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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나면 미술박사
가나아트갤러리 편집부 엮음 / 가나아트갤러리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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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미술에 관한 궁금증에 대한 간결한 답변, 아쉬운대로 미술에 관한 일반적인 상식을  넓혀준다는 목적으로 만들어진 책이다. 170여 쪽에 걸쳐 86가지 작은 제목으로 이것 저것 잡다한 상식을 알려준다. 몇가지를 예로 들면, '어디까지가 미술인가, 전시장은 어떻게 관람하면 좋은가, 추상은 무엇이고 비구상은 무엇인가, 키치란 무엇인가, 국보와 보물의 차이점은, 그림값은 어떻게 정해지는가, 피카소의 그림은 과연 아름다운가, 테크놀러지 아트와 포스트모더니즘, 큐레이터란 어떤 직업인가...' 등등.
일단 미술을 전공하지 않은 사람이 접하기에 부담이 가지 않을만한 두께에, 한가지 주제가 두 쪽을 넘지 않는 간결한 설명, 설명에 곁들여 쪽마다 실려 있는 친숙한 그림들, 내가 이 책을 쉽게 골라든 이런 이유로 다른 사람들도 많이 선택하여 읽었을 것 같다.
기획의도는 좋았는데, 소제목을 읽고 막상 그 내용을 읽어보고 나면 제목에서 던져준 물음이 명쾌하게 설명이 되었다기 보다는 주변적인 얘기들에 지나지 않나 하는 느낌이 들 때가 많았다. 즉, 문답식으로 미술에 관한 전반적인 궁금증을 해소 시켜 준다는 취지의 책 구성은 좋았으나, 막상  내용 자체는 그 취지를 못 따라가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 쪽에 치우치지 않고 고전에서 현대에 이르기 까지, 각 분야별로, 골고루 주제를 선정하여 설명하려 한 점, 적절한 작품을 삽입한 점, 중립적인 내용 전개 등은 맘에 들었다.
이 책 이후 신판이 나왔는데 내가 읽은 건 구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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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06-10 07: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문용어는 잘 모르겠던데 도움이 되겠군요.
미술관련 책도 참 많아서 요즘은 전공하지 않아도 기본은 알 수 있을듯^*^

hnine 2007-06-10 0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세실님, 미술은 그림을 비롯한 작품들을 많이 보는 것, 그것이 제일 좋은 방법 같아요. 그러다가 궁금하고 더 알고 싶은것이 생길 때 이런 책을 참고하면 머리에 쏙 쏙 들어올 것 같아요.
이번 주말은 뭐 하시나요? ^ ^ 좋은 하루 되세요.

미설 2007-06-10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술박사까지는 아니고... 라는 제목이 재밌네요^^ 저도 그림 보는 건 좋아하는데 아직 그냥 보는 수준이라 가끔 간단한 관련 서적을 찾아볼까 싶었는데 기회가 되면 읽어봐도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hnine 2007-06-11 0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설님, 제가 몰라서 그렇지 이런 종류의 책 아마 많이 나와있을 것 같네요. 저도 더 읽어보고 싶어요.

씩씩하니 2007-06-11 15: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절판이라 나오는대요.님?
미술관이나 박물관 같은 데 가면 너무 무식한 스스로에 놀라잖아요,,
이런 책을 많이 읽어둬야하는데,,,엄마 노릇도 제대루 하구요...ㅎㅎㅎ

hnine 2007-06-11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니님, 제가 읽은 이 책이 구판이라서 그래요. 2002년인가 신판이 나왔어요.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2 - 개정판
김형경 지음 / 푸른숲 / 200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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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판절판


1편을 읽은 것이 한달 전 이었다. 2편도 1편과 거의 다름없는 전개 방식, 거의 다름 없는 감상이다. 소설의 이야기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있는 심리 분석은 분명 매력있다. 그러나 김 형경의 이 소설은 심리분석 얘기를 하기 위해 만들어진 스토리라는 느낌을 떨칠 수 없다.  이 소설에 끌려들어간 독자들도 많았으리라. 그런데 난 애석하게도 끝까지 몰입되지 않은채 읽기를 마쳤다. 그저 개인적인 취향 차이인가보다.

이 세상에 상처없는, 특히 어린 시절을 행복과 만족으로만 보낸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된다. 그때 성취되지 못한, 특히 성취되지 못한 부모로부터의 사랑은 그 사람의 의식 속에 엄연히 잠 자는 듯 웅크리고 있다가, 이유없는 분노로 분출된다. 어떠한 수단으로도 잠재워지지 않는 그 분노를 다스려보고자 철저한 자기 분석에 들어가는데, 인혜보다 더 적극적이고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보는 세진과, 그런 세진을 바라보며 주로 세진과의 관계 속에서 자아를 되돌아보는 인혜의 이야기가 서로 맞물려 전개된다.

사실 정신과 의사와의 면담을 통해 정신 분석을 받고 있는 세진은 자신의 면담의사의 심리마저 꿰뚫어보려 하며, 자신의 어떤 행동 뒤에는 어린 시절의 어떤 경험이 배경이 되었다는 식으로 풀어나가려는 시도를 계속하는데, 천편 일률적으로 두 권의 책 내내 계속되는 그것이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글 중의 인혜가 세진에게 했던 말 '그만 좀 하지~' 를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오게 만들었다. 좀 더 긴장감 있고 탄력있는 전개가 되려면 어떻게 구성이 되었어야할지, 그것은 내가 생각해볼 만한 꺼리는 아니다, 내 능력 밖의 일이니.

내가 좋아할 줄 알았던 책이 의외의 감상으로 마감한 것은, 자기 분석이라는 명분 아래 지나치게 몰입된 사람의 모습을 객관적으로 볼수 있는 기회를 주어 오히려 한발 뒷걸음치게 만드는 결과를 나았기 때문이라고나 할까. <이타적으로 사는 사람들의 배경에는, 그들이 자신들의 삶, 자신의 고통을 직면하기 두려워 끊임없이 타인의 문제, 세상의 문제를 보살피고 다닌다, 자기를 사랑하는 대신 타인을 사랑함으로써 그곳으로부터 돌아오는 사랑을 기대하는 것이다. >(256쪽) 라는 식의 글을 보며, '알아, 안다구...하지만 어쨌든 표현되는 행동 그것 자체를 보아주는 것도 중요해. 섣불리 그 사람의 의식구조를 분석하려 하지 말고, 그 행동 그대로 봐 주는 것이 오히려 나을수도 있잖아...' 이런 쪽으로 기울어지는 내 마음의 소리가 계속 들려왔다.

마지막으로, 소설의 제목도 필요 이상 미화되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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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 더 풀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억관 옮김 / 은행나무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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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나라에서 널리 알려진 오쿠다 히데오의 소설 <공중 그네>보다 사실 먼저 쓰여진 작품이다. 그러면 이라부 의사가 세상에 첫 출현한 책이 되는 것인지.
웃기만 하면서 읽을 수 없었던 책 <공중 그네>와 마찬가지로 이 책 <인더 풀> 역시 찔리는 구석을 계속 마음 한 편에 지닌 채 읽어야만 했다.

자기 외모에 대한 망상, 자기가 최고여야 한다는 강박 관념이 자신도 모르게 만들어낸, 스토커의 추적을 받고 있다는 착각을 그린 <도우미>. 여자의 외모가 아직도 재산이며 무기로 역할할 수 있는 세상에 던지는 일침이랄 수도 있고, 자신이 만들어 놓은 이미지에 갇혀 스스로 그 굴레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인간의 지극히 인간적인 면이랄까, 아니면 약한 면이랄까,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되는 이야기이다. 인간에 대한 동정심마저 들었다고 하기엔, 내가 그럴 자격이 있나 싶기도 하고.

<아, 너무 섰다!>는 자신의 감정을 적시에, 적절한 대상에게 발산 못하고 그것이 어떤 욕구 불만의 덩어리로 마음 속에서 자라 신체적인 이상 증상으로 나타난 남자의 이야기이다. 회사 동료와 바람이나 결국은 이혼하고 새로운 가정을 꾸민 아내에게는 화 한번 제대로 못내고, 불쑥 불쑥 치밀어 오르는 울화에 시달리던 남자에게 갑자기 나타난 소위'지속발기증'은 어느 날 자신의 허락도 없이 자신의 특이한 상태가 의대생들에 둘러 싸여 실습 대상이 된 것에 대해 화를 폭발시킴으로써 치유된다. 그렇지, 화는 그냥 참고 마음 속에 눌러 둔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니란 말이지.

어느 한 가지에 몰입하기 힘든 현대인이라지만, 의외로 자신도 모르게 신종 '중독'에 빠지게 되고, 또 그것이 중독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못하게 될 수 있음을 보여준 <인더 풀>에서는, 이유없이 (아니, 이유를 모른채) 가슴이 답답해지고, 호흡 곤란을 느끼고, 식은 땀에 자기도 모르는 새 설사를 하는 등, 신체의 이상 증상이 하루 일정 시간 수영을 함으로써 해결이 되자, 점차 하루에 한시간에서 두시간으로, 거기서 나아가 하루 종일 문을 닫지 않는 수영장을 찾아다니면서까지 수영에 몰입하게 되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내가 제일 심각하게 읽은 것은 바로 <프렌즈>. 하루에 평균 200통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휴대폰을 한시라도 손에서 놓지를 못하는 어느 고등학생의 이야기이다. 휴대폰이 손에서 떨어져 있는 순간은 이 세상과의 연결 고리가 끊어져 있는 상태이며, 극도의 불안을 느끼고 그 동안 자기를 찾았을지도 모를 사람들과 연락이 통하지 못한 것에 대해 전전긍긍한다. 사실은 아무도 찾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아무도 그것에 대해 아쉬워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있는 순간을 감당해내지 못하는 현대인들, 어딘가와 유대 관계가 확인되어야만 안심하는 현대인들의 자화상이랄까. 마음 속의 음울한 구석을 절대 밖으로 나타나게 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지어보이는 밝은 웃음과 쾌활한 말투는 자신의 본 모습에 대한 부정이고 외면이다. 아무리 배가 고파도 혼자 식당에 들어가 밥을 못 먹는 사람들. 나의 배고픔보다,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보느냐가 여전히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상형은 어떤 사람이냐는 질문에 '친구 없는 놈'이라고 대답하며 '떼거리로 노는 거, 나, 안 좋아한다' 고 대답하는 괴짜 간호원 마유미의 마지막 말. 누가 어떻게 보든 당당할 수 있는 힌트를 주는 것 같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내가 가스불을 껐던가, 열쇠를 잠그고 나왔던가 이런 증상아 조금 더 심해진 사람의 이야기라고 할수 있다. 혹시나 떨어뜨렸을지 모르는 담배불 때문에 집을 나서기 몇 시간 전부터 아예 담배를 피우지 말아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이른바 '확인 행동의 습관화'라고 부른다고 한다. 손에 닿는 것은 뭐든 그 후를 걱정하고, 눈으로 확인할 때 까지 불안해하는 주인공. 걱정은 다른 사람에게 하게 하라는 이라부 의사의 처방 아래, 크고 작은 악동짓에 가담할 것을 권유받고 우연한 기회를 통해 치료가 되고...

이라부 의사의 환자가 될 사람들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이 세상이 와전되지 않는 한. 거기서 우리들의 모습을 본다. 정상을 가장한 바로 '나'의 모습을. 그래서 이 책을 웃기만 하면서 보게 되지 않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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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6-05 09: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거기서 우리들의 모습을 본다. 정상을 가장한 바로 '나'의 모습을" 이 책을 읽으면서 저 역시 같은 생각을 했었지요. 멋진 리뷰네요.

마노아 2007-06-05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더풀이 공중그네보다 먼저 나온 작품이었어요? 전 2편인 줄 알았어요. 리뷰 재밌게 잘 읽었어요.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가질 부분들이 참 많아요.

hnine 2007-06-05 10: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홍수맘님, 이라부 의사같은 성격을 가진 사람들이 요즘 세상의 '적자 (適者)'가 아닐까 하는 생각도 했어요. 낙천적이고 느긋하고 남의 눈 의식 안하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우선으로 생각하는 사람이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노아님, 공중그네가 상을 받아서 국내에 먼저 소개되었나봐요. 나오기는 인더 풀이 먼저 나왔던데요. 마노아님도 읽으셨군요 ^ ^

씩씩하니 2007-06-05 11: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프렌즈에...마음이 쏠려요...꼭 한번 읽어봐야겠어요...
이러지도 저러지도..도 마찬가지고....
이라부의사에게 진료가 필요한 이유가,,저마다 하나씩은 있는걸까요??

hnine 2007-06-05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씩씩하니님, 재미있어요. 나 같은 사람, 여기도 있군 하면서 은근히 위안도 되고요 ^ ^

fallin 2007-06-05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오쿠다 히데오의 책들을 좋아해요^^ 인더풀이나, 공중그네 모두..가볍지만 읽고 또 읽어도 마음을 유쾌하게 해주는 치유능력이 있는 거 같아요 ^^

hnine 2007-06-05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fallin님, Girl도 읽으셨나요? 그것도 읽고 싶어지는데 어떤지 모르겠네요.

fallin 2007-06-07 0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girl도 읽었어용^^(뿌듯뿌듯ㅋ) girl..을 읽을 땐.. 오쿠다 히데오.. 이사람 어쩜 여자 맘을 이리도 꿰뚫고 있을까? 싶었어요. 인더풀과는 또다른 맛인데..읽을수록 이 작가의 느낌이 났어요. 여자가 읽으면 더 좋지 않을까 싶어요^^
 
길 위의 책 - 제3회 푸른문학상 수상작 푸른도서관 12
강미 지음 / 푸른책들 / 200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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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에 대해서도, 이 책에 대해서도, 아무 사전 정보나 들은 바 없이 읽기 시작한 책이다. 제3회 푸른문학상 수상작이고, 푸른 세대를 위한 문학 시리즈 중 열두번 째 책인데, 이 시리즈 중에 이 금이님의 '너도 하늘말나리야'와 '유진과 유진'도 있다.

주인공은 김 필남이라는 여고생. 식당을 하는 엄마와 전직 군인 출신의 아빠는 각각 이혼과 사별후 재혼한 사이이며, 같이 살고 있는 두 언니는 아빠의 전처 자식들로서 필남에게 차갑기만 하다. 어울리기보다는 혼자 있기를 좋아하고, 외모, 성적, 사회성, 가정 형편, 어느 하나 내세울것이 없다고 생각하는 필남은 책 읽기와 꽃나무 구경하며 이런 저런 생각에 빠지기 좋아하는 조용하고 소심한 청소년이다. 혼자서 좋아하던 나리와 같은 반이 되고 함께 학교 도서부원이 되면서 일어나는 학교 생활, 또 그 나이에 어울리는 자아성찰 얘기가, 필남이 읽는 책의 리뷰들과 어울려 깔끔하게 펼쳐지고 있다.

현직 교사가 쓴 소설답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요즘의 고등 학교 생활상을 눈에 보이는 듯 그려주고 있다. 친구와 성적, 또 가족과의 부대낌, 이것들로부터 자유로운 청소년은 과연 몇이나 될까. 도서부원으로서 필남이 이 책 속에서 읽고 소개하며 자기의 의견을 달아놓은 책들에는 <살인자들>(어니스트 헤밍웨이), <애러비> (제임스 조이스), <어둠의 혼>(김원일), <중국인 거리>(오정희), <데미안>(헤르만 헤세),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 <모두 아름다운 아이들>(최시한), <호밀밭의 파수꾼>(제롬 데이비드 샐린저), <외딴 방>(신경숙) 등이다. 이중 특히 영화 길버트 그레이프와 소설 데미안은 자주 인용되는데, 영화속 길버트에 자신을 비유하기도 하고, 믿고 의지하던 유일한 친구 나리가 새로 사귄 남자 친구에 빠져들자 절망하고 못마땅해하면서도, 데미안의 싱클레어가 신성(神性)과 마성(魔性)의 결합을 통해 진정한 자아를 찾아가듯이, 그런 행로의 차원으로 이해하자고 생각한다.

청소년들이 겪어가는 길 중에는 가시덤불길도 있을 것이며, 아름다운 꽃길도 있으리라. 혼자 가고 싶지만 의지와 상관없이 혼자 걸어가야 하는 순간도 있으리라. 그 길에 책을 동무삼아, 스승삼아 걸을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다행인가. 아니, 아니다. 그것이 왜 비단 청소년에게만 해당되랴.  <길 위의 책>이라는 제목이 가슴 속에 박혀온다.

바로 전에 읽은 책에서도 느꼈듯이, 청소년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소설들, 이른바 성장 소설들에서는 이야기의 심각성이 어느 정도인가를 막론하고 푸릇하고 순수함이 전해져와서 좋다.  현재의 암울함이 있다하더라도 그것이 암울함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극복되고 반전될 것 같은 희망과 가능성을 여전히 던지고 있어서 좋다.

 이 책 때문에 또 한동안 성장소설들을 사냥하고 다닐 것 같은 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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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1 06: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07-06-01 07: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읽고 쓰신 리뷰 읽어보았지요 ^ ^ 그리고 좋은 친구 같은 느낌, 저도 들었답니다. 일찍 일어나셨네요? 저는 지금 떡 찌고 있어요~ 오늘도 아가랑 좋은 하루 되세요.
 
로그인하시겠습니까? - 국어시간에 쓴 중학생 소설 모음 아침이슬 청소년 4
이상대 엮음 / 아침이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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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소설을 읽는 이유는 두가지이다. 나의 그 시절을 되돌아보고 지금의 나를 다시 볼수 있기 위해서이던가, 아니면 요즘 청소년들의 트렌드가 궁금해서이다. 기성 작가가 아닌 요즘을 사는 청소년들에 의해 직접 쓰여진 이 책의 경우엔 후자에 해당한다고 볼수 있겠다.
신월중학교 2, 3학년 학생들이 국어 시간에 쓴 소설 열 편을 국어선생님이신 이 상대님이 골라서 엮으셨다..

친구 사귀기는 확실한 내 편 마련하기 라는 차원에서 청소년들에게 시험이나 성적 만큼이나 절실하고 해결해야할 문제임을 보여준 '전학의 달인', 아빠, 엄마와 한집에서 함께 사는 평범한 한 가정의 그림으로 그려지는 그 속에서 살지 못하는 주인공의 그리움에 그려져있는 '아직 늦지 않았어'. 형제, 자매 없고, 엄마도 직장에 다녀 빈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매일 대해야 하는 요즘 아이들. 소통의 상대가 그리워 보이지 않는 대상에 빠져 들기 쉬운 상황 속에서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주인공의 심리와,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도록 계기를 마련해주고자 하는 친구의 배려가 따뜻한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제목 선정이 참신하다. '따뜻한 손' 에서는 집 또는 가정이 갖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집은, 밖에서의 모든 고달픔과 추위를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또한, 시험이나 성적이 부모와 청소년들 사이를 이토록 삭막하게 갈라 놓고 있는 이 현실이 안타까웠다. 사랑스런 에피소드 '안도영 서울 오다',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나 말죽거리 잔혹사는 단지 영화로만 가능한 얘기가 아니라, 남학생들 사회에서 언제 불길로 치솟아 오를지 모르는 불씨로 항상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해주는 '반성문'. 계급, 서열, 순종, 또는 억압, 이런 것들을 몸으로 부딪혀 배우는 시기, 사회를 배우는 시기로서의 청소년기는 또 얼마나 불안하기 그지 없느냐. 그러기에 저자 중의 한 사람이 후기에 한 말이 인상적으로 읽혀진다, '신기하지 않나요? 이런 갈등에서도 잘 적응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을 보면.' 이라는.
'어떤 하루' 에 담겨진 그 하루가 매일 똑같은 하루로 계속되는 것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전형적인 여학생들 사이의 친구 관계를 그린 '가끔 남자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이은결, 너 조심해' 에서 볼 수 있는 남녀 차이에 대해 인식해가는 과정도 역시 청소년기에 이전과 다르게 다가오는 문제들, 경험들 중의 하나이다.

아이도 아니면서 어른도 아닌 이들의 언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릇푸릇함이 느껴진다.아직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읽혀진다. 하지만 그들은 알까. 그들이 겪어가고 있는 그 모든 갈등과 혼돈속에 또한 무한한 가능성도 함께 담겨 있음을. 쓰면서 참 즐거웠습니다...라고 후기에 썼듯이, 지내면서 그래도 츨거웠습니다 라고 그 시기를 나중에 돌아볼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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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3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워낙에 성장소설을 좋아하는지라 이 책도 읽어봐야 겠어요. 아마 저도 이 책은 님처럼 "요즘 청소년들의 트렌드가 궁금해서"가 더 큰 듯 합니다만 ^ ^.

hnine 2007-05-31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훙수맘님,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꼭 읽어봐야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