 해주고 싶다. 물론 글이 많은 책은 아니지만 많지 않은 그 글들이 평범하지 않다. 스콧 슈만은 패션, 사진 뿐 아니라 글도 매우 잘 쓰는 사람이라는 것을 번역까지 보탬이 되어 잘 드러나고 있다. thesartorialist.com 이라는 스트리트 패션 블로그 운영자인 저자가 그동안 올린 사진들을 가지고 엮은 책이라서, 이 사진을 싣고서 어떤 반응들이 올라왔다는 등의 내용들이 있다.
옷의 기본적인 용도에만 충실하게 입고 구입하는 나이지만, 옷으로 그 외의 표현을 하는 사람들이 있구나, 옷을 잘 입는다는 것은 이런 것이구나, 새삼 느끼게 해준 책이다. 남을 따라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의 생각을 자기 방식대로 정리하여 하나의 일관적인 표현이 되게 하는 것, 이것도 자기 철학의 일종이라고 불러본다. 그 수단이 언어이든 그림이든 옷이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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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토랑 2011-02-15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멋지네요~
덕분에 눈 호강하고 갑니다. ^^
(마지막 사진은 저두 열심히 봤는데.. 언니 구두 굽이 꽤 높군요. 서인영 구두 같은..
저두 그거 말고는 잘 눈에 안들어 오네요)

hnine 2011-02-15 17:30   좋아요 0 | URL
토토랑님, 이 책을 실제로 보면 눈만 즐거운게 아니라 나의 옷 입는 스타일을 슬쩍이라도 한번 점검하게 되더군요. 나에게는 그냥 옷인 것이 어떤 사람에게는 옷 이상이구나, 그런 생각이요. 꼭 옷이 아니더라도 자기를 나타낼 수 있는 것이 한가지 정도 누구나 있을 것 같아요.
마지막 사진의 구두, 토토랑님 말씀이 맞네요 정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