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왕 루이 14세 에이케이 트리비아북 AK Trivia Book
사사키 마코토 지음, 김효진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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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이 곧 국가다라고 말했던 태양왕 루이 14세의 평전이다. 발레와 예술을 사랑했던 루이 14세의 신화적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여 그의 삶과 정치, 업적을 프랑스의 역사와 함께 이해할 수 있게 했다.


 

루이 14세는 루이 13세와 안 도트리슈 왕비 사이에서 태어났다. 왕과 왕비 부부는 결혼 후 오랫동안 자녀가 없었고, 루이 14세의 탄생은 왕국에서 기적과도 같은 큰 기쁨이었다. 루이 13세가 결핵과 장 질환으로 죽음이 임박하자 측근들을 불러 왕위 계승을 논의했다. 왕비가 섭정하게 하고, 6명으로 구성된 최고 섭정회의를 설치하여 왕비의 권한을 제한하고자 했다.




 


과거 30년 전쟁의 여파로 재정 위기를 타개하기 위해 호별 과세를 부과하자 프롱드가 시작되었다. 프롱드란 리슐리외의 사후 집권 체제가 붕괴하면서 약화된 권리를 회복하고자 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전개한 투쟁이었다. 두 번의 프롱드는 왕권의 강화를 가져온 계기가 되었다. 귀족 신분을 증명하는 증거 서류를 요구해 가짜 귀족을 적발해 면세 특권을 박탈하여 세수를 늘릴 뿐 아니라 귀족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효과를 가져왔다.


 

강경한 대외 정책을 전개해 국제 정치 무대에서 프랑스의 지위 향상을 도모했다. 프랑스의 지위 향상의 한 방법으로 전쟁을 선택했다. 루이 14세의 업적 중 하나는 프랑스의 예술 정책이다. 건축 장관으로 취임한 콜베르와 함께 추진한 예술 정책의 키워드는 왕의 영광이었다. 회화 작품에서 승리충성또는 풍요는 다양한 우의적 개념으로 왕권의 강화를 표현했다. 승리를 상징하는 월계관과 평화를 상징하는 올리브 가지와 종려나무 잎을 전쟁의 표상으로, 신화 속 신의 다양한 캐릭터로 분하여 회화를 제작했다. 예술 작품으로 시민의 인식을 바꾸고 더 나아가 전쟁으로 프랑스의 땅을 늘려가며 루이 14세의 위대함을 선언했다.


 

회화와 함께 타피스리를 제작했다. 책 속에 많은 회화 자료를 수록해 루이 14세의 치세를 이해할 수 있게 도왔다. 타피스리에는 국왕의 업적과 국왕 일가에 관한 작품들이었다. 모든 왕이 그렇듯 루이 14세의 여성 편력도 만만찮았다. 하지만 말년의 루이 14세는 신심이 깊은 맹트농 부인을 만나 심경의 변화가 생겨 통치에도 영향을 미쳤다. 전쟁을 계속했던 그가 마지막으로 한 말은 평화를 유지하기 위해 힘쓰라는 거였다.


 

세상에서 가장 위대한 왕이 될 나의 아들아, 너는 신에 대한 의무를 결코 잊어서는 안 된다. 전쟁에 관해서는 나를 따르지 말고, 늘 이웃나라와의 평화를 유지하도록 힘쓰며, 신민을 풍요롭게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라. 이런 것은 불행히도 내가 행하지 못한 일이다. (315페이지)


 

여섯 살에 왕이 되어 72년여를 통치했던 태양왕 루이 14세의 치적은 한 권의 책으로도 부족할 것이다. 유럽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이기도 하다. 평화를 위해 국가 간 결혼으로 유지했으며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라면 전쟁도 불사했다. 역사는 왕의 권력과 치세에 따라 그 의미가 커지기도 하는 법. 프랑스 예술과 문화를 꽃피웠던 태양왕 루이 14세의 역사를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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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 도시와 그 불확실한 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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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못 버린 물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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있을 법한 모든 것
구병모 지음 / 문학동네 / 2023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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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마비된 팬데믹은 새로운 형식의 글로 나타나 우리의 시선을 기억들과 맞물리게 한다. 3년간의 팬데믹 시기를 지나오며 우리는 관계에 대하여 생각해보고, 집 밖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며 기쁨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이제 그 시기가 끝나가며 새로운 이야기들이 쏟아져 나온다. 작가들에 의해 변주되는 팬데믹은 다양한 형태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구병모의 작품세계는 현재와 미래 어딘가를 넘나든다. 과거와 현재 속에 갇히지 않고 다양한 형태의 소설을 그린다. 이번 작품집에서도 감탄했다. 팬데믹의 세계와 우리의 미래를 보여줄 그 세계에서 길을 잃을 것만 같았다. 관계의 변화를 느끼면서도 우리 사회와 가족에 대하여 생각해보지 않을 수 없었다.


 



 

노커는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었다. 누군가가 나를 친다. 그럴 때 사람들은 그에게 따질 것이다. 미안하다고 하지 않은지, 상대방의 얼굴을 쳐다볼 것이다. 그의 얼굴을 확인한 사람은 의식을 잃고 쓰러진다. 이후 그는 말을 잃는다. 언어를 잃어버린 사람은 상대방과의 소통이 어렵다. 몸짓언어도 있겠지만, 복잡한 언어를 표현할 때는 그 선에서 멈출 수밖에 없다. 언어를 잃은 사람들이 계속 늘어나며, 자녀를 지켜보는 부모의 마음은 괴롭다. 이해할 수 없고 소통할 수 없는 시간. 후드를 뒤집어쓰고 밖에 나가려는 딸의 얼굴을 확인해야 했다. 이해할 수 없는 현상들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딸의 얼굴을 보면 알 수 있을 것도 같았다. 이해와 오해, 소통의 문제를 말하는 소설이었다.

 


니니코라치우푼타는 초고령 사회에서 노인 돌봄 문제를 말한다. 나이가 들어서도 경제활동을 해야 하고, 요양원에 계신 엄마의 돌봄 비용을 부담해야 한다. 직장을 박차고 나온 주인공은 엄마가 있는 요양원의 사무장으로부터 전화를 받는다. 엄마가 보고 싶은 존재가 있다는 것이다. 어릴 때 만난 외계인이었다. 외계인의 이름이 니니코라치우푼타다. 죽기 전에 꼭 한번 만나고 싶다는 소원을 들어주고 싶은 그는 엄마의 설명을 자세히 듣고 마스크를 만든다. 실장의 얼굴에 마스크를 만들어 씌우고 요양원에 방문하여 만나게 해주고 싶다.

 


있을 법한 모든 것는 로맨스와는 담을 쌓고 지내던 작가가 로맨스 소설 제안을 받고 작가는 꿈속에서 영화를 보았다. 호텔의 장기 투숙자와 메이드가 교감을 나누는 내용이다. 만나고 싶다는 메모를 남겼다. 꿈속에서도 이 내용의 소설을 써야겠다고 여긴다. 하우스키퍼가 나오는 비슷한 영화를 검색한다. 작가에게는 모든 상황이 있을 법하지 않겠나. 더군다나 로맨스 소설을 써야 한다. 고맙다는 말 한마디, 답장을 받으며 마음을 여는 상황이 충분히 있을 수 있다. 




 


에너지를 절약하는 법에서는 사람과 개가 함께 목욕을 하는 여자가 주인공이다. 오래전 에너지 절약을 위해 외치던 수많은 방법. 작은어머니 집에 얹혀살아야 했던 주인공은 옷을 벗고 목욕을 시키던 작은어머니를 떠올린다. 에너지 절약하기 위해 온 가족이 한꺼번에 샤워하라던 기억도 떠올랐다. 가족 공동체 운운하는데, 도대체 가족 공동체가 무엇인지를 묻는다.

 


국가 간의 이동이 불가능한 디스토피아의 세계, 트럭 운전사 사드가 출근하지 않자 그의 흔적을 찾는 이야기 이동과 정동또한 현재와 미래의 어느 한순간에 있는 거 같다. 신체가 아닌 영혼을 이동시키는 모임에 참석했던 이야기를 들으며 얼은 생각을 바꿨다. 목숨 걸고 사람들을 물건 상자에 숨겨 국경 바깥으로 이동시켜주었던 사드였다.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하는지,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하는 소설이었다. 개인의 안위를 위해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다. 수많은 SF영화에서 말했다시피 인간애는 죽지 않았다는 걸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다양한 이야기로 우리를 깨우친다. 시원한 나라 혹은 겨울로 공간 이동하고 싶은 요즘, 오늘이 가장 행복한 날일 것이므로 우리는 오늘을 산다. 비록 디스토피아적인 미래라고 할지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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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라이터즈
김호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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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편의점을 읽고 작가가 말하는 세계에 감동하여 그동안 출간된 작품을 읽어보고자 했다. 그중의 한 작품으로 자서전이나 대리 번역 등 자기의 이름이 아닌 타인의 이름으로 출간되는 작가들의 세계를 나타낸 소설이었다. 전업 작가로 지내는 분들이 많지 않다고 했다. 몇몇 유명한 작가 외에는 출판사나 다른 계통에서 일하거나 다른 경제적 활동을 하며 어렵게 글을 쓰는 걸로 알고 있다. 좋은 작품을 쓰려는 작가들의 애환은 여러 매체에 심심찮게 드러난다. 그에 한발 다가선 느낌의 소설이었다.

 


푼돈에 창작력과 주체성을 파는 작업. 그래서 무명도 아니고 유령인 것이다. 창공을 떠도는 구름처럼, 강물을 부유하는 썩은 나뭇가지처럼, 그렇게 어디 하나 자리하지 못한 채 글을 쓰는 것. 그들에겐 뿌리가 없으므로 작품이란 나무는 자라지 않는다.

지금 나는 고스트라이터다. (20페이지)

 


문학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김시영의 현재는 대필 작가다. 경제적 사정 때문에 유령 작가가 되어 타인의 작품을 써주고 고료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일이 끝나면 소설을 쓰려고 책상에 앉아도 한 줄도 쓰지 못한다. 그러다 한 여배우로부터 제안을 받는다. 자신의 이야기를 소설로 써주면 큰 사례를 하겠다고 했다. 몇만 원으로 어떻게 한 달을 살아야 하나 했던 그의 고민을 한순간에 날릴 만한 큰 금액을 입금해 주었다.

 


김시영이 여배우 차유나의 이야기를 글로 쓴다. 그걸 읽은 차유나의 미래는 김시영이 쓴 대로 된다. 즉 김시영에게 미래를 예견하는 능력이 있었던 것이다. 그걸 눈치 챈 강태한에게 납치당했다. 자신의 복수를 위해 글을 쓰라는 강태한, 그에 맞서는 김시영. 강태한의 복수를 위해 죽음으로 몰고 간 이야기를 들은 그는 고스트라이팅 능력을 지닌 다른 자들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다.


 

추리 소설 형식을 이용해 유령 작가로 활동할 수밖에 없는 등단 작가들의 애환과 진정한 글쓰기란 무엇인가를 말한다. 아울러 타인의 글을 착취할 뿐 아니라 고료를 받지 못하는, 작가들의 현실을 알려주는 작품이었다. 작가들에게 글쓰기는 큰 산을 마주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백지상태로 열린 화면, 몇 줄을 썼다가 지우고 나면 한 줄도 남아있지 않은 상태가 계속된다면 두려움마저 느끼지 않을까.


 

총 열 장으로 이루어진 소설의 첫 장에 저명한 작가들의 이야기와 글쓰기에 관한 명언들이 실려 있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글쓰기의 방법 혹은 생각들이다. 저마다 자기만의 방법으로 글쓰기를 한다. 어떤 이는 모두가 잠든 밤에 쓰고, 어떤 작가는 아침에 출근하듯 집을 나서 글을 쓰고 퇴근하듯 돌아온다. 각자의 루틴에 따라 쓰지만, 하나의 이야기가 되어 글로 나타나기란 실로 어려운 법인가 보다. 애쓰지 않아도 술술 나오는 이야기의 힘과 더불어 머리를 쥐어 짜내듯 해도 나오지 않는 상태의 무기력과 절망의 크기는 꽤 클 것 같다.

 


그는 이제 행복해지기 위해서 쓴다. 자신이 읽고 싶은 이야기를 창조하고, 그 이야기를 읽는 다른 사람들의 삶도 풍요로워지길 바라며 쓴다. 그와 독자들은 이야기를 나눔으로 풍요로워지고, 살아 있다고 느끼고 행복해진다. (334페이지)


 

김시영이 원하는 대로 풀리는 내용에서는 통쾌함이 있었다. 픽션이지만, 어딘가에서, 여전히 김시영처럼 유령 작가가 되어 페이지 당 얼마간의 고료를 받는 작가들은 많을 것이다. 고군분투하며 자신의 이름으로 낸 글을 쓰고 싶은 사람들.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낸 그들에게 박수를 보낸다. 시나리오 작가였던 저자의 경험이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박진감이 느껴진 소설이기도 했다.

 


무엇을 위해 글을 쓰는가. 누구를 위해 글을 쓰는가. 결국 자신을 위해 글을 쓴다. 자기가 쓴 글을 읽고 즐거워하는 사람들을 보며 작가는 행복해한다. 결국 행복해지기 위해 글을 쓴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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