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 출근이다. 이제부터 선하게 살기로 했다. 그렇다면 예전에는 선하지 않았나? 그렇다. 매우 날카로웠다.
이렇게 선하게 살기로 결심한 나를 오늘도 세상이 안도와 준다.
사무실 앞에 공영주차장이 있다. 그곳에 항상 월주차권을 끊어서 차를 세운다.
오늘도 새로 주차권을 끊으려 했다. 가격은 3만원. 그런데 유효기간을 2월 2일까지가 아닌 1월 30일까지로 끊어주는게 아닌가. 그래서..
"아저씨...날짜가..." "음..제가 근무 계속 하니까 31일까지 열어드릴게요." "아니 그게 아니라 2월 2일까지 해주셔야죠." "사무실에서 30일로 끊으랬어요." "그럼, 2천원을 거슬러 주시던가. 만약 제가 7일이나 15일에 와서 월주차 끊으면 그때도 3만원 받으시고 30일까지 끊으실건가요?" "네, 사무실에서 그렇게 하랬어요. 그리고 저한테 따지지 말고 사무실 가서 따지세요."

그 사무실이 어디냐 물으니 1시간 정도 떨이진 곳에 위치하고 있었다. 그런다고 못따질 내가 아니다. 원래 인성 못돼먹은 인간이 하루 아침에 착해질 수 없는법. 오늘도 탄력 받았다.
공영주차장인 관계로 시에서 위탁 운영하는 곳이니 시청으로 전화했다.
"수탁업체 전화좀 알려주시죠." "왜 그러십니까?"
자초지종을 말하고 나자 다시 전화 주겠다며 끊은지 3분후 "조치 했습니다. 가셔서 주차증 바꾸십시오. 2일까지로 하라고 말했습니다."

우리 사무실에 그 주차장을 이용하는 사람이 3명이다. 모두 오늘 아침 이와 같은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나만 길길이 뛰고 다들 참는 분위기다. 점심 먹으러 가는길에 주차증 3장 다 가져가서 고쳐와야 겠다.

착하게 살고자 하는 결심을 아침 9시에 깨버렸다. 작심 1시간이다. 그런데...세상이 안도와 준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글샘 2005-01-04 0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장금이도 그랬지요. 나는 세상을 착하게 살고 싶지만, 세상이 가만 두지 않는다고...

세상은 그런 놈이라 생각해 둡시다. 착한 사람, 바보같은 사람과 비슷하게 남들이 생각하는 거 같지만, 내 맘대로 착하다고 착각하고 잘난 체 하며 사는 것도 좋은 거 같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