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가 가르치는 우리 아이 처음 국어
이은미 지음 / GenBook(젠북) / 2007년 9월
평점 :
절판


지난 여름, 처음으로 아이의 성적표를 받았다. <자라는 모습>이란 수행평가서를 보니 아이가 유일하게 ‘중’을 받은 교과가 있었으니... 바로 ‘쓰기’ 였다. 대부분의 아이가 대부분의 과목에서 ‘상’이란 평가를 받는 1학년 1학기에 ‘중’을 받았다?...충격이었다.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을 몇 달 앞두고 뒤늦게 배운 한글이니 ‘쓰기’ 과목에 있어 ‘중’ 평가는 어떻게 보면 예견된 것이었다. 그럼에도 나는 설마....했었다. 이제 입학한 아이들의 한글쓰기는 비슷한 수준일거라고... 다른 건 몰라도 그림책 하나만큼은 아이에게 꾸준히 읽어줬으니 엄마로서의 내 할 일은 다 했다고 생각했는데 천만의 말씀, 나의 착각이었다.




요즘 아이의 국어 공부....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었다. ‘말하기. 듣기’ ‘읽기’ ‘쓰기’로 영역이 나뉜 아이의 국어교과서는 전자제품 사용설명서처럼 아무리 읽어도 도무지 이해되지 않고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키는 생소한 것이었다. “엇, 이게 뭐야?” “이걸로 뭘 어떻게 공부한다고?”...이러다가 한 학기를 그냥 보내버렸으니...한숨만 나올 뿐이다.




‘동화 읽는 교사 모임 추천도서’란 대목이 눈길을 끄는 <우리 아이 처음 국어> 이 책은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에게 엄마가 직접 국어 과목을 가르칠 수 있도록 방법을 제시해놓은 책이다.




내용도 ‘말하기.듣기’ ‘읽기’ ‘쓰기’의 교과 영역에 맞춰서 각각의 교과에선 어떤 것을 어떻게 배우는지 예를 들어 상세하게 설명해놓고 있다. 특히 ‘말하기.듣기’ 영역을 비중있게 다루고 있는 점이 돋보였다. 우리말의 장단음 문제를 비롯해서 다섯고개. 열고개 놀이, 수수께끼 놀이와 같이 언제든지 아이와 함께 할 수 있는 활동들을 제시해놓아 많은 참고가 되었다.




비슷하지만 서로 다른 말소리를 구별할 줄 알고, 낱말의 소리와 뜻을 정확하게 아는 것은 국어 실력을 쌓기 위한 가장 밑바탕이 된답니다. -  21쪽.




‘읽기’와 ‘쓰기’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읽을 것인지, 아이의 일기와 독후감 을 지도할 때는 어떤 점에 주의를 해야하는지 아이들의 글과 그림을 예로 들어서 설명해놓고 있다. 권장도서목록에 얽메이기보다 내 아이의 수준에 맞는 그림책을 직접 찾아서 읽혀야한다는 신간보다는 고전, 베스트셀러보다는 스테디셀러를 읽혀야 한다는 원칙에서부터 받아쓰기 연습할 때 띄어쓰는 부분에는 띄어쓰는 표시를 하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는데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덧붙여 아이에게 절대 강요해선 안된다는 것과 함께...




중요한 것은 책을 좋아하고 즐기면서 읽는 것인데 그 원래의 목적을 잃어버린 채 숙제를 하기 위해서, 다른 아이들도 하니까, 혹은 독후감상을 받기 위해서 독후감 쓰기를 하다 보면 책읽기도 독후감 쓰기도 괴로운 일이 되어 버리고 말지요. -212쪽.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를 둔 엄마를 위해, 내 아이에게 ‘엄마표’ 선생님이 되고자 하는 엄마를 위해 출간된 책, <엄마가 가르치는 우리 아이 처음 국어>. 이 책이면 집에서 아이와 함께 국어공부하는 것도 훨씬 수월해질 것만 같았는데...왠지 자꾸 마음에 걸린다.




산만한 아이를 만드는 것도, 집중하는 아이를 만드는 것도, 말귀를 잘 알아듣는 아이를 만드는 것도, 말귀가 어두운 아이를 만드는 것도 모두 엄마입니다. - 81쪽.




처음에 먹었던 마음이 끝까지 유지되지 않고 오히려 마음이 무거워진다고나 할까...숨이 막힌다고 할까...? 마치 아이의 교육을 위해서라면 엄마가 이 정도는 당연히 해줘야한다고 주장하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이 공부를 집에서 엄마가 가르치기 힘들어서 학원에 보낸다는 심정이 이해가 된달까....? 아이 낳아 키우고 공부시키기가 정말 고난의 연속이라는 것...엄청 복잡한 마음으로 책장을 덮었다. 나는 과연 아이에게 친근한 안내자가 될 수 있을까...




엄마는 눈에 힘을 주고 아이를 지켜보면서 어서 공부하라고 재촉하는 감독관이 아니라, 아이의 옆에서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이끌어주는 친근한 안내자가 되어야 합니다. -  조회시간, 1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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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실 2007-10-19 21: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작은 아이도 읽기는 좋아하는 데 쓰기로 연결이 되지 않아 고민입니다. 아 힘들어요.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엄마가 읽으면 큰 도움이 될 책이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