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께서 보리암에 가 보고 싶단 얘길 하시길래 덥기 전에 다녀오려고 길을 나섰다.
보리암에 진입하는 산길 입구에 도착하니 차가 '너~무' 밀린다.
입구에서 1주차장까지 가는 시간이 2시간, 1주차장에서 2주차장으로 올라가려고 기다린 시간이 1시간.
점심도 쫄쫄 굶고 차에서 대충 간식을 먹고 달팽이 나들이가듯 움직이는 차 속에서 짜증이 슬슬 나려고 할 때 차량 통행 정리하시는 분이 2주차장으로 올라가라고 손짓을 했다. 그런데 신기하다. 산속으로 차를 몰고 올라가는데 기다리느라 지쳐있던 가족들 얼굴에 생기가 돈다.나도 짜증이 확 날아간다.
보리암에는 아주 오래전 고3 때 친구 둘과 왔었다. 교복을 입고 구두를 신고 가파른 산길을 올라왔던 것 같은데 오랜만에 오니 많이 변했다. 그래도 기기묘묘한 바위와 6월은 숲은 예나 지금이나 몇 시간을 기다려서 온 피로를 다 날리고도 남을 만큼 좋다. 보리암과 사연 담긴 바위들, 보리암 뒤 금산 정상에 있는 봉수대와 금산에서 본 남해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