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엄마가 읽는 책을 눈여겨 본다.
요즘 내가 읽는 이 책을 자기도 읽어봐도 되냐고 묻길래 안 될 것 없을 것 같아 그러라고 했더니, 이 녀석, 제법 재미있게 읽는다.
이 책에서 배웠는지 요즘 '스트레스'라는 말을 사용하는걸 은근히 즐기고 있는 듯 하다. 그동안 자기도 스트레스라는 것을 받아보긴 했지만 아마 그것을 어떻게 표현하는지 모르고 있었다가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나 보다. 책 내용 중 어떤 학생이 스트레스 받을 때 자기가 하는 방법에 대해 써놓은 글이 있는데 재미있다며 나에게 읽어주기도 했다.
"엄마, 나 지금 스트레스가 요기까지 차서 폭발할 것 같아요"
어제 밤, 7월 피아노 발표회를 앞두고 요즘 거의 매일 2시간씩 선생님과 연습을 하러 다니고 있는 아이가 9시 다 되어 집에 와서 손으로 자기 목 있는 부분을 가리키며 하는 말이다.
"그래, 아무나 할 수 없는 것 하고 있어. 힘들지?"
일단 동조.
그러더니 오늘 아침 일찍 일어나 서울에 가야할 일정이 있어 어서 잠자리에 들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잠을 안자고 음악 들으며 책을 좀 읽어야겠단다. 5초 생각후, 그러라고 했다. 스트레스가 폭발하면 안되니까. 잠은 내일 고속버스 안에서 자도 되니까.
결국 어제 옆에 누워있던 내가 먼저 잠이 들었고 오늘 아침, 아이는 지금도 곤히 자고 있다. 30분 더 있다가 깨워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