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호러 걸작선 2
아서 코난 도일 외 지음, 정진영 옮김 / 책세상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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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권에 이어서 쓰는 짧은 정리.

이건 뭐 1권을 샀으니 안 살 수 없어서 샀다. 역시나 아무 기대도 정보도 없이 읽어나갔고, 절반까지는 별로 주목할 만한 소설이 없었다. 그러다 등장한 것이 바로 [누런 벽지]. 1권에 [옐로 사인]이 있다면 2권에는 [누런 벽지]가 있었다. 광기로 가득 찬 서술에 뒤이어 남는 이 찝찝함이라니. 기억에서 지우려야 지울 수가 없다.

마지막에 실린 르 파뉴의 [손에 대한 고찰]은 예상 밖의 수확이었다. 어려서 동림에서 나온 '세계명작괴기시리즈'를 읽고 자란 사람이라면, 분명 나와 같이 전율을 느꼈을 터. (아마도) 그 시리즈 12번 [녹색눈을 가진 고양이의 원한](알라딘에도 DB 항목은 남아 있다) 뒤에 실렸던 바로 그 작품의 원전이었던 것이다. 어린 시절에도 시리즈 중 가장 무서운 이야기로 각인되었던 작품이었으니 내 감흥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물론 다시 읽고도 어렸을 때만큼 무서웠다고 말한다면 거짓말이겠지만.

정리를 마치며 부연하건대 이 [세계 호러 걸작선] 두 권은 트렌디 독자를 위한 책은 아니다. 어느 정도 고전을 '견딜' 수 있는 독자 또는 '공포소설광'만을 위한 책이다. 러브크래프트 팬인 나조차도 한두 작품 빼고는 감흥이 없었을 정도니, 도시전설이나 괴담 같은 세련된(?) 공포소설을 찾는다면 이 책은 피해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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