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하는 붓』, 동화 한편이 그려지다

 

   지난 주 토요일, 면학 도서를 갔다가 ‘경성대 개교 50주년 기념 루브르 박물관 소장 판화전’이 5월 31일까지 열린다는 안내 팜플릿을 봤다.

  오늘 중학생 녀석들 논술 수업을 끝내고 오는 길에 경성대 제1 미술관에 들러 감상을 했다. 최근작들은 크로키나 데생같은 느낌을 준다.

  중간 쯤 가다보니 『여행하는 붓』(1998, 피에르 알레친스키)이라는 기막힌 제목의 판화 작품이 있다. 바다 한 가운데 배 한 척이 떠 있고 붓끝이 배의 돛이되어 이리저리 길을 만들고 있다. 그림을 보는 순간 동화 한편이 그려진다. 배는 거친 풍랑을 만나 뜻하지 않는 항구에 닻을 내리기도 할 것이고, 잔잔한 파도 위를 떠다니며 낯선 항구로 여행을 가기도 할 것이다. ‘여행하는 붓’이 아니라 여행하듯 살아가는 나의 ‘삶’을 보는 듯 하다.

  

돌아보니 19세기나 20세기 중반에 나온 판화 작품들은 독특한 매력을 풍기고 있다. 위에 있는‘작은 숲’이라는 작품에서 볼 수 있듯이 판화로 보는 나무나 숲, 지붕, 강물은 일반 회화 작품에서 느낄 수 없는 생동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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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  클린트 이스트우드 

출연 :  클린트 이스트우드(프랭키 던), 힐러리 스웽크(매기 피츠제랄드)

        모간 프리먼(에디 스크랩-아이언 듀프리스)  


뜻하지 않게 얻은 보석 같은 영화

‘밀리언 달러 베이비’를 보고


  풀 한포기 자랄 것 같지 않는 척박하고 메마른 땅에서 한없이 평온한 얼굴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고 의아스러웠던 적이 있다. 그런데 ‘밀리언 달러 베이비’라는 영화를 보니 알겠다. 막다른 골목의 토양과 바람은 뜻밖에 희망이 자라기 좋은 조건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허름한 곳에서 예상치 못한 보물을 얻는다’는 뜻이라던가. 프랭키, 매기, 스크랩 같은 가슴이 따뜻한 사람들을 만난 것 만으로도 내게는 ‘밀리언 달러 베이비’가 뜻하지 않게 얻은 보석 같은 영화다.


  대중 문학론을 강의하시는 교수님께서 이 영화가 대중적인 인기를 끈 까닭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라고 하셨는데 스토리는 대중적인 인기를 끌만한 것은 아니었다. 프랭키가 복서가 되고 싶다고 찾아온 매기를 나이 많다고 거절했다가 그녀의 피나는 노력을 가상히 여겨 트레이너가 되기로 한 것, 프랭키의 도움으로 복서로서 뛰어난 기량을 자랑하며 승승장구 하던 매기가  치명적인 사고를 당하게 되는 것은 뻔한 이야기다. 매기 같이 지지리 복도 없어 보이던 인물이 피나는 노력 끝에 승승장구 하는 이야기는 일상성에의 동조라는 대중 문화의 속성이기도 하니까. 그런데 이 영화가 대중들의 인기를 끈 것은 클린트 이스트 우드 ,모건 프리먼 같은 명배우들의 기막힌 연기와 영화 속에 프랭키, 스크랩, 매기 같은 인간적인 사람들이 등장함으로 보는 이들의 마음에 따뜻한 불씨는 지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인간적인’ 것도 대중문학의 속성이었지 싶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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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주 일요일 경남 도립 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유럽 거장 6인전을 보고 왔다. 부산 시립 미술관에서 샤갈 전시회가 열렸을 때 가 보지를 못해 아쉬워 하고 있는데 창원에 사는 친구가 초대를 했기 때문이다.

 도청 뒷편에 있는 시립 미술관에는 1층의 상설 전시관, 2층에 특별 전시실, 3층에 기획 전시실이 있었다.1층에서 상설 전시된 작품들을 보고, 2층에 올라가 '나로 부터의 풍경'이라는 테마로 전시되고 있는 작품들을 관람했다. 여행을 통해 주변의 자연을 보고 작가적 감성에 의해 재해석된 풍경들을 그려 놓았다. 

  3층의 제 4,5,전시실 이 곳에는 르노아르의 인물 유화 2점, 피카소의 입체주의 판화 2점, 위트릴로의 풍경유화 4점, 샤갈의 환상주의적 유화 4점과 판화 10점,잔셈의 유화 10점, 뷔페의 유화 3점이 전시 되어 있었다. 전시실에 전시된 이 작품들을 설명해 주는 시간에 맞춰 가니 전시된 작품 하나하나를 설명을 해 주었다.

  르누아르의 그림속 여인들은 부드러운 미소를 띠고 행복한 표정을 짓고 있고, 피카소의 판화 작품에 나온 여인은 절망과 슬픔을 안고 있다. 위트릴로의 풍경은 평화롭고,잔셈의 그림들은 삶에 지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의 표정으로부터 서서히 평온한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들이 등장하는 그림까지 전시되어 있다(연도를 보면서 감상을 하다보니 초창기에 화가는 생활과 말년의 생활이 어땠는지 대충 짐작이 갔다)쟌셈의 유화는 날카롭고 어둡다. 화가의 표정은 더없이 온화해 보이는데 그림은 침울하다. 오랫동안 들여다 보고 싶은  그림들은 아니다.  샤갈은 '색채의 마술사'라는 별명답게 원색을 촌스럽지 않게 참 잘 썼다. 샤갈의 그림에는 주로 꽃다발, 바이얼린, 사랑하는 남녀 주인공, 러시아의 샤갈 고향 마을들이 나온다. 교향에 정착하지 못하고 죽을 때가지 다른 나라에 떠돌든 샤갈은 고향이 많이 그리웠던 모양이다. 샤갈의 그림 속 인물들을 행복해 보인다. 일부지만 샤갈의 원화를 본 것 만으로도 행복하다 

  이번 전시는 경남 출신의 재일동포가 자신이 수집한 미술품을 댓가없이 빌려주어 전시했다고 한다. 그래서 전시회 관람료가 1,000원 밖에 안됐다. 참 고마운 분이다.



                                    (미술관 밖에 있는 조각-생각이 자라는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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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이드 웨이'를 보고-

 

감독 :  알렉산더 페인 

출연 :  폴 지아마티, 토마스 헤이든 처치, 버지니아 매드슨


 주변 머리는 약에 쓸려고 해도 찾을 수 없는 마일즈(폴 지아메티)와  와인에 관한한 전문가 뺨치는 웨이트리스 마야(버지니야 매드센)

  영어 교사인 마일즈는 이혼을 했다. 친구이자 한물간 배우인 잭의 결혼을 앞두고 와인 생산지로 둘이서 여행을 떠난다. 그 곳에서 제대로 된 와인을 맛 볼 때에만 행복해 하는 마일즈와는 달리 잭은 여자만 보면 작업을 건다. 마일즈는 자주 가는 와인 '바'에 웨이트리스로 있는 마야에게 마음이 있지만 마음 뿐 그 이상의 진전이 없다. 이 사실은 눈치챈  잭은 마일즈와 만날 수 있는 기회를 계속 만들지만 주변머리 없는 마일즈는 정작 하고 싶은 말은 하지도 못하고 책 이야기, 와인 이야기만 하다가 돌아온다

  잭의 결혼식 날, 함께 살다가 2년 전에 이혼한 아내가 남편과 함께 잭의 결혼식에 온다. 그 때까지도 아내를 마음속에 담고 있던  마일즈는 잭의 결혼식이 끝나고 마야에게 달려간다.

  잭은 객관적으로 매력적인(?) 데라고는 한 군데도 없다. 그렇지만 거짓없이 순수하고 담백하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고 있고, 누가 읽어 주든 안 읽어주든 포기하지 않고 소설을 쓰는 성실함도 있다. 그리고 좋은 와인을 즐길 줄 아는 취미를 가지고 있다. 

  마야는 유창한 말솜씨와 어딜가나 여성들의 시선을 한 몸에 받는 잭보다 그런 마일즈를 더 좋아한다.  그런데 마야도 선한 눈빛으로 조곤조곤 이야기 하는 마일즈가 마음에 들지만 마일즈의 마음을 알 수가 없다. 마일즈가 애매한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다. 마야는 마지막으로 마일즈에게 편지를 한 통을 보낸다. 그 편지를 읽고 용기를 낸 마일즈는 마야에게 달려가고

  어딘가 모르게 불안정한 잭과는 달리 마일즈는 느릿느릿 하지만 안정감이 있어보인다. 자신이 좋아하는 와인을 사랑하는 여자 ,마야와 함께 남은 일생을 보내기로 한 마일즈, 마일즈를 끝까지 신뢰했던  마야. 서서히 달아오른 사랑이 빨리 식지 않은 다고 하던가. 마일즈의 사려깊은 선택에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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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 겨울 ,여행은 도저히 짬이 없어 못 갈 것 같고 ‘샤갈 전’과 ‘달리’ 전시회는 어떻게든 보고 싶었다. 그런데 1월 16일날 전시가 끝난 ‘샤갈전’은 끝내 못봤다. 그런데 1월이 말에 절반 정도의 아이들 수업을 다른 선생님께 인계하고 나니 조금 숨통이 트여 오늘 오후에 달리 전시회를 보러 갔다.

  입구부터 색다르다


('누구일까요? '다른 이미지들이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되었다)

 

  ‘상상력의 천재 살바도르 달리, 태양보다 강력한 그의 삶과 예술을 느껴보세요’

  라는 테마를 읽고 들어가니 입구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조각상이 있다. 이상한 세계로의 여행이 시작될 모양이다. 앨리스 머리가 수많은 장미로 뒤덮혀 있고 목을 보니 장미가 만발한 나무 한 그루다. 기발한 상상의 천재답다. 그 옆에는 그 유명한 '시간의 단면'-나무 가지에 시계가 빨래처럼 축 늘어져 널려 있는-이라는 작품도 있다. 사진으로 보던 달리의 작품들을 실제로 보니 전율이 인다.


 

 달리는 개미를 ‘죽음’, 강낭콩을‘생명’, 지팡이를 ‘남성’ 또는 현실과 비현실을 이어주는 상징으로 사용했다고 한다. 여성 몸을 소재로 한 조각 작품 대부분은 지팡이가 바치고 있었는데 버팀목인 남성이 있어야만 여성이 하나의 완전한 인간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는 뜻이라던가....달리는 여성들의 주체할 수 없는 성적 욕망을 서랍을 통해 표현했다.빼꼼이 연 서랍을 통해 여성들의 성적 욕망을 분출하고 있다.달리의 작품들은 온갖 기발한 상상들도 표현되어 있어 난해했는데 상징을 알고 그림을 볼 때 어떤 상징이 쓰였는지를 살펴보면서 보니 조금씩 이해가 된다.



  달리는 그림을 여러 가지 기법으로 표현을 했다. 수채화, 콜라쥬, 석판화, 목판화....그래서 디자이너들은 달리의 작품을 보고 많은 영감은 얻는단다. 달리가 디자인한 가구들도 재미있다.매 웨스트라는 배우의 입술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든 ‘매 웨스트 입술 소파’, 아내 갈리와 마주보고 있고 싶어 만들었다는 누운 S자 모양의 소파... 달리만의 독특하고 기발한 상상력이 모든 예술작품에 빛을 발하고 있다.


   달리가 민들레 홀씨를 들고 귀에 꽃을 꽂고 있는 사진이 있었다. 우리 나라에서도 귀에 꽃을 꽂고 있는 사람은 ‘미치광이’로 보듯이 스웨덴도 그런가 보다 .달리는 미치광이가 보는 세상(보통 사람이 보지 못하는 것을 보았다고, 느꼈다고 하는)을 그린다고 했다는 데 달리답다



  달리의 예술작품들을 보고 있자니 정말 ‘이상한 나라’에 온 것이 아닌가 착각이 든다. 달리의 사진들을 보니 표정 하나하나가 예술이다. 평범한 모습이 하나도 없다.

  ‘달리 생각하시오’ ‘달리’의 이름답게 달리의 작품들을 보니 세상이, 사물이 달리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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