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부질없어 보이던 일을 이제는 해보고 싶을 때가 있다.

"2018년 hnine에게 있어 10대 뉴스" 이런거 정해보기.

 

우선 1번은 쉽게 생각났다. 영국 여행.

2번을 생각해보니 아무리 생각해도 뉴스라고 할만한 것이 떠오르지 않는다.

영국 안다녀왔으면 어쩔 뻔 했나. 뉴스 0개 2018년이 될뻔 했지 않나. 작은 한숨이 나왔다.

물론 집안 대소사, 아들과 관련된 일 까지 포함시키면 몇가지 주섬주섬 떠오르는 것이 없지 않으나 오로지 나만의 뉴스여야 한다는 기준을 꺾고 싶지 않은 고집은 살아있어가지고.

 

며칠 더 생각하다가 겨우 두가지를 더할 수 있었다.

 

 

1. 15년 만에 한국 탈출

 

50대 아줌마가 행선지와 일정을 혼자 결정하고 혼자 티켓팅하고 열흘을 혼자 돌아다니고 오는 일은 닥치면 못할 일도 아니지만 늘 그렇듯이 결심하기가 쉽지 않다. 나도 그랬다.

15년 전에 간난쟁이 아들을 안고 비행기 타고 한국으로 돌아온 후 이번이 처음. 그동안 여권도 갱신했는데 그건 나를 위해서가 아니라 아직 미성년자인 아들의 여권과 비자때문에 부모의 여권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목적지를 런던으로 정한 것은 우선 혼자 가기 좋은 곳이라는 생각때문이었다.

앞으로도 가끔 해볼 일이다. 

 

 

 

 

 

 

 

2. 두개 강의 신청하고 무결석으로 들은 것

 

우리 집은 대전이고 강의가 있는 곳은 서울.

두개중 하나는 고전 문학 수업인데 일주일에 하루. 벌써 3년 째 듣고 있다.

다른 한 강의는 격주로 있는 박물관 역사 강의인데 올해가 2년째 이다.

초중고 한번도 개근상을 못받아봤던 내가 이젠 이 날을 기다리며 산다.

심지어 영국 여행갈때도 이 수업들 빠지지 않게 일정 잡느라고 머리를 얼마나 굴렸는지.

 

 

 

 

 

3. 2년만에 건강검진 결과

 

사실 이게 제일 감사하고 다행스런 일이다.

모든 항목 다 좋은 것은 아니지만 당장 치료를 요하는 심각한 곳이 발견되지 않고 통과했으니.

유병(有病) 인채 장수(長壽)하고 싶지 않은 바람이 있지만 생노병사를 피해갈 사람 있겠는가. 그래도 올해 이렇게 보낼 수 있어서 감사하고 감사하다.

 

 

 

 

 

 

왜 꼭 "10대"뉴스여야 한다고 생각했을까.

3대 뉴스로 올해는 만족해야겠다.

 

2019년.

올해보다 생각은 줄이고 행동을 늘릴 수 있도록 노력해볼까.

더 잘 노는 인간, Homo Ludens 로 거듭날 가능성이 나에게도 있을지 입증해보는 한해를 만들어볼까.

 

 

 

 

 

 

 

 

 

 

 

 

 

 

 

 

 

 

 

 

 

 

 

(개인적으로 올해 가장 공들여 읽은 책으로 이 책을 뽑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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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25 12:00   URL
비밀 댓글입니다.

hnine 2018-12-25 14:00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제 서재 단골 손님 되어주셔서 감사드려요.
새해에도 뭉클한 감동을 주는 글, 사진 많이 올려주시리라 믿습니다.

페크pek0501 2018-12-25 14: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 멋지십니다. 저도 올해 뉴스 선정을 해 보고 싶은 충동이 팍팍 생깁니다. 그런데 10개 만들기는 쉽지 않겠고
한두 개 있을 것 같습니다.

런던 여행과 강의 무결석이라니... 저로선 해 볼 수 없는 일을 하셨습니다. 장하십니다. 정말 장해요.
잘 사시는 1인으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hnine 2018-12-25 15:00   좋아요 0 | URL
뉴스 선정을 계기로 다이어리도 들춰보면서 1년을 되돌아보게 되더라고요. 기록을 좀 더 잘 해놓아야겠다는 자각의 기회가 되기도 했고요.
잘 살았다고 격려해주시니, 이 나이에도 칭찬이 좋기만 합니다.
감사드려요.

서니데이 2018-12-25 15: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의 세가지 뉴스 모두 좋은 일들이네요.
몇 년 동안 강의를 계속 꾸준히 무결석으로 계속하셨다는 말씀으로 hnine님의 꾸준함과 성실함을 느낍니다.
오랜만에 영국 다녀오신 이야기를 들었을 때는, 조금 부러웠습니다.
세 가지 중에서 제일 좋은 것은 세번째 건강검진 결과 같아요.
건강하셔서 다행이고, 그리고 계속 건강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크리스마스라서 인사드리러 왔다가 hnine님의 좋은 소식 듣고 갑니다.
따뜻하고 좋은 성탄절 연휴 보내시고, 좋은 일들 가득한 연말 되세요.
메리크리스마스.^^

hnine 2018-12-25 19:32   좋아요 1 | URL
서니데이님, 꾸준함과 성실함으로 말하자면 서니데이님 따를 사람이 있을까요. 어떤 능력보다 더 큰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건강검진 결과를 제일 다행으로 생각해요. 최근 가장 친한 친구 하나가 건강에 이상이 생겨서 저도 울적하고 걱정이 많이 되고 있어요. 친구가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제가 할수 있는 모든 것을 해주고 싶은 심정이랍니다.
2019년에도 좋은 일과 그렇지 않은 일 모두 있기 마련이겠지만 그럴때마다 슬기롭게 잘 대처해나갈 수 있도록 서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사이로 있어주기로 해요. 메리크리스마스~

책읽는나무 2018-12-25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호~~세 가지 뉴스가 모두 부러운 뉴스입니다^^
저도 특히나 부러운건 세 번째 소식이네요...건강관리 잘 유지해오신만큼 앞으로도 쭉쭉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hnine 2018-12-26 06:53   좋아요 0 | URL
1년 365일인데 뉴스거리로 꼽을 것이 겨우 세개 밖에 없다는 것에 좀 실망한 것이 사실인데 이렇게들 격려를 해주시니 기분이 달라져요. 고맙습니다. 건강이 최고라는건 아는데 그것도 생각만으로 저절로 되진 않더라고요. 건강을 유지하게 위해 뭔가 실천을 해야하는데 그게 또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 있으니, 쉽지는 않아요. 그래도 노력하렵니다 ^^

목나무 2018-12-26 09: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hnine님 올해 이룬 세 가지는 정말로 멋지신 일들이네요. 저는 그저 마냥 부럽습니다. ^^
내년에도 올해만큼 멋지고 기억에 남을 일들 많이 이루지시기를 바랄게요. ^^
저는 아직 비행기도 못 타본 촌년인데 내년에는 꼭 비행기를 타보겠다는 다짐을 여기에서 합니다. ㅎㅎㅎㅎ
남은 올해 잘 마무리하시고 내년에도 건강한 모습으로 자주 뵈어요. ^^

hnine 2018-12-26 12:07   좋아요 0 | URL
별스럽지 않다고 생각했던 리스팅인데 멋지다고 해주시니 감사하기도 하고 이젠 제 자신이 부끄러워지기도 합니다. 툴툴거리기나하고 말이죠.
설해목님, 내년에 비행기 타고 어디 가시고 싶으신지요. 내년엔 제 아이도 대학을 가니 집을 떠나있을것이고 (내보낼것이고 ^^), 그러면 저는 시간이 더 많이 날 것 같아요. 나이 먹어서 좋은 것 딱 한가지라면 이런 여유네요.
설해목님, 올해 힘들었던 일들, 내년엔 덜 힘든 시간으로 이어질거예요. 무엇보다도 건강이지요 설해목님도 저도요.

stella.K 2018-12-26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항상 느끼는 거지만 h님은 참 알뜰하고 살뜰하게 잘 사시는 것 같아요.
내가 내 인생을 챙겨주고 돌보지 않으면 누가 챙겨주겠습니까?
그런 점에서 h님은 저에게 귀감이 되십니다.
내년엔 귀차니즘 좀 털어내고 제 인생을 잘 챙겨보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그래도 올해 무사히 잘 산 것 같아 다행이란 생각이 드는 요즘입니다.
h님도 마무리 잘 하시구요, 내년에도 보람되고 기쁜 일 가득하시길 빌겠습니다.^^

hnine 2018-12-26 20:06   좋아요 1 | URL
귀감이라니 당치 않으십니다. stella님의 폭넓은 관심분야와 중심을 지키는 글 쓰기가 저에게는 늘 배우고 싶은 점인걸요.
대범하지 못하니 큰 일은 못벌이고, 대신 틈틈히 해보는 쪽 인것 같아요. 요즘 방송통신대학 등록기간이라는걸 알고 이것도 한번 해볼까 며칠을 마음 살랑이고 있는 중이랍니다 ㅋㅋ


psyche 2018-12-27 00: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세가지 뉴스 다 대단하고 부럽네요. 여행, 공부, 건강 이 모든 것을 이루시다니. 내년에도 좋은 일을 많이 이루시길 바랍니다

hnine 2018-12-27 07:55   좋아요 0 | URL
psyche님, 반성할 점이 더 많았던 한해였어요. 고백하자면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보낸 날보다는 그렇지 않은 마음으로 보낸 날들이 더 많았고, 여행은 여행이 꼭 하고싶어서라기보다 이렇게라도 해야겠다라는 심정으로 떠났던 것이었어요. 가서도 구경보다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왔던 것 같고요.
공부는 학교 다닐때 하지 못했던 분야 공부라서 더 겸손한 마음으로 재미있게 하고 있답니다. 위에 올린 책은 강의해주시는 교수님께서 쓰셨다기에 열심히 읽었어요.
새해에도 알라딘에서 자주 뵈었으면 좋겠어요. 저 지금 psyche님 서재와 hnine 서재의 공통점을 찾았어요. 뭘까요? ^^ (대문 사진이 멍멍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