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트 메이커스 - 세상을 사로잡은 히트작은 어떻게 만들어졌는가
데릭 톰슨 지음, 이은주 옮김, 송원섭 감수 / 21세기북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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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히트작의 성공 과학 [히트 메이커스]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유명작 하나쯤은 내걸고 싶기 마련이고

그림을 그리는 화가라면 많은 이들이 자신의 작품을 알아보고, 더 나아가 환호해 주기를 바란다.

창의력을 기반으로 하는 문화 상품 대부분이 이른바 '히트'해야만 더 한발짝 나아갈 수 있기에...

어떻게 하면 성공할 수 있는가? 어떻게 하면 인기가 있지?

창의력이 근간이 되는 문화 시장에서 히트 상품을 만들어내는 일이 쉬운 일은 아니다. 저자는 인기의 근원을 매우 과학적인 근거를 들어 파헤치고 있다.

꽤 두툼한 책이어서 접근하기 어려울 것이라 생각했는데,

우리가 익히 잘 알고 있는 모네의 그림이나 브람스의 <자장가>에서부터 조근조근 이야기를 시작하니

절로 저자가 인도하는 세계에 빠져들어가게 된다.

저자가 밝혔듯이 이 책은 위인전처럼 누군가의 이야기로 시작해 그 이야기에 담긴 진실을 과학적으로 풀어내는 글쓰기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한다.

딱딱한 논문식에서 탈피해 부담 없이 접할 수 있는 이야기로 시작해 탄탄한 연구 자료 속으로 자연스럽게 몰입하게 했다는 점이 놀랍다.

 

"잘 자라 우리 아기, 아름다운 장미꽃 너를 둘러 피었네."

라는 브람스의 자장가는 아름답고 단조로운 가락이 반복되는 형태다. 그런데 이 노래가 어떻게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는지도 미스터리다. 19세기 독일 노래가 어떻게 전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노래가 될 수 있었을까?

브람스의 자장가에는 샘플링의 핵심 요소라 할 수 있는 '반복'과 은근한 '놀라움'이 담겨 있다.

창작 원곡임에도 어디선가 많이 들어본 것처럼 묘하게 익숙한 느낌이 든다. '그런 듯 아닌 듯' 아주 절묘하게 패러디한 수준이라는 평도 있었다.

음악을 비롯한 문화 전파가 상당히 느리게 이뤄진 브람스의 시대에 이 자장가가 전파된 것은 독일 이주민 덕분이다. 브람스의 천재적 능력 덕분에 훌륭한 노래가 탄생한 것은 사실이나 유럽을 넘어 신대륙까지 널리 알려진 결정적 이유는 독일인의 대이주 사건이다. 아이디어가 집단 간 혹은 집단 내에서 어떻게 전파되는지는 매우 중요하다.

 

이 책의 주제 가운데 하나는 대중이 의미를 갈망한다는 것이고, 사람들의 기호는 '단순과 복잡' 그리고 '새로운 것에 대한 흥분과 익숙한 것에 대한 편안함'이 조합된 결과물이라는 사실이다. -38

 

저자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은 두 가지 질문에 대한 답을 찾고자 노력했다고 한다.

 

1. 음악, 영화, TV, 책, 게임, 앱을 비롯한 광대한 문화 생태계에서 사람들이 좋아하는 '상품'을 만들어내는 비결은 무엇인가?

2. 같은 아이디어인데도 어떤 것은 시장에서 크게 성공하고 어떤 것은 실패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수많은 히트작들, 예를 들어 수천 개의 클리셰 모음인 <스타워즈>,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 <모나리자>, <강남스타일>,<트와일라잇>, <해리포터>, <아메리칸 아이돌>, <사인펠드>등등의 사례를 읽으면 아하, 그렇구나~ 라는 말을 연발하게 된다.

히트작을 만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이 그 사례들을 충실히 따라가야만 성공작을 낼 수 있다고 말하지 않는다.

그저 히트 메이킹의 심리학, 경제학 등을 들여다보고 힌트를 얻을 수 있을 따름이다.

'가장 진보적이되,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영역 안에 있는' 것을 주라는 '마야법칙',

온라인상에서 의견이나 선호의 확산이 결코 예측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는 폭포가설

어떤 작품이 히트하면 그 즉시 기자들은 성공의 핵심 요인을 분석해대지만 그런 한두 가지 요인이 결정적 영향을 끼치는 경우는 없다.

히트작을 낳는 것은 모든 우연적 요소들이 만나는 0.1퍼센트의 순간에 좌우되기도 한다.

같은 대목들에서 정말로 조금씩 얻어갈 뿐이다.

 

두툼한 분량이 지루하지 않게 넓이와 깊이를 고루 갖춘 책이다.

 

 

#히트메이커스,#PD,#프로듀서,#방송작가,#콘텐츠,#온라인마케팅,#마케팅교육,#신간,#책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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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 마술사
데이비드 피셔 지음, 전행선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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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멋진 쇼야![전쟁 마술사]

 

 

 

길고 길었던 추석 연휴 동안 딱 한 편의 영화를 봤다.

제목은 [아이 캔 스피크]

2차 세계 대전의 기억은 가깝고도 먼 나라 일본의 만행으로 인해 우리에게 깊이 아로새겨져 있다.

꽃다운 나이에 위안부로 가서 욱일승천기나 일본어로 된 문신 등을 몸에 새겨야 했지만 아픈 기억과 상처는 묻어버리고 시장에서 옷수선 가게를 하며 씩씩하게 살아가던 '나옥분'씨.

왜곡된 진실을 바로잡고 온 세상에 일본의 만행을 알리기 위해 미국 의회에 나아가 증언을 하는데, 한국어가 아닌 영어로 말한다. 그래서 처음 입에서 뗀 문장이 바로 '아이 캔 스피크'이다.

한 개인의 슬픈 개인사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그 의미와 무게가 너무 커서 이제는 역사에 쓰여져야 하는 것이다.

실제 있었던 일이기에 믿을 수 없는 일이지만 믿지 않을 도리가 없고,

위안부 할머니들 한 분 한 분이 살아 있는 증거가 되기에 우리는 그 아픔을 함께 느끼고 공감하며 더 나아가 올바른 역사를 새우기 위해 조금이나마 노력할 수 있다.

 

[전쟁 마술사] 또한 믿을 수 없는 2차 세계 대전 속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데,

그것이 놀라운 이유는  실제 히틀러의 블랙리스트에 오른 마술사 '재스퍼 마스캘린'이라는 인물을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다.

실제 상황이라니, 이 마술 같은 이야기가...

 

 

 

2차 세계 대전이 일어나고 정신병자 같은 히틀러가 연일 승승장구하며 유럽의 여러 나라를 초토화시키고 있을 때,

런던의 인기 마술사 재스퍼 마스켈린은 입대를 자원한다.

190이 넘는 키에 윤기 흐르는 검은 머리, 남성미를 드러내는 갈라진 턱과 짙은 녹색 눈동자. 잘생긴 외모와 세련된 기교를 가진 그는 일련의 영화를 제작했으며 마술을 사용해 범죄를 해결하는 형사 역으로 직접 출연하기도 했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나자 그는 쇼 비즈니스를 잠시 접어두고 무대 위의 마술 기법을 전쟁에 이용하기 위해 고민한다.

'상상력과 지식만 있으면 무엇이든 가능하다'

1940년 덩케르크의 함락으로 프랑스가 나치에 항복한다. 서른 여덟의 재스퍼는 마술을 강력한 힘이나 다른 형태로 활용하면 현재의 전투 상황에 자산이  될 수 있다고 우겨 군에 입대한다.

 

자율권만 주신다면, 제가 전장에서 만들어낼 효과에는 한계가 없습니다. 존재하지 않는 대포도 만들어 낼 수 있고, 유령선이 바다를 항해하게 할 수도 있습니다. 드넓은 평원에 군대가 꽉 차게 할 수도 있고, 전투기가 눈에 안 보이게 할 수도 있고, 심지어 수백 미터 상공에 떠가는 구름에 히틀러가 화장실에 앉아 힘을 주고 있는 모습을 투사시킬 수도 있습니다.-22

 

대대로 내려오는 마술사 집안의 아우라가 그에게 호기를 부려 놓은 것인지, 그의 호언장담은 대체로 허황되게 들렸지만, 그는 그것을 진짜로 실현해 냈다!!

제프리 바커스 소령 휘하에 배치된 재스퍼의 군대는 '위장술 실험단'으로 지정되어 중동 지역에서 활약한다. 광학기술, 응용역학, 전자공학에서부터 모조, 위조 등에 이르는 광범위한 분야에서 전문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었던 재스퍼는 그 기술을 십분 활용해 장군들이 요구하는 전술을 이행해 나간다.

낙타 똥과 우스터 소스를 이용해 페인트를 개발하여 사막을 지나가는 탱크를 위장시키고, 마술처럼 알렉산드리아 항구를 옮겨놓기도 한다.

'소용돌이치는 빛의 스프레이'라는 마술 거울은 마침내 영국의 공습 방어 시스템에서 중요한 무기가 되었다. 적기의 조종사가 섬광에 맞아 방향을 잃고 기체의 통제력을 잃어버리게 만드는 원리였다.

마술 기법이 전쟁에 적용될 수 있음을 입증했지만 아무것도 성취하지 못했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이 바로 전쟁의 광기.

마술단원 녹스의 죽음으로 패닉에 빠진 그는 한동안 주춤했으나 몽고메리 장군이 전쟁 역사상 가장 대단한 마술 공연을 펼쳐 보이라고 요구하면서 중심 무대로 나아가게 된다.

'이해할 수 없는, 불굴의, 전승을 올린, 참을 수 없는' 등의 단어로 묘사되는 몽고메리는 재스퍼의 도움으로 수많은 팬저군단 병사들을 무찌르고 승기를 잡았다.

 

이 수많은 재스퍼의 업적들은 이야기로 읽고 넘어가기에는 너무나 아까운 부분이 많았다.

이 장면들이 실제 눈앞에 펼쳐진다면...정말 멋진 쇼야! 라며 브라보를 외칠 텐데.

상상력으로 만들어내기보다는 스펙타클한 영상으로 이야기들을 실감나게 이해하고 싶었다.

전쟁의 광기는 조금 눌러두고 한 사람의 마술사가 자신의 능력과 상상력으로 군대의 열세를 우세 쪽으로 바꾸어 놓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의 모든 행적은 기밀에 속하는 것이라 정보가 많이 공개되지 않았기에 마술단의 놀라운 이야기가 영화로 만들어지면 가장 먼저 달려가 앞자리를 차지하고 앉아 보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다.

전쟁의 기억은 아프고 쓰리고 때로는 영원히 지워지지 않을 것 같은 상처를 남기기도 하지만

'전쟁 마술사'의 기억은 그 아픔들을 쓰다듬어 줄 것만 같다.

영화 [웰컴 투 동막골]처럼, 전쟁의 포화가 포근포근하고 새하얗고 고소한 향기로 가득한 팝콘으로 화하면서 전쟁의 아픈 기억들을 감싸안아줄 수 있는 새로운 기억으로 남을 것이다.

현실과 동화의 경계 그 어딘가를 교묘하게 넘나들면서 전쟁마저 유쾌하게 풀어내는 그 기억 한 자락 있으면 아프기만 한 역사는 보드라운 이불에 위안받을 수 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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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코노미 - 1인 가구가 만드는 비즈니스 트렌드
이준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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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가구가 만드는 비즈니스 트렌드 [1코노미]

 

 

 

 4인가족으로 살고 있다.

아침에 3인을 떠나보내고 나면 나홀로 남는다.

이것저것 할 일을 해치우고 나면 점심은 혼자 먹게 된다.

늘 그렇듯이 TV를 보며 먹는데, 그럴 때 TV프로그램은 이른바 '먹방'위주로 본다.

어쩌다 한 번 꽂힌 드라마가 있으면 그걸 또 이어서 보기도 한다.

드라마 속에서도 '먹는' 장면이 나오면 내 반찬을 집어먹으면서도 TV 속 인물이 먹는 장면을 눈여겨 보면서, 저 사람이 나이려니, 내가 저 사람이려니 한다.

거울보기처럼 그와 나를 동일시하는 것이다.

왠지 더 맛있는 것 같기도 하고 누군가 곁에 있는 것 같기도 하다.

혼자 있는 시간은 편하기도 하고 외롭기도 하다.

바깥에 나다니면서  대인관계를 즐기는 편이 아니어서 혼자 있는 시간을 크게 부담스러워하지는 않는다.

4인 가족이지만 낮시간은 온전히 나 혼자인 채로 지내는 생활이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다.

자연스레 요즘의 트렌드로 자리잡은 '혼밥', '혼술', '혼놀' 등을 다루는 프로그램에 눈길이 간다.

일을 하는 남편도 혼자만의 시간이 그리운 건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자꾸 <나 혼자 산다>같은 프로그램을 자주 보는 편이다.

먹방은 시도 때도 없이 나오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이,

다른 어떤 프로그램보다도 먹방이 나오면 그저 '이거구나'하며 본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먹방이나 '혼자 하는 무엇'에 관한 것이 우리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것 같다.

1인가구, 1인족, 혼자~

1인가구의 증가는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고 한다.

아직 가족을 이루어 살고는 있지만 아이들이 커서 독립하고 나면

부부만 남게 될 테고, 언젠가는 남편 혼자 혹은 아내 혼자 남는 1인 가구의 시대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우리 집의 경우만 살펴도 머지 않은 미래에 1인 가구를 둘 혹은 셋 이상 만들어낼 것을 짐작할 수 있다.

1인 가구가 급격하게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보다 결혼시기가 늦어지고 이혼율이 높아지며 독신가구가 늘어나는 것이 원인이라고 한다.

결혼이 늦어지면서 부모로부터 독립한 자발적인 1인 가구가 많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취업 후 일정 부분의 경제력을 보유하고, 자신만의 영역에서 싱글 라이프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급격히 가속되는 고령화로 인한 독거노인의 증가도 1인 가구 확대를 심화시키고 있다. -18

 

 

 

SNS에서 타아도취에 빠진 '관종'이라는 사람들도 결국 거울 자아에 집착한 결과일 수 있다고 한다. 홀로족이 오프라인의 인간관계를 회피하고 온라인의 인간관계에 만족해 피상적 관계 맺기에만 집착한다면 인생에서 정말 중요한 것을 놓칠 수도 있다는 것이다. -40

 

어쩔 수 없는 시대의 산물로 1인 가구가 늘어난다면, 이 현상을 다양한 관점에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1코노미 신드롬, 자신을 위해 소비와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이들을 일컫는 말이다.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나 좋아하는 아이템에 돈을 아끼지 않고 투자하는 가치 소비 성향이 두드러진다. <고독한 미식가>를 보면 고로 혼자 밥을 먹는 모습이 그려진다. 혼자 밥 먹는 것이 더이상 눈치 볼 일이 아니라 사회 현상이 되어버린 요즘, 자연스레 혼밥을 위한 사회적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느낌이다.

 

[1코노미]에서는 1코노미 시대에 혼자가 좋은 사람들이 소비지도를 바꾸고 다양한 스펙트럼 속에서 생활해 나가고 있는 모습을 여과없이 드러낸다.

1코노미 시대 비즈니스 전략을 비롯해 1코노미 심리학, 1코노미 신드롬 등을 통해 1인 가구 전성시대의 현실이 어떠한지 알려주는 것이다.

1코노미 들의 소비 트렌드는 어떠한가?

의식주 중에서 집과 관련해서는 마이크로 하우징 프로젝트, 셀프 인테리어, 1인용 세탁기와 청소기, 0.5가구의 등장, 셰어하우스 등 최신 트렌드가 보여지고 있다.

집에서 생활하는 것이 더 편하다는 '집돌이'들의 로그아웃신드롬에서부터 가상연애, 홈트레이닝, 덕후 문화 황금시대, 나홀로족을 위한 히트 상품 등을 이야기한다.

여행도 혼자 떠나 혼행이니 혼캠이니 하는 말들이 나오고, 집에서 즐기는 홈캠핑이라는 것도 있다 한다. 외로운 도시인을 위한 속마음 버스, 나를 위한 작은 약방 마음약방, 몸도 마음도 든든하게 채워주는 심야식당 등을 통해 셀프 힐링도 가능하다니 1코노미 시대가 불러오는 변화는 어느새 우리에게 이렇게나 가까이 다가와 있다.

마지막으로 1코노미 비즈니스에서는 펫코노미 비즈니스, 안전, 보안 비즈니스, 고령화 사회 비즈니스, 커스터마이징 비즈니스 등을 짚어본다.

 

혼자 하는 것이 뭐가 그리 행복하겠냐 싶지만 혼자만의 자유로움도 분명 있을 터이다.

선택에 의해서든, 선택하지 않아도 어쩔 수 없이 누리게 되는 것이든, 누구나 살다 보면 1인 가족의 형태를 맞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현명하고 여유 있게 1인 가족의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일단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1인 가구의 장단점을 알고 변화하는 트렌드를 읽으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 것인지가 조금은 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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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인간학 - 인류는 소통했기에 살아남았다
김성도 지음 / 21세기북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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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는 소통했기에 살아남았다 [언어인간학]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를 재미있게 읽었기에 좀 더 전문적인 지식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책이 없나, 두리번거리던 차였다.

언어학도 아니고, 인간학도 아닌 것이 '언어인간학'이란 이름을 달고 나오니 생소하면서도 흥미가 당겼다.

감히 내가 다 이해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은 접어두고 그저 조금만이라도 얻어갈 것이 있으면 좋겠단 마음으로 일독을 시작했다.

건명원 강의를 책으로 만든 것이라 말하기식 글이 실려 있다.

딱딱한 글이 아니라서 일단은 접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었고 서문의 긴 문어체보다는 훨씬 부드럽게 다가왔다.

말과 글의 간극을 좁히는 일이란, 학자들이나 일반인이나 다를 게 없다는 생각에 슬쩍 웃음~

 

2015년 가을 건명원에서 진행된 다섯 차례의 강연을 기초로 쓴 책이니 만큼, 책의 목차도 5강으로 이루어져 있다. 제목에서 이미 감지한 바, '언어'를 주 문제로 다루고 있기는 하나 이 때 언어는 고전적 언어학에서 연구 대상으로 삼는 음성언어의 범위로 국한하지 않았다.

저자는 음성언어만을 언어학의 진정하고도 유일한 대상으로 삼는 음성중심주의에서 벗어나 시각언어, 문자언어, 몸짓언어, 디지털언어 등을 모두 아우르는 넓은 '언어'를 다루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학문 연구하듯이 깊게 파고드는 것보다는 좀 더 넓은 그물망에서 자유롭게 노니는 느낌이랄까.

일반인이 다가가기에 부담 없을 정도의 언어를 다루고 있어 좋았다.

저자는 인간 사회에서 소통과 의미에 사용되는 모든 기호 체계를 일러 언어라고 부를 것을 제안한다.

언어 개념을 굳이 음성언어게 국한시키지 않고 미술, 건축, 음악, 조각 등 다양한 예술의 언어들을 모두 아울러 상징 언어 시스템 이론을 제안했던 넬슨 굿맨과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 하겠다.

더 나아가 문자 개념의 경우에서도 다원주의적 문자 개념을 수용하여 컴퓨터 아이콘, 픽토그램, 부적, 수학과 화학 공식 등 많은 종류의 각인 시스템을 아우른다.

 

 

 

학문의 전문화와 세분화 지향적인 요즘의 형태가 극단적으로 나아가면 학문의 이기주의와 분리주의에 도달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상상력의 발현이 원칙적으로 봉쇄당하는 것까지를 걱정한다.

시간과 공간을 넓게 확장하면서 인류의 기원과 진화 문제, 언어와 상징의 창발 문제 등에 대한 일종의 진화 인문학의 시간을 개진하고 있다. 더하여 진정한 의미에서의 전 지구적 사유, 더 나아가  지정학적 인식 태도를 요즘의 학생들이 가지기를 원한다면서 언어인간학이라는 화두를 던지고 공부하는 이 스스로 문제의식을 가지길 요구한다.

 

실제로 강의 각 중간중간에 적절한 질문들을 던지고 그 질문에 직접 답하기보다는 질문 자체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만들어내길 강조하는 부분이 멋지다.

 

도대체 언제 원형 언어로부터 완결된 자연언어로 이동한 것인가?

무엇인가를 발명하고자 하는 욕망은 어디서 오는 것인가?

발명이라는 것은 세계가 제대로 작동하기 위해서 필수 불가결한 것인가?

네안데르탈인은 말을 했을까?

인간 언어의 가능성을 위한 조건은 무엇인가?

무엇이 인간으로 하여금 인간이 되도록 만드는가?

 

문명의 탄생에 관한 언어학의 새로운 해석을 내놓으며 호모 사피엔스부터 호모 디지터리스까지 언어로 인류의 진화를 좇는 과정은 흥미로웠다.

질문이 나오면 화들짝 정신이 깨어났고, 그 답을 좇는 과정을 따라가는 것만으로도 공부가 되는 느낌이었다.

내 스스로 질문을 만드는 것이 과제로 남았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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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0 : 서울편 2 - 유주학선 무주학불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0
유홍준 지음 / 창비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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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사기 덕에 또다시 배움의 자세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0-서울편 2]

 

남도답사로 시작한 문화유산답사기가 25년 만에 돌고 돌아 서울에 안착했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을 처음 만났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새록새록하며 나는 아직도 그 시기의 추억에 머물러 있는 것만 같은데...

 

고등학생 때 내가 이 책을 읽었더라면 그렇게 감흥이 크지는 않았을 터이다.

독후감 쓰는 거야, 뭐 그까이꺼 대충 끼적여 내면 그만 아닌가, 싶었던 어린 독서취향의 고등학생 시절을 지나

대학신입생 첫 과제로 뜬금없이 독후감을 하나 써내라는 미션을 받았다.

나의 자서전 쓰기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독후감 쓰기.

얼핏 전혀 달라 보이는 이 두 편의 글을 써내라는 미션 앞에서 나는 잠시 황망했다.

나 자신을 제대로 알기, 그리고 우리 나라의 어느 한 부분을 공부하듯 유람하듯 즐겨보기는

정말, 공부에 치이고 학교 생활에 갇혀 있던 내가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자서전 쓰기를 겨우겨우 해치우고 나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권 독후감을 쓸 때는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을 한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써가면서 그 밀려드는 거대한 감동을 원고지 속에다 욱여넣었었다.

대학 때는 답사를 자주 다녔기에 이 책을 첫 번째 독후감으로 과제 냈던 교수님의 안목이 대단했다고 본다.

우리나라 국토 어딘가를 가더라도 아는 게 있어야 그만큼 보고 오지, 혹은 기본적으로라도 그런 마음가짐이 갖춰져야 헛걸음 아닌 의미 있는 답사를 하게 될 것 아니냐는 염려 섞인 채찍질.

그래도 아직 어린 마음에 경개 좋은 산천으로 떠난다는 것에만 고무되어 정작 중요한 것들을 많이 놓치고 대학생활을 마쳤다.

지금에 와서는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며 어디에서 무엇을 배워야 할지 조금이나마 '열린 눈'을 가지고 떠날 준비가 되어 있지만 정작 시간이나 생활의 잡다함에 밀려 훌쩍 떠날 수가 없는 지경이다.

내가 답사의 매력에서 한참 벗어난 지난한 삶을 이어가고 있는 동안

유홍준 교수는 꾸준히 답사기를 펴냈고,

그가 가 본 모든 곳을 글로 옮기지는 못했다 하나

10편의 국내 답사기와 3편의 일본 답사기로 그 뜻을 차곡차곡 쌓아가고 있었다는 것이 대단하고 놀랍다.

25년의, 아니 그보다 갑절의 시간을 들인 공력이 글의 곳곳에 녹아 있는 것은 글을 읽어가면서 자연스레 알게 된다.

 

내가 <성균관 스캔들>을 드라마로 보며 꽃미남 F4에 빠져 있는 동안, 저자는 작가 정은궐이 <반중잡영>에서 소설의 아이디어를 얻은 것을 캐냈다. 같은 드라마를 보고도 느낀 것이 천차만별이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들이 드라마로 생생하게 살아 숨쉴 수 있었던 것은 무명자 윤기라는 분이 성균관 유생들의 생활상을 무려 220수로 읊은 <반중잡영>이라는 장편시를 남겼기 때문이고 근래 학자들이 번역해 알렸기 때문이다.

성균관 답사기를 쓰면서 저자는 1985년 가을의 기억 한 자락을 푹 퍼내서 이야기한다.

성균관이 어떤 곳인지 제대로 알지 못한 상태에서 건물 생김이나 둘러보다가 대성전 안을 들여다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는 이야기.

 

나는 자신의 상식에 큰 회의를 느꼈다. 이른바 '문묘 배향 동국 18현'을 대성전에 모셨다는 것도 몰랐ㄱ, 기실 우리나라 유학을 대표하는 18현의 이름도 다 몰랐다는 것이 부끄러웠다.(...)

그때 나는 한국미술사를 공부한답시고 건물과 석탑과 불상과 그림과 도자기의 형식만 따져왔던 것을 크게 반성했다. 그간의 공부가 허망한 것이 아니라 미술사의 유물은 예술작품이기 이전에 문화유산의 범주에 속하므로, 문화유산이라는 시각에서 출발해 미술사로 좁혀 들어갈 때 건축도 불상도 그림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시 공부해보고 싶었다-447

 

배움에 대한 끝없는 열망과 배운 것을 실제 답사와 연관시켜 알리고자 노력하는 진지한 모습은 감히 따라잡기 힘들다.

'유주학선 무주학불'(有酒學仙  無酒學佛)

술이 있으면 신선을 배우고 술이 없으면 부처를 배운다는 이 글은 오래전에 저자가 흥선대원군의 난초 그림에 찍혀 있는 도장에서 본 것인데 [나의 문화유산답사기] 10권의 부제로 삼았다.

한양에 도음을 정하기까지의 긴 여정을 풀어놓은 서울 한양도성 이야기, 조선시대 군사구역인 자문밖, 선조, 인목대비, 광해군의 역사를 느낄 수 있는 경운궁, 인경궁, 경희궁에다 대한제국 '구본신참'의 법궁인 덕수궁을 아우른 궁궐 이야기까지도 숨가쁜데

동관왕묘에서 한 숨 쉬어가고 성균관에서 배움을 마무리짓는다.

 

서울에서 꽤 멀리 떨어진 부산에 살고 있기에 '서울 나들이'는 부산 촌놈의 로망 같은 것이 되어 버렸다.

언제 큰맘 먹고 서울 올라가면 궁궐의 도시인 서울을 제대로 느끼고 오리라.

요즘이 '대학로'는 홍대라 하지만 예전의 대학이 있었던 '성균관' 부근도 꼭 답사하고 오리라.

흥청망청 소비하는 화려한 네온사인과 시시각각 달라지는 건물의 외양에 그저 와~ 하고 돌아오지 않고, 오랜 역사를 품은 서울을 구석구석 안다는 듯이 고개 끄덕이고 오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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