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텍쥐페리의 전설적인 사랑
알랭 비르콩들레 지음, 호세 마르티네스 프룩투오조 자료협조, 이희정 옮김 / 이미지박스 / 2006년 9월
평점 :
품절


 <어린 왕자>의 탄생 60주년을 기념하여 출간된 책! 

  한 쌍의 다정한 연인의 사진이 표지를 차지한 이 책을 손에 들고  나는 한동안 두근대는 가슴을 진정시켜야했다.

이 사람이 생텍쥐페리로군...이 여자가 연인인가?  <어린 왕자>를 썼던 여린 감수성을 가진 사람이니 얼마나 근사한 사랑을 했을까!   도대체 어떤 사랑을 했길래 전설적인 사랑이라고 한거지??

<생텍쥐페리의 전설적인 사랑>... 이 책은 생텍쥐페리와 그의 아내 콘수엘로의 사랑의 기록이다.

커다란 키에 곰같은 덩치, 쾌활한 성격, 호인 같은 외모,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질적으로 우울해했으며 비밀스러운 상처를 품고 있던 생텍쥐페리와 외국여자이자 이야기꾼이고 발랄했던 콘수엘로는 첫만남에서 사랑에 빠진다.

"어쩌면 손이 이렇게 작지요! 어린 아이 손 같군요. 이 손을 영원히 내게 주세요...(중략) ...난 지금 청혼을 하고 있는 거예요. 당신 손이 좋아요. 이 손을 나 혼자 간직하고 싶어요."  <-- 36, 40쪽

 하지만 그들의 결혼생활은 결코 순탄치 못했다.  생텍쥐페리의 가족들은 공공연히 콘수엘로를 무시했고 언제나 돈에 쪼들리는 떠돌이 생활을 해야했으며 생텍쥐페리 주변엔 늘 많은 여자들이 있었다. 

 내 방 벽을 통해 남편 방으로 오가는 복도에서 나는 소음, 여자들의 목소리, 웃음소리, 정적을 느끼며 나는 질투에 치를 떨었고 버림받은 아내라는 고독감에 허덕였다.  콘수엘로 <-- 113쪽

 생텍쥐페리는 늘 떠나 있었고 어쩌다 돌아와도 부부가 함께 하는 시간은 순간에 불과했다. 뿐만 아니라 부부가 함께 여행을 가더라도 숙소를 따로 잡다니.... 이들 부부의 생활은 책을 읽는 내내 정말 이해가 되질 않았다. 이런 것도 사랑이라고 할 수 있나?

 조종사의 아내가 된다는 것, 그것은 하나의 직업이다. 작가의 아내가 된다는 것, 그것은 하나의 성직이다.  콘수엘로  <-- 108쪽

 이 대목만으로는 완전하게 이해할 수 없는 뭔가가 있는 게 분명했다.   언제 돌아올지 모르는 남편을 기다리며 조각을 하고 그림을 그렸으며 남편에겐 항상 글을 쓸 것을 당부하는 아내 콘수엘로...

 그들에게선 부부가 아닌 마치 아들과 어머니와의 관계 같은 느낌을 받았다.  서로에게 있어 부족한 부분을 메울 수 있기에 결혼생활이 파탄에 이를 지경에 이르고도 차마 헤어지지 못하고 있는 게 아닌가...

내가 이런 생각을 품고 있어선가... 그들이 서로를 그리워하고 사랑한다며 주고 받은 숱하게 많은 편지와 전보가 왠지 마음깊이 와닿지 않을 뿐더러 입에 발린 말을 내뱉는 것처럼 불편했다.

 그러다 책의 거의 마지막 부분.....나란히 있는 두 장의 그림에서 순간...호흡이 멈췄다.



 < 이 그림은 콘수엘로가 간직하고 있던 생텍쥐페리의 초상화다. 콘수엘로가 남긴 유품으로 전시회를 준비하면서 콘수엘로의 유산 상속자인 호세 마르티네스는 이 초상화를 액장에서 빼냈다. 그런데 이 초상화의 뒷면에 콘수엘로의 초상화가 있는 것을 발견하고 크게 감동을 받았다. 부부는 이렇게 그림으로 하나가 된 것이었다.>

< 내 남편, 내 영원한 남편 > 콘수엘로  <-- 184~185쪽

그제서야 난 알 수 있었다. 그들의 만남은 운명이었고...그들은 운명적인 사랑을 했다는 것을....

 * 책을 읽고.... 이 책을 읽음으로써 생텍쥐페리에 좀 더 다가설 수 있으리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여전히 생텍쥐페리에 관해선 모르는 것 투성이다. 그의 삶을 좀 더 들여다볼 수 있길 바랬는데...  그저 지금까지 잊혀져왔고 거론된 사실조차 없는 콘수엘로의 존재가 수많은 사진으로 인해 부각됐을 뿐이다.

  게다가 편집의 오류인지 의도인지 알 수 없지만 책의 절반가량 되는 사진이나 편지 대부분이 본문의 내용을 중간 중간 끊어가면서 삽입이 되는 바람에 내용 연결이 매끄럽지 못했다. 

  사진을 선정과 배치에도 문제가 있는 것 같다. 본문의 내용과 관련있는 사진을 배치한 것이 아니라  그냥 보기 좋게 하기 위해서....란 느낌이 들었다.  그 예로 59쪽, 110쪽,111쪽에서의 부부 사진을 보면 의상이나 가방, 소품이 똑같다. 그들이 단벌신사란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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씩씩하니 2006-11-14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생떽쥐베리의 삶과,,,그리고 그 아내 콘수엘로의 삶이 똑같이 가슴아프네요..
단벌신사가 아니라 하루동안 찍은 사진 아닐까요..원래 옛날에 사진이 많이 없지 않을까싶어요..
꼭 읽어보구 싶은 책이에요...

몽당연필 2006-11-15 13: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날 찍은 사진...물론 그렇겠지요.
다만 사진 편집에 좀 더 성의를 보였으면...하는 아쉬움이 남았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