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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 생물학자가 진단하는 2020년 초고령 사회 ㅣ SERI 연구에세이 18
최재천 지음 / 삼성경제연구소 / 2005년 3월
평점 :
절판
큰제목은 "당신의 인생을 이모작하라"
여기만 보면 흔하디 흔한 처세술이나 성공전략 서적 같다. 부제를 봐야 조금 짐작이 간다.
"생물학자가 진단하는 2020년 초고령 사회"
생물학자인 최재천 교수가 '인간'이라는 동물의 2020년을 진단하고 있는 책이다.
현재 한국 여성의 평균 수명이 80세에 육박했다.
나는 내가 80세 까지 살아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할때 마다 가슴이 조여온다.
지금껏 노동을 해왔고 앞으로 정년 55세까지 쉬지 않고 일한다고 가정했을때 20년 남짓 더 벌 수 있다. 그리고 나서는 30년 가까이를 벌어놓은 돈을 까먹으며 살아야 한다. 계산이 안나온다. 나같은 경우는 집도 없고 자식도 없고 오로지 나 혼자만을 위해서 쓰는데도 그러할진대 집사고 자식 키우며 사는 평범한 사람들은 더더욱 계산이 안나온다.
이런 암울한 미래를 타파해 보고자 대안을 제시하는 책이라 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고 있다한다. 고령화 사회란 65세 인구비율이 7% 이상 되는 사회를 말한다 한다. 고령화 사회의 문제점 중 정치적 보수화라는 측면이 새로웠다. 시대는 개혁과 변화의 시대로 흐르지만 노인 인구가 많아질수록 노인들의 정치 세력화가 두드러질 것이고 그렇다면 유권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노인층에 부응하는 정치를 하게 될 것이기 때문에 사회는 발전과 개혁을 요구하지만 정치는 더욱 보수화 될 것이고 신구세대의 갈등은 더욱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미 그런 조짐이 보이고 있는 듯도 하다.
그러나 한국은 저출산으로 인구 감소를 겪지만 전지구적으로 보자면 인구과잉인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나는 정부가 저출산을 걱정하며 죽는 소리를 할때 "외국인 이민 받아들여"라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 생각을 하고 며칠 후 조선일보를 보자 "흑인 백인 혼혈이 우리의 일터에서 일한다고 생각해보라"라면서 자못 끔찍하다는 칼럼을 보았다. 이런 인식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 최재천 교수 또한 이민 정책을 바꾸어 적극적으로 받아들일 것을 제안하고 있다.
다음 대안으로 제시한 것은 젊은 세대들에게 복지혜택을 집중적으로 주라는 것이다.
번식기인 젊은 세대들이 정작 번식보다는 먹고 사는 생존의 문제에 매달리고 노후 준비까지 하는 동물의 본능에 반하는 상태를 바꾸자는 것이다.
그리하여 젊어서 아이를 낳고 키우는데 힘이 덜 들게 하고, 노후를 준비할 수 있게 하고, 정년 이후는 젊은이의 월급보다 적은 월급을 주고 일자리를 주어 연륜을 사용케 하는 등의 방안이다. 임금피크제의 긍정적 도입 등을 주장한다.
또한 팀제 운영 조직을 주장한다. 연공에 상관없이 가장 적합한 인물을 팀장으로 해서 헤쳐모이는 식의 팀제 운영.
그런데 이 대목에서 조금 찝찝함이 있다. 인용해 보면 이렇다.
피터 드러커는 앞으로 20-25년 내에 아마도 어느 조직이든 그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절반 가량은 그 조직에 고용되어 있지 않을 것이라고 예언한다. 프리랜스 또는 파견근무와 비정규직이 점점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앞으로 파견근무와 비정규직은 혐오스러운 예외가 아니라 매우 일상적인 직업형태가 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노동 인구의 유동성 덕분에 연령이 아니라 능력을 기준으로 하여 선임된 팀장 또는 단장의 지휘아래 한시적으로 일하다 해산되는 일이 그리 지존심 상하는 일은 아닐 것이다. 지금은 진통을 겪고 있지만 곧 파견근무자들과 비정규직에 대한 보다 바람직한 법령이 만들어 질 것이라 믿는다.
최재천 교수의 진심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충분히 알지만 내가 자본가님 이시라면 이 유명하신 분의 이러한 논리를 이렇게 인용할것이다.
"봐라, 젊은이에게 복지혜택을 베풀고 정년세대에게는 임금을 낮추는 대신 그 연륜을 이용하는 방안이 노령화 사회의 대안이라지 않는가. 이렇게 수치도 있다. 따라서 오늘 부터 임금 피크제를 도입해서 50세를 피크로 한다. 대신 정년은 60세로 보장한다.(그렇다고 그 깍은 임금을 절대 젊은이에게 주지는 않는다.)
그리고 관리자만 남기고 다 비정규직으로 고용한다. 매 프로젝트마다 계약을 새로 하겠다 등등" 한국의 현재 비정규직 문제가 단순히 정규직이 아니어서 자존심 상한다의 문제가 아님을 생각할때 저자의 이러한 대안은 자칫 자본가의 칼로 휘둘릴 우려가 있어보인다.
그 외에 여성인력의 활용(이러면 꼭 여성인력이 잉여 인력 같이 느껴진다), 국민건강 등 새로운 제안들을 하고 있다. 개인적 차원에서 보자면 인생을 50세를 기준으로 제 1인생과 제 2인생으로 나누어 제 2인생에서는 전혀 다른 인생을 준비하라는 말이 매우 설득력 있에 다가온다. 개인적 삶을 계획하는 데도 유용한 전략들을 보여준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이 책이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간된 덕에 최재천 교수의 선의의 제안이 자본가의 노동자 착취의 이론적 도구로써 언급되는 상황이 발생되는 것이 아닌가 라는 의심이 일어난다. 부디 나의 상상이 지나친 망상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