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념클릭 해법과학 개념중심 5-1 - 2012
천재교육 편집부 엮음 / 천재교육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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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때 틈틈이 보면 도움이 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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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 과거에서 온 사무라이 파티시에의 특별한 이야기
아라키 켄 지음, 오유리 옮김 / 좋은생각 / 201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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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마게 푸딩? 이건 또 뭔가? 푸딩 이름인가? 아님 과자점 이름? 처음엔 이렇게 생각했다. ‘촌마게’라는 단어가 무얼 뜻하는지 모르니 그럴 수밖에.




궁금증은 의외로 바로 풀렸다. 책장을 넘겨 본문에 들어서자마자 바로 나온다.  ‘촌마게’란 ‘에도 시대 남자의 머리 모양으로 정수리까지 밀고 남은 머리를 뒤통수에서 틀어 올린 것’이라고. 하지만 일본의 전통문화에 대해 무지한 탓에 번역가의 친절한 설명에도 ‘촌마게’가 어떤 머리모양인지 금방 떠올리지 못했다. 일본영화나 드라마를 떠올리고 표지의 그림을 보고 그제서야 “아하! 촌마게!”하고 무릎을 쳤다. 그런데 궁금증 하나를 풀자마자 또다른 궁금증이 고개를 들이민다. 이 촌마게 머리를 한 남자와 푸딩은 대체 무슨 관계지?




책은 히로코와 아들 도모야의 아침 풍경으로 시작된다. 엄마는 회사 출근시간도 촉박해서 마음이 급한데 어린이집에 갈 아이는 그러거나 말거나 꾸물대는, 어디선가 자주 일어나는 광경. 그런 가운데 한 남자가 나타난다. 영웅처럼 ‘짠~!’하고 멋지게 등장하는 것도 아닌 긴 칼 두 자루를 옆구리에 찬 것 말고는 넋을 잃고 멀뚱하니 서 있는 남자. 그를 본 아이는 ‘옛날 사람’이라며 신기해하지만 시간에 쫓기는 엄마에겐 그는 대하드라마에서 쏙 빠져나온 것 같은 남다른 모습을 한 남자였다. 결코 관심의 대상이 아니었다.




하지만 우연하게도 그들의 또다시 마주친다. 저녁 무렵 집으로 돌아가는 히로코와 도모야에게 에도 시대 분장을 한 문제의 남자가 다가와 말을 건넨다. “예는 대체, 어드메요?” 히로코는 ‘도쿄의 스가모’라고 대답하지만 남자는 더욱 어리둥절할 뿐. 급기야 히로코의 목에 칼을 들이밀며 ‘낮도깨비’, ‘둔갑한 여우’, ‘귀신’ 운운하기에 이른다. 도와주려다 낭패에 이른 히로코는 남자를 집으로 데려간다. 그런데 남자는 엘리베이터를 보고, 아파트 실내의 스위치만 켜도 놀라서 기겁을 하는 게 아닌가. 아니, 이 남자 간이 작아도 너무 작은 거 아냐?




자, 이쯤되면 어떤 레퍼토리인지 대충 짐작이 되고도 남는다. 정답은 바로 타임슬립. 19세기 쇼군 집안을 호위하는 사무라이였던 남자가 180년을 거슬러 와서 21세기에 떨어진 것이다. 어떤 연유로 어떻게 타임슬립을 했는지 정확히 알 수 없는 상황에서 에도 시대의 남자 기지마 야스베와 히로코, 도모야의 희한한 동거가 시작된다. 이후 그들에게 어떤 일이 벌어질 것인가. 야스베는 과연 에도시대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지금까지 타임슬립을 이야기하는 소설은 많았다. 그 많고 많은 이야기 속에서 <촌마게 푸딩>은 독특한 매력을 지닌 소설이다. 180년 전 과거에 살던 인물이지만 그가 불쑥 내뱉는 말은 시대를 넘고 세대를 넘어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예와 도리를 강조하는 야스베의 말에 한편으론 뜨끔했고 우리 일상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생각해보게 됐다.




책의 내용은 결코 무겁지 않다. 그렇다고 참을 수 없을 만큼 가볍지도 않다. 적당한 무게와 가벼움으로 일상의 소소한 재미, 적당한 유머와 작은 감동들을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서 우연히 이런 기사를 봤다. ‘스리랑카의 육군 특공대원들이 총 대신 부엌 칼을 들고 요리 실습을 받았다.’는 머리기사를 보는 순간 쿡, 웃음이 나왔다. 19세기 사무라이 야스베가 남다른 칼놀림과 요리, 과자에 재능을 보였던 것처럼 현대의 특공대원들이 파스타 같은 유럽 요리와 스리랑카의 전통 요리를 비롯해 칵테일 제조와 테이블 장식까지 통달한 특급요리사 교육을 받았다니 책 속의 이야기가 실제로 벌어진 듯한 기분이 들었다.




<촌마게 푸딩>이 작년 여름 일본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었다고 해서 찾아봤다가 깜짝 놀랐다. 세상에, 이럴수가! 비주얼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청소에 살림, 요리까지 잘하는데다 이 정도의 비주얼이라면.......우와!!! (쓰~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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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나아줌마가 들려주는 아프리카 옛이야기
씨나 믈로페 지음, 조선정 옮김, 레이첼 그리핀 그림 / 북비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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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을 맞아 아이들은 마치 제 세상을 만난 듯합니다. 매일 늦잠은 기본이고 평소엔 보기 힘들었던 애니메이션 영화를 DVD로 골라보는 재미에 폭 빠졌는데요.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작품을 비롯해서 디즈니 픽사 애니메이션, 토마스 기차, 곰돌이 푸, 파워레인저 등 이십여 개가 넘는 DVD중에서 [키리쿠 키리쿠]는 저와 아이들 모두 좋아한답니다. 체구는 갓난아기처럼 작지만 누구보다 빠르고 영리한 아이 키리쿠가 마녀 카라바에 맞서서 마을에 위험한 일이 생길 때마다 재치를 발휘해서 해결해 나간다는 얘긴데요. 매사에 긍정적인 생각으로 밝게 생활하는 키리쿠도 귀엽고 인상적이지만 그보다 영화전반에 흐르는 음악이나 배경에서 아프리카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좋았어요.




<씨나 아줌마가 들려주는 아프리카 옛이야기>도 그래서 반가웠습니다. 집에 있는 아이들 책 중에 이야기 배경이 아프리카인 책은 거의 없어서 저나 아이들이  아프리카의 문화나 이야기, 특히 옛이야기는 그다지 접하기 못했거든요. 책에는 모두 8개의 옛이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요. 아프리카 대륙에 위치한 여러 나라 중에서 나미비아, 말라위, 레소토, 스와질란드, 세네갈, 가나, 수단, 에티오피아를 선정해서 해당 나라에서 오래전부터 구전되어 오던 옛이야기를 입말체의 문장으로 들려주고 있습니다.




몇 가지 인상적이었던 이야기를 꼽자면 엄마가 일하는 동안 바다에서 파도를 타며 놀던 놀란들이 어느 날 파도에 밀려 어느 작은 섬으로 들어가 존경받는 유명한 치료사 부부를 만나 성장하여 다시 고향으로 돌아왔지만 엄마가 병을 얻은 누워있자 자신이 갖고 있던 약초로 엄마의 병을 치료하는 이야기(나미비아 <파도소녀 놀완들>)는 집을 떠난 딸이 돌아와 부모의 병을 고친다는 우리의  바리데기 설화와 닮은 듯 했구요. 사이좋은 형제가 사냥을 떠났다가 동생이 흙단지를 발견한 것을 계기로 여인과 아이들, 소와 양, 오리, 닭 같은 여러 가지 가축들이 나오자 형이 질투를 하고 동생을 해치려고 하는(레소토 <마실로와 마실로냐나 형제>)는 우리의 흥부놀부와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는 바로 수단의 <지혜로운 어머니 이야기>였습니다. 새로운 술탄이 된 아들에게 어머니가 좋은 친구를 사귀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강조합니다. 이에 술탄은 장사꾼의 아들과 장군의 아들, 나무꾼의 아들을 차례로 만나고 초대하는데요. 이때 어머니는 매번 달걀 세 개를 내어놓습니다. 달걀 세 개. 이걸로 아들이 초대한 친구가 좋은 친구인지, 나쁜 친구인지 알아보는 건데요. 도대체 어떤 방법을 쓸까요? 그리고 누가 좋은 친구로 술탄과 우정을 나누게 될까요?




지구상에서 두 번째로 큰 대륙, 아프리카의 옛이야기를 만날 수 있는 <씨나 아줌마가 들려주는 아프리카 옛이야기>는 여러 면에서 돋보입니다. 본문에 들어가기에 앞서 기본적으로 아프리카가 어떤 역사와 문화를 가진 곳인지 알려주고요. 각 나라의 옛이야기를 소개할 때도 해당 나라의 역사와 문화, 지리적인 특성에 대해 설명해놓아서 그 나라의 옛이야기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는데요. 그 짧은 설명글을 통해 처음 알게 된 것들도 정말 많았답니다. 그리고 삽화!! 이 책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바로 삽화입니다. 여러 종류의 천과 구슬, 작은 소품으로 장식한 그림에서 이야기의 배경인 아프리카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을뿐 아니라 이야기의 재미도 더해주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그렇지만 어느 나라든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문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랫동안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이야기들. 그중에서 아프리카 대륙에서 전해지는 이야기를 남아공 최고의 이야기꾼인 저자 씨나 믈로페를 통해 만날 수 있답니다. 그녀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보세요. 신기하고 환상적인 아프리카 이야기에 빠져있다 보면 어느새 그녀가 이렇게 말할 거예요. “코시 코시 이야펠라.”(자, 이제 나의 이야기를 마치겠어요.)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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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버지입니다
딕 호이트.던 예거 지음, 정회성 옮김 / 황금물고기 / 201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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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

촬영장면도 실제 상황입니다.

아버지의 이름은 “딕”이고 아들의 이름은 “릭”입니다.




지난해 가을이었습니다. 부모의 역할과 자녀의 학습에 관한 도서관 강좌를 수강했는데요. 그 마지막 시간, 강의 막바지에 선생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여러분이 꼭 보셔야 할 게 있습니다.”고 하시면서 동영상을 보여주셨습니다. ‘이 이야기는 실화입니다....’로 시작되는 5분짜리 동영상을. 아들을 너무나 사랑하여 그 아들이 날개를 활짝 펴고 하늘을 훨훨 날 수 있도록 바람이 되어줬던 아버지의 이야기를 보면서 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눈물을 흘렸습니다. 가슴이 벅차오는 무한 감동을 느꼈습니다.




하지만 매일 반복되는 일상에 지쳐 그 날의 감동은 점점 빛을 잃어갔고 오래지 않아 기억 속에서 사라지고 말았는데요. 그러다 우연히 발견한 한 권의 책. 휠체어에 탄 남자와 그 휠체어를 밀면서 달리는 사람의 모습을 보는 순간 ‘그 때의 그들’이란 걸 알게 됐습니다. 그들의 이야기가 책으로 출간됐다는 걸.




읽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아니, 꼭 읽어야 했습니다. 몇 달 전 스치듯 봤던 짧은 동영상이 아닌 좀 더 많은 이야기를. 절실하게 원했습니다. 서로를 깊이 사랑하고 굳게 신뢰하는 아버지와 아들, 딕 호이트와 릭 호이트 그들과의 만남을.




운동을 좋아하는 활기찬 청년이 고교시절부터 커플이었던 여인과 결혼을 하고 첫아이를 낳았습니다. 아들이 태어났다는 소식에 아버지가 된 남자는 아들과 함께 캐치볼과 미식축구를 하는 모습을 상상하며 행복에 젖었지요. 하지만 출산을 담당했던 의사로부터 청천벽력 같은 얘길 듣는 순간 꿈은 깨어지고 맙니다. 아들의 출산과정이 순탄하지 못했다는 것. 태아의 목에 탯줄이 감기는 바람에 뇌에 산소공급이 중단되었다는 것. 뇌성마비에 경련성 전신마비라는 심각한 장애 때문에 평생 정상인으로 살아갈 수 없다는 것을. 그리고 이렇게 조언합니다. 아이를 시설에 보내고 잊어버리라고. 아직 젊으니 당신들의 인생을 살라고.




의사는 아들을 포기하라고 했지만 젊은 부부는 아들을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장애를 갖고 태어나 소리 내어 울지도, 음식조차 제대로 먹지 못하는 식물인간과 마찬가지의 삶을 살아가겠지만 그래도 사랑스런 아들이기에 그들은 헌신의 노력을 다합니다. 말을 하지 못하는 아들을 위해 대학연구팀의 도움을 받아 ‘의사소통 장치’라는 특수 컴퓨터를 휠체어에 설치했습니다. 이로써 아버지와 어머니, 세 아들은 더디게나마 서로 의사소통을 할 수 있게 됐고 아들은 공립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되었는데요. 또래보다 뒤늦게 학교를 다니게 된 아들은 무척 즐거워했습니다. 그리고 체육교사인 사토리 선생님을 만나면서 그들 가족은 인생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육상선수였지만 불의의 사고로 전신마비가 된 운동선수를 돕기 위한 자선달리기 대회 소식을 접한 아들은 이렇게 전합니다. “아빠. 달리기 대회에 나가고 싶어요. 아빠와 달리고 싶어요.”라고.




처음 출전한 대회에서 휠체어 참가자는 그들이 유일했습니다. 대회 성적이나 순위 역시 좋은 성과를 내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완주해냈다는 것에 기뻐했고 달리고 있을 때 자신은 장애인이 아닌 것 같았다는 아들의 말에 무한한 감동과 행복감을 느꼈습니다. 아버지는 말했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함께 달릴 수 있을거야.” 아버지와 아들의 달리기, 팀 호이트의 기나긴 여정은 이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책을 읽으며 내내 제 자신에게 물음을 던졌습니다. 만약 내가 그들의 입장이었다면 어땠을까...나도 그들처럼 해낼 수 있었을까? 어떤 고난이나 역경이 닥쳐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도전할 수 있었을까? 부끄럽지만 아마도 결코 쉽지 않았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그들처럼 끝없이 노력하고 도전하려고 하기보다 자신을 힘겹게 하는 현실에 실망한 나머지 한탄의 시간을 보내지 않았을지...




책의 원제는 Devoted. ‘헌신적인’이란 뜻입니다.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하고 헌신의 노력을 다하는 이. 아이의 날개 아래를 받쳐주는 바람이 되어 지금 이순간도 어디선가 달리고 있을 그는 바로 아버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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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25 미스터리 - 한국전쟁, 풀리지 않는 5대 의혹
이희진 지음 / 가람기획 / 201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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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뉴스나 신문보기가 겁이 납니다. 제가 정치나 시대의 흐름에 대해 문외한이라 잘은 모르지만 대북정세가 예전과 많이 다른 것 같아요. 하지만 우리 한반도를 둘러싼 몇몇 나라의 정세와 분위기에서 왠지 살얼음판처럼 아슬아슬하고 살벌하다는 느낌이 듭니다. 큰아이는 이러다 전쟁 터지는 거 아니냐고 하지만 전쟁이 어디 그렇게 말처럼 쉽게 일어나는 건가요? 그건 아니잖아요. 물론  제가 전쟁을 직접 경험한 세대는 아닙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느끼고 알게 된 것은 전쟁만큼 참혹하고 인간을 불행하게 하는 건 없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의문이 드는 것. ‘625전쟁은 왜 일어났나?’하는 겁니다. ‘1950년 6월 25일 일요일 모두가 잠든 이른 새벽, 북한이 선전포고도 않고 38선을 넘어 공격을 감행했다.’는 식의 학창시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틀에 박힌 설명이 아닌 좀 더 구체적이고 자세한 이야기, 그 내막을 알고 싶어지더군요.




그래서 선택한 책이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특별기획으로 출간된 <625 미스터리>입니다. 이 책은 ‘한국전쟁, 풀리지 않는 5대 의혹’이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크게 5개의 장으로 구성되어 있는데요. 각각의 장마다 한국전쟁에 관한 의혹들, ‘분단 배경의 미스터리’ ‘의문의 38선’ ‘전쟁 개시와 의혹’ ‘역전. 재역전의 미스터리’ ‘비극적 유산의 이면’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습니다. 이제야 비로소 625전쟁에 대해 많은 걸 알게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책은 첫 대목부터 충격적으로 다가왔습니다. 우리나라가 분단하게 된 데에는 소련의 영향이 가장 컸다고 알고 있었는데, 아니 웬걸? 소련의 참전이 다름아닌 미국의 요구에 의해서였다고 하지 않습니까. 게다가 625전쟁의 전세를 뒤집는 계기가 됐던 인천상륙작전을 지휘한 맥아더 장군이 우리가 알고 있던 그 ‘위대한 맥아더장군’이 아니라는 겁니다. 맥아더는 정의로 똘똘 뭉친 사람이 아니라 정계에 진출하려는 뜻을 품은 야심가였기에 자신을 돋보이게 해 줄 수 있는 기회를 절대 놓치지 않으려했다는 거지요. 우리나라를 남과 북으로 분단하는 38선의 배경도 마찬가집니다. 그저 미국과 소련이 서로 협의하에 이뤄졌다는 기존 지식과는 달리 책에서는 놀라운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미국이 당시 우리나라의 정세에 대해 어두웠을 뿐만 아니라 먼저 분할점령을 선택했다고. 즉, 사전에 모종의 밀약이 있었다는 겁니다. 특히 마지막장에서 다루고 있는 민간인 대량학살은 정말 소름끼칠 정도로 끔찍합니다. 거기다 미국이 세균전을 감행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데요. 저자는 사실여부를 확인하는 데는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겨울의 초입, 임시수도기념관을 찾았습니다. 625전쟁 당시 부산이 임시수도의 역할을 맡으면서 대통령 관저로 이용되던 곳인데요. 당시의 이승만 대통령의 유품과 함께 한국전쟁 당시의 상황을 알 수 있는 전시물, 피난생활의 애환을 담은 기록사진 등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2층 목조건물로 된 전시관을 둘러보고 영상관에서 한국전쟁 당시의 모습을 담은 짤막한 상영물을 봤는데요. 전쟁의 참상을, 아픔을 온 몸으로 외치는 사람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습니다.




얼마전 한국전쟁을 다룬 책으로 출판문화상을 수상한 저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한국전쟁을 직접 증언해줄 분들이 앞으로 10년 정도면 세상을 떠날 것이다. 학계의 분발이 필요하다”고. 사실 책을 읽었음에도 전 아직 모르겠습니다. 무엇 때문에 전쟁이 일어났는지, 그것이 누구를 위한 전쟁이었는지. 그저 더 이상은 이런 아픔, 이런 고통을 불러오는 참혹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길 바랄 뿐입니다. 이 책이 그 시발점이 될 수 있을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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