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의 야무진 첫마디 - 속터지는 엄마, 망설이는 아이를 위한
정윤경 외 지음 / 북폴리오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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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공감 대화법[엄마의 야무진 첫마디]

 

 

속터지는 엄마, 망설이는 아이를 위한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란 문구가 솔깃하게 와닿는다.

초등 6학년, 3학년 두 아이를 키우다 보니 말 그대로 속이 터질 정도로 답답한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아이와 부모를 위한 육아서는 아이들이 학교 들어가기 전에 많이 접했었다.

초등학교에 아이를 들여보내고 나서는 이제 지들 알아서 잘 크겠지, 하는 마음으로 내려놓게 되더라.

밥 잘 먹고, 학교 생활 잘 하고 친구들과 잘 놀면 끝!

이라고 생각했는데.

초등학교 아이들도 지들 나름대로 커 가고 있는 중인지

때이른 사춘기인 삼춘기도 겪고 때로 지들끼리 싸우기도 한다.

어린이집, 유치원 갈 때는 얼굴 부비부비 해서 일어나자, 하면

그 한 마디에 벌떡 벌떡 일어나던 아이들이

이제는 알람이 몇 번씩 울리고 TV소리가 시끄럽게 떠들어대도 웬만해선 눈을 뜨지 않는다.

엉덩이에 살이 불어나는 만큼 지구중력이 아이들을 끌어당기는 모양인지

아침에 이불 속에서 일어나는 것에서부터 엄마랑 마찰이 시작된다.

예전에는 안 그랬는데~라는 말을 속으로 몇 번씩 삼킨다.

에구구~~

 

육아서를 보며 다시 한 번 마음을 다잡아야 할 때임을 느낀다.

6학년이 되어 부쩍 마음과 몸이 자라는 것 같은 첫째 딸아이는 나름 자신만의 사춘기를 겪고 있을 터이다.

동생과 예전부터 까칠한 사이이긴 했지만 요즘 들어 유난히 제 방 출입을 거부하고 짜증을 낸다.

비밀이 많아지고 있다는 뜻이겠지.

아직은 동생과 부대끼며 정을 쌓아가야 할 때인데 싶어 동생이 누나 방을 기웃거려도 별 터치하지 않았었는데

큰 아이가 큰소리로 신경질을 내면 내 목소리가 먼저 커진다.

"동생 좀 들어가면 어때서? 뭐하고 있었길래 그렇게 놀라면서 못 들어오게 해?"

라며 큰 아이를 나무라게 된다.

어른처럼 변해가는 큰 아이를 엄마인 내가 먼저 받아들여야 하는데, 아직은 큰 아이도

아기처럼 보이나보다.

엄마가 편들어 주자 기세등등해진 동생은 누나에게 막무가내다.

"엄마~~~ 누나가 또 방에 못 들어가게 해."

"엄마~ 누나 지금 핸드폰으로 게임 하고 있어."

"엄마~ 누나 컴퓨터로 공부 안 하고 딴 짓하고 있어."

툭하면 누나의 동향을 일러바치기 일쑤다.

 

그러니 누나는 동생이 미워질 테고 엄마의 비호를 입은 동생이 더욱 꼴보기 싫어질 거다.

둘 사이를 현명하게 중재하는 법을 터득하는 게 지금 가장 시급한 과제다.

 

[엄마의 야무진 첫마디]에는 부모가 당장 상황별로 적용하고 실천할 수 있는 실용적인 팁들이 많다.

훈육의 시작을 알리는 유아기, 많은 것을 배우고 익혀야 하는 아동기, 독립을 연습하는 청소년기로 나누어 발달의 각 영역별로 일어나는 실제 갈등을 주심으로 부모들이 꼭 알아야 할 대화를 담았다.

그 외에도 양육과 관련된 부부의 대화는 물론 혼자 양육을 도맡아 어려움을 겪는 한부모 가정을 위해서도 다양한 에피소드를 담았다.

목록을 죽 훑어 내려가다 내가 안고 있는 고민을 만나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바로 그 페이지를 펼쳐 해답을 읽어나간다.

 

 

 

유아기는 졸업한 아이들이기에 아동편과 청소년기 편을 집중적으로 본다.

실패의 과정에서도 칭찬으로 자신감을 키워줘야 하는 아동기의 아이들은 생활 습관, 사회성, 학교생활, 문제 행동, 정서 부분에서의 대화법을 담았다.

청소년기 아이들을 위해서는 가족과의 트러블 편, 문제 행동 편, 자존감, 자기 효능감 편, 학교, 교우 관계 편, 성교육 편으로 나누어 대화법을 살펴본다.

 

 

 

잠을 늦게 자기 시작해서인지 부쩍 늦잠이 잦아진 아이들을 위한 솔루션.

"미안하지만 이제는 엄마도 주방에 가야 해서 더는 널 못 깨우겠어."라고 하면 된단다.

이런 뉘앙스의 말로 아이를 다독이긴 하지만 몇 번 거듭해도 늘어져 있는 아이를 보면 불쑥 치밀어 오르는 짜증을 감당하지 못해 큰 소리를 내곤 했었다.

아침부터 큰소리가 오가는 험악한 분위기를 만들면 아이들 하루가 우울해질 게 뻔할 걸 알면서도...

반성합니다!!

 

 

 

 

 

우리가 접할 수 있는 다양한 문제 상황이 꽤나 많이 수록되어 있다.

모두 204가지의 부모 공감 대화법을 참고 하면 일상이 예전보다는 차분하게 정리될 것 같다.

역시 마음을 다스리고 아이와 교감하며 공감을 나누는 것이야말로 근본적인 해결책임을 알겠다.

우리 아이에게는 해당되지 않을 법한 이야기라도 읽어두면 언젠가는 쓸모가 있을 문제들이 많이 수록되어 있다.

내 아이 뿐 아니라 비슷한 또래의 아이들이 겪을 수 있는 고민들인 만큼 부모들이 모여 대화를 나눌 때 빠지지 않는 자녀와의 대화법. 좋은 방법은 함께 나누며 고민들을 해결해 갈 수 있도록 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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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뿔소를 보여주마
조완선 지음 / 다산책방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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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코뿔소를 보여주마]

 

역사 소설을 좋아해서 눈여겨본 작가였다.

<비취록>, <외규장각 도서의 비밀> 등의 전작을 통해 만난 적이 있었으므로 새로운 소설 출간 소식에 가슴이 설렜다.

이번 소설은 시대 소설이긴 하지만 아주 오래 전은 아니다.

현대사 속에서 잊혀졌던 사건-샛별회 사건- 하나를 쑥 끄집어 내서 지금의 진실과 마주대하게 한다.

세월호가 인양되면서 묻혔던 진실이 밝혀질 것으로 기대했건만 속시원히 드러나는 것은 없다.

지나간 과거 속에서 이런 식으로 가뭇 없이 사라져간 일들은 또한 얼마나 많을 것인가.

답답한 마음을 끌어안고 한숨을 내쉬게 만들지만 이러한 작은 발걸음 하나하나가 모여 흐름을 만들어 낼 것이다.

 

소설은 파격적인 사건을 보여주며 관심을 확 끌어모은다.

'여기 들어오는 자, 희망을 버려라.'

공안부 검찰 출신의 늙은 변호사 장기국이 실종되는 사건이 일어난다.

검찰과 경찰이 합동으로 수사에 매달렸지만 그가 살해되기 직전 모습이 담긴 엽기적인 동영상이 배달된다. 단테의 <신곡>을 모방한 동영상이었다.

피가 튀기거나 잔인한 장면이 직접적으로 담기진 않았지만 기묘한 모습으로 어둑한 곳을 향해 걸어들어가는 모습은 보는 이를 전율시키기에 충분했다.

겔포스를 입에 달고 사는 베테랑 형사 두식과 범죄심리학자 수연, 그리고 어두운 가족사를 짊어진 채 냉혈함으로 똘똘 뭉친 검사 준혁이 이 사건을 파헤친다.

심리학자 수연은 동영상을 보고 이 사건이 한 번에 끝날 일이 아니라 연쇄적으로 발생할 것임을 짚어낸다.

장기국 실종사건은 장기국이 야트막한 산기슭을 베개 삼아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됨으로써 살인 사건으로 바뀌었고 뒤이어 두 번째 피해자를 내기에 이른다.

두 번째 피해자에게 이집트 사자의 신 아누비스의 '심장 무게달기' 의식을 거행하는 동영상이 수사팀에 배달되자 이들은 충격과 혼란에 빠지고...

두 피해자를 추적하던 중 과거의 '샛별회' 사건이 수면 위로 드러나고 피해자들은 샛별회 사건을 맡은 담당검사, 정치부 기자였던 것이 밝혀진다.

당시의 피의자였던 배종관, 고석만, 손기출...

이들에게는 고춧가루 탄 물 먹이기, 손톱 빼기, 관절 꺾기, 송곳 찌르기 등의 고문이 가해졌고 국가보안법 위반, 반국가단체 구성죄가 씌워졌다. 이들은  교도소에서 자살하고 단식으로 사망하는 등 각기 비참한 최후를 맞는다.

그렇다면 26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 당시 샛별회 사건을 조작한 주범들을 처단하고 엽기적인 동영상을 찍은 이들은 누구일까?

복수를 시작하는 이들은 섬뜩하면서도 친절하게도 실마리를 잔뜩 담은 소설을 남긴다.

<코뿔소>, <코뿔소를 위하여>, <코뿔소를 위한 변명>

왜 코뿔소인가?

 

코뿔소는 태어나자마자 뿔이 자라기 시작한다. 코뿔소의 뿔은 죽기 전까지 자라는 걸 멈추지 않는다. 싸우다가 부러져도 다시 돋아나 평생을 자란다. 코뿔소 새끼는 어미의 뿔을 보고 가야 할 곳을 찾는다. 코뿔소는 새끼든 어미든 뿔이 가리키는 방향으로만 간다. -459

 

'침묵 당하는 모든 진실은 독이 된다.'라는 니체의 말이 소설 곳곳에서 삐죽 얼굴을 내민다.

수사팀은 범인을 찾아내지만 잡을 수는 없다.

 

이들을 잡을 명분 또한 수사팀의 내부에서 단단하게 자리잡지 못했다.

흐지부지하게 사건을 덮어버리는 흐름 속에 몸을 내맡기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진실을 밝히려는 움직임은 더욱 크게 꿈틀거린다.

그날의 진실은 표면상 덮여버리긴 했지만 완전히 봉쇄된 것은 아니다.

언젠가는 작은 움직임으로 꿈틀거리며 기어나와 세상에 드러나게 되리라.

소설 속 '샛별회 사건'이 어떤 식으로든 바깥으로 나와 알려진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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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컷 이색 만화 [코믹 쿠마몬]

 

 

 

 

아주 귀여운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책입니다.

4컷 만화로 채워져 있어서 쓱 읽기에 딱이네요.

 

그런데~

캐릭터가 낯설지 않습니다.

이름 또한 '쿠마몬'

어디선가 들어본 듯한, 어디선가 본 듯한~

생각났어요.

TV에서 일본 여행을 취재한 프로그램이 있었는데

거기에 사람이 검은 곰 인형 탈을 쓰고 관광객들을 위해 재롱을 피우는 모습이 나왔었거든요.

그게 아마, 쿠마모토 현 관광 편이었을 거에요.

그 지방만의 캐릭터가 있다는 것도 놀라웠고

인형 캐릭터가 친근감 있게 사람들에게 다가와 깊은 인상을 심어 준 것이 기억에 남았네요.

 

 

 

쿠마몬이라는 캐릭터를 활용해서 4컷 만화를 만든 걸 책으로 묶은 것 같아요.

특이하게도

한 사람이 이 모든 만화를 만든 게 아니군요.

모두들 아이디어를 내어 투고를 한 것으로 만든 것이라 하니 놀랍습니다.

 

일본에서는 각 지방마다 자기들만의 특징을 잘 살려 홍보하고 있네요.

도쿄에서는 도쿄 타워를 바라보며 카트라이더를 실제 도로에서 탈 수 있다고도 하구요

온천이 많이 발달한 만큼 특색 있는 온천 체험으로도 가 보고 싶게 만들더라구요.

쿠마모토 현에는 '쿠마몬'이라는 독특한 발상으로

관광객들 뿐만 아니라 쿠마모토 현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까지도 사로잡은 듯 싶네요.

 

어찌 보면 아저씨 같기도 하고 어찌 보면 장난기 가득한 아이같기도 한

쿠마몬,

보면 볼수록 매력 있네요.

 

 

 

쿠마모토에 가면 뭘 할까~

쿠마몬을 따라 하면 될 것 같네요.

맛있다는 쿠마모토 수박도 먹어 보고

기운이 없을 때는 잉어 깃발에도 한 번 도전해 보고요.

시원한 숲에서 삼림욕을 즐기는 것도 좋을 것 같네요.

 

4월부터 시작해서 한 바퀴 돌아 3월에 끝나는 구성이라

지금 계절에 맞는 5월 부분을 앞에서 살펴볼 수 있었어요.

 

5월 부분의 제목을 보면,

햇볕은 쨍쨍, 조개잡이, 쌀농사, 아이스크림, 내일은 어머니의 날, 감사, 꽃점. 운동회 전날 등

5월에 하는 행사들이 줄줄이 나와 있어요.

우리 나라의 5월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아요.

운동회라든지 가족의 달이라는 것 등이요.

날씨도 점점 더워져 가니 아이스크림도 딱 생각나고요.

 

 

 

3월엔 여관이라든지 벚꽃에 관한 이야기 등이 나와 있어요.

철따라 많은 일을 하는 쿠마몬이네요.

부지런히 쿠마몬의 일 년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일 년이 훌쩍 지나가요.

신기한 장면도 즐기고 실컷 웃다가 끝이 나 버렸네요.

 

지역 축제라든지 철마다 맞이하는 색다른 풍경 등이

일본 여행을 부추깁니다.

같은 듯 다른 모습의 일본

얼른 가 보고 싶네요.

 

 

 

책의 뒷날개를 활용해서

책갈피로 만들어 쓰라고 이렇게 배려해 두었네요.

하지만

너무 귀엽지 않나요.

이거, 아까워서 어떻게 잘라 써요~~

 

일본 최고의 귀요미 캐릭터 '쿠마몬'

새빨간 뺨이 매력 포인트인 쿠마몬  캐릭터에 푹 빠져 읽다 보면요

어느샌가

쿠마몬의 말투에 중독되고 맙니다.

너무 재밌는 거 아니냐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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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 세상 - 사람이 주인 되는 세상을 꿈꾼 노무현과 오바마의 이야기
김태형 지음 / 인간사랑 / 2017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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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학자의 눈으로 본 [노무현과 오바마가 꿈꾼 세상]

 

 

거리에는 색색깔로 단장한 선거홍보인들의 무리가 떼지어 몰려다닌다.

노랫소리도 들리고 힘찬 구호 소리도 들린다.

선거철에 언제 한 번 그들의 외침을 귀담아 들은 적이 있었던가?

그저 소음으로, 듣기 싫은 고성방가로 치부하고 귀를 닫아 버린다.

국민들이 정치에 관심을 두지 않게 된 것은 정치가들의 자업자득이다.

어느 누구라도 하나 눈길이 가고 마음 가는 사람, "사람"이 있어야 쳐다라도 보지 않겠는가?

대선토론이랍시고 나와서는 개그 콘서트 못지 않은 실소를 자아내고 서로를 헐뜯는다.

나라 망신 다 시킨다고, 남부끄럽기 그지 없다고...얼른 채널을 다른 곳으로 돌려버린다.

국민을 위한 올바른 정책을 내놓고 그 정책에 대해서 왈가왈부 토론을 해야 할 판에 과거가 어떻니, 색깔이 어떻니...

그러니 자연 귀를 닫고 눈을 감을 수밖에.

 

그러면서 자꾸만 과거의 대통령들을 소환해 낸다.

얼마 되지 않은 우리의 민주주의 역사 속에서 그나마 인정받을 만한 대통령이 누가 있었나.

노무현을 회억하며 한때 [대통령의 글쓰기], [대통령의 말하기] 등의 책들이 베스트셀러 반열에 올랐었다.

최순실이 국정농단을 하며 '박'의 말하기, 글쓰기 능력을 가르치려 들 때, 그와 대조적으로 스스로 말하고 스스로 글쓸 줄 알았던 대통령을 떠올리며 일어난 현상이다.

 

이 책은 2009년에 노무현과 오바마에 대한 심리분석을 한데 묶어 [심리학자, 노무현과 오바마를 분석하다]라는 제목으로 펴냈던 책이다.

2017년 다시 그 책을 출간한 것으로 대통령으로서의 노무현과 오바마보다는 인간으로서의 노무현과 오바마에 초점을 둔다.

저자는 그들에게 대통령으로서는 최상의 평가를 받을 순 없을지라도 인간으로서는 정신건강 면에서 매우우수한 인물들이란 평가를 내린다.

책을 읽으면 읽을수록 노무현과 오바마는 닮은 점이 많은 사람들이었다는 생각이 든다.

대통령이 아니었더라면 그들은 좀 더 성공적인 삶을 살 수있었을까?

 

그들의 마음과 인생을 함께 이해하는 것이야말로 그들을 올바로 이해하는 길인 것 같다.

 

 

노무현은 대통령 시절 거의 몰매를 맞았다고 할 정도로 무시무시한 공격과 비난을 받았고 결국 죽음을 맞았다. 오바마는 노무현과 달리 대통령 재임 기간에 숱한 공격과 비난에 시달리지는 않았지만 대통령이 되기 전에 가졌던 아름다운 꿈들을 대통령이 되고 나서 포기해야 했다.

그들의 삶을 온전히 심리학적 관점에서 들여다보는 일은 그들을 또다른 관점에서 바라보게 했다.

행복한 유년기의 건강한 심리를 가진 사람들이 심리적 숙제, 사회불안을 마주해야 했고 진보운동을 통해 심리적 숙제를해결하려 했다. 노무현과 오바마는 각각 가난과 인종 문제로 열등감에 시달렸으나 행복한유년기가 있었기에 심리적 병에 강한 면역력을 가질 수 있었다.

청소년기에 들어선 두 사람은 점차 삐딱해져서 비행을 저지르기도 했고 자기학대를 일삼으며 방황하게 된다. 두 사람의 아버지는 모두 바르고 정직했으며 성실한 분들이었지만 아버지 때문에 사회 불안을 겪게 되었다.  두 사람의 아버지 자리는 위태로웠기에 그들은 아버지의 운명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는 강박감에 시달렸고 아버지의 비극적 운명을 뛰어넘으려는 강한 욕구를 가지게 되었다. 그래서 모진 시련을 겪었음에도 성공했고 국가를 하나로 통합한 링컨을 존경하게 된 것 같다.

자기분석의 핵인 부모문제를 회피하지 않은 그들은 과거의 어두운 측면을 규명하고 넘어가야 한다는 원칙을 주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노무현과 오바마의 심리를 들여다보며 차이점을 찾아보는 일도 의미가 있다.

성격분석을 통해 보면 노무현은 따뜻하고 정의로운 장군, 오바마는 행동하는 순교자 형에 속한다고 한다.

 

 

 

노무현과 오바마는 비주류 출신 대통령이며, 각자의 나라에서 당선된 대통령 중에서 진보적 색채가 가장 강하다. 그래서 그들의 대통령 당선은 진보세력과 힘없고 가난한 서민들에게는 커다란 환희와 희망으로 다가왔다. 반면에 보수세력과 기득권세력 그리고 부자들에게는 공포와 불안을 안겨주었다. -273

 

그들에 대한 평가를 성급하게 내리지는 않을 것이다.

이미 고인이 된 노무현에 대한 평가는 역사 속에서 서서히 이뤄질 일이다.

다만 인간노무현과 오바마를 심리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일은 의미 없지는 않았다.

비록 과거가 불안정했다 하더라도 그 불안을 이겨낼 수 있는 힘을 가졌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사람이 주인 되는 세상을 꿈꾸었던 노무현과 오바마를 되짚어 보면서 지금의 인물들을 비춰본다.

빨강이냐, 녹색이냐, 파랑이냐...당과 상관 없이

국민을 주인공으로 높여줄 대통령을 이 손으로 뽑을 날이 오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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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 문집
제갈량 지음, 장주 엮음, 신동준 옮김 / 인간사랑 / 2017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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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갈량 리더십을 보자 [제갈량 문집]

 

 

 

신본포의(臣本布衣), 궁경남양(躬耕南陽), 구전성명어난세(苟全性命於亂世)...

한때 이 문장을 줄기차게 외고 또 외었었는데...

제갈량 하면 떠오르는 <전출사표>의 유명한 구절이다.

주나라 때부터 송나라 때에 이르는 고시, 고문의 주옥편을 모아 엮은 책 [고문진보]의 '표' 부문에 제갈량의 전출사표, 후출사표가 함께 실려 있다.

명문 중의 명문이 아닐 수 없다.

 

 

<전출사표>는 제갈량이 위나라를 쳐 통일의 대업을 이루기에 앞서 자신의 각오를 밝히는 글이다.

오랫동안 착실히 준비해온 북벌에 나서며 후주 유선에게 표문을 올린다.

전반부에 후주를 훈계하며 조정의 사기진작을 위한 고언을 많이 담고 있으나 핵심은 후반부의 각오에 실려 있다.

 

선제 유비에게 보답하고 후주 유선에게 충성을 다하기 위함이라는 말에 심금을 울리지 않을 자, 어디 있으랴.

[삼국연의]를 다 읽진 못했지만 유명한 도원결의 부분만 읽어도 유비, 관우, 장비의 의리를 알 수 있고 그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삼고초려'의 주인공 제갈량이란 인물은 기억에 선명하다.

자는 공명으로 우리에게는 제갈량 보다는 제갈공명이란 이름이 더 친숙하다.

조조에게 쫓겨 형주에 와 있던 유비로부터 '삼고초려'로 초빙되어 '천하삼분지계'를 진언했다. 유비는 제갈량을 얻은 것을 물고기가물을 만난 것(수어지교)에 비유하였다고 한다.

 

오나라의 손권을 설득하여 유비와 연합, 적벽의 싸움에서 조조의 대군을 물리친 장면은 [삼국연의]의 최고 장면 중 하나로 손꼽힌다. 세간에 이토록 초인적 지략을 자랑하던 인물로 알려져 있는 것은 바로 [삼국연의]의 힘에 기댄 바가 크다. 역사서인 [삼국지]에는 별다른 활약상을 찾아볼 수 없으며 유비가 제갈량을 군사중랑으로 삼아 3군을 감독하게 하였다고 기록되어 있다. 소설과 역사의 어디 즈음에서 자신의 갈 길을 묵묵히 걸어갔을 그의 발자취를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다행히 평소 제갈량을 크게 숭배했던 진수가 편찬한 [촉서, 제갈량전]이 있어 그간저간의 사정을 짐작해 볼 수 있다.

[삼국연의]에서는 주인공을 주유에서 제갈량으로 둔갑시켜 조조군의 화살을 10만 개나 얻어오는 초선차전, 동남풍을 불게 하는 교차동풍 등의 일화를 실었으나 모두 허구일 뿐이다.

익주를 탈취한 것이나 남만정벌 계략인 칠종칠금 일화 역시 크게 과장된 것이다.

진수는 제갈량을 이렇게 평했다.

 

"제갈량의 무재는 군사를 정비하는 치융에 장점이 있었으나 기발한 모의인 기모에는 단점이 있었고, 백성을 다스리는 재간인 이민지간이 장수로서의 지략인 장략보다 뛰어났다."

 

진수가 편찬한 [제갈량집]이 도중에 흩어지고 빠져서 명나라 때에 와서는 아예 사라지고 말았다.

현재 판본 중 원본에 가장 가까운 것은 청나라 때 장주가 집록한 [제갈충무후문집]이다.

신동준은 중국에서 일고 있는 '제갈량 배우기' 열풍을 국내에 전하고자 하는 취지로 이 책을 출간하게 되었다고 한다.

 

표, 서, 교언 등의 다양한 문체를 접하는 한편, 병법이나 전략전술을 논하는 <장원>, <편의 16책> 등도 함께 실려 있어 제갈량이 중시했던 마음가짐이 무엇인지를 알아볼 수 있다.

초인에 가까운 인물보다는 보다 가까운 정서로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 같다.

병사를 긍휼히 여겨라, 졸장의 유형을 읽어라, 인화에 만전을 기하라, 힘을 다지며 기다려라 등등 병법에 쓰는 계책에도 인간애가 녹아 있음을 알 수 있다.

제갈량은 오늘날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다스림의 이치가 무엇인지 몸소 보여 주고 있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후보자로 나온 사람들이나 투표권을 행사할 사람들이 두루 읽고 자신만의 잣대를 바르게 세웠으면 좋겠다.

匹夫匹婦(필부필부) 뿐만 아니라 특히나 정치인들이 많이 읽고 올바른 생각을 하며 살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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