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쓸신잡 2에서 유시민 님이 정치하는 사람은 '서생적 문제의식'과 '상인의 현실감각'을 지녀야 한다고 말씀하신 김대중 대통령 어록을 전했다. 세상사에 다 적용되며 육아할 때도 필요한 말인듯하다.
중용.
이상을 추구하되 현실적 감각도 잃지 말아야 한다.
앞의 책들은 자녀교육 분야 상위권 도서이다. 이제 육아서는 더 이상 사서 보지 않겠다고 생각했는데도 도서관에서는 빌리기 힘드니 사버릴까 하는 유혹이 든다. 사서 보더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특히 잠수네 책이 그렇다.
잠수네에서는 늘 과도한 사교육, 여기서는 학원행을 하지 말라고 하는데 교사 출신 엄마나 고학력 엄마가 집에서 끼고 가르치는 게 더 고도의 사교육이 아닐까.
잠수네도 역시 유료 사이트이고 책도 판매하고 있다.
잠수네 책에 그래도 합리적인 주장이 많다고 생각되어 빌려보기도 하고 1, 2학년 공부법은 사서도 보았다. 그런데 뭔가 이런 방식이 과도한 사교육이 아니라는 데는 동의하지 않는다. 학원에 보내는 사람들을 뭔가 한 단계 낮추어보는 시선이 보인다.
잠수네 책은 교육 관련 직업이거나 여유 있는 집 전업인 엄마가 오랜시간 꾸준히 공을 들여 하면 빛을 볼 수 있다. 아이가 어느 정도 학습 동기가 높고 공부 재능도 있어야 하고.
책을 볼수록 또는 인류의 역사를 보건대 양질의? 아니 투자대비 효율적인 교육은 사교육으로 달성할 수 있다는 게 와닿는다.
공부든 예체능이든 어느 분야든.
다만,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는 공교육의 가치와 효용에 대해 고민해야 하겠고
전체 사회 구성원이 행복할 수 있는 방향으로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것인데
개개인의 욕망과 사회 전체의 이익이 상충하기에 교육 정책을 세우기 쉽지 않다.
학부모 대다수는 아직은 교육을 통해 계층의 사다리를 하나라도 더 오르기를 원한다.
좀더 거칠게 말하면
남의 아이들은 평범한? 사회구성원의 하나여도 족하고
자신의 아이만은 뭔가 특별한? 삶을 원하는 것이 보통의 부모이다.
게다가 평범?의 기준마저 높다.
자기 밥벌이나 잘하면 된다고 하는데 이마저 쉽지 않은 세상 -_-
각자도생이다. 그냥.
(나도 교육을 통해 뭔가 달라질 거라는 헛된 바람을 품고 욕망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을 아이가 커갈수록 느낀다. 그래도 네가 항상 엄마 욕심 쫌 버려, 하는 말은 새겨듣고 있어.)
서천석 씨가 말한 대로 어쩌면 자녀에게만은 자신보다 더 특별한 삶을 기대하게 되기에 자녀교육이 이리도 어려운 것이겠지. 진보좌파?여도 자녀들은 특목고에 보내고 아이가 원했기에 선택한 것이라고 궁색한 변명을 한다. 그냥 우리 아이 역시 잘하면 좋겠다고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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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5°] 따뜻한 개천으로 내려오든가
내가 사는 서울 동작구의 작은 보습학원 앞에는 몇 년째 똑같은 현수막 하나가 내걸려 있다. ‘축! ○○고 ○○○양 서울대 ○○과 합격.’ 굳이 분류하자면 하위권 학과에 해당하지만, 최초의 서울대 합격생을 배출한 동네학원 원장님의 벅찬 보람과 긍지가 자간마다 흘러 넘친다. 출퇴근길 지나칠 때마다 나도 모르게 흐뭇한 웃음이 삐져나오며 혼잣말을 다 중얼거릴 정도. ‘○○아, 공부는 잘하고 있니? 훌륭한 사람으로 자라 한국사회의 역군이 되어다오. 강남 금수저들한테 기죽지 말고.’ 남들은 저런 플래카드가 눈꼴사납다지만, 나는 볼 때마다 대치동에 가지 않은 ○○양과 그 부모님, 학원 원장님의 어깨를 안아주고 싶은 기분이다. 학군 안 좋은 평준화 지역 일반고에서 동네학원에 다니며 이룬 저 성취가 더 없이 대견하다.
어떤 반론들이 나올지 능히 짐작하고도 남는다. 서울대 입학이 성취의 잣대가 되는 구시대적 학벌 이데올로기를 타파해야 한다, 교육을 신분상승의 수단으로 보는 저렴한 사고방식에 한숨이 나올 지경이다, 개천에서 용 나기보다는 살 만한 개천을 만드는 데 주력해야 한다 등등. 말인즉슨 구구절절 옳다. 그러나 발화(發話)라는 행위는 그 내용보다 형식, 주체, 시점, 상황이 더 많은 정보를 발신한다. 누가 저 말을 하는가. 왜 저 말을 하는 사람들은 한결같이 대학교수들이며, 거개가 서울대를 나왔고, 자기 자식을 특목고와 로스쿨, 의전원에 보낸 사람들인가.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을 싫어한다는 사람들 중 개천 출신을 본 일이 없다. 모두가 용이 될 필요가 없다고 웅변하는 사람들의 마지막 문장 뒤엔 ‘그러나 나는 어쩔 수 없이 저절로 용이 되고 말았네. 미안~’이 생략돼 있는 게 아닐까 하는 악의적 생각마저 든다.
교육은 역사상 신분상승의 수단이 아니었던 적이 한번도 없다. 그것만이 교육의 목적이라고 말하면 옳지 않으나, 그리 돼서는 안 된다고 말하는 것도 위선이다. 우리에게 필요한 건 왜 교육만이 성공의 사다리인가, 교육 말고도 개천에서 강으로 거슬러 오를 더 많은 사다리들이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지, 교육은 신분상승의 수단이 아니라며 사다리를 걷어차는 것이 아니다. 게다가 자신과 그 자식은 이미 올라온 사다리. 개천용 반대론자들에겐 개천의 정서에 대한 이해가 너무 부족하다. 유토피아적 미래를 그려내는 논리적 전망만 승할 뿐 현재를 지배하는 가난의 울분을 너무 모른다. 그러니 내가 하는 사교육은 아이의 재능을 꽃피워주려는 고상한 욕망이고, 네가 하는 사교육은 신분상승에 목을 건 저렴한 욕망이 된다.
내 주제에 이만하면 용이지 생각하는 나로서는 개천에서 아등바등 기어올라 여기라도 와보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다. 이곳은 살기가 이토록 좋구나. 내 가족, 친구, 친척, 이웃들도 다 건너오면 좋겠다, 나만 건너와 슬프고 미안하고 외롭다, 교육 말고 다른 방편으로 이 강을 건널 수는 없을까, 여러 가지 생각이 든다. 개천용들은 쉽게 개천을 저버린다고 ‘내추럴 본 드래곤’들은 함부로 말하지만, 떠나 돌아오지 않을지언정 한 명이라도 더 위로 올려 보내고 싶은 게 개천의 애틋한 마음이다.
“모두가 용이 될 수 없으며, 또한 그럴 필요도 없다. 더 중요한 것은 용이 되어 구름 위로 날아오르지 않아도, 개천에서 붕어, 개구리, 가재로 살아도 행복한 세상을 만드는 것이다. 하늘의 구름 쳐다보며 출혈경쟁 하지 말고 예쁘고 따뜻한 개천 만드는 데 힘을 쏟자!” 몇 해 전 트위터에서 화제가 됐던 어느 유명인사의 문장들이다. 그의 말마따나 모두가 용이 될 수는 없다. 그러나 아직 모두가 용이 될 필요가 없는 사회는 도래하지 않았다. 너희들은 올라오지 말라는 사다리 걷어차기가 아니라면, 개천용을 더 이상 꿈꾸지 말라는 말을 아직은 할 때가 아니라는 말이다. 정히 그 말을 하고 싶다면, 당신들이 먼저 아이들 손 꼭 잡고 개천으로 내려오라. 아직은 개천이 따뜻하지 않아 올 수 없다면, 그 입 다물라.
박선영 기획취재부 차장대우 aurevoir@hankookilbo.com 2017년 8월 2일 한국일보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469&aid=0000223174&sid1=001
그런데 여러 강연을 보면 대중을 계몽 대상으로 보고 끝없이 내려놓으라고 한다.
그게 되나, 참. 안 되니 책들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것이겠지.
<엄마 반성문>은 한창 유행하는 책인듯한데 안 봐도 알듯하다. 요란하게 내려놓으라고 하시더니 역시 엄마가 원하는 또다른 코칭 방향으로 자녀를 이끄는 것이 아닌지 조금 염려된다. 책을 다 읽어보지 않았고 출간 내용을 자녀들이 동의했다고 하니 더 바람직한 방향으로 바뀌신 건 맞겠지.
어떤 삶이 바르냐를 쉽게 판단할 수 없듯이 어떤 교육이 바르냐를 쉽게 판단하기 힘들다.
삶이 계속되고 배움도 계속되기에 그냥 끝없이 고민해봐야 할듯하다.
공교육은 무조건 올바르고 사교육은 악인가? 이게 애들 기르면서 화두이다.
좀더 생각이 정돈되면 따로 써보아야겠다.
공교육이나 사교육이나 다 각자의 영역에서 바르게 기능하면 좋겠다.
또한 교육이 사회를 바꾸는 게 아니라 교육은 사회에 종속되어 있고 사회가 크게 바뀌어야 교육이 바뀐다, 정도로 정리해두고 있다.
일단 시급이라도 좀 팍팍 오르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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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훈육백과사전>은 일본책이긴 하지만 지금 이 시기에 어느 정도 도움이 될 듯해 사서 보고 싶다. 정말 어릴 때 특별히 가정교육?을 받아본 적이 없는듯하다. 그냥 엄마가 열심히 힘들게 고생하시며 우리를 키워주셨다는 건 알지만 엄마는 일에 치여 우리에게 세세하게 뭔가를 알려주실 짬이 없었다.
아들이 고칠 점은 연필 잡는 법과 필체. 누워서 책보는 습관
딸은 오빠를 가르치려드는 것과 늦게 먹는 습관.
사실 굳이 책을 사서 보지 않아도 아이들만 잘 관찰하고 있다가 부드럽게 타일러주기만 하면 되는 건데 ㅋㅋㅋㅋㅋ사실 알라딘 도자기 식판이 탐나 이런저런 책을 살 궁리를 하고 있다.
유아기에 유명회사 전집을 사들이려는 유혹을 피하게 해준 책들이다.
그림책을 보는 눈을 키우게 했던 읽기 편한 대중서들이다.
조금 더 옛이야기나 그림책에 대해 깊이 있게 공부하기 좋은 책들이다.
<어린이책 읽는 법>을 어제 읽었는데 초등 2, 4학년을 키우고 있어서 그런지 잘 읽힌다. 어린이책 편집자 출신으로 지금은 어린이 독서교실을 통해 아이들과 만나고 있는 저자가 쓴 책이다. 아이들 취향을 존중하면서 아이들 관심사에 맞게 책을 권해주시는듯하다. 그런데 사례가 너무나 개별적이라 나오는 책들만 참고해도 좋을듯하다.
초등 가면 독서논술 한다고 한우리나 플라톤에 달려가거나 학교 방과후 하게 되는 게 보편적이다.
따로 전문 저자의 독서교실을 보내는 분들은 어떻게 알고 보내시는 걸까.
책에서 주장하는 바가 합리적이다. 독서가 교과 공부를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 다른 흥미거리가 많은 세상에서 독서의 참재미를 알 수 있게 이끌어주면 좋고 책을 많이 읽는 것 자체가 다 좋은 건 아니라는 것이다.
독서가 아무리 훌륭하다 해도 세상 하고 많은 활동 중의 하나일 뿐이다. 운동을 하는 사람들은 운동이 제일 좋다고 하듯이 책읽는 사람들 역시 독서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는 것일 뿐.
<읽는 삶, 만드는 삶>은 지난 달에 정말 잘 읽은 책이다. 기간을 연기해서 한번 더 읽었다.
나의 오래 전 글자공장소녀 시절도 떠오르고 밋밋하던 나의 대학시절과도 겹쳐 보이는 지점이 있다. 대학생활을 돌아보며 늘 자학하지만, 망해가던 동아리 회장으로 동아리방을 잘 청소해두고 그곳에서 혼자 책 읽던 때도 나쁘지 않았다. 인원이 적어서 장점은 동아리방에 거의 늘 사람이 없었다는 것. 서로의 공강 시간 비교해보고 거의 독서실로 활용할 정도로 사람이 모이지 않는 동아리였다. ㅋ
저자의 책 취향과 잘 맞아서 정말 끝없이 마자마자 하며 읽었다.
이 책은 그림책을 읽는 어른들을 위한 책이다. 자신의 감정, 상황에 맞게 그림책을 선택할 수 있게 안내하고 있다. 아직 못본 그림책들이 많아서 차차 찾아볼 생각이다.
아이만이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그림책이 필요해.
도무지 활자가 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머릿속이 복잡할 때 정겹고 따스한 그림에 기대에 한 계절을 나기도 했다.
이렇게 잡생각을 많이 하는 걸 보니
좀더 그림책을 읽어야
아니 보아야 하는 시기인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