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쯤 내복을 안입어도 될까.
내복을 입고도 춥다. 4월인데 말이다.

다른 날 같으면 이미 자고 있어야 할 시간이지만
아이에게 있어 금요일과 토요일은 늦게 자도 되는 날. 
이방 저방 왔다 갔다 하며
이 책 들춰보다가 저 책 들춰보다가,
지금은 뭐하나 봤더니
지난 앨범을 보고 있다.

남편은 남쪽 지방 가서 내일 돌아올 예정.
내가 추우니, 다른 이들도 우선 춥지 않을까 부터 염려된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밤
좋지도 나쁘지도 않기로 한 밤 

뭔가를 하라고 (일기 써라~),
뭔가를 하지 말라고 (코 자꾸 그렇게 찡긋 거리지 말아라, 버릇 된다),
아이를 향해 자꾸 잔소리가 나오려는 것을,
잘 참고 있는 밤.  

 





 

 

 

 

 

 

 

 

 

 

 

 

 

차를 타고 어딜 가던 중, 지루했던지 아이가 그림을 그렸다. 엄마의 옆 모습이란다. 고개를 숙이고 있는 모습하며 목에 두른 스카프까지, 그리기 힘든 옆 모습을 잘 그렸다고 마구 칭찬해주었다 ^^ 

여기 까지 쓰고 옆을 보니 어느 새 반쯤 감긴 눈을 해서는 일기를 쓰고 있는 아이 (잔소리 참길 잘 했다 ^^).
이제 재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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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보 2009-04-03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그림을 아주잘 그리는군요,,
류는 작년까지는 금요일이 참 좋앗는데 이제 학생이 되어서
금요일도 힘들데요,
책도 읽고싶은데 너무 조금밖에 못읽는다고 투덜거리면서 잠자러 갔네요,,,ㅎㅎ

hnine 2009-04-04 05:23   좋아요 0 | URL
류가 책이 더 읽고 싶어 일찍 자야하는 것을 아쉬워하는군요. 대견해요 ^^
제 아이도 아침에 7시 20분이면 집에서 나가야 하기 때문에 보통 때에는 저녁 9시면 무조건 재우거든요.

마노아 2009-04-03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제법 분위기가 있어요. 아이는 이제 잘 자고 있나요? 고운 밤이에요. ^^

hnine 2009-04-04 05:25   좋아요 0 | URL
분위기가 있나요? ^^ 제가 워낙 그림을 못 그리다보니 저 정도 그린 것 보고도 쉽게 감탄을 하게 되네요.

비로그인 2009-04-03 2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후훗 정말 그림 잘 그렸는데요? 뭔가 느낌이 있는 그림이에요.

이제 다린이는 재우고 그래도 나쁘진 않은 밤 보내고 계시지요? 저는 우아하게? 홍차 마시면서 애플파이 먹고 있어요~

hnine 2009-04-04 05:27   좋아요 0 | URL
저는 학교 다닐 때부터 그림 그리려고 하얀 도화지를 앞에 두고 있으면 막막하기만 했는데, 다린이는 잘 그리든 못 그리든 비어 있는 하얀 종이 앞에서 별로 두려워하는 것이 없는 것 같아 일단 저는 안 닮은 것 같아요.
홍차와 애플 파이라니...홍차와 애플 파이라니...생각만 해도 침 고입니다.

꿈꾸는섬 2009-04-03 2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을 정말 잘 그렸어요.^^

hnine 2009-04-04 05:29   좋아요 0 | URL
저 그림 옆 페이지에 뭐라고 글도 썼었는데 그건 차마 못 보이겠더군요 ㅋㅋ 잘 봐주셔서 감사드려요.

2009-04-04 01:0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09-04-04 05:3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프레이야 2009-04-04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림 솜씨가 보통은 아닌데요! 잘 그렸어요.
그럭저럭 잘 보낸 밤이로군요, 나인님.^^
잔소리 참길 잘했다싶은 때 있지요

hnine 2009-04-04 10:25   좋아요 0 | URL
오늘 날씨 참 좋네요. 전 어젯밤 아이 잠든 후, 웬지 바로 잠들기가 아까워 별것도 안하면서 잠도 안자고 버티다가, 잠만 설치는 결과가 되고 말았어요 흑흑...

무스탕 2009-04-04 14: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관찰력이랑 표현력이 참 좋아요.
애들한테 잔소리 안해도 되는 밤은 정말 좋아요. 놀토전 금요일이라든지 공휴일전 평일이라든지요 ^^
전 어제 밤도 평소보 일찍 잠들고 오늘은 애들 학교 보내놓고 또 잤어요.
요즘 왜 이렇게 졸린가 모르겠어요. 이러다 나무늘보가 될것같아요..;;

hnine 2009-04-04 19:01   좋아요 0 | URL
피곤하신가봐요. 잠이 유난히 쏟아질때에는 잠 만한 보약이 없는 것 같으니 충분히 주무시는 것이 좋을 것 같아요.
잔소리는 듣는 사람만큼 하는 사람도 힘든데 끊임없이 하게 되는 건 참, 그렇지요? ^^

혜덕화 2009-04-04 20: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의 솜씨이군요. 너무 잘 그렸어요.
우리 부부의 침대 옆에도 작은 애가 4학년 때 그린 제 아빠의 모습을 액자에 넣어 세워놓았어요. 연필로 그린 건데, 어찌 그리 제 아빠의 특징을 잘 잡아냈는지 깜짝 놀랐답니다.
아이들에겐 특유의 순수한 눈이 있어서 그런가 봐요.
정말 언제 봄의 시샘이 끝이 날까요?
부산도 너무 추웠어요. 아침 저녁으론...

hnine 2009-04-05 05:41   좋아요 0 | URL
아이 특유의 순수한 눈이 매일 대하는 친숙한 대상에서도 객관적인 특징을 잘 잡아내는 것이 신기하게 생각되기도 해요. 우리는 그림을 그릴 때 이미 머리 속에 자리잡혀 있는 선입견때문에 대상에 대한 객관적인 관찰을 하기 힘든 때가 많은데 말이어요.
4학년때 그린 그림을 액자에 넣어 소중하게 간직하시는 혜덕화님 마음을 알 것 같아요.
근래 들어, 이렇게 쌀쌀한 봄이 계속되다가 따스한 봄 날씨 누릴 수 있는 날은 별로 길지 않게 지나고 곧 초여름이 시작되었던 것 같아요. 이러다가 내복에서 바로 반소매 옷으로 넘어가는건 아닌지 모르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