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제비원 석불 보러 가는 길에 봉정사 가는 표지판이 보였다. 그래서 제비원 석불을 보고 내려와 일정을 바꿔 봉정사엘 갔다.
봉정사엔 볼거리가 많았다. 극락전,만세루,대웅전 같은 건물들도 볼 만하지만 봉정사 부속 암자 영산암에도 볼거리가 많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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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루, 봉정사 입구에 해당되는 건물로 2층 누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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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보물 제 55호다. 빛바랜 단청이 그대로 있어 보는 이들을 마음을 차분하게 가라앉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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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당과 3층 석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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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전과 3층석탑, 극락전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목조건물로 국보 제 15호로 지정돼 있다)
그리고 봉정사 입구와 절 주변 나무들도 독특하고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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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정사 입구 밑동이 독특한 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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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뒷편에 있는 부부인듯한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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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전 옆에 우뚝 서있는 가지와 잎이 풍성한 참나무,품이 아주 넓어보여 더운 여름날 왔으면 이 나무 그늘 밑에 한참을 쉬다 왔겠다)
대웅전 안에 들어가 부처님께 삼배를 하고 나오는 데 풍경소리가 들린다. 참 듣기 좋다. 바람이 많이 불어 물고기가 요동을 치는데도 졸갑스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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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고기 연주를 즐기다가 극락전,고금당 석탑 같은 곳을 돌아봤다. 그런데 극락전 앞에서 사찰 건축에 관심이 있는 분들을 만나 그분들과 문화해설사 한분과 함께 봉정사를 다시 돌았다. 우리 나름대로 건물을 둘러볼 때 미처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눈에 들어왔다. 대웅전 처마 안쪽에 그려놓은 비천상과 극락전의 공포와 복화반 모양으로 다듬어 지붕을 받치고 있는 목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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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락전 지붕을 받치고 있는 나무기둥이 꽃을 엎어놓은 모양'복화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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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 처마에 있는 비천상)
그리고 절 가까이 있는 암자 영산암에 들렀다. 공사중이라 우화루가 아닌 송암당 뒤편으로 들어갔다. 마당 가운데 흙이 가득 쌓여 있어 한옥 마당의 멋스러움을 간직하고 있다는 영산암 마당의 운치를 느낄 수 없어 좀 아쉽다. 그러나 여기도 눈길을 끄는 것들이 많았다. 송암당 뒤편의 크기가 다른 세 개의 문, 응진전의 통마루, 그리고 응진전 오른쪽 측면의(보는 이를 중심으로) 재미있는 벽화...
크기가 다른 문을 단 건물을 보고 건축과 교수님이 그랬다. “ 건축학적으로는 어색한 건물이라고.” 하지만 난 파격적인 멋이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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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산암 내 송암당의 뒷모습-문 크기가 왼쪽으로 올수록 작아진다.)
대부분 마루는 크기나 모양이 비슷한 나무판을 대어 만들어 놓았는데 응진전 마루는 통마루(?)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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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진전 마루)
그리고 응진전 오른쪽 벽화. 두 남자가 용을 어디론가 끌고 가는 그림도 있고, 사슴 두 마리가 사이좋게 서서 사람들을 물끄러미 쳐다보고 있는 그림도 있고....사찰 벽에 그려놓은 그림은 그 사찰의 설화와 관련있다는데 어떤 전설이 어려있는지 궁금했다. 벽화를 보며 이리저리 상상해 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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