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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아낼 것인가 - 안개, 절벽, 그리고 내면의 불꽃
짐 콜린스 지음, 고영훈.윤영호 옮김 / 필름(Feelm) / 2026년 7월
평점 :
“타고난 체질대로 살아야 하는데 그렇지를 않으니, 몸이 못 버티는 거예요.”
건강검진 해보니 고혈압과 당뇨의 경계에 있다더라는 말을 한의원에 가서 했더니, 하는 말이다. 그래, 난대로 살아야 하는데 왜 그게 그리 어려울까. 우선 내 ‘난대로’가 어떤 것인지 알 수 없기 때문이고, ‘난대로’ 살기에는 인생의 풍파가 너무 심하기 때문이다. 변수가 너무 많기도 하고. 이 책에서는 실존 인물 34명에 관한 연구를 통해 그들이 어떻게 안개와 절벽을 벗어나 성공에 이르렀는지 밝혀낸다. 그들은 과연 ‘난대로’ 살았던 걸까?
짐 콜린스 팀이 연구한 인물은 모두 자신의 ‘인코딩’에 맞는 일들을 발견했다고 한다. 인코딩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재능, 기질, 장단점, 특장점, 특징,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이다. 우선 나의 인코딩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것에 맞는 일들을 하다 보면, 내면의 불꽃이 집중되고, 탁월한 성과를 얻어낸다. 그리고 그러다 보면, 굳이 돈을 벌기 위해서 일하는 것이 아니라 좋아하는 일을 하다 보니 돈이 벌리는 상태에 이른다는 결론이다. 내가 어떻게든 ‘5천 원을 벌어서 로또를 사면, 당첨이 되면, 인생의 문제들이 해결되리라’라는 식의 단계 단계마다 쉽지 않은 과정을 단순화해 놓은 것이 아닌가 비판할 수 있는 지점이다. 비판할 수 없는 교훈을 하나 찾아보자면, ‘인코딩’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그에 맞는 일을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물론, 나의 인코딩에 맞는 일을 한다고 하여 매일매일, 하루하루가 즐거운 것은 아니다. 저자가 말하듯, 어떤 일에든 ‘스트레스와 고된 노동이라는 세금’이 붙는다. 즐거워서 하는 일들도 그로 인해 포기해야만 하는 일들도 생긴다. 또, ‘안개와 절벽’도 만난다. 안개는 앞이 보이지 않는 뿌연 상태, 절벽은 절망과 좌절이다.누구나 그런 상황을 만난다. 만나지 않을 방법은 없다. 벗어나는 방법은 앞으로 조금씩 가는 것이다. 그 방법이 유일하다. 탁월한 계획 속에 기획된 일들이 아니라 매일매일 꾸준히, 수없이 반복할 수 있는 일들을 해야 한다. 지금 눈앞에서 가장 최선으로 보이는 한 걸음을 내딛는데 답이 있다. 그러다 보면 어느새 안개가 걷히고 절벽을 벗어난다.
인생은 알 수 없다. 사실 이 글을 쓰는 나 또한 오늘 저녁에, 내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른다. 행운이든 불운이든 운은 우리가 어찌할 수 없는 방법으로 찾아온다. 때문에, 어떻게 하면 행운을 불러올지, 불운을 쫓을지 점집을 드나드는 것도 자연스럽다는 생각도 든다. 다만, 더 중요한 것은 어떤 운이 왔을 때 그 운으로 무엇을 만들어낼 것인가다. 불운이 찾아오면 어떻게 그것을 나의 양분으로 만들지, 행운이 찾아오면 어떻게 그것을 잡아서 내 최고의 역량을 끌어내 도약할 수 있을지. 그것이 오히려 중요하다.
내가 누구인지 살펴보기 위해서는 저자가 작성했다는 ‘버그 북’ 또는 일기를 활용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내가 어떤 사람이고, 어떨 때 집중하고, 어떨 때 즐겁고 행복한지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것이다. 내가 누구인지 잘 파악해 보고, 결론이 지어지면 후회하지 말고 앞으로 천천히 나아가야 한다. 500쪽이 넘는 두꺼운 벽돌책에서 건진 답치고는 싱거운 결론이지만, 따지고 보면 이미 답은 알고 있는데, 우리가 놓치고 있었다는 것이 얼마나 다행스러운 일인가. 얼마나 대단한 가능성인가. 혼란스러운 나날에 접한 흥미로운 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