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거인]의 서평을 써주세요
작은 거인 - 고정욱 감동이야기 좋은 그림동화 16
고정욱 지음, 김 담 그림 / 가교(가교출판) / 2008년 11월
평점 :
품절


 

새해가 되고 열흘쯤(?) 지났을 때 고정욱님의 책을 만났다. 제목은 <작은 거인>. 제목만 보고 한참 생각했다. ‘작은 거인’. 상식적으로 생각해보면 ‘작다’와 ‘거인’은 결코 어울리는 말이 아니다. 비슷한 말도 아닌 오히려 반대되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두 단어를 붙여 ‘작은 거인’이라 한 이유는 무엇일까.




토요일, 버스터미널에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시동을 켜고 막 출발하려는 버스 속에서 운전기사와 대학생 몇 명이 실랑이를 벌인다. ‘더는 못 기다린다. 내려서 다음차를 타라’는 기사에게 학생들은 조금만 더 기다려달라고 사정을 한다. 하지만 더 이상 지체할 수 없었던 버스가 막 출발하려는 찰라, 남학생 한명이 허둥지둥 달려온다. 아슬아슬하게 버스에 올라탄 학생, 그에게 일행들은 묻는다. 왜 이렇게 늦었냐고.




그 후 책은 한 시간 전의 상황을 보여준다. 야유회 가려고 터미널에 모인 그들에게 한 아이가 다가와 구걸을 한다. 때가 절어 초라한 모양을 한 아이를 일행들은 앵벌이라며 오해하지만 키 작은 학생은 아이에게 무슨 사정이 있을 거라며 얘길 건넨다. 아이에게서 엄마는 도망간데다 공사장에서 일하는 아빠는 다쳐서 꼼짝없이 누워있다는 얘길 들은 학생은 아이를 도와주기로 마음먹는다. 일행들에게서 돈을 모은 학생은 마트에서 장을 본 다음 아이의 집에 넣어주고 왔다는 것이다. 제2의 IMF라는 요즘이어선지 책에서 전하는 이야기들이 예사롭지 않게 다가왔다.




우린 이담에 성공하면...돈 많이 벌면....그때 어려운 사람들 도와야지...라는 말을 곧잘 한다. 하지만 그건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얘기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바로 마음이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에게 바로 지금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도움을 주겠다는 마음. 이 책은 바로 그 마음을 얘기하고 있다. 어딘가로 곧 떠나야할 상황임에도 어려움에 처해 도움을 청하는 사람을 내치지 않고 성의껏 도와주는 마음. 그 정성이 무척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왠지 억지스럽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학생들이 기사에게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상황만 봐도 그렇다. 학생들이 타야하는 버스가 터미널에서 행선지로 떠나는 막차라면 이해가 간다. 근데 그렇지도 않다. 차 안에 다른 승객들도 있는 상황에서 일행이 타야 하니까 무조건 기다려달라는 거, 그런 억지가 어디 있는가. 게다가 한 시간 남짓한 시간동안에 아이의 집이며 마트에 다녀왔다는 것도 말이 되지 않는다. 한마디로 현실에 바탕을 두지 않고  감동을 주기 위해 무리수를 뒀다는 생각이 든다. 이 책을 읽고 아이들이 얼마나 깊은 감동을 받을지 솔직히 의문이다.





* 서평도서의 좋은점 : 아이들이 세상은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걸 느낄 수 있게 해준다.

* 한핏줄 도서 : 고정욱님의 <괜찮아>  


* 권하고 싶은 대상 : 초등 저학년과 학부모.

* 마음에 남는 구절 : "우리에게는 별거 아닌 게 얘네한테는 지금 이 고비를 넘기는 데 도움이 될지도 모르잖아." - 5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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