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그인하시겠습니까? - 국어시간에 쓴 중학생 소설 모음 아침이슬 청소년 4
이상대 엮음 / 아침이슬 / 200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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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 소설을 읽는 이유는 두가지이다. 나의 그 시절을 되돌아보고 지금의 나를 다시 볼수 있기 위해서이던가, 아니면 요즘 청소년들의 트렌드가 궁금해서이다. 기성 작가가 아닌 요즘을 사는 청소년들에 의해 직접 쓰여진 이 책의 경우엔 후자에 해당한다고 볼수 있겠다.
신월중학교 2, 3학년 학생들이 국어 시간에 쓴 소설 열 편을 국어선생님이신 이 상대님이 골라서 엮으셨다..

친구 사귀기는 확실한 내 편 마련하기 라는 차원에서 청소년들에게 시험이나 성적 만큼이나 절실하고 해결해야할 문제임을 보여준 '전학의 달인', 아빠, 엄마와 한집에서 함께 사는 평범한 한 가정의 그림으로 그려지는 그 속에서 살지 못하는 주인공의 그리움에 그려져있는 '아직 늦지 않았어'. 형제, 자매 없고, 엄마도 직장에 다녀 빈집에 혼자 있는 시간을 매일 대해야 하는 요즘 아이들. 소통의 상대가 그리워 보이지 않는 대상에 빠져 들기 쉬운 상황 속에서 게임에 몰입하게 되는 주인공의 심리와, 그것으로부터 벗어나도록 계기를 마련해주고자 하는 친구의 배려가 따뜻한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제목 선정이 참신하다. '따뜻한 손' 에서는 집 또는 가정이 갖는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한다. 집은, 밖에서의 모든 고달픔과 추위를 보듬어 안을 수 있는 곳이 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 엄마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또한, 시험이나 성적이 부모와 청소년들 사이를 이토록 삭막하게 갈라 놓고 있는 이 현실이 안타까웠다. 사랑스런 에피소드 '안도영 서울 오다', 영화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이나 말죽거리 잔혹사는 단지 영화로만 가능한 얘기가 아니라, 남학생들 사회에서 언제 불길로 치솟아 오를지 모르는 불씨로 항상 존재하고 있음을 알게해주는 '반성문'. 계급, 서열, 순종, 또는 억압, 이런 것들을 몸으로 부딪혀 배우는 시기, 사회를 배우는 시기로서의 청소년기는 또 얼마나 불안하기 그지 없느냐. 그러기에 저자 중의 한 사람이 후기에 한 말이 인상적으로 읽혀진다, '신기하지 않나요? 이런 갈등에서도 잘 적응하며 살아가는 우리들을 보면.' 이라는.
'어떤 하루' 에 담겨진 그 하루가 매일 똑같은 하루로 계속되는 것이 아니길 바라는 마음, 그리고 전형적인 여학생들 사이의 친구 관계를 그린 '가끔 남자들이 부러울 때가 있다''이은결, 너 조심해' 에서 볼 수 있는 남녀 차이에 대해 인식해가는 과정도 역시 청소년기에 이전과 다르게 다가오는 문제들, 경험들 중의 하나이다.

아이도 아니면서 어른도 아닌 이들의 언어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푸릇푸릇함이 느껴진다.아직 때묻지 않은 순수함이 읽혀진다. 하지만 그들은 알까. 그들이 겪어가고 있는 그 모든 갈등과 혼돈속에 또한 무한한 가능성도 함께 담겨 있음을. 쓰면서 참 즐거웠습니다...라고 후기에 썼듯이, 지내면서 그래도 츨거웠습니다 라고 그 시기를 나중에 돌아볼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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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맘 2007-05-31 11:2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워낙에 성장소설을 좋아하는지라 이 책도 읽어봐야 겠어요. 아마 저도 이 책은 님처럼 "요즘 청소년들의 트렌드가 궁금해서"가 더 큰 듯 합니다만 ^ ^.

hnine 2007-05-31 14: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훙수맘님, 중학생 자녀를 둔 부모라면 꼭 읽어봐야할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