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회사 히어로즈
기타가와 에미, 추지나 / 놀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간단히 말하면 히어로 제작소 [주식회사 히어로즈]

 

독특한 일본 책의 제목이 얼마간 내 눈을 사로잡았다.

[너의 췌장을 먹고 싶어]라든지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등등..

이 책들은 특이한 제목만큼 사람들의 관심을 받아서인지 영화로도 제작되었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는 10월 19일 개봉을 앞두고 있다.

계속되는 야근과 상사가 주는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어느날, 지하철에서 쓰러지는데 선로로 떨어질 뻔한 주인공을 누군가 구해준다. 초등학교 동창이라고 소개한 그 누군가는 그 이후 급속도로 친해지고 우정을 쌓으면서 행복한 나날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그 친구는 이미 3년 전에 죽었다는 소식을 알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

이 기이하면서도 관심 가는 이야기는 바로 [주식회사 히어로즈] 저자의 전작이다.

컨텐츠 하나가 성공하면 애니메이션이든 책이든 영화든 그 분야를 가리지 않고 뻗어나가는 게 일본 문화의 추세이다 보니 책을 읽어도 만화 같고 만화에서 본 것 같은 내용이 바로 영화로 이어지기도 한다.

참 소소한 이야기지만 소소한 일상들이 한 끗 다른 상상력을 만나 새롭게 연결되는 것이 신기하다.

[주식회사 히어로즈]의 내용도, 처음엔 잔잔하게 시작하다가

어느샌가 스펙터클해지고 커다랗게 뻗어나가는가 했는데 다시 인생의 한 굽이를 돌아나가고 있는 주인공에게 집중하게 되는 식이다.

 

다나카 슈지는 사정이 있어 회사를 관두고 아르바이트를 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다.

 

길거리 전광판에서는 자신이 초등학생이었을 때 만화가로 데뷔한 도조 하야토가 <톤 온 톤> 이라는 작품을 히트시키고 인터뷰를 하고 있는 걸 보고

"완전히 나 혼자 제자리걸음이구나....."하고 중얼거리는 다나카.

엄마의 부탁으로 찾아간 할아버지는 다나카의 뇌리를 떠돌게 되는 말을 남긴다.

'아무런 재미도 없는 인생이었어.'

어린 시절 뜻밖에 깊은 정을 나누었던 할아버지는 위중하고 아르바이트를 하는 곳에서는 짜증나는 녀석이 한심한 부탁을 하기나 한다. 그런데 그 녀석 대신 하기로 한 아르바이트가 꽤 수상하다.

'히어로 제작'을 돕는 간단한 일이라나...

일주일 간의 아르바이트 대타 후,

성실함 하나만은 누가 봐도 인정하는 다나카. 진정성 하나로 그 자격을 부여받은 다나카는 히어로 제작소의 정직원으로 일하기로 한다.

합격률 3퍼센트의 높은 장벽을 뚫고...^^

 

재미없고 활력 없던 다나카의 인생은 그 날로 달라졌다.

넓기만 한 사무실에 첫 출근한 날은 새로운 세상을 만난 듯 했다.

 

수많은 컴퓨터와 낯선 실험 기구, 신기한 기계들에 둘러싸인 곳에서는 사방에서 출처를 알 수 없는 목소리와 전자음이 들렸다.

"HEROES, bonjour."

그 소리를 신호로 사무실 안에 있는 직원들이 다시 일을 시작하는 곳.

이 곳에서 다나카는 어떤 일을 하게 될까?

 

유명 만화가 도조 하야토의 스트레스를 담당하여 도조가 멋진 작품을 탄생시킬 수 있도록 돕는다. 대개는 그가 말하는 걸 들어주고 스트레스가 심해 발광할 때는 온몸을 붙들어매주기도 한다.

즉, 의뢰인을 히어로로 만드는 것이다.

인기 연예인이 평범한 감각을 얻기 위해 평범한 생활을 경험하고 싶다고 하면 그것도 도와준다.

남의 인생을 의뢰받아 중간에 쓰윽 개입하는 일은 쉬워보이지만 그렇게 간단한 일만은 아니다.

인간관계에 치여 본 사람일수록 더욱 그렇다.

당면한 자신의 일-자세히 말하자면 잘나가는 회사에서 승승장구 하던 중 버스에서 가만히 서 있다가 치한으로 몰리고 결국 회사를 그만두게 되어버린 일- 만으로 허우적거리기도 바쁜데 어떻게 남의 일에까지 신경을 쓸 수 있을까?

 

 

몇 달 사이에 일어난 일은 대체 뭐였을까.

현실 같기도 하고, 꿈꾸는 듯도 한 신비한 기분이다.-299

 

명랑한 청춘물이라 치부해 버리기엔 말랑함 속에 단단한 알맹이가 들어 있다.

누군가의 인생을 히어로의 인생으로 만들어 내기 위해 노력하는 조력자의 일이지만 여전히 이어져 있는 인간관계들로 인해, 나를 포함한 모두가 히어로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덮어놓고 재미있는 남의 인생 응원 스토리!

딱 맞는 문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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