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클립스 - 나의 뱀파이어 연인 트와일라잇 3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윤정숙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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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이 책을 읽지 않으면 왕따가 된다고들 한다. 그 소문의 주인공은 바로 <트와일라잇>. 1편 ‘황혼의 시간, 트와일라잇’, 2편 ‘초승달, 뉴문’에 이어 드디어 3편 '일식, 이클립스’다. 처음엔 1편 <트와일라잇>의 책 두께를 보고 놀랐는데 2편은 더 두꺼웠다. 그리고 3편은 더더 두껍다. 세 권을 합한 분량은 자그마치 약 1900여쪽. 읽은 기간은 약 5일. 엄청나다. 그야말로 숨가쁘게 읽었다. 벨라가 에드워드의 품에 안겨 숲속을 달리는 기분이 이렇지 않을까.

 




<뉴문>에서 가슴아픈 이별을 했던 에드워드와 벨라는 다시 극적으로 재회하여 자신들의 사랑을 재확인하는 걸로 끝을 맺는다. <이클립스>는 시작부터 아슬아슬하다. 벨라에게 복수의 칼날을 갈고 있던 빅토리아가 나타나면서 뱀파이어와 늑대인간 사이에 팽팽한 긴장감이 감돈다. 누군가가 매서운 눈빛으로 자신을 남몰래 노려보는 듯 서늘한 기분이 들지만 어느 누구도 정확한 이유를 알지 못한다. 그런 가운데 새로 태어난 뱀파이어들이 무차별 살인을 저지르고 벨라의 집에 침입해 소지품과 그녀의 체취가 배어있는 옷을 훔쳐가는 일이 벌어진다. 지금까지 뱀파이어의 규칙을 어길 경우엔 이탈리아의 볼투리가가 개입해서 사고를 정리 수습했지만 이번엔 그조차 기대할 수 없다. 그들이 온다는 건 벨라의 안전도 위협받을 거란 생각에 에드워드 가족은 자신들만의 힘으로 사건을 해결하려고 한다.

 




왠지모를 긴장감 속에 다가온 벨라의 졸업식날. 그들은 엄청난 사실을 깨닫는다. 뱀파이어를 탄생시키고 벨라의 방에 몰래 침입한 범인이 모두 동일인물이라는 것. 즉, 신생 뱀파이어 무리의 중심엔 빅토리아가 있다는 거였다. 각각 따로 존재했던 사건들이 순식간에 서로 연결되고 그동안 이상하게도 그들의 움직임을 볼 수 없었던 앨리스가 그들이 포크스로 오고 있다고 예견하면서 사건은 더욱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른다. 갓 태어나 극도로 잔인하고 폭력적인 그들의 목표는 오직 벨라였다. 그에 맞서 에드워드 가족과 제이콥을 비롯한 늑대인간은 벨라를 지키기 위해 사상초유의 연합작전을 계획하고 급기야 서로의 생존을 건 대접전을 벌이는데....

 




늦바람은 무섭다 했다. 에이, 설마...했는데 정말이었다. 벨라에게 헌신적인 사랑을 쏟는 매력적인 에드워드에 쏙 빠져서 날이 새는 줄도 몰랐으니. 아무래도 늦바람이 단단히 든 모양이다. 그리고 제이콥. 벨라를 향해 노예를 자청하면서까지 보상받지 못할 사랑을 쏟는 그가 너무나 안타깝다. 그에 비해 벨라는 어떤가. 에드워드가 없인 살 수 없다고 하면서도 그의 청혼에 ‘요즘 누가 내 나이에 누가 결혼을 해’라며 거절하는가하면 에드워드를 비롯한 가족들을 위해서라면 자신은 얼마든지 희생할 수 있다고 하지만 그녀의 행동을 보면 솔직히 이해가 되지 않는다. 벨라 얘, 바보아냐?라는 말이 저절로 나올 정도였으니까.

 




이제 벨라가 뱀파이어가 되는 건 시간문제다. 남은건 언제 어떻게 실행될 것인가, 늑대인간과 맺었던 조약은 어떻게 될 것인가. 에드워드와 벨라를 바라보며 홀로 가슴앓이를 해야 했던 제이콥의 아픔은 끝이 날 것인가...에드워드와 제이콥 사이에서 갈등하던 벨라는 누구의 곁에서 행복을 찾을 것인가. 4편 <브레이킹 던>을 보면 알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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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문 - 나의 뱀파이어 연인 트와일라잇 2
스테프니 메이어 지음, 변용란 옮김 / 북폴리오 / 200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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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나라가 꽃남의 열기에 푹 빠졌다. 십대 소녀부터 40대 주부까지. 꽃남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정도다. 심지어 초등 2학년인 큰애의 반에는 요즘 꽃남 사진이 인기란다. 좋아하는 여자애한테 새로 나온 꽃남 사진을 선물로 주기도 한다나 뭐라나...연예인 좋아하고 그러는 거 시간낭비고 돈 낭비야. 큰애에겐 이렇게 말하면서도 솔직히 뜨끔했다. 나야말로 얼마전에 본 <트와일라잇>에 나온 에드워드에 폭 빠지고 말았다. 2편인 <뉴문>을 보기 위해 택시타고 도서관에 갔다가 헛걸음하고 도서대여점에 몇 번이나 전화하는 열성을 보였으니...이 사실을 아이가 알까 두렵다.




매력적인 뱀파이어와의 만남과 사랑을 다룬 <트와일라잇>의 2편인 <뉴문>은 벨라가 생일을 맞는 걸로 시작된다. 영원히 나이를 먹지 않는 연인 에드워드보다 나이가 많아진다는 사실을 벨라는 받아들이기 싫어하는데 비해 에드워드의 가족은 오히려 벨라의 생일 축하파티를 준비한다. 그들의 마음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았던 벨라는 에드워드의 집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하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사고가 벌어진다. 우연히 벌어진 사고였지만 자신과 함께 있으면 벨라가 안전하지 못하다고 여긴 에드워드는 그만 벨라에게 이별을 고하고 떠난다.




갑작스레 다가온 이별에 벨라는 그만 넋을 놓아버린다. 아무런 감흥이나 느낌없이 무감각하게, 마음이 죽은 상태로 생활한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에 인디언소년 제이콥을 다시 만난다. 어느새 훌쩍 성장한 제이콥, 언제나 환한 미소를 짓는 그를 보면서 벨라는 조금씩 활기를 되찾는다. 하지만 벨라에게 드리워진 에드워드의 그늘은 너무나 크고 깊어서 그녀 가슴의 큰 구멍은 무엇으로도 메워지지 않았다. 어쩌다 긴박한 상황에 들려오는 환청같은 에드워드의 목소리가 유일한 위안이었던 벨라는 또한번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된다. 다름아닌 제이콥이 화가 치밀면 늑대로 변하는 늑대인간이며 뱀파이어와는 적이자 원수지간이라는 거였다.




제이콥을 비롯한 늑대인간들은 연인을 잃은 복수를 하기 위해 벨라를 뒤쫓는 빅토리아에게서 그녀를 보호해준다. 그런 어느날 벨라는 혼자서 절벽에서 다이빙을 하는데, 그 장면을 미리 내다본 앨리스는 벨라가 걱정되어 찾아온다. 벨라가 무사하다는 걸 알고 앨리스는 한숨 돌리지만 곧 끔찍한 소식을 듣게 된다. 벨라가 죽었다고 여긴 에드워드가 이탈리아의 볼투리가를 찾아갔다는 것이다. 벨라가 없는 세상에선 자신도 더 이상 살지 않겠다면서....그후로 어떻게 됐을까. 과연 에드워드는 뱀파이어로서의 삶을 마감할 수 있었을까. 벨라는 에드워드를 구할 수 있을까.




에드워드와의 이별 때문에 괴로워하던 벨라의 곁에 늑대인간 제이콥이 나타나고 곧이어 에드워드가 돌아오면서 이야기는 새로운 갈등을 예고한다. 벨라를 호시탐탐 노리는 빅토리아는 여전히 잡히지 않은데다 벨라 자신도 뱀파이어가 되겠다는 볼투리가와의 약속이 남아있다. 갑작스레 닥친 이중삼중의 위기 속에서 에드워드와 벨라, 그들의 사랑이 어떤 급물살을 타게 될지...2편 <뉴문>을 덮자마자 3편 <이클립스>가 기다려진다.




참, 책에는 <로미오와 줄리엣>에 대한 언급이 간혹 나온다. 로미오가 떠난 사이 만약 줄리엣이 패리스와 사랑에 빠졌다면 어떻게 됐을까...하는 내용이 있는가하면 에드워드도 자신이 마치 로미오인양 말하는 부분도 있었는데 <로미오와 줄리엣>의 전체내용을 몰라선지 완전히 이해되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셰익스피어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꼭 챙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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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피행
시노다 세츠코 지음, 김성은 옮김 / 국일미디어(국일출판사) / 2008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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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누가 믿을까. 매사에 삐딱하게 반항하는 사춘기 아이도 아닌 중년의 아줌마가 가출을 꿈꾼다면. 뭐 때문이냐고. 늦바람, 춤바람이 들어서도 아니다. 그저 외로워서. 집에 있자니 금방이라도 숨이 콱 막힐 것 같아서. 무조건 나섰다. 자신의 숨이 붙어있는한 결코 떠나지 않을 거라 여겼던 집에서.

 




책의 주인공은 오십대의 가정주부 타에코다. 평범한 직장인 남편과 두 딸을 길러낸 평범한 그녀의 일상이 어느날 갑자기 도마 위에 오른다. 9년째 집에서 기르는 개 포포가 이웃집 아이를 물어 죽인 것이다. 공격성을 억제시킨 골든 레트리버였지만 도를 넘어선 아이의 짓궂은 장난에 개는 순간 겁을 먹고 패닉상태에 빠져 끔찍한 사고를 치고 만다. 아이를 죽인 개는 처리해야한다는 주변사람의 성화에 가족들도 동조하고 나서면서 타에코는 궁지에 몰린다. 오직 가족들을 위해 모든 걸 희생하며 살아온 인생이었다. 자궁적출 수술을 받으면서도 가족들을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남편은 그녀를 위로하긴커녕 그녀에게 ‘이제 여자로선 끝났다’는 말을 내뱉었다. 이제 더 이상 뒤로 물러날 수 없다는 걸 느낀 타에코는 포포를 데리고 한밤중에 몰래 집을 떠난다. 남편의 비자금이 든 통장을 가방에 넣고.




전국엔 이미 신문이나 텔레비전을 통해 포포가 살인견으로, 타에코는 무책임한 개주인으로 알려진 상황이라 타에코와 포포의 도피행은 순탄치 않았다. 어딜 가든 그들은 사람들의 눈에 띄었다. 게다가 포포가 그들이 신세진 트럭의 물건을 훔치는 여자의 다리를 물어 부상을 입히면서 더욱 경찰에 쫓기게 된다. 간신히 도착한 외딴 시골마을의 빈집을 대여한 타에코는 포포와 함께 둘 만의 생활을 시작한다. 신의 영역이라 불릴만큼 외진 숲 속에 자리한 그곳은 포포에게 잃어버린 야생의 본능을 일깨우고 타에코는 조금씩 마음의 여유를 찾아간다.

 




어떤 세간살이나 장식물도 없는 집에서 서로가 서로에게 유일한 가족이 되어 지내던 생활은 포포의 건강악화로 오래 지속되지 못했다. 노화가 진행되면서 포포는 예전의 모습을 급속도로 잃어갔다. 매일 죽음에 한 발 한 발 다가서는 포포의 모습을 보면서 타에코는 뜻밖에도 행복을 느끼며 ‘늙은 개의 남은 생을 돌보기 위해 자신은 지금까지 남아온 생을 버렸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타에코가 갑작스런 통증과 하혈을 하며 쓰러지면서 사태는 예상치 못한 결말을 향해 치닫는다.

 




솔직히 말해 처음 타에코의 행동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아무리 정당방위라 하지만 이웃집의 소중한 아이를 자신이 기르던 개가 물어죽였다. 개를 안락사 시킨다고 아이가 살아서 돌아오지 않는다는 걸 누군들 모르겠냐만, 그렇다고 모든 가족을 팽개치고 개랑 야밤도주를 하다니. 타에코의 무책임한 행동에 화가 났다. 아무리 집에서 살림만 했다하지만 이렇게 생각없는 행동을 할 수가 있는지 의문스러웠고 타에코 같은 사람 때문에 모든 아줌마들이 욕을 먹는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책을 읽어가면서 난 작가가 쳐놓은 그물에 고스란히 걸려들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작가는 독자들이 미처 느끼지 못하는 중요한 요소 하나를 끼워넣었다. 바로 포포가 9살, 인간으로 치자면 백발노인에 가깝다는 것이다. 한창시절엔 모든 이의 이목을 사로잡을 정도로 아름답고 활기찼던 포포가 눈이 멀어 제대로 보지도 못하고 배변도 못하는 상황에 이르렀을 때 독자는 타에코와 같은 꿈과 소망을 갖기 시작한다. 포포의 최후를 지켜주자고. 그런데 저자는  독자의 이런 마음을 배려하지 않고 배신을 한다. 포포의 죽음을 지켜주려던 타에코와 포포의 입장을 순식간에 바꿔버린다. 그리고 끝을 맺는다.

 




불혹을 넘어선 나이 때문인지 타에코의 삶은 내게 낯설지 않았다. 내게 곧 다가올 모습이 보여서 오히려 읽기 거북할 정도였다. 지금이야 한창 아이들이 나의 손길을 필요로 하지만 좀 더 성장한 다음엔 어떻게 될까. 부모의 마음이나 정성을 이해해줄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넌 니 혼자 큰 줄 알지? 하시던 친정엄마의 푸념과 하소연이 귀에 자꾸 맴돌았다. 여자로서의 매력을 잃어가는 아내를 남편은 어떻게 볼까. 변함없는 애정을 기대해도 되는 걸까.

 




이건 헌 짚신짝의 소설이다. 오래도록 신어서 다 낡아빠진 헌 짚신. 이제 더 이상 쓸모가 없다고 버려지기 일보 직전의 헌 짚신이 서로에게 어울리는 짝을 만나 도피행각을 벌였다. 보잘 것 없더라도 한 쌍의 헌 짚신이 잘 지내면 좋으련만 저자는 잔인하게도 그 둘을 떼어놓았다. 이제 짝을 잃고 외로이 남은 헌 짚신은 어떻게 될까. 홀로 남겨진 포포에게서 타에코의 모습이 느끼지는 건 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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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토 비밀결사대 - 2005년 제11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일공일삼 37
한정기 지음, 유기훈 그림 / 비룡소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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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룡소의 ‘황금도깨비상’을 수상한 국내 작가의 창작동화다. 이 책은 출간되자마자 많은 이들이 극찬했고 출판사의 요청으로 저자가 바로 2편을 집필했다는 그 유명한 동화 <플루토 비밀 결사대>. 읽어본 사람마다 재밌다. 재밌다...를 연발하는데 정작 읽어볼 기회는 없었다. 그래서 책을 잡는 순간부터 기대만땅! 이었다.




책의 내용은 간단하다. 다섯 명의 아이들이 뭉쳤다. 우진이와 서진이, 동영이, 금숙이, 한빛. 아이들은 마을 뒷산에 자신들만의 아지트를 만들고 비밀 결사대를 조직한다. 그리고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 <검은고양이>에 나오는 고양이의 이름을 따서 ‘플루토(염라대왕이란 뜻이다) 비밀결사대’라 이름 짓는다. 그러던 어느날 마을에 갑자기 살인사건이 벌어지고 그 사건에 플루토 비밀결사대의 5명의 아이들이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뛰어든다. q




속도감이 상당한 책이라 한 시간 조금 지났을까? 후루룩 다 읽고 나서 느낀 점은 좀 많이 아쉽다.....는 거다. 앞부분과 중간부분은 그런대로 좋았다. 주인공인 아이들의 성격이 잘 드러났다는 생각이 든다. 문제는 중반이후부터. 솔직히 나도 어렸을 때 또래끼리 모여서 탐정놀이 한다는 둥, 탐험을 떠나보자는둥...이런 짓거리를...꽤나 했던 모양이다. 당시 나와 한 패거리였던 초딩 동창녀석들의 말에 의하면...

    

그런데 책에서는 아무리 아이들이 자기들끼리 결사대를 만들었다고 해도 반드시 옆에서 동조를 하는 좀 더 성숙한 사람(형이나 누나같은)이 있기 마련이다. 그 유명한 만화책 <명탐정 코난>을 보더라도 말이다. 옆에서 한번씩 툭툭 참견 아닌 참견을 하면서 방향 코치를 해주는 캐릭터가 사실성이나 생동감이 있는데 이 책은 그런 존재가 없다. 그러다보니 책은 줄곧 초등학교 아이의 시각에 고정된 채 사건이 처음부터 끝까지 진행되어 버렸다. 3인칭 시점으로 서술될 때 표현될 수 있는 여러 장점을 누리지 못했다는 느낌이다.




또 제목이 <비밀 결사대>인데다가 표지그림조차 왠지 뭔가 비밀을 감추고 있는 듯 어두운 분위기를 물씬 풍기면 읽는 사람은 아슬아슬 스릴 넘치는 사건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솔직히 그런 사건이 없다. 주인공들을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가 한순간의 반전으로 사건이 해결되면서 주인공이나 독자 모두 숨을 몰아내쉬게 하는....그런 긴장감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너무 많은 것을 기대하는지 모르지만 왠지 김빠진 사이다란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거기다 결말은 어쩜 그리도 지루하게 늘어놨는지...아이들이 살인자를 잡았다고 칭찬하는 부분이 250페이지 중에서 자그마치 40페이지에 달한다. 그런 부분은 그냥 간단하게 에필로그 처리를 했으면 독자들에게 여운도 있고 긴박감도 있었을텐데...




이 책의 저자는 강연회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일단 아이들이 읽어야 한다. 문학보다는 재미에 힘을 싣고 싶다.” 물론 이 책을 아이가 마치 자신이 탐정이 된 듯한 기분을 느끼며 읽는 재미는 있을 거다. 자신들만의 힘으로 불의에 맞서 싸운다! 얼마나 멋진가. 그 말도 맞지만 글쎄...이건 좀 아니지 않은가? 이야기 전개가 좀 더 짜임새 있게 구성됐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책장을 덮고 나서 내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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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의 유쾌하게 사는 법
마크 트웨인 지음, 린 살라모 외 엮음, 유슬기 옮김 / 막내집게 / 200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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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 트웨인. 그는 <톰 소여의 모험>과 <허클베리핀의 모험> <왕자와 거지>를 쓴 동화작가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다 작년말 지인을 통해 <마크 트웨인의 19세기 세계일주>란 책을 알게 됐다. 마크 트웨인의 새로운 면을 만나리란 기대감에 구입하려고 알아보니 절판됐다는 거였다. 하지만 도저히 포기할 수 없었다.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겨우 내 품에 안을 수 있었다. 그런데 그 책을 아직 읽지도 못했는데 어느새 <마크 트웨인의 유쾌하게 사는 법>이란 책이 출간되었다. 어떤 책을 먼저 읽지? 순간 망설였지만 오래가지 않았다. 유머와 풍자를 즐기는 마크 트웨인이라면 일단 유쾌하게 사는 걸 중요하게 여기지 않았을까. 그렇죠? 마크 할아버지.




책을 받자마자 버릇처럼 표지부터 살폈다. 근데 이상하게도 작가가 한 명이 아니었다. 어떻게 된 거지? 자세히 보니 이 책은 마크 트웨인에 관한 여러 가지 일화와 격언, 그가 남긴 짧막한 글이나 편지를 비롯해 연설문이나 소설, 발표되지 않은 원고의 일부를 추려서 묶은 거였는데 얼핏 보니 마크 트웨인의 생전 모습이 담긴 사진과 친필 원고, 삽화가 곁들여 있었다. 오호, 이거 정말 기대 되는걸.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를 통해 마크 트웨인은 막연히 자상하면서도 유머가 넘치는 사람일거라고 생각했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알고 있던 건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는 걸 알게 됐다. 셔츠를 입으면서 마구 욕을 남발하는 모습을 아내에게 들켜서 당황하는 마크 트웨인이 있는가하면 남자로서는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여자들의 전화통화, 자신의 집을 찾는 도둑에게 당부의 글을  남기기도 하고 자신을 방해하는 피뢰침 장사로부터 마구잡이로 피뢰침을 설치한 끝에 자신의 집이 마을의 이야깃거리가 되기도 했으며 여행 중에 일어난 여러 가지 일화와 갖가지 소동을 무덤덤하게 털어놓는데 그게 어찌나 웃기던지...




촌철살인, 초절정 유머, 익살이 넘치는 글이 있는가하면 사람들이 소홀하기 쉬운 대목을 따끔하게 꼬집어주기도 한다. 아이들의 예절에 관해 어떤 상황에서든 아이들은 예의바른 말을 하게 해야 하듯 어른들도 아이들에게 예절을 지켜야한다며 그렇지 못하다면 마땅히 벌을 받아야 한다며 일깨워주고 70번째 생일을 맞아 자신이 어떠한 생활을 하는지 말하면서 ‘제 습관은 제 삶을 지켜주지만 여러분은 암살하고 말 것’이라며 자신만의 건강법을 찾으라며 권하기도 한다.




<마크 트웨인의 유쾌하게 사는 법> 이 책을 통해 마크 트웨인에게 한걸음 다가선 느낌이다. 살짝 들여다본 그의 일상 속에서 나는 나이를 잊은 듯한 유머감각과 재치, 기발함이 넘치는 풍자와 해학, 그러면서도 가족들에게 한없이 자상한 마크 트웨인을 만날 수 있었다. 




이 책으로 처음 알게 된 또 하나의 사실, 바로 마크 트웨인은 그의 본명은  ‘새뮤얼 랭혼 클레멘스’라고 한다. 그리고 우리가 알고 있는 ‘마크 트웨인’은 그의 필명인데 뱃사람 용어로 강의 안전수역을 나타내는 ‘두 길 깊이’를 뜻한다고 한다. 새뮤얼 랭혼 클레멘스. 그의 부모가 심혈을 기울여 지은 이름일 테지만 내겐 너무나 낯설다. 내게 있어 마크 트웨인은 언제나 마크 트웨인이다. 괜찮죠? 마크 할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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