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의 계절
쓰네카와 고타로 지음, 이규원 옮김 / 노블마인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우리, 이번 달에 <야시> 한번 읽어볼까. 생각보다 정말 좋던데. 어때?” 지난 3월이었나? 독서모임의 맴버 중에서 책을 가장 넓고 깊게 읽는 언니가 제안했다. <야시>의 출간은 오래전부터 알았다. 하지만 그 책은 줄곧 나의 관심밖에 있었다.  이유는 하나. 피를 연상케하는 섬뜩한  빨간색 바탕에 이상하리만치 목이 긴 인간처럼 보이지만 인간은 아닌듯한 여인(?)이 그려진 표지에서 느껴지는 호러의 이미지! 그것도 너무 강렬했던 게 문제였다. 독서모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구입했으면서도 혹시나 이 책 읽고 밤잠 못자거나 가위 눌리는 거 아닌가 하는 생각 때문에 난 읽기를 거부했다.




그러다 <천둥의 계절>을 만났다. <야시>를 쓴 쓰네가와 고타로의 작품인데다 정체를 알 수 없는 묘한 새가 마음에 걸렸지만 보기만해도 왠지 마음이 차분해지는 파란색의 표지가 괜찮아, 괜찮아, 전혀 두려워할 거 없어...하고 말을 거는 듯했다. 그래, 까짓거 읽어보자....고 책을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 책장을 덮을 때까지 책을 내려놓을 수 없었다.




천둥소리가 들리면 내 마음은 어두워진다. 천둥은 이곳이 아닌 머나먼 땅의 어두운 기억을 일깨우기 때문이다. 그곳의 이름은 ‘온’. - 7쪽.




쓰네가와 고타로의 <천둥의 계절>은 지구상 그 어디에도 기록되어 있지 않은 이계의 공간, ‘온’이라는 환상의 마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다. ‘온’에서는 겨울과 봄 사이에 ‘천둥계절’이 있는데 바람이 미친 듯 불어대고 아침부터 밤까지 천둥이 그치지 않는 천둥계절 동안 온에 사는 사람들은 바깥출입을 하지 않는다. 천둥과 바람이 한바탕 휘몰아치고 나면 마을 사람 한 두명이 사라지기 때문이다. 이 책의 주인공인 겐야는 유일한 가족인 누나 역시 천둥계절에 실종된다.




어느날 천둥이 그친다....바람이 바뀌고 대기가 느슨해진다....덧문이 활짝 열리고 새해 첫 바람이 집 안으로 춤추듯 날아든다. 봄은 그렇게 시작된다. - 11쪽.




누나가 행방불명 된 이후 아이 없는 노부부의 집에서 자란 겐야는 동네 아이들의 괴롭힘을 당하지만 호다카, 료운과 단짝 친구가 된다. 온에는 ‘무덤촌’이라고 일단 한번 들어가면 살아서는 빠져나오지 못하는 유령마을이 있는데 겐야는 어느날 호다카에게서 ‘무덤촌’의 얘길 듣고 그곳을 찾아간다. 또 우연히 만난 마을의 주술사와 문지기는 겐야가 바람와이와이에게 씌워진 것을 알아챈다. 겐야는 온의 마을 입구에서 부정한 존재의 출입을 막는 문지기를 통해 온이 어떤 마을인지, 자신이 바깥세계의 상인을 통해 온으로 들어왔다는 걸 알게 된다. 그러다 호다카의 오빠인 나기히사가 살인을 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고 사건이 벌어진 장소인 ‘무덤촌’으로 들어갔다가 그곳에서 나기히사를 만난다. 나기히사로부터 위협과 살의를 느낀 겐야는 격투를 벌이고 급기야 마을의 경비대인 ‘귀신조’를 피해 달아난다. 자신이 원래 있었던 곳, 바깥 세계를 향해




내 주변에 있던 모든 것들이 이제 지극히 자연스럽게 배후의 어둠 속에 남겨졌다....한 발, 한 발, 예전에 나를 담아두었던 그릇이 멀어져 갔다. 이제 나에게 있는 것은 체중이 느껴지지 않는 바람와이와이뿐. - 126쪽.




“너희 엄마는 ‘시궁고양이’란다.” 소설은 6장부터 이야기가 크게 뛴다. 현실세계의 사타케 아카네가 계모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가출하는데 설상가상으로 우연히 만난 낯선 남자가 자신을 죽이려고 한다. 간신히 죽음의 위기에서 벗어난 아카네는 바깥세계가 아닌 ‘온’으로 발길을 돌린다. 일가족이 괴한에게 몰살당한 후 말을 잃어버린 어린 소년과 함께.




우리 눈에 보이지 않지만 어딘가에 존재할지도 모르는 또 하나의 공간, 환상의 마을 온과 현실세계를 넘나들면서 목숨을 건 모험을 펼치는 겐야. 그의 내부에 깃들어 있으면서 위기의 순간마다 힘을 실어주는 정령 바람와이와이, 자신에게 풍령조가 내려오기를 간절히 바라는 아카네, 아무리 죽여도 다시 부활하는 ‘귀신조’ 도바 무네키. 겐야와 바람와이와이 외에 서로와 그다지 연관성이 없어보이는 이 넷은 마지막에 이르러 서로 얽힌 관계에 있음이 드러나는데...

 

‘온’이라는 환상의 공간과 현실세계 속에서 벌어지는 사건을 주축으로 고아소년 겐야가 자신의 존재를 찾아가는 여정을 그린 이 소설은 무척이나 매혹적이다.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란 에니메이션처럼 낯설지만 사람을 끌어당기는 묘한 매력이 있다. 콕 집어서 이거다 라고 말할 수 없는 그 어떤 것. 그게 대체 뭘까. 일본소설 특유의 환성적 세계? 그게 전부가 아니다. 뭔가 더 있다. 정확하다고 할 수 없지만 난 이 책이 일본의 신화나 민간신앙, 더 나아가 일본인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웃에게 피해를 주고 폐를 끼치는 사람을 그 가족이 살인의뢰를 한다는거나 무네키에게 잡혀와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에서도 기이할 정도로 침착하고 조용한 사람들은 섬뜩하기까지 했다.




가을이 찾아오고 겨울이 끝났을 때, 이 땅에는 천둥계절이 없다는 것을 알았다...전에 나를 덮쳤던 커다른 파도는 나를 물가로 번쩍 밀어올리고 나의 소년 시절을 앗아서는 끝없는 대양으로 데려갔다...그 파도는 나를 다시 새로운 바다로 데려갈 것이다. - 372~373쪽.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계절을 맞은 겐야가 자신의 존재의미를 찾아가듯 나 역시 이 책으로 색다른 경험을 했다. 지금까지보다 시야가 좀 더 넓어진 느낌이랄까. 순서가 바뀌었지만 쓰네가와 고타로의 <야시>를 어서 만나보고 싶다. 그의 후속작 역시...




책을 읽고 나서도 해결되지 않는 궁금증 하나. 하야타 고지. 그는 과연 누구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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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신문 사이에 끼어서 들어온 모할인점 전단지에

<몽당연필을 가져오면 새연필로 교환해줍니다>고 되어 있었다.

 

어, 이게 웬 횡재???

신랑한테 내일 장보러 모할인점에 가자했다.

 

근데 신랑왈,

뭐하러 거기까지 가냐고, 가까운데 가지...한다.

 

글쎄, 거기서 몽당연필 들고가면 새연필 준다잖아!!

그것도 한번에 5개까지!!

 

여기까지 얘기하고 보니...뭔가 느낌이 이상했다.

 

몽당연필? 엉?

 

나 아냐??

 

그때 신랑이 다시 말하길.

뭐? 새연필로 바꿔준다고? 마누라를 바꿔준다고? 그럼 가야지!!

근데 난 하나밖에 없는데 우짜지??? 다섯까지는 필요없는데...

 

이거 머야!! 엉???

시방 지금 해보자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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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텐베르크의 조선>이란 책을 읽으면서 메디치가에 대해 궁금해졌다.

대체 어떤 사람들일까. 

몇 권의 책이 검색되기는 한데...이 중 어떤 책이 읽어보는 게 좋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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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가시노 게이고의 신간!  이것만으로도 읽고 싶은 마음이 불끈불끈.

 히가시노 게이고 소설의 특징인 치밀한 구성과 빠른 전개가 살아있다는 평가를  받은 책이라고 한다.

 일종의 <과학 미스터리>라고 하는데 천재 물리학자가 등장해서 초자연현상처럼 보이는 사건의 실체를 파헤치는 작품, 올여름 꼭 읽어야 할 책이다.

 

<사람풍경>을 읽고 눈여겨보게 된 작가, 김형경.

사람의 심리를 놀랍도록 섬세하고 촉촉한 문체로 표현하는 그녀가 새로운 책을 내놓았다.

<꽃피는 고래> 제목부터 예사롭지 않은 이 작품은 아픔과 상처를 딛고 일어서는 성장을 담은 작품이라고 한다. 궁금한데...

 

<꿈꾸는 책들의 도시>의 작가 발터 뫼르스의 신간이다.

그의 작품을 구입해놓기만 하고 아직 읽어보진 않았지만

나의 레이더망은 어찌된 건지 읽은 책의 여부와 무관해서 그의 신간은 여튼 관심있게 지켜보게 된다.

그나저나 표지의 저 동물은 도대체 뭐지? 고양이??

 

 표지를 보고 순간,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 헉, 장동건??

 그런데...아니네.

 <사신 치바>의 이사카 코타로의 소설인데, 일본서점대상을 수상했다.

얼핏 헐리우드 영화 <도망자>를 연상시키는 내용이지만 그래도 재미있을듯...

 

 

달리 무슨 말이 필요할까. 미야베 미유키의 책인데.....

현재 온라인 서점에선 예약주문을 받고 있고 6월 25일 출간된다는데...

벌써부터 궁금하다. 덩달아 근질거리는 손가락 다독이려니 힘들구만...ㅠㅠ;;

 

출간된지 며칠 되지도 않은, 그야말로 인쇄기의 열기가 채 식지도 않은 책인데

사람들의 반응은 벌써 뜨겁다.

추천글 역시 엄청나다.

이 책의 어떤 것이 <성서>에 비견될 만한지....오직 궁금하기만 할뿐...

 

책에 관련된 책이라면 사족을 못쓰는 나...이 책을 지나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

미리보기로 살짝 본 결과, (헉, 저자가 나랑 갑장이다. --;;)

이 책을 읽으려면 날카롭고 예리한 바늘이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다. 

책에 언급된 수많은 책들이 내게 유혹의 눈길을 보낼 게 분명하다.

 

오오...황금빛 책걸이....너무나 탐나는구나.

쓰읍, 입에서 침이 마구 흐른다.

성리학의 나라 조선에서 펼쳐진 책을 둘러싼 의혹과 모험, 피를 부른 사건들!!

그 내막을 알려면 일단 장바구니에 담아야겠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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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살 큰아이가

작년 10월경부터 읽기 시작한 <고양이학교>.

 

더 정확하게 말하면

매일밤 잠들기 전에 잠자리에 누워서

아빠가 읽어주는 <고양이학교>를 듣는 것이었지만...



간혹 아빠가 읽어주는 게 지겨울땐

대화부분을 아빠와 서로 번갈아가면서 읽고.


"오늘은 엄마가 읽어줘!"해서

내가 신랑의 배턴을 이어받아 읽어주기도 했다.


또 아빠가 야근이라 늦게 퇴근하거나

회식이나 친구와의 약속으로 귀가시간이 늦어지기도 했는데...

 

그럴때 나랑 신랑은.....

"오늘 고양이학교 쉰다."

"날씨가 너무 추워서 오늘 휴교령 내렸다네"

....요렇게 무마하곤 했다.


1부, 2부를 모두 읽고 나서 3부를 기다릴땐 어찌나 지겨웠는지....

아이는 매일 "엄마, 오늘은 3부 나왔어?"하고 물었었는데..


띄엄띄엄, 조금씩이지만 그래도 꾸준히 읽은 결과, 

올 3월, 드디어 <고양이학교>를 모두 읽어냈다.

1부(5권) + 2부(3권) + 3부(3권) = 모두 11권!!


 

아이에겐 큰 기쁨이자 즐거움이었고

책 읽어주던 신랑은 덩달아 책읽는 즐거움을 알게 됐으니....^^

 

  

 

책 다 읽고 나면 기념으로 사진 찍어줄게....했던 약속을 이제야 지켰다.



사진 찍으려고 하면 꼭 카메라 밧데리가 없거나

11권이나 되는 책 중에 한 두권이 사라지고 보이지 않아서

매번 기회를 놓치곤 했는데....^^;;

아이 손에 들고 있는 책은 <고양이학교> 2부 1권인데

11권 중에서 아이가 제일 좋아하는 표지다. ^^

 

 

 


형아가 사진 찍는 걸 옆에서 지켜보던 둘째가 안달을 한다.

아빠가 책 읽어줄때 형이랑 같이 들은 것처럼

자기도 사진 찍고 싶다는 거겠지...싶어

너도 찍어줄까? 했더니

좋아라하며 형아 옆에 자리를 잡는다.

근데, 넌 아직 졸업 못했다는 거 아니?


넌 청강생이야.

그러니까 인정 못해줘! 알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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