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에 살면서 좋은 점 중의 하나는 우리 나라의 거의 중앙에 있기 때문에 어딜 가든 걸리는 시간이 무난하다는 것이다. 서울에 살때는 아무리 KTX가 있다 해도 부산이라면 멀게만 느껴졌는데, 여기 대전에서는 KTX로 두시간, 그러니까 고속버스로 서울 갈때 걸리는 정도면 갈 수 있는 곳이다.
토요일 저녁때, 내일 일요일엔 어디든 가야겠다 맘 먹고 부산을 떠올렸다. 신혼 여행을 경주로 갔던 나는 느닷없이 합세한 시동생들 내외와 함께 얼떨결에 반나절 정도 잠깐 부산을 들렀던 적이 있다. 하지만 그건 가본것으로 치지 않기로 했기 때문에 사실상 내게는 이번 부산행이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부산이라는 행선지 보다는 KTX를 타고 간다는 말에 얼른 동행을 결정한 다린이와 함께 당일로 가뿐하게 부산엘 다녀왔다. 부산내에서는 부산역 앞에서 출발하는 시티투어 버스를 타고 해운대 코스를 돌았다. 여러 곳을 보진 못하고 누리마루, 광안대교를 건너 해운대 바다, 그리고 아쿠아리움 정도만.
부산은 화려하고 활기 있어보이는 멋진 도시였다. 바닷물, 요트, 바닷새 등을 도심지에서 이렇게 가까이 접할 수 있다니. 그리고 빌딩과 아파트들은 왜이리 높은지. 가로수 당연히 서울이나 대전의 가로수 들과는 다른 종류의 나무들.
대학교 입학해서, 나와 번호가 앞뒤로 붙어 있던 부산 아이가 입버릇처럼,
"이까짓 서울이 뭐 좋노. 부산이 훨 낫다." 처음 가족과 떨어져 객지 생활을 하며 느끼는 외로움과 그리움을 투덜거림으로 표현하곤 하던 생각이 난다. 그 친구는 지금쯤 어디서 뭘 하고 있을까. 집 생각 난다고 찔끔거리기도 잘 했던, 내가 짓궂게 "너, 애기냐?" 놀리기도 했던 그 친구.








도로 표지판의 '부두'란 말이 낯설고 신기했다.
다린이와 나는 이렇게 또하나의 여행 추억을 만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